글을 다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1. 사탐런이 고민되시는 분 -> 글의 모든 부분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 지리 과목이 궁금하신 분 -> ‘사탐 문제가 어떻게 나와요? 지리는 어떤거 배우나요?’ 단락만 읽으셔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제20기 목표달성 장학생 정판규입니다. 6월 모의평가도 지나갔고, 벌써 다음주면 수능 D-150도 깨지게 되네요. 150일, 짧다면 짧다고, 길다면 길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새해를 맞아 올해의 목표를 설정하던 때도 약 150일 전이고요, 수능을 마치고 전례 없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될 때도 앞으로 150일 정도 남았습니다. 지금껏 열심히 해오신 만큼만 더 해주시면 분명 좋은 결과를 맞을 수 있을 거에요!

아무튼 이 150일이라는 기간, 무언가 새로 시작해서 완벽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기간이라고 보시나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얼 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충분할 수도, 턱없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최대 관심사인 수능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로그가 뭔지도 모르는 수학 노베이스가 150일만에 백분위 99 받기? 솔직히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국어, 영어 등의 과목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탐구영역, 특히 사회탐구라면? 2등급은 물론 1등급을 넘어 5050 만점도 노려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6월 모의평가 이후 사회탐구로 선택과목을 바꾸기를 고민하고 계시는 일부 수험생 분들을 위해서입니다. 추가로 사탐으로 가기는 싫고 대신 지구과학으로 옮겨갈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문단 건너건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이제 곧 내신과목 선택해야 하는 고1,2 학생분들을 위해 지리 과목 소개도 약간 덧붙여보겠습니다.

지금 사탐런을 가장 망설이는 이유로  '너무 늦었다'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늦지 않았나 걱정되시는 분들을 위해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항상 논란이 되는 주제가 있죠. 과탐의 분량이 사탐의 3배이다. 이런 이야기들이요. 저는 여기에 조심스레 동의해 봅니다. 과목별 특징이 다 달라서 개념양으로만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문제에서 제시하는 자료를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고, 유형을 분석하는데 들여야 할 시간과 노력으로 비교해 봤을 때는 사탐이 과탐보다 훨씬 부담이 덜한 것은 사실입니다.

제 이야기를 잠깐 예시로 들자면, 저는 첫 번째 수능에서 한국지리, 세계지리를 응시하였습니다. 한국지리는 2학년 내신 때 공부해봐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세계지리는 2022년 1월, 그러니까 고3 되기 전 겨울방학에 처음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저희 겨울방학에는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적당히 공부하고 놀면서 하잖아요? 저도 늦잠자고 거의 놀면서 적당히 공부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그렇게 3월 학평까지 두 과목 모두 겨우 개념 1회독하고 시험을 쳤었습니다. 결과는, 한 문제씩 틀렸고요. 곧이어 치러진 4월 학평은 (저희 때는 4월에 학평을 봤었답니다... ㅎㅎ) 기출문제 조금 풀어보고 들어갔었고요. 한 5월 말 되니 웬만한 기출은 다 풀어서, 그 이후에는 별도의 공부 없이 이기상 선생님 실모만 꾸준히 풀고 수능치러 들어갔습니다. 이렇게만 해도 4월부터 수능 때까지 딱 한 번 빼고 5050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실질적으로 6월 학평 5050을 받기까지 했던 공부는 개념 1회독과 기출 1회독이 전부였네요. 심지어 그 개념, 기출 1회독에 드는 시간도 과탐에 비해 훨씬 적다 보니, 정말 집중에서 하시면 단기간에 실력을 쌓아올리실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사탐은 과목별로 정형화된 유형이 있다보니 유형 분석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고요, 자료 해석이 필요한 과목이더라도 과탐처럼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자료를 제시하기 보다는 기출에 있던, 어제도 봤던 표, 그래프 등이 나오는게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출을 풀어보면 자연스레 자료해석 능력까지 키워지게 되는 셈이라 상대적으로 학습량이 적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지금 이야기한 것은 사탐은 쉽고 과탐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요, 사탐으로 넘어가려고 고민하는 분들이 사탐도 과탐처럼 어렵고 복잡할까봐 걱정하시는 것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려고 꺼내본 이야기입니다. 오해하진 말아주세요...ㅠㅠ

