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능 D-99, 혹은 더 가까운 어느 시간을 맞이하고 있을 여러분, 목표달성장학생 김준원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D-99의 아침을 맞으면서 이 칼럼을 읽고 계시겠죠. 혹시 지난 D-100 때의 두근거림과 긴장이 벌써 식고 또 지지부진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럴 리 없길 바랍니다...!!

지난 칼럼... 정말 열심히 썼는데요, 그 열정을 많은 분들이 느껴 주셨는지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타이밍이 영 좋지 못했고, 그 과-하게 긴 분량에 부응하는 조회수를 이룩하지는 못했으나... 여러분의 소중한 댓글 하나하나 정말 잘 읽었습니다. 또 한 번 감사드립니다. 현재 국어 올인원 – 문학 편은 작업 중에 있습니다. 9평 전에는 다시 찾아올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피드백에 더욱 양질의 칼럼으로 보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게 꾸준히 상담/멘토링 받고 있는 친구 하나가 있습니다. 제 합격 수기 때부터 꾸준히 칼럼 읽고 실천해주고 있는 고마운 친구인데요. 지난주 일요일, 그 친구에게 이렇게 얘기해두었습니다.

아니 근데 아무도 안 올렸어? 정말? 저만 막 100일 남았어서 막 콩닥콩닥하고 그런거에요? 물론 D-100 이런 것들 크게 신경 쓰면서 공부하는 학생은 허수라고들 하지만, 누구나 마음 한켠에 허수의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게 아니었나? 이런 생각들을 품으며 99일 남은 오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니, 정말 뻔한, “D-100이었다고 특별히 막 들뜨지 말고...”, “남은 시간 우직하게...” 따위의 소리밖에는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멘토 분들도 굳이 칼럼을 올리지 않았었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ㅋㅋ 그래도 명색이 D-100인데 칼럼 하나 없이 지나가는 건 조금 슬프니까, 오늘은 잠시 쉬어가는 겸 해서(그렇다고 제가 쉬어가는 건 아니지만...), 제 공부 방법론의 기본인 “100 중 70의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게임의 ‘시스템’을 굉장히 좋아해요. 여러분들이 즐겨 하시는 메이저 온라인 게임은 거의 손을 안대지만, 어렸을 때부터 닌텐도로 다져진 게임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지금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게임 시스템 하면 대표적으로 ‘스탯’이 떠오릅니다. 힘, 민첩, 마법...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탯을 배분하여 캐릭터를 키우는 RPG, 스킬 레벨을 올려가며 점점 강해지는 캐릭터,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늘어나는 자원... 게임 시스템이 게임 자체로는 물론이고 여러 매체를 통해서도 인기를 끄는 이유 중에는 “명백히 눈에 들어오는 성장”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반박 시 멘티 말이 맞음)

하지만 이런 세상의 선호와는 달리, 현실은 저희 눈에 스탯을 들이밀지 않습니다. “오늘 10시간이나 공부했구나! ‘지능’이 +20 증가했어.”같이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저희는 몇 번의 모의고사를 제외하고는 저희의 성장을 가늠할 방법이 없고, 그마저도 컨디션, 실수, 출제 방향 등 온갖 변수로 점철되어 명확한 지표가 될 수 없습니다. 결국 저희는 수능 당일까지도 자신의 실력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로, 마치 어둠 속을 헤매듯 서성거리다 수능장에 자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던 작년의 저는, 정확히 말하면 ‘D-100일을 맞이했던 작년의 저’는 ‘수능 공부의 게임화’를 시도합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100 중 70의 공부법입니다.

먼저 지난 칼럼의 내용을 일부 발췌해봅시다.

수능은 갓겜입니다.

수능이라는 거대한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령 위에서 언급한 국어를 예로 들자면, 누군가는 태생적으로 뛰어난 독해력이 있어 우직한 읽기로 국어 시험을 이겨낼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읽는 습관과 필기를 정돈해 시험을 뚫어낼 수도 있겠죠. 온갖 임기응변과 잔기술로 무장해서 기량 이상의 점수를 받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요지는, 수능은 다양한 클리어 방법을 보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게 수능이 ‘갓겜’인 첫 번째 이유입니다.

