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H입니다.

여름에서 겨울로 갔다가 가을로 간 요즘, 감기몸살을 얻어 늦었습니다. 

조금 쉬면서 드는 생각이, 여러분들이 긴 칼럼 읽는 데에 시간을 쓰는 것보단

제가 최대한 압축적으로 칼럼을 적고, 

그 시간에 문학 작품이나 탐구 개념을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거두절미하고, '7일 동안 할 수 있는 오답노트'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시작해보자고요.

그 전에, 오답노트를 적는 것은 곧 또 올라올 '행동강령' 칼럼의 초석이 됩니다.

지금부터 이 칼럼을 포함해 4개의 칼럼이 더 올라올 예정인데,

모두가 하나의 흐름을 이루어내니, 제 방법을 참고해서 공부하실 분들은 집중해주세요 ^__^

1. 오답노트를 왜 해야하나요? (그리고 어떻게 1주일만에 한다는 거죠?)

# 오답노트를 해야하는 이유

예전 칼럼에서 파이널 기간에는 본인이 '모르는' 공부를 주로 해야한다고 말씀드렸었죠.

아는 공부만 하다보면, 본인의 한계를 규정짓게 되기 때문에 모르는 것을 공부해야 합니다.

물론 본인이 수능에서 나오는 모든 문제들이나 개념을 알고 있다면 참 좋겠지만,

당장에 글을 적고 있는 저도, 한국의 그 어느 수험생도 완벽한 존재는 아닐 거에요.

누가 그러잖아요.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는 거라고.

'모르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무엇에 약하고, 무엇을 모르는 지를 아는 게 우선입니다.

그렇기에 오답노트를 적어보는 거죠.

혹시 특별한 정리나 표시 없이도, 본인의 약점을 이미 모두 알고 있는 분이라면 

굳이 오답노트를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 일주일 만에 오답노트를 완성할 수 있는 이유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릴 오답노트는 

기존 사교육 시장이나 일반적으로 납득되는 오답노트와는 사뭇 다른 것입니다.

물론 제 식견이 좁고, 발이 좁아 이미 실행되어지고 있는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작년의 저는 단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름하여,

한줄노트(ONE-LINE NOTE)와 디자인 노트(DESIGN NOTE)입니다! (두둥탁!)

조금 멋져보이려고 영어로 적게 되었네요...ㅎ

이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음 단원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죠!

아 우선, 그 초석부터.

2. 오답노트를 해야하는 순서! (다루어야 하는 컨텐츠)

# 기출에는 당해 기출도 포함됩니다!

우선 기출이 가장 중요합니다. 당해 6, 9월을 다시 풀어보세요.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복기해보는 겁니다.

이때의 키포인트는 '이 지문을 수능장에서 만나면 어떻게 대응할지'이겠죠.

그리고 나서 역량에 따라 3년치 - 5년치의 평가원 지문들을 봐주세요.

비슷한 제재로 묶이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기존에 적었던 오답노트 위에 여타 기출을 통해 얻은 것들을 얹어줍시다.

이게 첫 번째 컨텐츠에요.

# 본인이 지금 풀고 있는 N제와 실모

그 다음 컨텐츠는 '지금 하고' 있는 사설 공부입니다.

0개여도 좋고, 10개여도 좋아요.

하루의 공부를 진행하면서, 기출과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어, 이거 제재가 유사하다'

'지문의 구조가 유사하다'

'문제를 내는 형식이 유사하다'

등의 생각을 말하는 거에요.

그 세트, 혹은 문제를 풀고 애매한 부분이나 틀린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오답노트에 얹으면 됩니다.

나아가, 사설 중에서 정말 하이퀄리티의 N제와 실모가 선사하는 '좋은 문제'들이 느껴진다면

그러한 문제에서 얻을 수 있는 스킬들의 적용방법이나 개념 역시 적어주고!

마지막으로 '정말 잘 맞힌 문제들'에서 본인이 했던 행동들도 적어주세요!

# EBS (스킵가능)

조용히 수능특강, 수능완성을 꺼내주세요.

아직까지 모종의 이유로 EBS를 다루지 않았다면 이 단계는 건너뛰셔도 됩니다.

다루고 싶지 않으신 분들도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한 번 즈음 EBS를 풀어보았고, 다시 이를 복기하고 싶은 분들은

풀었던 문제들 중, 인상깊은 선지나 어려웠던 지문들을 적어주세요.

이는 기출에서 보지 못했던 포인트들을 집어줄 겁니다.

N제에서도 마주하지 못한 포인트들을 잡음으로써 오답노트의 세부성을 올려줄 거에요.

혹시 지금 다시 풀고 있다면, 2단계에서처럼 대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본인이 풀었던 N제나 실모 중 가장 많이 틀렸던 문제집 1권.

이제, 지금까지 적었던 오답노트의 내용을 복기하면서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어봐요.

그럼에도 당연히 틀리는 부분들이 생길 겁니다.

만약 오답노트에 있었던 이유로 틀린다면 형광펜을 칠하는 등의 방법으로 강조를 해주시고,

그 외의 이유라면 또 오답노트에 얹어주세요.

그런데 이렇게 4단계를 하다보면 뭔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되게 귀찮아 보이잖아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세 번째 단원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3. 한줄노트에 대해서.

# 그게 뭘까.

말 그대로에요. 

오답노트를 단 한 줄만 적는 겁니다.

그러더니 제 과외생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니 어떻게 오답노트를 한 줄로 요약해요?'

전 이렇게 답했습니다.

