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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법] 수학이 어려운 이유(오답노트)

순천향대학교 의예과 정규진 마스터
등록일 :
2024.06.09
|
조회 :
25,574
혹시 수학이 어려우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특히 재종을 다니다 보니 어려운 시험에서도 성적을 잘 받는 학생들이 많아 좀 위축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수학 참 쉽게 쉽게 하는 재능충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어려운 문제마다 막히고, 마음 편하게 해설 강의 듣고 끝내고 싶은 마음과 갈등하고, 늘 여유가 없고 시간에 쫓기던 제가 처음으로 수학 시험에서 조금 여유가 있었던 건 오히려 수능 당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고민했습니다. “저 잘하는 애들하고 나하고 다른 게 뭐지?” “왜 쟤들은 이 문제를 풀고, 난 못 푸는 걸까?”
아니죠. 정확히는 “왜 쟤들은 끝까지 풀어내고, 난 왜 여기서 막히는 걸까?”

이게 본질입니다. 솔직히 ‘조금도 손을 댈 수 없는 문제’ 따윈 수능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 모르겠으면 미분해서 그래프라도 그려볼 수 있겠죠.
도형에서 정 모르겠으면 알 수 있는 길이, 각이라도 다 표시해볼 순 있겠죠.
고등학교 수학 출제 범위에서 나오는 문제들에 ‘전혀 손 댈 수 없는 문제’란 없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를 못 푼다는 것은 풀 수 있는 데까지에서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게 고민하다 결국 못 푼 문제 해설지를 읽는데 첫줄부터 막힌 해설이 있긴 하신가요?
아마 대부분은 내가 푼 데까지 따라 읽고 그 다음 과정을 읽으며 “아, 이렇게~” 아니면 “와 이 생각을 어떻게 하지”해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게 차이입니다. 걔네들은 현장에서 그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나는 막혔다. 그 뿐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런 핵심 아이디어 몇 개를 빼면 나머지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아 이렇게 하는 거 알면 그다음은 나도 하지~”하고 해설지를 덮고 나머지를 풀어본 경험은 있으시겠죠?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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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조건으로 풀이를 작성하고 정답으로 가는 과정에서, 내가 풀 수 있는 풀이들이, 그 다음 풀이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끊어져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저 첫번째 풀이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수학 공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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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내가 왜 그리고 있나 현타오지만) 이렇게 끊긴 풀이 간의 다리를 놓는 것, 정확히는 “다음 단계로 가는 사고에 익숙해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럼 그걸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실모를 잔뜩 푼다?” 아… 실모는 솔직히 실력 상승보다도 시험 시간 운영을 훈련하고, 시험에 적응하는 데 목표가 있습니다. 위 목표를 위한다고 실모를 푼다면 큰 의미 없는 2점, 쉬운 3점 푸는 데 시간을 너무 쓰게 될 겁니다.
“문제를 잔뜩 푼다?” 좋은 방법입니다. 왜 양치기를 강조하냐? 자주 접하면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단지 문제를 푸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동의하지 않으셔도 좋지만, 저는 오답노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답노트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내가 틀리고 막힌 문제에서 저 끊긴 고리들을 찾아 한 데 모아두는 것, 그렇게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익숙해질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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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수험생활 1년 동안 쓴 오답노트입니다. 두꺼운 노트에 페이지당 1-2문제씩 거의 다 채울 정도로 열심히 썼습니다. 무엇을 썼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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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과 후반이라 스타일은 많이 달라졌지만 핵심은 똑같습니다. (1) 내가 틀린 문제의 풀이과정을 배운 다음 해설지 안 보고 직접 쓰고, (2) 내가 푼 데까지에서 더 필요했던 핵심 사고 과정이 무엇인지 정리한다. 그리고 각 문제마다 그 빠진 고리만 파란색으로 따로 정리해 문제 밑이나 풀이 위에 써두었습니다. 이러다 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잘 못하는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몇몇 문제에는 “예전에 틀린 ~~ ~회 ~번 문제와 비슷함”이라고 써두기도 했습니다. 뭐 어떻게 보면 틀린 거 또 틀린 거지만 그만큼 내가 자연스럽다고 느끼지 못하던 빠진 고리를 잇는 게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오답노트를 통해, 막혔던 풀이과정에 그 다음으로 건너가기 위한 사고들을 정리하여 익숙해지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수학 공부입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다 드린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수학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그 문제를 손도 못대서가 아닙니다.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해서 입니다. 그래서 저는 넘어가는 방법으로 오답노트 정리를 추천드립니다.

