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문학은 어떻게 좀 해보겠는데 독서를 도저히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서, 고등학교 1학년 들어가면서 어떤 선생님이 유명하다, 좋다 그런것도 모르고 메가 사이트 기웃거리다가 맛보기 강좌 들었는데 재밌어서 개념 강의 하나 들었었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로  스토리 텔링 독서 완성편 들었을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9월 중순, 추석이 다 지나네요. 친구한테 "나 독서 인강 끊었어!"라고 말하니까 무슨 독서를 인강 듣냐고, 그건 그냥 읽으면 되는거 아니냐며 환불하라는 친구 말을 그냥 무시했던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해주시는 말씀이 "문제에서 지문으로, 쉬운 문제, 부분 문제에서 어려운 문제, 전체 문제로, 출제가 밥상을 차려 놓았으니 걷어차지 말고 맘 편히 먹으세요", 무엇보다 "좌표를 찍고 들어가세요, 여러분!" 이 말들이 다섯달 동안 들으니 선생님을 떠올리기만하면 수업시간에 해주시던 목소리 그대로 생생히 들려요 ㅎㅎ
정말 많은 학생들이-공부 이제 시작하려는 고1이든 `나는 어느정도 국어에 자신이있지!`하는 고3이든, n수생이든- 으레하듯이 문제에 적힌대로 지문 먼저 읽고 문제 풀다가 `...이게 지문에 있었나?`, `위에 대충 그런 내용 있었던 것 같으니까 우선 이건 정답이 아닌 것 같으니 놔두고…` 이런적 있을꺼에요. 독서가 기억력 테스트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저런건 그나마 낫죠. 뭔가 기분이 묘하게 좋으면서 나쁠 때가 지문 읽을 땐 별 생각 없이 읽었던 부분이 문제에 나와서 선택지를 읽어보니 `이게 그런의미였나?`싶고, 그래서 본문에 그 부분으로 다시 들어가 읽어보니 대체나 그런거 같고.. 그렇게 답 고를 때 인것 같아요. 그렇게 한 문제 풀고 맞으면 맞았는 갑다, 틀리면 틀렸는 갑다. 틀리면 그나마 하는게 오답정리, 왜 난 오답을 골랐는지 생각해보고 왜 답은 답인지 간단히 적어보는게 전부 잖아요. 분명 그 문제 풀때 지문→문제→지문 순으로 보면서 `아ㅡㅡ 이럴꺼면 문제 먼저 보고 지문 읽었음(문제→지문) 이게 그 말인지 바로 알아먹었을껀데` 이런 생각 해놓고 시험 끝나면서 다 잊고 다음 시험에 똑같이 지문→문제(→지문) 순으로 풀잖아요. 생각해보면 처음에 그렇게 느꼈을 때 `나는 이제 문제 먼저 읽고 지문 읽어야겠다!!`하고 문제 푸는 습관을 고쳤다면 지금 제가 훨씬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더 나은 결과를 쥐고있지않을까 싶어요. 저도 몇 번이고 그렇게 생각해놓고 고1부터 올해 선생님 독서 수업 듣기 시작한 5월 전까지는 계속 미련한 짓 반복했는 걸요.
지금 보면 제일 웃긴말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의미의 "출제자의 마인드로 지문을 읽어라" 인것 같아요. 제가 현역일 때 9월 모의고사 날이었어요. 감독 선생님으로 국어 선생님 한 분이 들어왔는데, 그 선생님은 그 이전 해 수능, 그 해 6월 모의고사 출제진으로 들어갔던 분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그냥 모든 면을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까지 주르륵 읽고 연필로 삭-삭- 답 체크하고 다음 장 넘어가고 다음 장도 그렇게 풀넘어가고 그 다음장도 마찬가지였어요. ㅎㅎㅎ제 문제 풀기에 정신 없어야 할 시험 시간에 뭐 남이 푸는 걸 그리 보고 있었나 하고 한심해 하실진 모르겠지만 제 눈엔 그게 정말 너무 멋있었거든요. `나는 아둥바둥 풀어서 겨우 2등급 끝자락 나오는데 저렇게 쓱- 읽고 풀어도 저 선생님은 100점 만점이겠지.. 하.. 멋있다` 하는 생각에 말이에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은 말 그대로 교사고, 저보다 국어를 한참 더 오래, 깊이 배웠고 정말 국어에서 능력자니까 평가원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는 걸텐데 고작 평범한 고등학생인 제가 대학 교수, 중등 교사의 출제 의도를 지문 한번 정독한다고 알 수 있는게 아니더라구요. 저도 현역, 재수 모두 마닳 열심히! 3~4회독 하며 풀었었어요. 제가 굳이 여기서 마닳 얘기를 하는 이유는 "마닳 그딴거 필요없더라! 해도 안 오르더라! 엄쌤 강의가 최고고! 엄쌤 강의만 들어라!!"가 절대 아니에요. 저도 2년 연속으로 마닳 풀었을만큼 마닳이 좋은 거 알아요. 정말 시중 여느 문제집보다 해설 꼼꼼히 돼있고 오래된 기출은 최근 경향이랑 다르니까 전부 형식 편집해서 최근 경향대로 문제 배치 되어 있으니까 문제 풀면서 실전 연습도 돼서 좋고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마닳이든 서점에서 판매되는 일반 국어 기출 문제집이든, 어디에서도 우리가 시험 풀 때면 후회했다가 시험 끝나면 잊는 한 가지를 지적을 안 해줬다는 거죠.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으로 들어가는 것.
