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수험생 여러분 16기 장학생 이지영입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3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는데요, 멘토로서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고등학생 시절과 재수 생활, 그리고 대학에 와서 공부하는 패턴을 보면 각자 자기만의 공부 스타일이 있다는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되도록 정석대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책상에 앉아서 무엇이든 풀어 보자!는 스타일인 반면 공부가 영 안되니 그럼 일단 쉬어가자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도 쉬는 시간이 되면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 보다는 문제집을 꺼내 풀곤 했고, 자율 학습 시간에도 동아리 활동보다는 자습을 선호하곤 했으니까요. 재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말에 점심 먹고 바깥에 바람쐬로 나가는 시간이 아까워 음료 사 먹으러 가자는 친구의 제안을 거절하고, 가끔 밥을 먹다 시간이 늦어질 것 같다 싶으면 친구들을 뒤로 하고 먼저 학원에 들어왔습니다. 친구들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꼴불견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갑자기 제 학창 시절과 재수 생활을 꺼내든 이유는 한 번쯤은 독해져 봐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당장 보기엔 몇 개월 뒤에 수능을 치게 되니 많이 남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전혀 긴 기간이 아닙니다. 국어, 수학, 영어, 과탐 혹은 사탐 5과목의 개념 강의를 듣고, 문제풀이 강의도 들어야 하는데 하루에 학교(학원)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자습 시간은 길어야 오후~저녁 시간입니다. 그렇다고 오후가 되었다고 해서 바로 계획한 강의를 들을 수도 없습니다. 학교, 학원 숙제를 하거나 수행평가를 준비하고 나면 시간은 더 줄어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 많아야 3과목 정도입니다. 보통 한 과목당 2시간은 기본으로 잡게 되니까요. 한 강의당 1시간 정도 된다고 하면 강의 하나 듣고, 해당하는 기출 문제나 교재 풀고 나면 금방 2시간이 지나갑니다. 하루에 2~3과목씩, 그렇게 평일 5일을 지나면 평균적으로 과목당 2~3번 본 꼴이 됩니다. 그렇게 해서 언제 남은 개념강의 다 듣고, 인강 커리 따라갈 수 있습니까. 학교 다니는 분들은 이제 내신 기간되면 시험 준비하느라 정시 준비에 쏟는 시간이 더 줄어들거구요.

 여러분, 갈 길이 많이 남아있어요. 정신 차려서 생각해보면 절대 느긋해질 수 없습니다.

- 5과목(국어, 수학, 영어, 탐구 2과목)의 기출 적어도 2번씩은 풀어봤다.

- 기출 풀면서 시험장에서 어떤 방법으로 문제 풀어야 할지 계획을 세웠다.

- 개념 강의를 듣고 있다. 혹은 강의 듣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어떤 단원에 무슨 개념이 있는지 안다.

- 기출문제집 제외 과목별로 (매일) 풀고 있는 문제집이 있다.

- 연계교재를 풀고 있다.(선택)

 작년 제 기준으로는 이맘때쯤 위에 언급한 5가지는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에겐 이미 끝낸 것들일 수도, 누군가에겐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체크리스트일 수 있습니다. 잘해왔다면 용기를, 부족하다면 자극을 받아서 달려가셨으면 합니다.

 한 번쯤은 독해지자고 했죠? 그거 어려운 거 아닙니다. 남들 눈치 보지 않으면, 그걸로 절반은 성공입니다.

 친구들하고 다같이 밥 먹는데 나 혼자 빠지면 어떡하지..? 처음에는 당연히 걱정이 되겠지요. 제 경우엔 친구도 중요했지만 눈 앞에 있는 숙제가, 안 풀린 문제들이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한 번은 친구들과 다 같이 식사를 천천히 하고 커피도 사서 느긋하게 들어간 적이 있는데요, 잘 쉬었다기보다는 ‘이렇게 천천히 가면 안되는데 .. 빨리 가서 문제 풀어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더 강했습니다. 느긋하게 커피집까지 들렸다 가는 발걸음에 오히려 제 마음은 더 불편하기만 했죠. 그래서 저는 제 마음 편한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같이 밥먹자는 친구 말에 학사 가서 먹고 오겠다고 하고, 같이 외출다녀오자고 해도 필요한 게 없다며 거절하기도 했네요.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이 몇 안되긴 하지만 저는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야 어렵겠지요. 그렇지만 몇 번 반복하다보면 익숙해집니다. 남들 놀 때 다 놀고, 쉴 때 다 쉬면서 성적이 오르길 바라면 욕심쟁이 아닐까요? 원하는 게 있다면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합니다. 본인에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혹시 내가 단지 친구 때문에, 남들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것들, 해야 하는 것들’을 못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장담컨대 그럴 필요 전혀 없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학원을 나가고 나중에 대학 혹은 다른 곳에 가게 되면 분명 본인에게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오답노트 만들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유독 저는 과탐(지구과학)에서 실수가 많이 났습니다. 분명 풀 때는 다 맞은 줄 알았는데 채점을 하고 나면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점수가 나오곤 했죠. 틀린 문제를 보면 ‘~보다 ~가 어떠하다.’는 구조에서 주어를 잘못 봤다든지, A에 대한 자료에서 B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자료만 보고 A에 대한 답을 했다든지, 까먹고 자료에서 하나 덜 따지고 문제를 풀었다든지.. 반복되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9월 말쯤 오답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제일 첫 장에 목차를 쓰는데요, 소단원 수준까지 정리합니다. 지구과학1과목의 경우엔 다음 내용이 되겠습니다.

