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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 등록일 :
- 2025-11-13 16:03:56 |
- 조회 :
- 7,190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
제가 좋아하는 초록이 필적확인란에 적혀있더라고요! 행운입니다 💚
수능을 끝까지 마무리하신 여러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의예과 류성준입니다.
여러분은 수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겠죠?
오늘은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난 여러 글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망설임 없이 떠올렸던 이름은... 바로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 Faker(이상혁) 이었습니다.
아마 제목을 보고 “어어 프로게이머 이야기인가?” 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하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단순히 게임이나 선수의 성공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보다 더 깊은 ‘도전의식과 실패,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게임이라는 주제가 누군가에게는 집중을 흐트러뜨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수능이 끝난 지금, 수능을 마치고 이야기로 남겨봅니다. 👐
이 글이 단순한 팬의 기록이 아니라
긴 시간을, 그리고 오늘 하루를 버텨온 여러분
그리고 새롭게 도전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공감으로 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후반부에!
우선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Faker(이상혁) 선수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롤) 라는 게임을 즐겨왔습니다.
지금도 가끔씩 플레이하고 있으니 어느덧 10년 정도 한 게임을 이어온 셈입니다.
게임을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프로 경기에도 관심이 생겼고 늘 챙겨보던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Faker 선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실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 응원하게 된, 말 그대로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특히 제가 게임을 가장 즐기던 2015년과 2016년에는 그가 연이어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패배를 모르는 선수라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던 2017년, Faker 선수는 다시 월드 챔피언십 결승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해에도 저는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그가 속한 팀이 패배했고 경기 직후 Faker 선수가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의 저는 단순히 “졌으니 슬프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2018년, 2019년…
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공부에 집중하느라 이전처럼 경기를 챙겨보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Faker 선수와 그의 팀은 한동안 부진을 겪었고 월드 챔피언십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2022년, 대학에 입학하면서 다시금 게임을 열심히 하게 되었고
그 해 마침 Faker 선수가 오랜만에 결승 무대에 복귀했습니다.
저는 다시 경기 중계 앞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또다시 준우승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울지 않았고 대신 패배 직후 고개를 들어 팀원들을 하나씩 바라보는 모습이 화면에 담겼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인 2023년, Faker 선수는 다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24년에도, 2025년에도 같은 자리에 섰고
마침내 전무후무한 Three-peat 이라는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 Faker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승부욕이 강하고 오랫동안 프로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해온 사람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이러한 사실의 이면에 담긴 가치,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야 Faker 선수가 말해주었던,
그때는 저도 알지 못했던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느끼게 된 점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Faker 선수는 데뷔 초부터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선수입니다.
당시에는 보는 사람도 아마 그 자신도 늘 이길 것이고 또 늘 이겨야만 한다고 믿었을 겁니다.
늘 잘해야만 한다는 그 무게감이 얼마나 버거운 것인지
수험생활을 경험한 여러분이라면 그 감정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2017년, 결승전 패배 후 눈물을 흘렸던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을겁니다.
어쩌면 처음으로 마주한 큰 실패였을 것이고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을 가진 그였기에 더 깊은 아쉬움이 남았을 겁니다.
당시에는 그저 경기에서 져서 울었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눈물에는 중압감과 책임감, 그리고 지난 시간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스쳐 지나갔을 것입니다.
그 이후의 부진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저라면 아마 그 무게를 견디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Faker 선수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열정과 사명감이 그를 다시 경기장으로 이끌었는지 그 마음의 깊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2년 Faker 선수는 다시 월드 챔피언십 결승 무대에 섰습니다.
그때의 감정은 어땠을까요?
자신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 또다시 찾아온 기회에 대한 기대감, 그 모든 감정이 교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경기 후의 모습이었습니다.
패배의 순간에도 Faker 선수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팀원들을 바라보며 주변 사람들을 살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Faker 선수를 ‘어른’이라 느꼈습니다.
단순히 승부욕이 강한 선수가 아니라 자신이 짊어진 세월과 책임을 견디며 성장한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20대 전부를 함께 지켜본 팬으로서 그가 어떤 시간을 지나 그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감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쉬웠던 2022년을 지나, 2023년, 2024년, 2025년
마침내 세 번의 연속 우승, ‘쓰리핏’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Faker 선수가 남긴 말이 있습니다.
“세 번째 우승은 저 자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네 번째 우승은 우리 팀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섯 번째 우승은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이 짧은 한마디 속에는 한 사람이 걸어온 성장의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나’에서 ‘우리’ 그리고 ‘모두’로 확장되어 가는 이 순서는
Faker 선수가 걸어온 시간과 완벽히 동일하죠.