수능이 ‘갓겜’인 두 번째 이유는 수능은 퍼펙트 플레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끗 차이의 컨트롤과 실수로 생사가 갈리는 여느 게임과 수능은 분명히 다릅니다. 수능을 완전히 재패하기 위해서, 즉 다시 말해 ‘강사급’의 식견으로 시험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100의 능력치라고 한다면(강사님들은 아마 이 이상의 능력치를 가지고 계시겠죠!), 저희는 70 정도만 준비해도 수능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는 특정 부분, 가령 선천적인 독해력 부진이나 긴장으로 인한 현장에서의 능력치 저하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보조해줄 나머지 부분의 능력치가 충분하다면 수능을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단상에서 착안하여,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스탯’을 제 나름대로 만들어 본 것이 100 중 70 공부법입니다!

70 정도만 준비해도 된다는 점과 관련하여, 사실 이 칼럼의 부제목 후보 중 하나가 “완벽주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혹여 완벽주의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혼자 스트레스 받는 수험생 분이 계시다면, 약간의 짐은 덜어내도 된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도 꽤나 지독한 완벽주의자여서, 입시 내내 스스로의 부족함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었거든요ㅠㅠ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열등감이 때로는 각성제가 되지만, 뭐든 과하면 독이 됩니다. 혹시 지금도 자신의 부족함에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분이 계시다면, 조금은 힘 빼시면 좋겠어요.

(맨날 ‘이정도면 됐지’, 하는 허수 분들에게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100 중 70의 공부법의 방법론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희의 목적은, 수능을 재패하기 위한 능력치 100의 비중을 정하고, 자신의 수준을 가늠한 뒤 앞으로 어느 부분에 투자할지 정하는 것이 되겠어요. 지금껏 예시를 들어본 적 없는 수학으로, 100 중 70의 공부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학을 완전히 제패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개념, 공식 암기, 문제 풀이 경험(적용), 현장에서의 임기응변... 뭐 이런 것들이 있겠네요. 개념과 공식 암기는 대충 퉁치고, 적당히 추려서 개념, 문제 경험, 실전 이렇게 세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볼게요. 이 세 가지 요소들이 100이라는 수를 분배했을 때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 고민해봅시다. 흠... 제 생각에는 수능 수학에 있어 개념은 30, 문제 경험이 50, 실전 경험이 20정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이런 비중은 각 과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공부량의 지침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국어는 개념보다는 풀이 경험, 사회탐구는 개념이 중요하다는 식으로요.) 여기까지의 부분은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달리 있을 것이고, 개인적인 의견에 맞게 시도하시면 됩니다!

이제, 과연 이 비율에서 내가 어느 정도를 채워놓았는지 성찰해 보는 단계입니다. 수능을 100일 남겨 두었던 제 시점에서 한번 생각해볼게요. 개념은 아-주 엄밀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부분에 있어 충실하게 학습했습니다. 현우진T의 커리큘럼으로 따지면 뉴런 수준의 지식까지는 꽤나 머리에 들어 있는 정도였어요. 중요한 공식 몇 개도 노베 강의 등을 보면서 머리에 넣어 두었죠. 개념은 25 정도 되었다고 봤습니다. 문제 경험은 그에 비해 좀 적었어요. 기출 위주로만 훑은 정도? 그래도 기출 열심히 해왔던 것을 칭찬하며 25점을 주겠습니다. 실전 경험은... 거의 쌓지 않았었죠. 킬링캠프 같은 실모들을 다 미뤄뒀었기에... 5점이요. 이 당시의 제 능력치는 55 정도였네요. 모의고사로 따지면 70점대 후반, 80점대 초반에서 정체 되어있던 제 점수를 생각하면 적절해 보입니다. (70이면 완성이라는 점을 잊지 않을게요!)

