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늦어 죄송합니다. 메가스터디 17기 목달장 하상욱입니다. 

최근 소통 계정을 열고, 멘토링이나 과외 등을 진행하다보니 여러분들의 정서에 보다 다가갈 수 있더군요.

그 중 많은 분들이, 본인이 걷고 있는 길을 '실패'라고 여기거나, 이미 겪었던 실패에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시적으로는 N수생 분들과,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분들이 있었고,

미시적으로는 하루하루의 계획을 완수하지 못한 분들이 있었죠.

정말 공감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옆에 있었다면 같이 눈물 흘려주며 보다듬고 싶을 정도로요.

그런데, 제가 지금 맡고 있는 임무인 '멘토'로서는 공감보다 이성적인 타개법을 강구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연락한 분들께는 같이 울어주기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자에도 힘을 쓰면서 후자를 같이 강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댓글에 여러분들의 정서를 쏟아내도 좋습니다. 슬픔, 화남, 짜증, 환멸... 그 어느 것이든 좋습니다.

(비밀댓글 열어놓을게요.)

중요한 건, 그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전장에 가져가지 않고, 냉정하게 전투에 임하는 것이니까요.

우리, 같이 그 정서에 지지 않고 11월 18일에 활짝 웃어봅시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Q₁ : 지금 제가 가고 있는 길에 환멸감이 들어요. 분명 저는 열심히 했는데, 제자리걸음만 걸은 것 같아요.]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느껴봤을 법한 감정이죠. 저도 6평이 끝난 후, 그리고 고2의 매순간마다 느꼈었으니까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픔이 다가옵니다. 서서히, 그러나 강렬하게 매순간 그 아픔을 느끼죠.

스스로 그 아픔을 자각하고 있기에 매일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사실 역시 스스로가 알게 됩니다. 

그러면, 또, 아픕니다. 영원히 아플 것만 같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내야할지 몰라, 

늪에 빠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죠. 그렇게, 자존감까지 잃어갑니다...

그런 이들에게 당당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아픔, 본인의 상처, 후회, 자괴감 등의 정서들을 자랑스럽게 여겨주십시오. 상장을 줄만큼 뿌듯하게 여기십시오.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고, 상처를 안 입으려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달려왔다는 것의 반증입니다. 

여러분들이 수험생이라는 직분에 얼마나 충실했으면, 얼마나 성실했으면 그 과정에서 상처를 마주하겠습니까.

이 길이 제자리걸음이라고요?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 결과만으로 한 사람의 과정을 평가할 순 없는 일이잖아요.

여러분들의 과정은 더 나은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발판이 되어, 결정적인 순간에 날개가 되어줄 거에요. 분명히.

그러나, 조심해야할 부분 역시 존재하죠.

여러분들의 그 부정적인 감정에 도취되면 안 됩니다. 다시 말해, 본인의 상황에 빠져버리면 안된다는 겁니다.

그 아픔을 어떻게 타개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하겠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나다움'을 찾게 되는 겁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슬럼프는 열심히 살아온 이들에게 당연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슬럼프에 누가 지지 않느냐. 누가 슬럼프를 두 발 당당히 딛고 이겨내느냐' 이지요.

우리가 마주한 전투에서 승자가 되고 싶다면, 그 감정을 영예로이 여기시되 빠져들지는 마십시오. 

아픔보다 더 큰 영예가 11월 18일 날 다가올 겁니다.

[Q₂ : 쉬고 싶다는 생각과 뭐라도 해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부딪혀요. 전자를 없애지 못하는 제 자신이 싫습니다.]

잠시 하태완 문인의 말을 빌리겠습니다. 

'타고난 천성이 게으르게 태어났으면서, 

그렇다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을 때면 뭔가를 잃어가는 기분에 우울해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

막상 내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 덜컥 주어졌을 때는 

온갖 짜증과 싫은 소리를 연신 내뱉곤 하지만,

효율과 성과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잦은 칭찬을 받기도 한다.

일을 한다는 행위 자체를 경멸하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을 채 시간만 허비하는 것 또한 견디지 못하는 성격.

지나친 모순이라는 것을 너무나다 잘 알고 있다.

격렬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과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어딘가 깊고 눅눅한 곳에서 하루에도 십수 번씩 부딪힌다.

이제는 나조차도 이런 나의 성격을 단 한 가지로 정의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하루빨리 해치워야만 하는 일을 정말 그 끄트머리까지 붙들고 있다가,

벼락이라도 된 듯 급하게 해결하는 습관이 짙다.

이 어지러운 삶을 하루라도 탈 없이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일일 텐데,

나는 언제까지 이 게으름을 등에 업고 무언가를 해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될까.'

제가 가장 슬픔을 안아주고 싶은 이들입니다. 불태울 게 남아있지 않아 스스로를 불태우며 살아가는 이들이죠.

그런 분들께, 한때 그런 류였던 인간으로서 말해주고 싶어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그러니 스스로가 스스로를 아프게 만들어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죠.

김동욱 선생님이 작년에 이런 명언을 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내면의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것은 본인 밖에 없다. 

본인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아이는 계속 상처받아 용기를 잃게 된다. 

수험생활에 갖은 스트레스와 아픔이 존재하는건 인정한다. 

안 아프다면, 그 사람이 열심히 안 한 것 아니겠느냐. 

그런데, 이런 아픔을 동행할 이는 내면의 너밖에 없다. 내면에 귀기울이고, i2에게 관심을 줘라. 제발'

스스로를 불태우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주어진 일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내면을 갉아먹는 게 아니라, 내면과 함께 해야해요. 

불태우지 말고, 애태우지도 말고, 같이 걸어가주세요. 

끝으로, 여러 아픔들을 다르게 해석하는 문구를 적어보며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지쳤다'는 노력했다는 증거.

'실패했다'는 도전했다는 증거.

'긴장된다'는 그만큼 진심이라는 증거.

'그만 둘까'는 지금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던 증거.

당신의 눈앞에 벽이 있다면, 기죽지 말고 벽을 무너뜨릴 것.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되니까.

그리고 모든 잘못된 시도에 겁먹지 말 것.

이는 전진을 위한 또 다른 발걸음이니까.

그러니,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미 여러분들은 충분히 아름다운 존재니까요.

남은 나날들

화이팅입니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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