단순히 `이거 옳은거, 이건 틀린거, 이건 옳은거 고르는거~`가 아니라 `첫번째 문제는 내용 일치 문제, 근데 선택지에선 A라는 단어가 계속 반복되네! 그럼 A가 핵심 단언가보다. 다음은 일치문젠데 이건 인물간의 관계를 묻는 거구나. 다음은 보기도 고려해야하는 거니까 좀 뒤로 미뤄놓고! 그래! 마지막 문제가 어휘네~ 이거 먼저 풀어야지!`라는 식으로 순서를 정하고 순서에 따라 문제를 풀면서 밑줄 쳐진 부분을 중심으로 번져 읽는, 그렇게 번져 읽으면서 출제자들이 우리에게 뭘 할 수 있길 바라는 질 알 수있는, 다른 사람들 말고 엄선경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문제를 통해 파악해야 하는 출제자의 마인드"를 아무도,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더라구요.
기출 많이 풀다보면 `이 부분에서 문제가 나오겠구나!` 싶은 부분이 생기잖아요. 정말 문제로 나올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고, 아까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서 뭐지.. 하면서 한참 고민하는 경우도 있고요. 수능 국어는 말 그대로 `국어` 시험이지 암기력 테스트가 아닌데 말이에요. 이런 잘못된 문제푸는 습관-방식-들 아직은 10월도 안됐으니까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각자 열심히 듣고 있던 인강들 다 버리고 무조건 엄쌤 강의 처음부터 다 들으라는 것도 아니고, 지금껏 풀던 기출 문제집들 다 버리라는 것도 아니에요. 본인한테 국어에 투자할 시간적 여유가 되거나 다른 과목은 정말 점수 잘나오는데 국어가 유독 점수가 안나와서 국어에 쓰는 시간비중 늘려야 겠다면 수특 문학, 수특 양치기 문풀, 수완 강좌까지 다 들으면 좋죠. 근데 솔직히 그런 사람 몇이나 되겠어요. 그럼 아직 9월이니까 수특 문제풀이, 혹시 이 글을 10월에 봐서 시간이 너무 없다 싶으면 수완 강좌라도 꼭 들었으면 해요. 솔직히 우리가 그 많은 현대 시, 소설 다 알고 수도 없고 뭔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무턱대고 여러번 읽어서 그 많고 긴 고전 운문 다 외워 들어갈 순 없는거니까 다른 곳에선 배우지 못했던 교과서랑 평가원이 원하고 엄쌤이 가르쳐주시는 방법을 익혔으면 좋겠어요. 그 긴 지문을, 본문에서 떼어와서 앞뒤 잘린 그 글을 5분이란 시간제한 안에 다 이해하겠다는 아집은 내려놓고, 딱 문제 정답 고를 만큼만 이해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말이에요. 우리가 무턱대고 지문 읽고 문제 풀면서 아! 이게 이런말이었구나, 문제 읽고 읽었음 바로 알아먹었을껄 괜히 시간 낭비했네 라는 생각에서 좀만 더 나아갔으면 문제 읽고 지문으로, 부분에서 전체로 쉬운 문제에서 어려운 문제로 문젤보고 평가원에서 하란대로 좌표 찍고 들어가한다는걸 지금까진 안 그랬어도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꼭 엄쌤 강의 듣고 배워갔으면 좋겠어요.
늦지 않았으니까, 이 글을 읽는 순간이 9월이든 10월이든, `내가 이제와서 인강을 새로 들어도 될까? 너무 늦지 않은 걸까?`하고 망설이는 친구 있다면 그러지 말았으면 해요. 작은 생각 변화가 큰 점수 차를 만든다는 걸, 저도 몸소 느꼈으니까, 이 글을 읽는 친구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