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18기 목표달성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활동하게 된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2학번, 스무 살 김주민입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서야 뒤늦게 인사를 드립니다. 고등학교 3학년을 앞둔 겨울방학, 윈터스쿨 와이파이로는 뉴스 기사마저 볼 수 없도록 막혀 있었어서 밥을 먹으며 명문대 선배 멘토링 칼럼을 읽어보던 기억이 아직 새록새록한데, 제가 직접 작성하는 순간이 오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여러분께서 제게 조언을 구하시기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정보들에 관해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지방에서 외국어고등학교 영어·스페인어학과를 다니며 학생부종합전형 준비에 몰두했고, 정치외교학과 진학을 희망하다가 3학년 때에 영어영문학과를 함께 준비하여 수시 원서 6장 중 3장을 영어영문학과로 지원했습니다. 급하게 영어영문학과로 진로를 변경해 경쟁력이 필요했기에 3학년 때에는 영어학 관련 선행 연구들을 찾아보며 학부생 수준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을 공부해보고, 그 내용을 학생부에 담아 어필하려 노력했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대부분의 굵직한 교내 활동들에 주축으로 참여했고, 학급 실장 두 번, 창체 동아리 및 자율 동아리 기장, 교내 모의유네스코총회 수석 의장, 교내 학술제 기획단 참여로 기획 및 MC 역할 담당, 학생회 기획부 차장-부장 연임 등 리더 역할을 다채롭게 맡아 제 학교생활기록부는 리더십 쪽으로 강점이 있는 편입니다. 다만 너무 많은 욕심을 냈는지 학업에 집중할 시간을 많이 빼앗긴 것도 사실입니다.

코로나가 터졌던 2020학년도 1학기, 무슨 일이었는지 공부를 거의 하지 않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두 5일 정도만 공부해 시험에 응시하는 참사를 겪은 바람에 1학년 2학기에 비해 내신 평균 1.4 정도 폭의 큰 성적하락을 겪었습니다.

 모든 모의고사부터 수능까지 통틀어 가장 자신이 있었던 과목은 국어입니다. 영문과 재학생이 할 말이라기엔 좀 아이러니하네요 ㅎㅎ. 3년 내내 1등급이 아닐 걱정은 해 본 적 없었고, 고3이 되어서는 문제를 감으로 푼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수능 때에는 시간이 모자라 마지막 비문학 지문을 한 문제를 제외하곤 한 줄로 밀긴 했지만, 그 외의 문제들에서 감으로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모두 확신의 정답만을 고르고 넘긴 덕에 푼 문제를 다 맞아 안정적으로 1등급을 받았습니다.

 이번 첫 글로는 여러분께 올해 내내 수험생활을 보내며 ‘자기연민’의 태도를 가장 주의하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지난 3년 중 가장 후회하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자기연민의 태도입니다. 겨울방학에 윈터 스쿨에 다니며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제 자신이 딱하고, 내신 기간에는 잠도 모자라 시도 때도 없이 꾸벅꾸벅 졸아대는 제 모습이 불쌍했어요. 꼭 나만 이렇게 힘든 것 같고, 학벌에 유난인 이 나라에서 태어난 제 자신이 짠하고요.

 그런 시간을 보내며 실상 공부에 많이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괜히 한 번씩 눈물을 흘려주고, 내신 기간에는 괜히 ‘나 힘든 것 좀 알아주소~’하는 태도로 더 골골대며 다니고요.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힘들어 할 자격이 될 만큼 열심히 하긴 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도 그러고 계시진 않나요? 꼭 내가 드라마의 주인공인 것 마냥, 너무 심한 자기연민에 빠져서는 안 되는데 말입니다. 꼭 주위에 알아달라는 듯 더 힘든 티를 내며 스스로를 속이지 마세요. 식사도 제대로 하고, 잠깐이라도 양질의 잠을 자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눌 때면 그 순간이라도 활기를 찾으세요.

 대학생활의 로망이랄게 딱히 없었던 제게도, 대학교는 너무 재미있습니다. 동기들과 학교 광장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며 음악을 듣기도 하고, 학교 앞 술집에서 누군지도 모를 학우 분들과 다 같이 응원가를 목 놓아 부르기도 하고요. 어젠 동기들과 학교에서 술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고, 학교 근처의 노래방이나 셀프사진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밤을 새는데, ‘아 내가 이렇게 행복하려고 공부를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년 내내 눈물이 그렇게 잦았던 저인데, 대학에 와서는 아주 약간의 스트레스도 받은 기억이 없더라고요.

 여러분께 위의 말이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시결과가 간절한 이유는, 결국은 우리 자신 때문이잖아요.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날 순간 중 하나인 대학교 1학년의 여러분을 상상하며, 올해만큼은 감성이 이성을 이기도록 두지 맙시다. 제 고등학교 3년 모토는 ‘하기 싫어도 해라. 감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는다.’라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연민에 빠져 공부를 이따끔 놓아버렸던 순간들을 후회했지만요.

 너무 힘들어서 꼭 슬럼프가 온 것 같을 때, 혹은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들이 있을 때, 다음 칼럼의 주제로 듣고 싶은 주제가 있을 때 언제든 댓글 주세요. :) 다음 칼럼은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 3학년 마지막 생기부 마무리’를 주제로 찾아뵐 생각입니다. 올 한해 여러분이 심한 연민과 슬픔에 빠져 스스로의 목표가 흐릿해질 순간이 생기지 않도록, 언제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고민 있으시면 인스타그램 @babewhale_ 로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5월입니다. 그리고 수능까진 200일이 남았습니다. 봄내음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을 내년의 이 순간을 상상하며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