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6기 장학생 이지영입니다.

어느새 달력은 3월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고, 흘러간 시간만큼이나 날씨도 조금씩 풀려가는 것 같아요. 다들 겨울방학은 알차게 잘 보내셨나요? 며칠 후면 학교 혹은 학원에 가 새 학기를 맞이하고, 새롭게 짜인 시간표에 따라 공부를 하게 될 텐데요.

이번 칼럼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험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한 몇 가지 자기 암시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1. 물음표 대신 느낌표를.

  새학기가 되면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궁금한 것들이 하나둘 생깁니다. 주변 친구들은 국어, 영어, 수학, 탐구 하나씩 다 듣는다는데, 나도 강의를 추가해야 하나? 지금 이 강의를 듣기에는 너무 늦나? 내 성적으로는 어떤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을까? 과연 나는 연말에 어떤 대학에 가게 될까.. 고3이 된 현역이든, 다시 한번 시작하는 n수생이든 불안한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그런 마음에서인지 이맘때쯤 커뮤니티의 글들을 보면 ‘~해도 될까요?’라는 식의 질문이 많은 것 같아요. 이미 성공적으로 수험 생활을 마무리하신 분들께 질문한다면 ‘과연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내 방식이 맞는 건지’ 확인받으며 자신이 생각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수정해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이 타인의 동의를 얻는 것이어선 안됩니다. 과목별로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어느 단원은 약하고 어느 단원은 강한지 본인의 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입니다. 글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에도 한계가 있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은 본인의 실력을 오롯이 전달할 수도 없겠죠. “제가 ~ 정도인데 ~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하고 누군가 답해주길 기다리지 마세요.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지체하지 말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특히나 n수생분들께 드리고 싶었던 말씀입니다. 다시 도전하는 것이기에 더 이상의 실패 없이 완벽하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실 텐데요. 그래서 어쩌면 더 불안하고 확인받고 싶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이제는 물음표 대신, 느낌표를 붙여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 정도니까 ~하려구요!’라는 문장은 단지 느낌표로 바꿨을 뿐인데도, 느껴지는 어조가 확 다른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수험생활은 자기 스스로가 꾸려가는 것입니다.

 내 취향에 맞게, 내 수준에 맞게, 내가 어떤 공부를 할지 계획을 세우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가 더 잘하기 위해, 이것저것 추가해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타인에게 결정권을 넘기기보다 본인의 필요에 따라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충분히 여러분들은 잘하고 계세요. 그러니 더이상 불안해하며 누군가 결정해주길 기다리지 말고, 본인의 계획대로 실천해보세요 !

2. 너무 늦은 것 같은데 할까? 말까?

  저는 어떤 결정을 할 때면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는 편입니다.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시킬 때도 평소 먹던 것을 시킬지, 새로운 메뉴에 도전할지 고민하고.. 시간표를 짤 때도 들어보고 싶던 과목을 신청할지, 할 일이 많을테니 다음 학기로 미룰지 등 혼자 고민하다가 남들에게 자주 물어보는 편입니다^^; 결정장애가 있는 저에게 조금이나마 고민의 시간을 줄여준 책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어웨이크’라는 책입니다. 좋은 문장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바로 ‘후회 최소한의 법칙’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얻는 대가가 그곳에 가지 않았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더 큰 지를 따지는 일이 중요할까? 나중에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그 기회를 잡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를 따지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문장인데요. 손익이 따라 할지 안 할지를 따진다면, 나중에 시도해보지도 않을 것을 더 후회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시작하기에 늦은 것 같아 시도하기 망설여진다면’ 위 문장을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 같아 공부하지 않고 시험장에 갔다고 했을 때, 만약 그 부분과 관련되어 문제가 나온다면 ‘특강 들어볼 걸..’하는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요?

느린 것 같다는 걱정이 들면 그만큼 더 열심히 따라잡으려는 노력을 하면 됩니다. 시험 끝나고 아쉬움 한 톨 없이 수험생활을 끝마치기 위해, 이번 한 해 동안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보셨으면 합니다.

3. 불안해할 시간에 샤프를 잡자.

  제 경험에 의하면 불안은 말이죠, 이상하게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더라구요. 눈에 보이지도 않으면서, 하면 할수록 빈도는 잦아지고 깊이는 깊어집니다. 큰 노력 들이지 않더라도 쑥쑥 자라는 실력에 저도 깜짝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걱정과 불안의 늪은 넓고 깊어서 한번 발을 들이면 빼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슬럼프가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한번 기분이 좋지 않으면 하루는 온종일 저기압이었던 것 같아요. 당연히 공부할 맛도 나지 않고, 의자에 앉아 겨우겨우 문제를 풀고 있는데 설상가상 얼마 안 남은 집중력마저 떨어지면 기다렸단 듯이 걱정이 튀어나옵니다. 걱정의 시작은 ‘당장 다음 주’에 있을 평가원에 대한 내용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시’는 합격할 수 있을지, ‘수능’은 지금보다 잘 나올 수 있을지 하는 걱정으로 변합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처럼 걱정의 끝은 먼 미래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일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당장 고민한다고, 걱정한다고 미래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원하는 대로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책상에 앉아 머릿속으로 하는 생각이 아니라 손을 움직이고, 눈을 굴리고, 머리를 쓰는 행동입니다. 그렇기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다면, 불안하다면, 생각에 멈춰있지 말고 샤프를 잡고 책을 펴세요. 안 하면 불안하고, 막상 하려고 하니 불안하고, 하면서도 불안할 거예요. 그러나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더이상 불안하지 않습니다.

4.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누가 나를 믿어줄까.

  여러분, 수험생활에서 불안을 없애려고 하지 마세요. 시험을 치고 그 결과로 대학의 합불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불안한 순간이 단 한 순간도 없었다면 그건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제가 겪어온 수험생활은 불안의 연속이었거든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옆에서 누가 알아차리고 응원의 말을 전해준다면,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할 때 따끔한 말로 동기부여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그런데 타인이 먼저 자신의 진가를 알아보고 자신을 응원해주길 기다리는 것은 가능성도 너무 적을뿐더러 그 누가 언제 나타날지 알 수가 없어요. 게다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아슬아슬한 경우라면 지나가는 누군가를 사로잡을 가능성 역시 더 낮을 거구요.

  그러니 그런 조력자가 영화처럼 나타나길 기다리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강인한 사람이 됩시다. 내가 나 자신을 믿지 않는데, 과연 그 누가 나를 믿어주겠어요. 나는 잘 할 수 있다! 나는 생각한 대로 될 것이다!는 믿음을 가지세요. 공부하다 힘들고 지칠 때 나에게 보상을 주고, 집중하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한 마디하며 정신을 차리자구요. 그렇게 하루하루 꾸준히 하다 보면, 지나가는 친구가 “진짜 열심히 한다. 멋있어.” 지나가던 선생님이 “요즘 열심히 하네. 앞으로도 힘내~” 이런 응원의 말 한마디 툭 던지고 갈 거예요.

 짧지 않은 글이었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칼럼은 불안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아요. 제 경험을 돌아보면, 잘하고는 싶은데 실제로 내 실력은 그 정도가 아니라서,, 급한 마음에 불안함이 자꾸만 커져간 것 같더라구요. 절대 없애려고 하지 말고, 대신 그런 마음이 들 때면 결정권을 불안, 걱정에 넘겨주지 말고 내가 가져올 것.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냥 본인을 믿고 행동하기입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내일 하루는 공휴일인 만큼, 밀린 공부를 하시거나 휴식을 취하며 새로운 한 주 시작하길 바랍니다. 질문이 있다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