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변효진입니다.

종강하셨나요? 저는 이번 주에 종강했어요. 작년 이맘때의 제가 생각나, 반수를 고민하는 학생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전해요. (고등학생 여러분은 지금 마지막 내신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계시죠?? 조금만 더 힘내요 화이팅!)

아직 고민 중이신가요? 많이 힘드시죠,

안전한 나의 길을 두고, 위험이 큰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게 마음이 참 무겁더라고요.

저도 딱 이맘때쯤 그랬어요. 원래 반수 할 마음이 전혀 없다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순간, 온종일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한숨만 푹푹 쉬게 되고, 다시 한다고 이게 될까 싶은 마음도 솔직히 좀 있고, 이걸 주위에 어떻게 말하지 하는 마음도. 교육과정 바뀌어서 나 삼각함수 아예 모르는데 이건 어쩌지……. 이런 고민들로 기말고사 기간을 지새웠던 것 같아요. 뭐, 마음이 이미 떠났던 셈이죠.

정말 신기한 건 뭔 줄 아세요? 시험 기간 내내 밤새고 종강한 다음 조금 쉬지도 못하고 바로 그 다음 주부터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데, 그게 전혀 힘들지가 않은 거예요. 하나도 안 억울한 거예요. 오히려 재밌더라고요. 대학교 과제처럼 레포트 쓰느라 머리 꽁꽁 싸매고 창작의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기출문제 하나 찾으려고 이리저리 발품 팔고 사례하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다 돌리지 않아도 되고, 도무지 답이 없는 것 같은 철학적 질문에 20장씩 줄글로 적지 않아도 되고.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문제를 풀고 빨간색 펜으로 문제에 동그라미를 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안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왜 그랬을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결정에 온전히 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주위에서 누군가 떠밀지도 않았고, 하라고 부추기지도 않았고, 친구 따라서 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원하고 바라서 시작한 일이었거든요. 이건 제가 수험 기간에 흔들릴 때도 대단히 큰 힘이 됐어요.

“그래, 이거 내가 선택한 길이지. 누가 하라고 한 것 아니고 내가 하겠다고 한 거지.

내가 한 말에 내 결정에 책임지자.” 생각하면서 다시 일어서게 되더라고요.

여러분도 시작하기까지 정말 치열하게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게 진정 내가 원하는 길인지, 내가 책임 질 건지. 나는 이 길을 왜 선택하려 하는지. 

반수에는 ‘일단 한번 해보고’ 가 없거든요. 

하면, 하는 거예요. 

시간 아깝다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지 마세요. 아직 시간은 솔직히 충분해요. 정말 충분해요. 진짜 할건지, 하면 어떤 학원에 갈지, 선택과목은 뭘 할지, 휴학은 어떻게 할지. 저는 이왕 한다면 휴학 반수를 추천해요. 나중에 ‘아 그때 그냥 휴학하고 맘 편히 공부할걸’ 하는 후회 생기지 않게. 그러다가 한 번 더 한다는 말 나오지 않게요.

물론! 무휴학 반수가 불가능한 게 아니에요. 그렇지만 무휴학 정시 반수는 정말로 의지가 굳건하고, 이미 실력도 출중하신 분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지 않고 눈부신 성적 상승을 바라는 건 놀부 심보예요.

휴학 버튼 누르면, 그건 이제 못 돌이켜요. 온전히 본인이 짊어지고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책임을 지세요. 본인이 하겠다고 한 말, 그거 다 책임지려고 노력해보세요. 그러기 위해선 반수의 선택에 온전히 자신의 의지가 담겨야겠죠? 떠밀려서 혹은 친구 따라서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핑곗거리만 늘어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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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를 결정한 후 종강하자마자 학원 상담을 예약하고 몇 곳을 둘러봤어요. 수업 듣는 것보다 자습하는 걸 좋아해서 재종보다는 독재 위주로 찾아봤어요. 재종은 애초에 들어갈 수도 없더라고요. 6모 성적도 없고 작년 수능 성적도 형편없어서 말이죠. 독재 몇 곳을 알아보고 이것저것 다 따져봐서 강남 러셀에 정착했어요. 이미 나보다 몇 개월이나 앞서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이 그 학원 그 층 전체를 꽉 채워 앉아있더라고요. 불안했죠, 당연히. 그러니까 이 친구들은 나보다 몇 개월이나 더 공부했는데, 내가 이제 시작해서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이게 될까? 애초에 반수는 말이 안 되는 싸움이 아닐까? 여러분도 그러실 수 있을 거예요. 아니 그런 생각이 아주 많이 드실 거예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그래봤자 작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잘한다.”

앞으로 공부할 게 몇 날인데 그만큼 하면 작년보다 잘하면 잘했지 못하진 않는다. 라고 생각하시고 넘겨보세요. 부정적인 생각을 낳는 비교는 도움 될 거 하나 없습니다. 오히려 잘 될 것도 막아버려요. 공부할 땐 생각 없이 공부만 하는 게 상책.

그럼에도, 힘들 거예요. 정말 쉽지 않죠. 재미없고 따분한 과정이 될 수도 있어요.

좀 더 자주 아프고 몸도 무거워지고 늘 졸린 표정에 손등을 볼펜으로 몇 번을 찍겠죠.

그래도 하겠다, 나는 그래도 해야겠다 싶으면, 하세요. 뒤도 돌아보지 말고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무작정 달리세요. 다른 친구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두 번째 기회가 오직 나에게만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시작하세요.

당신의 반수를 응원하며, 변효진 드림

+) 댓글은 6월 30일까지 받겠습니다.

+) 다음 칼럼 예고: 한지, 세지 정말 이것만 해도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