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6월이 다 되었네요. 수능까지 절반 가량의 여정을 달려왔습니다. 이때까지가 만족스럽건 불만족스럽건 남은 절반을 효과적으로 보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은 6평 활용법입니다. 6평, 정확히 6월 모의평가죠. 말 그대로 수능에 대한 모의 평가입니다. 이 시험이 중요한 이유는 다름 아닌 평가원 시험이기 때문이죠. 수능을 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하는 유일한 2번의 시험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6평의 문제들이 수능에 비슷하게 나옵니다. (예시는 밑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6평 문제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6평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는 사실 6평을 반 정도 활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평은 문제 그 자체로도 1년 간 공부하는 과정에서 가장 소중한 문제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6월 평가원 ‘시험’ 이라는 점 또한 활용해야 6평을 제대로 활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 6월 모의평가에서 여러분이 해야 할 것은 정말 수능처럼 하루를 보내는 것입니다. 사실 오늘도 수능 전날이라고 마음먹어야 합니다. 1년 중에서 수능과 가장 유사한 날이 2번밖에 없는데, 그 날들이 바로 6평과 9평입니다. 그날만큼은 수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을 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실 수 있으니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저는 6월 평가원, 9월 평가원 각각 3일 전부터 식단을 조절했습니다.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튀김, 유제품, 차가운 음식, 카페인 등 시험 날 조금이라도 장이 안 좋을 수 있겠다 싶은 음식들은 3일 정도 전부터 아예 섭취하지 않았습니다. (수능 전에는 1주일 전부터 맵지 않은 한식과 죽만 먹었습니다. 커피는 원래 안 좋아하기도 하고 카페인이 혹시라도 수면 패턴에 영향을 줄까봐 수능 50일 정도 전부터는 카페인 제품은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고, 이로 인해 내신 때 한 번 낭패를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저에게는 당연한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2일 전에는 풀 모의고사를 한 번 풀어보면서 실전 감각을 점검해봅니다. 그리고 전날은 각 과목별 오답 노트와 정리본 등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되새김질하고, 11시 정도에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올림픽 등의 크고 중요한 대회를 준비하는 운동 선수들은 시합 2일 전에 부상당하지 않을 정도로 온 힘을 짜내서 실전같이 훈련하고, 시합 바로 전날은 휴식을 취한다고 하는데, 이가 최선의 몸 상태를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인데, 실제 수능이라고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긴장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수능 날은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 하루로 1년 간의 노력의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은 가혹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엄청난 두려움과 긴장감이 찾아옵니다. (저 또한 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음에도 수능 날 부모님의 차에서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내린 후에 혼자서 교문 안으로 들어갈 때 외로움과 두려움에 짓눌려 엄청난 긴장을 했었습니다.) 수능 날 처음 이러한 긴장을 겪으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가 힘듭니다. 그렇기에 가장 수능과 비슷한 환경인 6평, 9평을 수능이라 생각하고 긴장을 한 상태에서 시험을 봐야지 실제 수능 때 긴장하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존재니까요.

시험 당일날은 오전 6시 반 정도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일찍 시험 장소에 갔습니다. 7시 반 정도에 도착해서 의자나 책상이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하고, 미리 챙겨간 빈 a4 용지를 접어서 책상이나 의자의 수평을 맞춰줍니다. (의자나 책상 바꿔도 다 거기서 거기라 본인이 직접 조율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감독관 선생님(혹은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서 수험표 크기에 맞게 자른 종이와 학생증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시험을 쳐도 되는지 물어보고, 가능하다면 올려놓고 시험을 치고, 모의 수험표 종이에 모든 과목의 가채점표를 작성했습니다. (가채점표도 omr 다 마킹하고 실수없이 옮겨 적는 연습 반드시 해야합니다.) 그리고 귀마개 사용 여부를 여쭤보고 가능하다면 착용하고 시험을 쳤습니다. 그리고 국어 이전 기출(6평은 작년 수능, 9평은 6평, 수능은 6, 9평) 화작문 정리본과 국어 실수 노트(실수 노트는 전 과목 다 작성했고, 1년 동안 실수를 할 때마다 실수노트에 내용을 적고 시험 전에 겹치는 것들을 정리해서 a4 용지 한 장에 정리해서 전 과목을 가져갔습니다.)를 봤습니다. 시험 날 볼 거라고 개념서나 두꺼운 정리본 들고 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수능날 개념책을 핀다는 것 자체가 개념이 완벽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념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해 6, 9평과 실수 노트 정리해둔 것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수능 때도 그래서 제 가방은 간결했습니다.) 실제 수능은 8시 15분 정도 이후에는 모든 것을 집어넣고 가방을 교실 앞으로 내놔야 하므로 애들이 계속 대화하고 정리본을 보더라도 15분 이후에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습니다. 계속 화작문 정리본과 ebs, 실수 노트를 되뇌이면서 국어 시험 때 시간 배분과 문제 풀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눈을 감고 계속 진행했습니다.

