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달장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21학번 전지원입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잘 지내고 있으신가요?

오늘은 슬의생 2편을 가지고 왔습니다.

 1. 병원 실습

 사실 실습보다는 병원 체험학습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회진 도시는 교수님 뒤를 졸졸 따라다니거나 수술실 벽에 쪼르르 붙어 서서 교수님이 어떤 수술을 하시는지 보고, 특정 환자분에 대해서 어떠한 치료가 진행되는 게 좋을지 회의가 열렸을 때 참석해서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용어들에 헤롱거리기도 했습니다. 동기들과 가끔 눈이 마주칠 때면 ‘너도...?’ 라는 무언의 위트에 빵 터져서 키득거리기도 했습니다. 그저 한 동기의 말처럼 병원 맛보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뭘 알아들어야 말이죠...!ㅠㅠ 

 예과생이라고, 거기다 1학년이라고 많이 봐주셨지만 삼엄한 분위기에 기가 쪽쪽 빨려서 병원밥에 코 박고 왕왕 많이도 먹었습니다. 

한 끼 1500원 구성에 아주 맛있게 잘 먹었어요!

 저는 재활의학과에 랜덤 배정이 되었는데, 지난주 목요일 금요일에 실습을 돌 때 마침 환자분들이 적어서 상당히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너무 지쳐서 처음 신어본 구두에 익숙지 않아 발이 아팠던 게 온몸으로 퍼진 듯했습니다. 월요일이 되어서야 기운을 차렸어요. 휘청거리다 안 되겠다 싶어서 구두를 살짝 벗고 수술을 봤었는데,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너무 반짝거리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합니다... 

돌아오면서 홀린듯이 샀던 아이스크림 두 개입니다 ㅎㅎ

커피를 잘 못 먹지만 선배님들을 보고 먹는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은사님이 주신 볼펜 샤프 꽂았었습니다 은사님 감사합니다

의사 가운이 아닌 실험복을 입은 삐약삐약 예과생입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아닌 학생으로 병원에 가서 참 신기한 날이었는데, 선배님들을 보니 다시 학생으로 병원에 오기 전까지 많이 놀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습니다. 갖가지 질병들과 최전방에서 싸우고 계신 의료진분들 모두 파이팅!!!

 2. 수업

 비대면 수업은 줌 어플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진행되거나 강의 시스템에 업로드된 영상을 기한 안에 들으면 출석이 인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줌 수업을 듣게 되면 동기들과 화면으로 만나게 되는데 그게 그렇게 민망했습니다. 처음엔 화장도 하고 상의는 좀 괜찮은 걸로 골라 입고 머리도 다듬었는데 이젠 그냥 목 늘어진 티셔츠에 안경 끼고 편하게 동기들을 만납니다.

배경이 특이한 게 많아서 동기들이랑 장난 쳤을 때였어요 

 화면 공유를 해서 얼굴을 보이는 게 원칙이지만 슬쩍 화면을 끄고 소리만 듣기도 합니다. 한 동기 분이 머리를 말리시며 줌 강의를 들으셔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면이 꺼지신 줄 알았나 봐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시더니 빵 터진 얼굴로 화면을 끄시더군요. 저도 처음엔 많이 뚝딱거려서 조금 사고를 쳤지만 그 동기분이 1학기 최고의 컷을 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흔쾌히 글 쓰라고 허락도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당 ㅎㅎ

 3. 대학가

 대학이 정~말 많은 곳이 경산입니다. 대구에 붙어 있어서 대구버스도 많이 다니고 대구 지하철이 경산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학교 앞에도 놀거리가 많지만 대구 쪽으로 건너가서 놀면 또 신세계입니다. 대구하면 유명한 핫플이 동성로죠! 1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데, 오늘 제대로 놀자 싶을 때 꼭 가는 곳입니다. 서울 사는 동기 말로는 동성로 같은 곳이 서울에는 몇 개나 있다는데 그게 정말인가요? 실내 버전, 실외 버전 나뉜다고도 하는데 저는 촌에서 와서 잘 모르겠습니다. 동성로 보고 정말 신세계였거든요. 촌에서 온 티 날까 봐 도도한 표정을 지으려고 했는데 마스크로도 다 가려지지 않는 함박웃음으로 첫 동성로 나들이를 했던 것 같아요. 