현역 때 서울대에 간 제 친구가 있습니다. 그때는 물2화1을 응시했었죠. 2과목이 필수인 세대라 울며 겨자먹기로 응시해야하니, 그냥 탐구를 통으로 버리고 국영수로 최저를 맞추되, 화1은 공부하자 뭐 이렇게 갔었는데, 결과적으로 다 찍은 물2랑 공부 좀 한 화1이 같은 등급이 나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재수 때 의대에 가고 싶어져 물1생1을 응시했는데, 이번에는 물리에서 고배를 마십니다. 그렇게 삼수째, 지금은 생1지1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독 물리, 화학을 포기하고 지구과학으로 넘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구과학이 다른 과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죠. 이르게는 겨울방학부터 내신 해본 적도 없는 지구과학으로 넘어오는 분들도 계시고요. 3평 이후에도 간간히 보입니다. 하지만 6평 이후로는 뭔가 늦었다고 느껴져서, 그냥 꾸역꾸역 기존 선택과목을 데리고 가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는 6평 직후가 진짜 마지노선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해도 물리, 화학에서 느낀 벽을 못 넘을 것 같다면, 지구과학으로 넘어와서 2~3등급이라도 얻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마지노선이라고나 생각하지, 될 거라는 보장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중간에 점검을 할 수 있는 기회가 9월 모의평가 한 번 뿐인데, 3달동안 아무리 지구과학이라도 완벽하게 만들어 놓기에는 쉽지 않아서요. 결국 현재 내 상태를 모른 채 수능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불확실성에 압도당하는 느낌, 이게 생각보다 수능공부할 때나 시험장에서의 멘탈에 영향을 크게 줍니다. 진짜 다른 과탐에서 4등급의 벽을 못 넘을 것 같으면 지구과학 넘어오시고, 2~3등급대인데 1등급을 노리신다면 그냥 계시는게 더 나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1등급은 지구과학도 진짜 어려우니까요...

오늘은 분량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간략하게만 보고, 더 자세하게는 지리 관련 칼럼에서 따로 다뤄 볼 예정입니다.

우선 지리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하시곤 하십니다.

‘지리? 그거 그 막 땅 모양 배우는거 아니야? 산이랑 강이랑 그런거..’

네 어느정도 맞는 말입니다. 저도 지리학을 전공하지는 않아서 정확한 구분 기준은 아닙니다만, 고등학교 한국지리, 세계지리에서는 저 ‘산이랑 강이랑 그런거’를 ‘지형’파트로 구분합니다. 지형은 말 그대로 ‘땅의 형태’입니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자연의 모습인 산, 들, 강과 그로 인해 생긴 경관을 지형파트에서 공부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리가 단순히 이러한 지형만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고등학교 지리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내용을 학습하게 됩니다.

크게 고등학교 지리는 다음과 같은 세 파트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흔히 ‘지리’하면 떠오르는 산, 들, 강 등은 ‘자연지리’ 파트에 해당합니다. ‘지리’라는 이름에서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이 자연지리와 관련된 이미지일거에요.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도시 구조),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무언가(자원), 그리고 우리 주변의 사람들(인구),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는 모습과 그 흐름, 결과에 대해 학습하는 것도 지리에 포함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통틀어 ‘인문지리’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자연지리, 인문지리의 요소가 어떻게 영향을 주었고, 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배우는 것이 ‘지역지리’입니다.

이렇게 배운 것이 수능에서는 어떻게 나오는지, 이번 6평과 작년 수능 오답률 상위 문제를 보면서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① 2020년 아시아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다.

② 유럽의 인구 이동은 1960년 순 유출이고, 2020년 순 유입이다.