국어 시험을 치고 마찬가지로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갔다가 에너지 바를 하나 먹고, 수학 실수 노트를 봤습니다. 쉬는 시간이 길겠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가 있더라도 답을 맞추거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지나간 시험은 무조건 내 답이 맞고 나는 100점이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다음 시험에 임해야 합니다. (저는 11년지기이고 심지어 같은 독재 학원에 다닌 동네 친구와 같은 고사장이었지만 수능 날 이야기하거나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수학을 치고 나서는 점심 시간에 급식은 먹지 않고 수능 날 먹을 도시락을 싸갔습니다. (전복죽이랑 소시지볶음 먹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친구들과 있기 보다는 혼자 드시면서 마인드 컨트롤 하고, 주요 영어 지문과 실수노트 복습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영어 시간에는 듣기 들으면서 문제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43~45번, 25~28번, 29번, 18~20번과 ebs 직접 연계 문항 중 한 눈에 기억나는 것들을 듣기 시간에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영어를 친 후에는 한국사 정리 노트와 과학 실수 노트를 보고, 초콜릿 몇 개를 수험표 위에 미리 꺼내 놓습니다. 한국사는 5~10분 정도에 다 풀고 눈을 감고 엎드려 있었습니다. 당연히 긴장해서 잠은 안 오지만, 조금이라도 뇌를 그렇게 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사 이후에 10분은 학교에서는 돌아다니면서 쉬는 학교도 있을 수 있지만, 수능 날에는 앞에 꺼내 놓은 가방에 다시 손을 댈 수가 없습니다. 대신 손을 들어서 감독관의 허락을 받고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는데, 저는 이때 화장실을 가서 혹시 속이 안 좋다면 볼 일을 보고, 찬 물로 세수해서 정신을 차리는 나름의 루틴을 짜서 실천했습니다. 실제로 찬 물로 세수를 해서 정신이 차려지는 것도 있지만, 찬물에 세수를 하면 정신이 차려지고 과학 모의평가를 쳐야 한다는 것을 계속 생각해왔다면 그 루틴을 실행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에 안정이 오고 정신이 차려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종의 자기 암시이죠. 그리고 아까 미리 꺼낸 초콜릿을 먹으면서 생물 풀이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초콜릿을 먹는 것도 일종의 자기 암시 루틴이었습니다.) 이후에 생물, 지학을 차례대로 풀어주고 나면 시험이 끝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경우 가능하다면 꼭 여분의 시험지 챙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현장에서 푼 시험지는 복기용으로, 새로운 시험지 하나를 정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이 끝나고 집에 오면 바로 노는 것이 아니라 복기를 진행합니다. 6평 시험지에 본인이 그날 풀었던 문제에 대해서 생각나는 것은 실제 시험지에 푼 샤프나 연필과는 다른 색의 펜으로 다 적습니다. 이 문제를 처음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이 지문은 어떻게 읽었는지, 이 선지를 왜 골랐는지, 조금이라도 고민한 선지가 있다면 왜인지, 이런 과정들은 당일이 아니라면 기억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꼭 집에 가자마자 진행해야 합니다. 복기를 해야 본인이 실제 시험에서 어떤 부분이 취약점인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오답 정리를 하기 위해서는 꼭 진행해야 합니다. 맞힌 문제더라도 다른 선지를 두고 조금이라도 고민했다면 그 부분을 잡아내야 실력이 늡니다.

이후에 올라오는 선생님들의 해설강의를 들으면서 복기에 적은 내 사고 과정과 비교해보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6평을 잘 활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부족하게마나 6평 활용법에 대해서 정리해봤는데요, 저와 똑같지는 않더라도 본인의 방식대로 적용할 부분을 적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적용한 것 중에서 본인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바꿔서 9평에 시험해보고, 괜찮은 것을 수능 때 적용하시면 됩니다. 단, 수능 때 한 번도 적용해 보지 않은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수능 때는 본인의 몸에 체화된 과정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어야 그나마 긴장을 덜 수 있습니다. 너무 과하고 예민하게 시험치는 것이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준비를 했기에 수능날에 그나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본인이 수능날 컨디션이 좋고 문제가 술술 풀려서 생애 최고의 결과를 받을 수도 있지만, 본인이 그 소수의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믿지는 않으시길 바랍니다. 인생은 항상 최선도 좋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합니다. 가혹하지만 중요하고 긴장되는 날은 최선의 경우가 아니라 최악의 경우가 다가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ㅠㅠ

다음 칼럼에서는 저번에 많이 질문해주셨던 과목별 공부법이나 시간 단축 부분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다들 내일 시험 잘 치시고 복기 꼭 진행하셔서 6평을 최대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f) 눈풀에 대해서 말이 많아서 확인해보니 엄연한 부정행위 항목에 들어가 있네요. 불편하셨던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