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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법] [윤사] 성리학 VS 양명학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구은빈 마스터
등록일 :
2022.09.28
|
조회 :
2,327
안녕하세요!

이번 칼럼에서 살펴 볼 내용은 주자와 양명의 입장 비교 포인트에 대한 내용입니다. 

하나씩 살펴 볼까요???

1. 천리(天理)

둘 다 하늘의 이치 ? 즉 천리를 그렇게도 강조하였지만 각 사상가의 입장에서 천리가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서로 달랐지요. 

주자는 사덕 ? 즉 인의예지가 곧 천리라고 보았고, 양명은 양지 ? 즉 선천적인 도덕적 자각 능력이 곧 천리라고 보았습니다. 

둘 다 맹자의 사상을 계승하였음에도 그 안에서 각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개념은 서로 달랐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가 서로의 사상을 부정하지는 않았는데요. 

주자 역시 양지를 인정하고, 양명 역시 사덕과 사단을 긍정합니다.

다만 우선 주자의 경우에는 양지가 선천적인 앎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인 경지의 앎은 아니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이치를 탐구하는 궁리 같은 수양을 통해 궁극적인 앎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알지 못하고 통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궁구하지 않으면 궁리할 수 없다.

한편 양명은, 사덕과 사단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이것들도 결국에는 양지라는 포괄적인 이치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이라고 보며, 양지에 비해 별로 중요한 것들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2. 성즉리(性卽理) ? 심즉리(心卽理)

천리와 관련하여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봅시다. 

주자는 성즉리를 주장하였고, 양명은 심즉리를 주장하였지요. 

우선 주자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心]은 성(性)과 정(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오직 성만이 이치의 자격을 지니게 되니, 성이 곧 이치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지 심이 곧 이치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오직 성만이 이치일 따름이고 정이 이치인 것은 절대로 아니니, 성과 정을 포괄하고 있는 심이 이치일 수는 없게 되어서, 결과적으로 주자는 성즉리만 긍정하고 심즉리는 부정하게 됩니다. 

한편 양명은 심즉리를 주장하면서도 성즉리 역시 긍정하게 되는데요. 

양명의 제시문 중에는 다음과 같은 제시문이 있습니다. 

마음의 본체가 성(性)이고, 성이 곧 리(理)이다. 

양명은 인간의 마음에 이치가 존재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이러한 이치는 마음에 있어 그 마음의 본체이게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때 마음의 본체를 두고 성이라고 하는데요. 

양명뿐만 아니라 원래 유교 사상에서 성이라는 것은 마음의 본체를 이르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결국 이치는 곧 성이라고 할 수도 있게 되어서, 결과적으로 양명은 성즉리 역시 긍정하는 사상가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해 주셔야 하시는 점은, 양명의 입장에서 마음이 성인 부분과 성이 아닌 부분으로 분할되어서, 마음 중에서도 오직 성인 부분만 이치이게 되고 아닌 부분은 이치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양명에 따르면 마음의 본체는 마음 그 자체입니다. 

즉 양명은 마음과 마음의 본체를 동일시합니다.

마음은 그 자체로 완전하여, 본체 아닌 부분이 따로 없다는 것이지요. 

즉 마음의 본체 = 마음 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결국 양명의 입장에서 마음의 본체 = 성 = 마음 = 심 = 리 이게 되는데요. 

따라서 양명은 심즉리를 주장하는 한편, 성즉리 역시 긍정하는 사상가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제시문에서 성즉리의 뉘앙스로 말씀하시는 것만 보고 주자라고 판단을 해 주셔서는 안 되겠습니다. 

성즉리 자체는 주자도 긍정하고 양명도 긍정하니,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해 주셔야 합니다. 

3. 수양법

주자는 이 세상의 모든 사물에 이치가 내재되어 있다고 보며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사물에 존재하고 있는 이치를 열심히 탐구함으로써 궁극적인 앎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양명은 심외무물, 심외무리, 심외무사를 이야기하며, 사람의 마음이 곧 이치일 따름이고 사람의 마음 밖에는 이치도 사물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외부의 사물을 탐구해야 한다는 주자의 주장을 비판하며, 오히려 그러할 시간에 자신의 마음을 갈고 닦음으로써 양지를 온전히 발현해 내는 연습을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한편 이는 인간관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양명학 칼럼에서 사물이라는 말의 의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만질 수 있고 형태가 있는 그 ‘물건’이라는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렸지요. 

즉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두고 사물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인간관계 같은 추상적 관념도 사물 중 하나이게 되는데요. 

그래서 주자는 인간관계의 경우에도 그 자체에 이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 즉 예컨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그 안에 효라는 이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고 군주와 신하 간의 관계 그 안에 충이라는 이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양명은 이치는 오직 나의 마음 안에만 있는 것이므로, 인간관계의 경우에도 결국에는 나의 마음에 따라 각 인간관계가 나의 마음으로부터 이치를 부여 받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양명의 입장에서는 예컨대 나의 마음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효라는 이치를 부여하는 것이고, 나의 마음이 군주와 신하 간의 관계에 충이라는 이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4. 지(知)와 행(行)의 관계

주자와 양명은 둘 다 어쨌든 지와 행을 동시에 중시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즉 학문 공부나 수양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일과, 이렇게 습득한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둘 다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지와 행의 구체적 관계를 논하는 데에 있어서도 역시나 주자와 양명은 입장의 차이를 보였지요. 