③ 1960년 중위 연령은 (라)가 (가)보다 높다.

④ 2020년 라틴 아메리카로부터 이주한 인구는 (가)보다 (나)에 많다.

⑤ 2020년 총인구는 (라)가 (다)보다 많다.

세계지리에서 늘 보이는 인문지리 파트 중 인구에 관한 문제입니다. 자료 분석을 통해 (가)~(라)가 어느 대륙인지 구분하고, 암기하고 있는 대륙별 인구 특성을 토대로 선지의 참/거짓 여부를 판단하면 됩니다. 자료 분석도 어렵지 않습니다. 2020년 기준 인구 유입이 더 많은 두 대륙이 선진국 대륙인 유럽, 앵글로아메리카이고 나머지가 아시아, 아프리카이다, 이렇게 우선 두 그룹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세부적인 특성을 통해 각 대륙을 특정하면 됩니다. 세계지리에서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지역을 특정하게 됩니다.

작년 오답률 1위 문제입니다. 유럽의 지도를 정확하게 암기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거기에 각 국가별 특징 및 공업 지역의 이름까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재작년 수능에서는 동남아시아가 나왔고요, 메콩강이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도 물어봤습니다. 이런 식으로 아예 지도를 암기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출제되는 문제들도 나오기는 하는데, 올해 6평은 또 안 나왔다고 하니, 9월까지 한 번 지켜봐야겠네요.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전형적인 한국지리의 지역지리 파트 문제입니다. 각 지역에 어떤 시설이 입지해 있는지 근래에는 예전보다 더 깊게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유형은 개념암기만 하면 끝이니 굉장히 고마운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엔 한국지리에서 출제된 인구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래프 해석은 어렵지 않습니다. 증감 추이를 보고 해당 지역이 2000년을 기준으로 인구가 증가추세인지, 감소추세인지 구분하면 됩니다. 지도에 표시된 지역은 생뚱맞은 지역도 가끔 나오지만, 대부분 뚜렷한 특징이 있는 지역들 위주로 나오고, 이것들은 다 개념학습 때 배우게 되니 크게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과목에서 제시하는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역의 특성을 추론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도에 있는 곳은 용인, 양평, 평창, 그리고 태백인데 태백은 폐광 이후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했고, 용인은 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것은 교과 내용입니다. 이제 양평과 평창이 관건인데 딱히 두드러진 특징이 없는 군 지역을 구분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개념 내용 중에 서울이 과밀화되며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찾아 주변 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서울에서 그나마 가까운 양평군이 평창군보다는 최근 인구가 더 증가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집니다. 지리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대부분 이러한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입니다.

문제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사탐은 과탐과 달리 ㄱ,ㄴ,ㄷ 중에 옳은 것만 고르는 유형이 거의 출제되지 않습니다. ㄱ,ㄴ,ㄷ,ㄹ 중에서 맞는 것이 두 개씩 묶여있거나, 아니면 아예 5지선다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문제풀이의 부담이 알게 모르게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리는 우선 기본적으로, 백지도는 암기해야 합니다. 한국지리는 우리나라 시군+서울,부산의 구 정도, 세계지리는 세계지도 정도는 기본적으로 외워두시는 게 좋습니다. 물론 나중가면 나오는 지역만 나오기도 하지만, 작년 세계지리의 내륙국 문제처럼 지도를 자세하게 외워두기만 하면 굉장히 수월했지만, 그러지 않은 수험생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왔을 문제도 나올 수 있으니, 지리를 하고 계시거나 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틈틈이 외워두시기를 부탁드려요. 예비 수험생 여러분도 지리 많이 선택해주세요..><

6평 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결국 본게임은 수능이니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마시고 늘 하던대로 수능까지 걸어나가시길 바랍니다. 고민이 있는데 딱히 물어볼 곳이 없다면 비밀댓글! 적극 활용해주시면 성심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이렇게 끝이네요. 그럼 주말 알차게 보내시고 저는 다음 칼럼에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