'내용이 아니라 태도에 관한 오답이니까 그렇지'

지금부터의 오답노트는 지문의 내용이나 그 문제 자체에 대해서 적히면 안됩니다.

여러분들이 요즘 풀고 있는 문제는 다시 수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에요.

물론 적중도가 좋은 강사분들의 자작문제나 최근 3년 안의 기출들은

유사한 아이디어를 차용한 문제로 여러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낯선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그 문제 자체의 내용'이 아니라 '태도'에 관한 오답노트를 적어야 해요.

조금 자세히 얘기해볼게요.

# 태도와 오개념 그리고 스킬적용에 관련한 오답

국어를 떠올려보자면, 

지문구조를 분석하고, 선지의 근거를 찾는 등이 일반적이고

수학을 떠올려보자면,

틀렸던 문제를 베껴적은 후 다시 푸는 것이 보편적이고,

탐구를 떠올려보자면,

다시 풀거나, 강사분들의 개념서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죠.

그러나 제가 제시하는 한줄노트는 이런 오답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만약 2020학년도 9월 (2019년 시행) 점유 지문을 푼다고 하면,

점유와 소유, 점유개정부터 소유권 공시로 이어지는 내용에 대해서 구조도를 적고 분석하기보단

'지문의 응집도가 높은 지문에서는 ~게 읽자' 로 요약하는 것이죠.

실제로 수학에 대해서 제가 적은 한줄노트 한 마디를 보여드리자면, 

(이후 한 노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말하지만, 문제 자체가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 아이디어, 오개념, 스킬적용의 과정에 대해서 한 줄로 간단하게 요약해보는 것.

이게 한줄노트의 방점입니다.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단권화하기에 편하기에 전 참 좋은 방법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만약 본인이 공부했던 컨텐츠의 오답을 파이널 공부로 하고 싶다면 이 한줄노트를 권해드립니다.

그런데...

킬러 문제들이나 고난도 문제들을 오답할 때는 한줄노트로 요약해내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나온 것이 네번째 단원에서 다룰 디자인 노트입니다.

4. 디자인 노트에 대해서.

# 그게 뭘까

이는 각 과목의 킬러에 걸맞은 오답노트라고 생각해요.

수학에서의 15 21 22 30

사문 도표, 경제 환율, 정법 선거구

물리 열역학(포함한 모든 역학킬러), 화학 양적관계(포함한 모든 킬러), 생명 도표 등

본인이 정말 어려워하는 모든 개념에 대해 진행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킬러들을 파훼하고, 1등급 혹은 만점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어떻게 킬러 문제를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킬러 문제들, 고난도 문제들에 대한 오답은 '이 설계과정'에 포커스를 맞춰야해요.

# 어떻게 할까

두 번째 단원에서 언급한 컨텐츠 중, 소이 말하는 킬러를 풀기 전에

잠시 멈춘 다음, 그 문제에 어떤 개념이 쓰일지, 어떤 스킬을 어떤 순서로 써야할지 끄적여보세요.

그런 다음 문제를 풀어주는 겁니다.

이때 그 과정이 맞았다면, 끄적인 그대로 오답노트에 놔두면 되는 것이고

만약 킬러를 틀렸다면, 아마 본인이 설계한 길 중 어딘가에 걸려 그런 것일터

그 걸림돌의 개념이나 스킬들을 다르게 바꿔봄으로써 보완해나가면 됩니다.

그 문제를 다시 맞추게 될 때까지 이 악물고 개념과 스킬들을 적용해보면

최종적인 설계 과정이 본인에게 남아있을 거에요.

최종본과 초본을 비교해가며, 수능날에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만났을 때를 가정해

그렸던 초본 설계도의 어느 부분이 왜 걸림돌이었는지 분석하는 것이 디자인 노트입니다.

혹시나 추후에 내용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당해 기출 중 킬러나 준킬러를 풀어보고

한줄노트 양식, 그리고 디자인 노트도 PDF로 업로드하겠습니다 ^~^

그 전에...

5. 공부에 오답이 많다고 해서, 인생이 오답은 아니었음을.

요즘 들어 댓글들, 그리고 클리닉을 받고 계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들이 있어요.

실제로 해주셨던 말들입니다.

'마지막인데, 실모 점수가 제 눈앞을 가립니다.'

'평소에 잘하던 공부였다고 믿었는데, 도끼에 발등을 찍혔어요.'

'체념하고 싶습니다. 너무 불안하고, 어차피 안될 것 같아요.'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올바른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년동안 어떻게 살아온 걸까요.'

정말 해주고픈 말들이 많습니다.

특히 오답을 하다보면, 더욱 아픈 순간들이 올 거에요.

미친듯이 불안하고, 미친듯이 아프고 울고 싶은 10일일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울음을 준 적 없던 2020년의 저조차도

눈물을 수없이 흘렸던 나날들이 지금인 것 같아요.

그런 분들께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아픈 원인은, 그만큼 열심히 해왔다는 증거라고.

수많은 이들이 포기할 때, 지금까지 달려온 여러분들의 명예로운 상처라고.

오답이 많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치열하게 공부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다 괜찮다고.

공부에 오답이 많다고 해서, 인생이 오답은 아님을.

오히려 공부의 오답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진정한 오답임을.

그러니 그 아픔을 딛고 활짝 기지개를 켤 때, 우리는 수능날에 승자가 될 수 있음을.

...

여러분 다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옆에서 같이 달려오고, 혹은 뛰어왔던 제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할 수 있습니다.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그 언제나

여러분들의 앞날에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있기를

진심을 다해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