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장학생 18기, 멘토 김선우입니다.

어느새 9월 하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실 칼럼을 쓸 때 최근의 날씨로 운을 띄우는데, 칼럼을 쓰기 시작한 시점에 제가 있는 곳의 날씨는 더웠다가 추웠다가 맑았다가 비가 왔다가 하고 있기 때문에 무어라 단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칼럼을 마무리하는 지금, 전날은 마치 여름처럼 더웠습니다만 오늘은 또 서늘하네요. 환절기라 일교차도 크기 때문에 모쪼록 컨디션 조절 잘하시고 건강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8월 31일, 정시준비생의 큰 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9월 모의고사가 끝났습니다. 왜 9월 모의고사인데 8월에 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역 시절 3평을 4월에 치고 4평을 5월에 친 경험이 있는 02년생으로서 그렇게까지 이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선생님들이 저 때 학평을 언급하시면서 4월 학평인지 4월에 친 학평인지 따로 언급하시기도 했습니다).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 수능까지 열심히 달려봅시다. 수시 준비생 여러분도 최저가 있든 없든 조금만 더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 봅시다.

저는 따로 과외를 하고 있지도 않고, 학원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올해 6모가 어땠는지, 9모가 어땠는지는 잘 모릅니다. 주변에 n수하는 지인들이나, 멘토링을 맡은 멘티분들, 그리고 인터넷에서 짧게 짧게 보이는 정보들이 다입니다. 그래서 9평 분석 칼럼을 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신 오늘 칼럼에서는 9평이 끝난 시점, 즉 지금의 여러분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과목별로 간단하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지금처럼 풀어지거나 슬럼프를 겪기 쉬운 시기에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에 대해서도 작성하겠습니다.

[국어 - 분명 한국인인데 한국어가 안 읽히는 기분이 드실 테지만 대부분 그럴 겁니다]

첫 번째는 올해 본 평가원 모의고사 문제의 소재와 주제를 분석하고,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실 너무 기본적인 내용이라 대부분 알고 계시고, 또 실천하고 계실 내용입니다. 그래도 비문학 제재가 어떤 영역(경제, 법, 기술, 과학, 철학 등등)에서 나왔는지, 글의 구성은 어떠하고 어떤 문장이 중요하며, 어떤 포인트를 잡고 갔어야 글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 수 있었는지 다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제는 문제를 풀 때 시간이 잘 분배되고 있는지 체크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사실 9평 전에 미리 말씀드릴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부터 교육청 시험이나 사설 모의고사를 푸실 때 시험지 여백에 지문별로 걸린 시간을 적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지문별로, 영역(문학/독서/선택과목)별로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어떤 유형의 지문과 문제에서 고전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시간을 표기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시험 시작부터 해당 지문까지 걸린 시간을 적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해당 지문을 끝냈을 때의 시각을 적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8시 40분에 시작해서 언어영역을 푸는 데 18분, 문학 한 지문을 푸는 데 7분이 걸렸다면, 전자의 경우 18, 25라고 적고, 후자의 경우 58, 5라고 적는 것입니다. 둘 중 더 편한 방식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수학 - 진부한 조언밖에 못 드리는 저를 용서하세요]

수학 관련해서 제가 드릴 조언은 사실 많지는 않습니다. 일부 자연 계열 학생들은 제 조언을 굳이 필요해할까 싶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꼭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기출문제 뜯어보기’입니다.

이 기출문제에는 당연히 올해 치른 2023학년도 6모, 9모 모두 포함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수능 보는 당해 나온 문제는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작년 학원 수학 선생님이 ‘올해 수능을 치는 것은 여러분인데, 여러분보다 제가 모의고사 문제 유형을 더 잘 알고 있으면 어떡합니까’라고 한탄하셨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디까지 분석하고 복습해야 하냐고요? 새로운 문제를 풀다가 ‘어? 이거 9모에 나왔던 유형인데? 어 이거 6모에서 봤던 내용인데?’라고 연계할 수 있을 때까지입니다.

[영어 - 꾸준함이 최고인 과목]

사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후 학생들이 영어에 할당하는 공부 시간이나 마음속으로 측정하는 중요도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영어는 하루 30분~1시간이라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단어를 꾸준히 외우고, 기출 지문들을 조금씩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연계교재 직접 연계 시절의 직접 연계 문항은 난이도가 꽤 어렵기 때문에, 독해 연습하는 데 좋습니다. 물론 저처럼 내신 등의 이유로 당시의 연계교재를 모두 외워버리신 분이라면 도움이 크게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꼼꼼하게 글을 분석하려고 노력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회탐구 - 프로가 되자]

9평까지 본 여러분은 이제 사회탐구 관련해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다시금 기출 문제를 보고, 심화 문제로 혹시 모를 악랄한 난이도에 대비할 때입니다. 저는 이 시기에 마*텅 빨간책(회차별로 나뉜 기출문제집)을 사서 사회문화와 경제 각각 한 세트씩 풀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냥 문제를 풀기만 하면 안 되겠죠. 문제와 선지를 최대한 꼼꼼하게 분석하고,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풀이법이 무엇인지, 잘못 이해하거나 놓친 개념은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n년 간의 평가원 기출 문제와 올해 6평, 9평 문제 분석을 통해 수능 문제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테마가 중요하게 다뤄졌고, 어떤 주제는 출제되지 않았으며, 작년과 대비하여 어떤 신유형 문제가 출제되었는가를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작년 경제를 예로 들면, 최근 기출에서 탄력성과 관련하여 깊은 문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수능에서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겠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해당 주제 공부를 아예 놓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 비중을 적게 할 수 있을 뿐이죠.