처음에는 단순한 경쟁 속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강박 속에서 출발했지만
수많은 실패를 지나 승리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Faker 선수에게 우승은 이제 단순히 정상에 오르는 열망이 아니라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들을 향한 책임감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팀원들을 이끌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제시하며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Faker 선수가 세 번의 우승을 거듭하며 보여준 것은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마음의 깊이와 인간으로서의 성숙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Faker 선수를 단순히 가장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가장 단단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울림을 남깁니다.
누구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온 프로게이머의 여정이지만 그 안에는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 역시 그 여정을 지켜보며 실패를 어떻게 마주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 일부로 품어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게임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성장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능이 끝났습니다.
오늘 시험장을 나서는 여러분의 표정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겠죠.
홀가분함, 아쉬움, 허무함, 그리고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 묘한 감정들
이 이야기를 꼭 들려드리고 싶었던 이유는
결과가 어떻든, 결국 우리는 언젠가 ‘실패’와 ‘비교’라는 단어를 마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Faker 선수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저는 그래서 그때부터, 아 나는 프로게이머를 할 운명이었나 보다
앞으로도 계속 우승만 하겠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저는 그 다음 우승이 2016년 이후 2023년이었어요.
그 7~8년 동안 저는 많은 실패를 겪었습니다.
물론 실패만 한 건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아, 나는 항상 성공할 수 없구나.
처음에는 패배가 너무 화가 났어요. 경기 끝나고 소파를 때릴 정도로요.
하지만 계속해서 패배를 겪으면서 깨달았어요.
‘승부욕이 항상 나를 이끌어주진 않는다.’
그때부터 저는 제 마음을 공부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감정을 깎아내면서도 성장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과정 속에서 나를 잃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프로게이머의 평균 수명이 6~7년이라는데,
저는 12년째 하고 있어요.
그건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중략)
또 하나 배운 게 있습니다.
저는 배움과 성장이 제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죠.
하지만 승리만을 바라보면 그건 내 힘이 아닌 외부의 운이나 환경에 달려 있어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된다면,
그리고 준비를 열심히 했다면,
그건 이미 성공이다.’”
승부의 세계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 “준비 그 자체가 성공이다”라고 말한다는 건 얼마나 큰 실패와 마주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백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 사람의 살아온 흔적을 보고 존경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어떤 업적, 사회적 공헌, 명성 같은 외적인 기준으로 존경의 대상을 삼았고
그마저도 대부분은 철학자나 학자처럼, 세속적인 의미에서 위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페이커 선수는 조금 달랐습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한계를 넘어 한 명의 인간으로서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해왔는가를 보여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승부의 세계에서만 살던 선수가
이제는 책임과 배려 그리고 조력자의 마음으로 승리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살아가는 방식’ 자체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능을 마친 여러분께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의 점수가 여러분의 전부를 말해주진 않습니다.
이제 시작되는 새로운 여정 속에서, 분명 다시 경쟁을 마주할 것이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좌절도 경험할 겁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 여러분이 진실되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슬플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 모든 감정이 지나간 자리엔 조금 더 성장한 여러분이 남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그리고 그러한 단단함이 다음 길을 지탱해 줄 겁니다.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수능을 끝낸 모든 여러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그동안 진짜진짜 수고많았어요
오늘은, 비밀 댓글로 여러분의 수능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좋겠어요 ㅎㅎ
많은 댓글 부탁드려요!
오늘 칼럼의 마지막은, 오늘 수능시험지에서 읽었을 현대시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리움 / 이시영
두고 온 것들이 빛나는 때가 있다빛나는 때를 위해 소금을 뿌리며우리는 이 저녁을 떠돌고 있는가사방을 둘러보아도등불 하나 켜든 이 보이지 않고등불 뒤에 속삭이며 밤을 지키는발자국소리 들리지 않는다잊혀진 목소리가 살아나는 때가 있다잊혀진 한 목소리 잊혀진 다른 목소리의 끝을 찾아목 메이게 부르짖다 잦아드는 때가 있다잦아드는 외마디소리를 찾아 칼날 세우고우리는 이 새벽길 숨가쁘게 넘고 있는가하늘 올려보아도함께 어둠 지새던 별 하나 눈뜨지 않는다그래도 두고 온 것들은 빛나는가빛을 뿜으면서 한 번은 되살아나는가우리가 뿌린 소금들 반짝반짝 별빛이 되어오던 길 환히 비춰주고 있으니
인스타,블로그는 비밀댓글 달아주시면.....
+ 같이 보면 좋을 영상
<페이커 이상혁 기조연설 풀 버전(Full 4K, 2024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
https://www.youtube.com/watch?v=YGAFaLEoK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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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21기 목표달성 장학생
- 흔들리는 마음에 작은 쉼이 되고 싶은, 류성준입니다.
- #반수 #감성충전 #INTJ #수험생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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