“시간도 없는데 언제 저런 거 쓰고 앉았냐”라고 말씀하신다면, 물론 문제 오려 붙이는 건 좀 과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래도 커터칼이랑 화이트처럼 긋는 딱풀테이프 쓰니까 막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정 귀찮으시면 본래 풀었던 문제집이나 시험지에다 풀이를 쓰고 그 빠진 고리만 어디 따로 정리한다는지 해도 괜찮습니다. 요는 문제를 다시 푸는 것을 넘어서, 그 전에 못 푼 이유(못했던 생각)를 분석하여 정리해두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길게 쓰고 보니까 뭔가 허수의 뻘짓을 말씀드리는 것 같기도 한데, 실제로 제가 한 일입니다. 만약 비슷한 고민이 있으셨던 분들이 계신다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물론 결과가 바로 눈앞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단지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수학에 방향성이 생기는 것만으로 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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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32
  • 김재형     2024-06-22 16:19:35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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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는문제는 10분 정도만 고민하고 오답노트 작성해서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려는데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짧나요??
  • 안*빈     2024-06-20 14:38:15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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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진 고리라는의미가 (2)에서 말씀하신 내가 푼데까지에서 "더필요했던 사고과정"인가요?
  • 정규진     2024-06-20 16:21:58 신고
    @안*빈 맞습니다!
  • 김*혜     2024-06-20 13:10:46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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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답노트는 제가 어려웟거나 막힌부분을 쓰는거잖아요…그래서 한두문제 쓰는데도 시간이 오래걸려서 걱정이에요 해설 풀이 수용>내 언어로 바꾼 풀이> 포인트 찝어서 핵심요약 이 순서가 다 필요한 과정이라는 판단하에 진행중인건데 시간을 이렇게 많이 투자해도 될까요..?ㅜㅜ
  • 정규진     2024-06-20 16:21:50 신고
    @김*혜 당연합니다:)
  • 정*승     2024-06-14 21:21:04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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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번 ㄷ 도저히 모르겠어요 ㅠ
  • 정규진     2024-06-14 21:58:36 신고
    @정*승 저거 그냥 나머지에선 이미 3점 만나니 저 접히는 구간에서 두 점 더 만날 수 있는 케이스 두 개를 찾아 식으로 확인해보면 모두 접하게 되어 두 점에서 만날 수 없으니 총 4점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 이*윤     2024-06-14 21:05:44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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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지말고 문제집도 잘라서 오답노트하셨나요? 패드로 오답노트하는간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규진     2024-06-14 21:38:09 신고
    @이*윤 정리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전*규     2024-06-14 16:39:20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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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연적 사고(문제를 풀기 위해 반드시, 당연히 해야하는 생각)가 빠른 사람들이 수학을 잘합니다. 이분 수능 수학의 본질을 잘 알고 계시네요!
  • 김*석     2024-06-11 17:03:53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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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ctoria Concordia Crescit
  • 김*희     2024-06-11 13:19:50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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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제게 오답노트에 풀이를 써두게 되면 나중에 내 스스로 푸는 것이 아니라 풀이를 외우게 되는 거에 불과하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이런 오답노트가 더 제 생각 정리를 깔끔히 해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어떤 펜 쓰셨나요??저런 펜을 선호해서.,.