1. 고체지구

 1)지권의 변동

  (1) 판 구조론의 정립과정

  (2) 대륙분포의 변화

  (3) 맨틀대류와 플룸구조론

  (4) 변동대의 마그마 활동과 화성암

 2) 지구의 역사

      …

 그 뒷장부터는 한 쪽마다 소단원 하나씩 써줄 텐데요,

 목차 다음 장엔 판 구조론의 정립 과정, 그 다음 쪽은 대륙분포의 변화, 다음 쪽은 맨틀대류~ 등등 순서대로 써줍니다. 저는 큰 노트를 써서 한 쪽당 소단원 2~3개씩 썼는데요, 혹시 본인이 약한 부분이 있다면 난이도에 따라 많은 칸은 배정해도 좋습니다.

공책을 절반으로 나눠서 중간 쯤부터는 <낯선 자료들>이라고 제목을 붙여줍니다. 여기는 연계교재를 풀면서 처음 보는 자료, 해석이 어려운 자료들을 복사해서 붙여두거나 판단하기 어려웠던 선지들을 옮겨 적을 거예요.

 이제 준비가 끝났는데요, 기출문제나 연계교재, 문제집을 풀면서 틀렸거나 헷갈린 선지가 있다면 그걸 잘 풀어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에는 어디를 실수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최대한 긴결하게 써줍니다. 아까 소단원 별로 나눴으니 해당 단원에 맞는 페이지에 써주면 됩니다. 저는 내용 하나당 최대한 한 줄 내로 맞춰서 썼던 것 같아요. 이렇게 하면 평소 본인이 어느 단원에 약한지, 어떤 내용, 구조에 약한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똑같은 내용을 썼다면 번호에 별표나 동그라미로 표시해주면 됩니다. 처음 노트를 만들고 나서 3~4일 동안은 하루에 10개~15개씩 적었던 것 같은데요, 새롭게 작성하는 내용은 점점 줄테니 걱정 마세요.

 이 노트는 쓰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수가 나는 부분이 매번 다르지 않기에 짜투리 시간에 자꾸 보는 게 효과적이에요. 제 경험상 밥 먹을 때 펴두고 보는 게 가장 좋더라구요 !

노트는 당장 만들어도 되고, 나중에 10월 쯤에 만들어도 괜찮습니다. 저는 9월 말 정도에 만들었던 것 같아요. 글씨가 엉망이지만 실제 제가 적었던 노트 사진 첨부하겠습니다. 이미지가 잘 보일지 모르겠네요 ㅠㅠ

 재작년의 저는 감히 제 1순위 대학에 합격하고, 이렇게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에 선발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제 학과는 ‘가고는 싶지만 설마 갈 수 있을까?’하는 그림의 떡이었거든요. 그렇게 커다란 목표 없이 그냥 하루 열심히 공부하고 밥먹는 것 다시 공부하고 잠드는 것.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금새 수능이 다가왔고, 대학 발표철이 다가왔습니다. 지금 내 성적이 어떻다고, 모의고사가 어떻게 나왔다고 해서 절대 좌절하지 마세요. 너무 기뻐해서 공부에 집중 못하는 것도 절대 안 되구요.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 하루 이상 넘어가면 안된다는 것 꼭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본인의 가능성은 본인조차 모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일희일비하며 은연중에 본인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제가 그러했듯이 여러분이 바로 그다음 주인공이 될 차례이니까요. 남은 기간도 잘 보내며 우리 다음에 웃으며 만났으면 좋겠네요. 그동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