이제, 이 능력치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정해봅시다. 결론은 명확하죠. 개념보다는, 문제 풀이와 실전에 치중되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개념 줄창 본다고 해 봐야 5점 정도 늘어나는 수준입니다. 더 성장 가능성이 큰 문제 풀이 경험과 실전 경험에 남은 100일을 투자한다면, 충분히 제 수학 능력을 완성할 수 있겠어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기출문제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N제와 실모 등을 풀어봐야겠네요. 이런 식으로, 전 과목에 걸쳐 ‘해온 것’과 ‘해야 할 것’에 대한 선명한 지침을 세우는 것이, D-9X을 겪고 있는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일 것 같아요. 배로 비유하자면 도착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항로를 수정하는 작업이겠네요.

D- 뒤에 붙은 숫자가 두 자리 수로 줄어드는 순간, 수능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낍니다. 점점 빠르게 우리를 향해 오는 수능 디데이와, 그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날짜는 달력을 보는 우리로 하여금 괜스레 초조하게 만들거에요. 막연히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것이 작아 보이겠죠.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갈등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을 수도 있고, 또 누구는 마음 한켠에 벌써 이듬해의 수능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앞 문단에서 얘기했듯, ‘해온 것’과 ‘해야 할 것’에 대한 지침을 세워야 합니다. 여러분, 지금까지 진짜 수고 많으셨어요. 100일을 훌쩍 넘는 시간을 지금껏 공부해오셨습니다. 마음속으로 ‘저기, 사실 저 진짜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하며 마음 졸이고 있을 누군가‘들’을 포함하여, 모두가 스스로에게 박수를 한번 쳐 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스스로 죄책감이 든다면 등짝 스매시를 세게 갈겨주셔도 돼요. “야 너 지금까지 진짜 수고했다.” “야, 너 지금까지 뭐했냐? 앞으로 분발하자?” 스스로의 지나온 날, 해온 것에 대한 찬가는 언제나 모자랍니다. 우리는 늘 자신의 허물만을 보고 사니까요. 그 허물 벗음의 과정에서 성장한 스스로에 대한 감탄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고는, 다시 앞으로 나아갑시다. D-100 기념 칼럼이라는 중대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100 중 70 따위의 정신론적 이야기를 한 것은 이를 위해서입니다. 잘 나아가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목적지를 향해 최단거리로 달려가기 위해서, 스스로에 대한 돌아봄과 계획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 노선이 옳았는지를 9평에서 확인한다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위에서 모의고사가 저희 실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는 둥 악담을 해 놓았지만, 그럼에도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모의고사는 유효하니까요. 9평도, 파이팅입니다. ‘9잘수망(9평을 잘보면 수능을 망친다)’이라는 오랜 입시 선조들의 격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요. 9잘 수더잘(9평 잘보고 수능은 더 잘보기)이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지난 칼럼에 비해서 분량 측면에서는 조금 가볍고, 내용 면에서도 쉬는 시간에 슥 읽을 만한 칼럼으로 준비해보았습니다. 칼럼을 쓸 때마다, 스스로의 글빨에 대한 아쉬움에 올리기가 망설여지지만... 어쩌겠어요. 올려야죠ㅋㅋㅋ 8월은 아마 조금은 분주한 달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저도요. 국어 해설 문학 편을 비롯해서, 기왕이면 2개 정도의 칼럼을 더 올리려고 해요. 이렇게라도 써 놓아야 공약을 실천할 것 같아... 남겨 봅니다. 지난 칼럼에 달린 댓글에 미쳐 답변을 다 달지 못했는데, 조금 늦어지더라도 우선도를 고려하여 최대한 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진짜 파이팅이에요. 진짜!

오픈채팅 상시 운영중입니다!

링크는 지난 글 참고해주세요.

가시기 전에 추천,, 은 멘토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08.10 19:48-----

여러분... 제가 2022년 업로드된 칼럼 최초로 추천순 10위 안에 안착했습니다. 추천 800개 무렵부터 너무 얼떨떨해서 아 사이트에 오류가 있겠거니... 했거든요. 그랬는데 800개는 커녕 1200 추천 정도를 받고 있습니다. 정말 다시 한 번(몇번째 한 번 더 인지는 모르겠으나ㅠㅠ)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여러분들의 성원, 혹은 격려는 더욱 발전한 칼럼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