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두 달.

무더운 여름도 가시고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이 시기,

나는 매우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이 세상은 다양함, 개성, 수많은 경우의 수 등에 의해 다채로운 성격을 띄는 반면,

나에게 불규칙적인 변수는 그리 반가운 것이 아닙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겨울이든 여름이든,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반복적인 스케줄을 처리해 나간다는 것

타인의 입장에서는 간단하고 편리한 생활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본인의 입장에서는 그 간단함이 곧 최악일 것입니다

기상, 공부, 밥, 공부, 휴식, 공부, 밥, 공부, 취침

지긋지긋합니다. 괴로워 미칠 것만 같아요.

육체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지쳐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슈퍼히어로가 되지 않는 이상, 체력적인 부분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내 육체가 탈진에 빠지지 않도록 항시 적절한 컨디션 관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자세이죠.

그렇다면, 멘탈적인 부분은요?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를 감내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인 것일까요.

신체적 힘듦과 다르게 정신적 힘듦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스트레스 정도가 극심합니다.

이 상태를 단순히 견디기만 하다가는 진짜 큰 일이 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래서 충분한 고민 끝에 나는, 나를 지치게 만드는 이 ‘어두운’ 수험생활에서부터 ‘빛’을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더 엄밀히 말하면, ‘어둠’을 밝게 비추는 것이 더 정확할 거 같아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국엔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시간이 더 많았으면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반면,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바라는 사람 또한 존재하는 것처럼

물 속에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반면, 

물속에서 헤엄치며 큰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또한 존재하는 것처럼

해가 떠있는 낮에는 집 밖으로 절대로 안 나가는 사람이 존재하는 반면, 

햇빛을 쬐며 일광욕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또한 존재하는 것처럼

결국엔 내가 수험생활을 어둡게만 받아들이던 것과는 반대로, 

그것을 밝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 또한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수험생활을 어둡게만 받아들이는 이 관점 자체를 뒤바꾼다는 것.

이러한 고민들을 하면서 나는 내 수험생활을 밝게 비춰줄 두 가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감사함’입니다.

이 지긋지긋한 수험생활이 대한민국의 학생 중 대다수에게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말 그대로 모두에게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엔 수험생활 마저 하나의 ‘기회’로 주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대적인 부분을 통한 생각이기에 이게 적절한 것인지 조금 조심스러운 면도 있지만,

이 기회를 가지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사람도 결국엔 존재합니다.

그 이유는 다양할 테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이 기회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는 것은 

수험생인 나로서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향년 18세에 순국하신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 운동가분들, 

이 외에도 오늘날의 우리가 이 땅을 밟으며 각자의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여하고 희생하신 역사 속수많은 분들까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멈추고, 이들을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게 기회로써 주어진 것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고 익숙하게만 여겨, 그것의 소중함을 망각해왔던 것일까요.

결국 나는 수험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아름다움’입니다.

한 마디로, 나의 목표를 향해 지금 열렬히 달리고 있다는 것 그 자체에 주목했습니다.

무언가에 대한 가능성이라는 것은 그것의 구체적인 수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란 없습니다.

이와 달리, 가능성의 유무는 우리 모두가 직관적으로나마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수험생인 내가 나의 목표를 이뤄내는 것에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이뤄내는 데에 얼마만큼의 노력, 시간이 필요한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다시 말해서 내 목표에 대한 가능성을 정확한 수치로 가늠할 수는 없지만, 

나는 결국 그 목표 달성에 대한 희망을 가슴에 지닌 채 지금도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내 가능성을 더더욱 키워가는 것이고 내 목표를 향해 점진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내가 그토록 바라고 원하던 나의 ‘목표’라는 것이, 나의 노력과 열정을 통해서 이뤄낼 수 있다는 이 상황과

내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기만 한다면 그 노력에 대한 결과가 결국엔 내게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나의 믿음이

현재 나의 수험생활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며 그것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위 글을 읽으면서, 이게 뭔 x소리지.. 뭐라는 거야.. 아 오글거려 라고 하신 분들 당연히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해주세요.

사실 저는 제 생각을 더 온전히 전하기 위해 독백체로 써볼까 하다가.. 아 이건 도저히 아닌 거 같아 경어체를 사용했습니다..

쨌든,

저처럼 저러한 생각들을 가지라고 전하고 싶어서 이 칼럼을 쓴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힘들어 죽겠는데 여기에 감사함 등을 느끼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셨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다만, 저는 단지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밝음을 느낄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가졌던 생각들을 이 글에서 전하고 싶었습니다.

19년, 20년, 혹은 그 이상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대다수가 겪은 것 중 가장 힘들고 고된 시기는 아마 지금 이 수험생활일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처음 겪어보는 이 지치고 어두운 시기로부터까지 오히려 소중함과 밝음과 같은 참된 의미를 깨닫고 얻어낼 수 있다면, 

앞으로 살아갈 긴 인생 속에서 어떠한 고난을 맞닥뜨려도 

그것을 꿋꿋이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발판과 견고한 자신감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지금 공부하는 것이지, 

그냥 힘들게 공부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나의 행복을 위해서 이 수험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면, 

그 수험생활에서마저 행복을 얻어갈 수 있는 것이 아마 가장 이상적인 상황일 것입니다.

어렸을 당시,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에 가본 경험이 있습니다.

해가 지고 시간이 흘러 보름달이 뜬 어두운 밤이 되었을 때 잠시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였는데,

그때 저는 처음 느껴보는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늘에 태양이 떠있지 않기에 껌껌할 줄만 알았던 제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동그랗게 뜬 보름달 덕분에 알프스의 풍경이 더욱 더 환한 모습을 띠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오히려 낮보다 더 환하고 ‘밝은’ 느낌이 더해져서 

더욱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풍경)을 제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수험생활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도 이 지치고 어두운 수험생활에 밝은 보름달을, 정 안된다면 초승달이라도 띄워봄으로써 

남은 시기를 더 환하고 아름답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오글거리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