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 장학생 17기 멘토 서울대 윤리교육과 박서진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셨나요? 오늘은 조금 잔잔하면서도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날도 더워지고 마스크는 계속 써야 하고 해야 할 것은 너무나도 많아 머리가 터지기 일보 직전, 다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으실 거에요.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일 수 있어요. 맞아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고3때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을 경험했기 때문이에요. 개학연기라든가 임의적인 등교일 조정, 갑작스런 독서실 사용 중단 등등이 원인이었죠.

그럼에도, 제가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이루고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흔들리지 않고 제 자신의 자리를 지켰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혹시 ‘태풍의 눈(the eye of a typhoon)’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태풍은 안쪽으로 갈수록 풍속이 증가하지만 그 중심에는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는 고요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요. 그리고 이 중심을 태풍의 눈이라고 합니다. 마구 몰아치는 소용돌이와 혼돈이 우리가 아는 태풍의 모습이긴 하지만 그 중심은 모순적이게도 고요하다는 게 참 묘하고 신기하죠.

이 내용은 우리의 삶에도 비유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혼란스럽고 막막하고 답답하고 길이 보이지 않는 듯한 여러분의 소용돌이 같은 감정들과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 객관적으로 정서를 관찰하고 분석하세요. 저의 이야기를 예시로 들어보자면, 수행평가와 기말고사, (특히 고3들에게는) 6평과 자소서 준비와 지원전략공부 등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지금 시기에 분노와 답답함, 절망을 자주 느꼈었습니다. 그래서 괜히 더 예민해지고 신경이 곤두서있었는데 객관적으로 감정과 사실을 떨어뜨려놓고 생각해보니 힘들다는 감정으로 나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객관적으로 내가 좋은 결과를 내는 것에는 어떠한 긍정적인 상호작용의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아, 그냥 내 마음이 힘들었나보다. 지치는 건 당연해, 괜찮아, 여기까지 온 내 자신 대단해. 그런데 힘들다고 안 할 내가 아니잖아?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 또 못할 건 뭐야?’라고 강하게 마음을 먹고 훌훌 털고 다시 오뚜기처럼 일어나서 저의 중심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나서는 다시 책을 피고 계획을 수립하고 평소 공부하던 대로 ‘평범하게’,’요동치지 않고’ 제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여러분도 스스로의 ‘눈’을 지키세요. 중심을 잡고 견디세요.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야 합니다.

모두들 끝까지 전력질주 하셔서 원하시는 결과들 다 얻으시길 바라요. 다음은 제 고3시절 책상에 붙어있는 네 개의 문구 중 하나입니다.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

회오리바람이 한 나절을 부는 일이 없고, 소나기가 하루 종일 쏟아지는 법이 없다.

–노자-

결국 이 또한 지나갑니다. 지칠 때도 많겠지만, 그럼에도 굳건하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갑시다. 저도 곁에서 함께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