  • 정규진     2024-06-11 13:22:34 신고
    @김*희 파일럿 juice up입니다. 요즘도 쓰고 있어요ㅋㅋ
  • 김*희     2024-06-11 13:57:21 신고
    @김*희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모고 시간운용에 대한 팁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이번6모를 보고 풀지 못하는 문제는 없었으나, 시간 안에 풀어야 한다는 제약으로 인해 2문제를 놓쳐서 너무 아쉽더라구요ㅠㅠ!! 절대젹인 학습량을 늘리려고 하고 있으나, 다른 팁이 있다면 짧게라도 ... 조언해주실 수 있을까요?? 15, 29 못 풀어서 92 나왔습니다!! ㅜㅜ
  • 정규진     2024-06-11 13:58:33 신고
    @김*희 오 주제 추천 감사합니다! 준비해 볼게요ㅎㅎ
  • 조*찬     2024-06-11 01:25:16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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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답노트 다시 봉 생각하면 막막해요 어려운 문제ㄹ,ㄹ 오답했는데 어려운거 모아놨다 생각드니까
  • 박*지     2024-06-10 19: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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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익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당
  • 정규진     2024-06-10 19:40:30 신고
    @박*지 늘 화이팅입니다:)
  • 박*우     2024-06-10 10:26:22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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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살촉독개구리
  • 김*윤     2024-06-10 07: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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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습은 몇일 주기로 하셨나요?
  • 정규진     2024-06-10 10:05:40 신고
    @김*윤 후반에 일주일마다 시험 있을 때는 시험 전에 간단히 봤고, 그 전에는 2주에 한 번 본 것 같습니다.
  • 서*현     2024-06-10 07:07:30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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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재종 쌤들 교재에 세번정도까지 도전해보고 안풀리는 문제들은 답지 보고 생각못한 아이디어들을 페이지 쪽수가 적혀있는 쪽 근처에 해시태그처럼 적어놔요 그리고 주기적으로 복습하면서 또 안풀리면 그걸 보고 풀어보고, 그 과정을 반복해서 안 보고 풀 수 있을 때까지 하는데 괜찮나요??예를들면 미적분 적분 문제에서 적분이 안돼서 답지를 봤더니 우함수 기함수 성질을 이용하는거였다면 하단에 작게 #우함수 기함수의 정적분 #대칭성 활용 이렇게 적어놓는거죠 답지 보기 전에도 세번씩 도전해보고 복습도 여러번 해야해서 드는 시간이 좀 많긴 해요..
  • 정규진     2024-06-10 10:07:25 신고
    @서*현 좋은 방법입니다. 여러 번 시도하면 그만큼 더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한두번 시도하고 안 풀리면 답지 보는 식이면 공부가 안 됩니다.
  • 서*현     2024-06-10 11:46:23 신고
    근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일주일에 수학 공부 시간은 할당해놓은 25시간을 채우는데 문제양은 그리 안많은거 같아서 고민입니다ㅠㅠ 초반엔 그냥 이렇게 하다가 실력이 오르면 속도도 빨라지겠거니 하고 그냥 했는데 6평이 끝났는데도 아직 속도가 비슷하니 살짝 불안해요..쌤들 교재를 먼저 완벽하게 하고 남는 시간에 학원 컨텐츠를 푸는데 남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 컨텐츠도 밀리고... 그래도 이대로 계속 하는게 맞겠죠? 아니면 수학 공부 시간을 더 늘릴까요?
  • 정규진     2024-06-10 16:39:13 신고
    @서*현 컨텐츠 밀리는 건 누구나 그렇습니다. 전 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수학 공부 시간을 늘려도 타 과목과 밸런스에 영향이 없다면 그것도 좋겠네요!
  • 김태인     2024-06-10 00:20:10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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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익한 칼럼이네요. 감사합니다.
  • 정규진     2024-06-10 10:07:38 신고
    @김태인 감사합니다:)ㅎㅎ
  • 송태영     2024-06-09 23:50:34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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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의고사의 양면을 모두 틀린 나 : ??
  • 정규진     2024-06-09 23:52:12 신고
    @송태영 그땐 저도 하나는 안 오려붙이고 주요 조건만 적는 식으로 했습니다ㅋㅋㅋ
  • 최*율     2024-06-10 00:59:08 신고
    @송태영 개추
  • 김*현     2024-06-10 07:22:37 신고
    @송태영 ㅋㅋㅋ...
  • 오*인     2024-11-07 19:36:17 신고
    @송태영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