추가로, 파이널 시기에 사회탐구를 대해야 할 자세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10월 중후반 이후 파이널 과정에서는 여러분이 스스로 ‘00과목의 프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사설 모의고사를 풀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나서 틀렸다? 그렇다면 문제 탓을 하시면 됩니다. 문제가 더럽게 나왔다거나, 출제자가 나쁜 사람이라거나… 이 말을 전해주신 학원 사탐 선생님께서는 자작 모의고사를 나눠주시며 틀렸으면 당신을 욕하라고 하셨습니다. 파이널 시기의 여러분은 사회탐구 공부가 탄탄하게 잘 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틀린 문제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의 실력에 회의가 오고, 스트레스와 슬럼프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페이스 조절과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오답 정리, 복습 이후에 출제자 탓을 하고 넘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2외국어 - 이제는 미뤄왔던 공부를 시작…할 시기]

서울대 인문계열을 준비하는 여러분, 또는 제2외국어 점수를 통해 탐구 1과목과 교환하려는 여러분, 이제는 묵혀놓았던 수능 특강과 수능 완성을 펴서 제2외국어 공부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작년의 경우 6평은 수능 특강, 9평은 수능 완성 연계율이 높았습니다. 9평 당시에 수능 특강을 끝내가고 있던 저는 그렇게까지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수능 완성을 끝내고 9평 시험문제를 다시 봤을 때는 연계 체감을 많이 했습니다. 사설 강의가 별로 없는 과목의 경우 연계교재만 꼼꼼히 보더라도 좋은 점수가 나옵니다. 물론 종일 제2외국어 공부만 하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목표 등급을 세우고 시간과 노력을 적절하게 할당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럼프가 오기 쉬운 시기]

가을은 풀어지기 좋은 시기입니다. 새로 배우는 개념은 거의 없고,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맞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문제의 원인도 제대로 모르겠고, 이 시기의 수험생은 모든 것을 알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슬럼프가 오지 않는 수험생은 거의 없습니다. 수능 날 긴장하지 않는 학생도 없습니다. 공부하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힘든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들 때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주변 사람과 깊은 이야기를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희일비 금지]

앞으로 수능 날까지, 여러분은 지금까지 풀어온 모의고사보다 많은 모의고사를 풀 수도 있습니다. 많은 시험지만큼 많은 결과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일희일비하지 마라’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9평 결과가 좋지 않다고 좌절하지 마십시오. 사설 모의고사를 다 맞았다고 지나치게 자만하지도 마십시오. 여러분의 입시에 영향이 가는 시험은 오직 수능뿐입니다. (물론 수시 준비생이나 실기 시험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맞지 않는 조언이기는 합니다)

시험을 잘 봤다면, 기뻐해도 좋습니다. 지금까지 노력해온 자기 자신을 칭찬해주세요. 시험을 못 봤다면, 잠시 슬퍼해도 좋습니다. 타인에게 위로받거나, 스스로 위로하거나,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 감정을 너무 오래 담아두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앞으로 수능까지 멀다면 먼 길을 계속 가야 하니까요. 제가 추천하는 결과에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기간은 최대 하루입니다. 그 이후에는 평소처럼 공부해 주세요.

[입시는 운이다?]

n수생 여러분, 특히 예비번호를 받아서 아깝게 떨어졌거나 점수가 수치상으로 확인되지 않는 입시(면접, 논술, 실기 등등)를 한 학생 중 일부는 ‘입시는 운이다’라는 생각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내 면접과 점수는 완벽했는데, 내가 왜 떨어졌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죠. 의문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차피 입시는 운에 의해 결정되는데, 내가 여기서 노력하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는 비관적인 생각까지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조금 말을 얹어보자면, 입시에 운이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세상 많은 일에는 사람의 노력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실 저라고 수능 만점 받을 줄 알았겠습니까. 제가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나왔던 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운이라고 할 수 있겠죠.

‘9월 말에 이게 무슨 소리지? 그럼 지금까지 내 노력은 소용없다는 것인가?’ 하고 반론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노력이 필요 없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러분이 하고 계신 노력과 공부, 그리고 지금 겪는 모든 힘든 과정들은 그 ‘운’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과정입니다. 운이 좋아서 아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사실 공부를 깊이, 많이 하면 아는 문제가 많이 나옵니다. 온전히 운의 영역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죠.

시험 문제를 푸는 상황, 그중에서도 찍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상위권의 찍기와 하위권의 찍기는 분명히 다릅니다. 하위권의 찍기가 연필 굴리기, 또는 OMR을 쭉 보면서 가장 적게 나온 번호를 찾아 찍는 것이라면, 상위권의 찍기는 5개의 선지 중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선지를 두 개 정도로 줄인 후에 고민하는 과정이죠.

요약하자면, 여러분은 지금 힘든 과정에 계시기 때문에, 여러분이 수험생이고 지쳐 있기 때문에 지금 하는 노력과 과정이 의미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 지나고 나서는 그 과정과 노력이 단지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모두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여러분은 분명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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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질문을 하실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 앞으로는 칼럼 작성 시점 이후 48시간 이내의 질문에만 답을 달아드릴 예정입니다.

- 저는 강사도, 컨설턴트도, 상담사도 아닙니다. 

- 다음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 주신 후 댓글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반드시 이 칼럼에 달아야 하는 질문인가?

* 누군가 이미 질문한 사람은 없는가? 

*‘학습 컨설턴트’나 ‘강사’가 아닌, ‘멘토’에게 할만한 질문인가?

* 이 질문이 나의 수험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