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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의 이야기

이름 : 하상욱  스크랩
등록일 :
2021-08-10 20:33:41
|
조회 :
195,773

 오늘은 저의 이야기가 아닌, 제 친구의 이야기를 짧게 해드리려고 합니다.

 

 D-100만 하면 생각나는 친구의 이야기죠. 

 

 지금부터 하는 모든 이야기들은, 그 친구의 동의는 물론 받았거니와,

 

 조금의 과장, 생략도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친구의 이름은 W라고 하죠.

 

 W는 원래 공부에 큰 관심이 없는 친구였습니다. 

 

 노는 것을 더 좋아했고, 수능에 대한 간절함은 없다고 스스로 말하는 친구였어요.

 

 저랑도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고3이 되어서는 저에게 다가와서

 

 '누가 알아봐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이야?' 라고 묻곤 했습니다.

 

 저는 '나'를 위해서라는 말을 했지만, 항상 선비같다며 웃기만 했죠.

 

 6월 모의고사가 지나고 3 5 3 1 3 3 이라는 등급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W는 5등급이 중앙값이니, 평균 이상인 것에 만족한다며 또, 웃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110일 즈음 되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야자를 하지 않고 집에 가서 공부를 했기에 4시에 하교를 하는 중이었죠.

 

 그 전 20분은 종례이자 청소시간이었고, W는 분리수거를 하는 저를 따라왔습니다.

 

 나지막이 들려오는 목소리,

 

 '상욱아, 나, 가고싶은 곳이 생겼는데, 혹시 도와줄 수 있겠나?'

 

 아직까지도 W가 왜 그 선택을 했는지, 그 결심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요.

 

 그 순간, W의 진심에 매료될만큼 목소리니, 어조니, 태도가 진실되었거든요.

 

 저는 당연히 도와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단, 대부분의 공부는 스스로가 해야한다고 했죠. 

 

 그 사실은 당연하다면서, '그냥 플래너 보여주고, 방향성만 잡아줘. 헤쳐가는 건 내가 할게.'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조건을 세 가지 더 걸었습니다. 

 

 1. 매일 아침 학교를 7시 전으로 도착할 것 

 2. 지금부터 D-100이 되기 전까지를 목표로 잡고, 급하지 않게 달릴 것.

 3. 너가 가진 그 간절함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

 

 솔직히 그 날 저녁을 먹으면서 생각해보건대, 반신반의했던 것 같습니다.

 

 순간은 누구나 불타오를 수 있잖아요? 그 불을 유지하는 게 어려운 거지.


 다음 날 아침, 제 모든 회의는 깨졌습니다.

 

 반에 가장 먼저 와서 문을 여는 친구가 말하길, 오늘 자기가 문을 안 열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W의 책상 앞에는 언제 설치한 지 모를 가림막이 있었습니다. 시발점, 일클, 동사, 세사 개념서와 함께.

 

 이후, 10일 전부를 제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느낌으로 당연히 알 수 있었습니다.

 

 '아, 너, 진심이구나. 간절하구나' 라는 것을 말이죠.

 

 W는 제 순공만큼 공부했습니다. 9평 근처에서 하루 14시간이었던 제 순공을 말입니다.

 

 W는 사탐 과목을 갈아엎고 100일 동안 차분하게 달렸습니다. 그리고 수능에서 만점을 받아왔죠.

 

 W는 수학이 가장 부족했습니다. 시발점부터 수분감까지 모두 3회독했고, 수능날 96점을 받아왔습니다.

 

 W에게 제 스스로가 감명을 받은 날도 많았습니다. 저희 학교는 D-50일에 맞추어 점등식이라는 것을 해요.

 

 저 역시 부회장이었기에 학교에 남아야 했고, 그날은 학교에 11시까지 머물렀습니다. 당연히 들뜬 상태로.

 

 점심시간에 그런 제 모습을 본 W가 가만히 제 손을 잡고 빈 교실로 데리고 가더니,

 

 '오늘, 애들 많이 공부 안할 것 같은데, 우리는 더 열심히 해서 D-(-1)에 들뜨자' 라는 말을 해주던군요.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9평 때 좋은 성적을 거둬 자만하던 저에게 일침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그날, W와 함께 순공 14시간 47분이라는 기록을 세웠죠.

 

 나아가 그 기록은 10모가 끝난 해당 주 금요일에 깨졌습니다. 

 

 좋은 성적을 거둔 저는 또 들떠있었지만, 그날 새벽 5시 경에 W가

 

 '나, 10모에서 부족한 것이 뭔지 알 것 같아서 오늘 날 잡고 다시 쳐볼거야. 같이 해줄래?'

 

 라는 말에 며칠 전에 받았던 느낌을 다시 받으며 그날, 

 

 정독실에서 단 한 번의 낭비없이, 순공 15시간 41분을 찍었습니다. W는 16시간 3분을 찍었고요.

 

 결국 W는 100일의 전사가 되어 본인이 원하던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요.

 

 ...

 

 여러분,

 

 간절함이란 이런 것입니다. 

 

 본인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간절하다고 해서 객관적인 성공을 누릴 순 없어요.

 

 그 누가봐도 열심이고, 치열한 삶을 보낸 자만이 수능날에 웃을 수 있습니다. 

 

 한순간 타오르는 것은 이 세상의 누구나 할 수 있는 짓이에요. 그러니,

 

 D-100이라고 이상하게 들뜨지 말고, 이전의 자신을 깨부수는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전의 모든 지식을 뒤집을 수 있을만큼의 열정을 지니시기 바랍니다.

 

 매일매일이 D-DAY인 것처럼요.

 

 '100일의 전사 ㄱㄴ?' 이라고 댓글창에 치기 전에 국어 한 문장이라고 더 읽으시고,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감정을 소모할 시간에 수학을 한 문제 더 푸시고,

 

 잠깐의 여유에 취할 시간에 탐구 개념을 더 탄탄히 하십시오.

 

 그렇게, '나'다운 공부를 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치열함을 보여줍시다!

 

 이렇게 제 첫 멘티이자, 자랑스러운 제 친구, W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지만,

 

 내일은 오늘의 당신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기를 바라며

 

 H.

 

 

 

 

  • 하상욱

첨부파일

W의 이야기.DOCX
멘토

서울대

하상욱 멘토

  • ○ 서울대 경제학부 21학번
  • ○ 인문계열 / 정시전형
  • ○ 메가스터디 17기 목표달성 장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