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수험생활을 끝마치고 나서의 목표 내지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저는 고등학교 때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못했지만 대학생이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이 몇 개 있었는데, 첫 번째로는 인스타그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목표는 12월 말쯤 인스타를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쉽게 이룰 수 있었어요. 그리고 1월 쯤 운좋게 첫 과외를 구해 제 힘으로 돈도 벌기 시작하였고, 그외 대학생이 되어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해보았습니다.

 가장 마지막까지 미루었던 저의 목표는 영어 회화 공부였는데요, 저는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원래부터 컸기 때문에 수능 영어, 내신 영어를 넘어서 스피킹을 잘하고 싶다는 열망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창하게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눈앞의 즐거움을 찾느라 1학기에는 영어공부를 시작하지 못하였어요. 여름방학이 끝나갈 쯤에야 망각하고 있었던 제 목표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7월 말쯤부터 다양한 영어 콘텐츠들을 찾아보았어요. 그런데 영어 공부, 특히 단어 공부를 해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생각보다 자신에게 딱 맞는 책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을 고르자니 너무 아는 단어가 많아서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고, 저 책을 고르자니 너무 어려운 단어만 많은 것 같아서 잘 외워지지도 않고 실제 이 단어를 쓰게 될지 의구심이 들지요.

  그렇지만 중요한 사실이 여기 있습니다. 내게 꼭 필요한 내용만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영어책은 없어요. 내 수준에 알맞거나 조금 쉬운 책을 고르면 아는 내용이 많아서 '내가 굳이 이거를 공부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죠. 그런데 그 책의 모든 내용을 알고 있나요? 너무 쉬운 책을 고르지 않는 이상 세 페이지 중 적어도 하나의 모르는 단어는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본 책에서는 1초 안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는 단어가 아니라고 하네요..! 좀 가혹하긴 한데..) 그렇다고 너무 어려운 책을 고른다고 지금의 문제점이 해결될까요? 내 수준에 맞지 않는 어려운 단어들이 포진되어있는 책을 보는 것은 버겁고, 의욕이 샘솟지 않습니다.

 저는 영단어 공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과목에서 이러한 상황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수준에 딱 맞는, 내가 모르는 것만 딱 모아놓은 마법의 문제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애초 존재할 수가 없죠. 각 사람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차이가 있고, 내 뇌를 스캔하여 지와 무지를 선별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문제집이나 강의를 정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난도의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결국 현재 자신의 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위치에 알맞은 문제집을 골라 학습하면 됩니다. (수학을 예로 들자면 본인이 드릴을 풀기에 부족한 실력이라고 판단되면 뉴런을 공부하면 되고, 실전 모의고사를 풀 준비가 되었다면 킬링캠프를 풀기 시작하면 됩니다.) 배우는 와중 아는 내용이 나오더라도 그것을 더욱 확실하게 다져 절대 까먹거나 틀리지 않을 내면의 지식으로 만들고, 만약 모르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자신의 학습이 헛되지 않았음을 감사히 여기며 머릿속에 저장하면 됩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공부를 하면서 올라가는 점수의 폭은 줄어드는 느낌을 받을 거에요.  수학적으로 표현한다면, x축이 공부의 시간이고 y축이 나의 점수일 때 그 그래프는 점차 기울기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일 거에요. 당연히 처음 배울 때 새로 알게 되는 것도 더 많으니 학습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만, 공부를 거듭하다보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열페이지 정도 풀었는데 틀린 문제가 없다면, 나는 새로 배운 것이 없으니 헛되이 공부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죠.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부해야할 때도 있으며, 시험장에서 완벽한 점수를 맞으려면 조금은 지겹더라도 같은 것을 반복할 수 있는 끈기와 노력이 필요해집니다.

 만약 본인은 아직 공부할 게 많이 남았다고 생각이 든다면 아직 자신에겐 성장의 기회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시면 되고, 점점 새롭게 배우는 것이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쉬운 분이 계시다면 여태껏 열심히 해오신 것이기 때문에 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매우 어려운 난도의 문제집을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현재 자신의 상태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늘 염두에 두고 생각하여 본인들이 원하는 위치에 다다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9월 모의고사, 수능, 면접 등 앞으로 남은 관문에서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