 경산이나 대구는 물가가 싸서 수도권에서 온 친구들이 놀라더라고요. 역시 저는 촌사람이라... 그냥 사람 사는 물가 같습니다 허허.

 4. 기숙사

 동기들과 기숙사 생활하는 건 매일 해도 매일 즐겁습니다. 저는 동기 한 분과 마음이 맞아서 룸메로 몇 달째 살고 있는데,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게 두려웠지만 용기 내서 시작해봤었습니다. 배울 게 많은 아주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밥 먹고 살림 살고 또 한 편으로는 지킬 선을 지키면서 배울 게 많아요. 휴게실이 넓고 큰데, 티비가 벽티비예요....! (입틀막) 화면이 크고 화질도 좋아요. 동기들과 치킨 먹고 드라마 보고 아주 좋습니다! 운동하기 애매할 때는 책상을 밀고 휴게실에서 뛰곤 합니다. 저는 키가 좀 큰 편인데도 뛰기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넓어요.

 처음으로 야식을 시켜먹었던 때가 스치는데,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사람이 드나들 수 없이 시스템이 잠겨버려서 긱사 정문 입구로는 음식을 받을 수가 없어요. 이미 배달은 오고 있으신데 이를 어쩌나 발을 동동 구르는데, 정문 반대편 창문이 열릴까 해서 그쪽으로 뛰어가다가 배달원 분의 전화를 받았어요.

 “배달입니다~”

 “어, 잠시만요! 문제가 생겨서요ㅜㅜ!!”

 “아, 네~ 입구 도착했어요~”

 전화를 끊고 창문이 단단히 잠긴 걸 확인하니까 단단히 사고를 쳤다 싶어서 약간 눈물이 글썽했던 것 같습니다. 춥고 배고픈데, 시간은 늦었고, 이런 걸로 보안관리실에 전화해도 되는 걸까, 배달원 분은 어떡해야 하나. 일단 솔직하게 말하려고 정문 입구로 와다다 뛰어가서

 “저기...”

 (덜컹)

 “? 아....”

 그 분은 아주 시크하게 저 같은 학생 많이 보셨다는 듯이 입구 옆 개구멍으로 음식을 넣어주셨습니다. 저만 몰랐나요? 기숙사 문 옆 아래쪽에는 늘 그런 구멍이 있습니다. 새벽음식을 받기에 그만이에요. 피자 라지 사이즈도 우겨 넣으면 들어갑니다. 정말 신입생다운 일화인 것 같아요. 지금은 동기분들께도 이야기하며 웃어 넘기지만 당시엔 정말 서러웠거든요! ㅋㅋㅋ

 기숙사 옆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는데 ‘남매지’라는 이름으로 경산 명물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숙사 건물이 열 개가 넘어서 남매지와 연결된 루트와 좀 멀게 배정이 된다면 최대 5분 정도 걸어야 하지만, 그래도 기숙사 산책로도 잘 되어 있어서 걷기 좋습니다. 남매지는 제가 빠른 걸음으로 걸었을 때 27분 정도가 소요될 정도로 굉장히 큽니다. 두어 바퀴 뛰고 나면 그날 꿀잠 잡니다.

밤풍경입니다. 밤에 하는 분수쇼가 예쁩니다. 달 바로 아래 건물이 가장 좋은 기숙사 건물이에요. 

낮에 봐도 예쁜 둘렛길입니다. 봄에 꽃이 흐드러져요.

 캠퍼스 자체도 크기 때문에 트래킹족이 많이 보입니다. 강아지들 산책시켜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좋아요 ㅎㅎ

기숙사 가는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방학 중이라 사람이 없을 때였어요. 학기중에는 늘 사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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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3분기에 접어든 수험생활의 시작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으신가요? 저는 이 시기에 성적을 가장 많이 올렸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수능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나온 날들은 중요치 않아요. 9평 잘 본 것, 못 본 것 다 중요치 않습니다. 수능을 실력껏 잘 보는 게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중요하지 않나요? 당장 바꿀 수 있는 현재와 현재가 쌓여 맞이할 미래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선배님들의 대학생활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위로를 받았는데, 여러분들도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잠시라도 웃으세요. 

 상투적인 위로지만... 조금만 더 힘냅시다! 

 사랑하는 제 친구 세민이, 세진이를 비롯한 모든 분들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빠이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