주자는 지행병진(知行竝進)이라고 하며, 지와 행은 함께 앞으로 나아 가는 관계라는 주장을 펼칩니다. 

즉 인간은 지식을 체득해 가면서, 동시에 이렇게 체득한 지식을 실제로 실천해 보기도 하면서, 수양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수양의 과정에서 지와 행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선후 관계에 있어서는 지가 행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가 없는 상태에서 행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지식을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간 관계에 있어서는 지가 행보다 앞서게 되는데, 이를 두고 선지후행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중을 논할 때에는 행이 지보다 앞서게 되는데요. 

즉 지와 행은 분명히 둘 다 중요한 것이지만 둘 중 더 무겁고 더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지보다는 행이라는 것이 바로 주자의 생각인 것입니다. 

이처럼 선후 관계나 경중 관계를 논할 때에는 지와 행이 철저하게 구분되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하지만 주자의 주장의 핵심은 어쨌든 지와 행을 둘 다 멈춤 없이, 계속 병행하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주의해 주셔야 하시는 점은 주자는 반드시 지식을 일정 수준 이상 체득한 후에야 실천을 시도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는 것이 하나뿐이라고 할지라도 이것이라도 실천해 보려고 기꺼이 노력을 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마땅히 격물치지를 먼저 해야지 뒤에 해서는 안 된다. 이 순서를 바꾸어서는 절대 안 된다. 하지만 만약에, 반드시 도리를 알고 깨달은 후에 비로소 행한다고 한다면, 이렇게 하는 공부는 모두 쓸모가 없게 된다. 어찌 앎이 지극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행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어버이를 섬기고 형을 따르며, 위를 이어받아 아래를 대하는 일은 하루라도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인데, 어찌 나의 지식이 철저함에 이르지 못했다고 해서 앎이 지극해질 때까지를 기다렸다가 행동해야 한단 말인가? 지와 행은 모름지기 계속해서 아울러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즉 주자는 사물의 이치에 지극해졌다고 느낄 때까지 마냥 기다리며 공부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아주 간략하게만 알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만이라도 실제로 실천으로 옮겨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리하여 그 행위를 통해 더욱 확충하여 새롭게 깨닫게 된 바를 다시 행동으로 옮기고, 이와 같은 과정은 마치 두 다리가 서로를 도와 가며 앞으로 가는 것과 같게 되는데 이러한 병진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 나가다 보면 그 결과로서 마침내 활연관통하게 된다는 것이 바로 주자의 주장인 것입니다. 

지와 행이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그리고 동시에 앞으로 나아 가는 것, 이것이 바로 주자가 이야기하는 지행병진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지와 행을 병행해 나가는 궁극적 목표는 당연하지만 지와 행의 완전한 일치 ? 즉 앎과 실천이 일치하는 지행일치(知行一致)의 경지에까지 오르는 것이게 됩니다. 

그런데 주자와는 달리 양명은 처음부터 강력하게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주장합니다.

즉 지와 행은 본래 하나라는 것입니다. 

둘은 분리될 수 없으며, 따라서 둘 간의 선후 관계나 경중 서열 역시 논의될 수 없습니다. 

애초에 같은 것이고 하나의 것이니, 무엇이 먼저라고 또는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는 행을 이끄는 원칙이며, 행은 지를 배우고 익히는 공부이다. 지는 행의 시작이고, 행은 곧 지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단지 ‘지’만을 말한다 하더라도 여기에는 이미 ‘행’이 내재되어 있고, 오직 행만을 말한다고 할지라도 여기에는 이미 지가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주자와 양명 둘 다 궁극적으로는 앎과 실천의 완전한 일치 ? 즉 지행일치를 수양의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게 됩니다. 

즉 주자와 양명은 둘 다 어떤 지식을 알고도 이를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진정으로 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주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앎이 행동에 미치지 않는다면 그 앎은 얕은 것이다(=참된 앎이 아니다). 

한편 양명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바가 있습니다. 

알면서 행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알면서 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아직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주자와 양명 둘 다 지와 행의 완전한 일치를 궁극적 목표로 삼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5. 공통점

성리학 및 양명학 문제를 푸실 때 항상 염두에 두어 주셔야 하시는 점은 바로 주자와 양명은 둘 다 맹자의 후계 사상가라는 점입니다. 

즉 맹자의 주장이라면 주자나 양명도 웬만하면 다 긍정한다고 봐 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착한 성품을 타고난다’라는 진술의 경우에 해당 진술은 성선설을 주장하는 맹자가 긍정할 진술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자와 양명이 둘 다 긍정할 진술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여섯 개의 칼럼에 걸쳐 성리학과 양명학을 공부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부터는 이황 및 이이의 사상에 대해 살펴 보려고 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 칼럼에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오늘 하루도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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