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18기 목표달성장학생 홍정의입니다. 벌써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오려고 하고 있는데요, 옷 다들 따뜻하게 입고 계시죠? 바깥 공기가 조금씩 차가워질수록 여러분의 수능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물론 직접 수능을 준비 중이신 여러분만큼은 아니겠지만, 저도 23수능 D-30이 깨진 이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물론 댓글이나 인스타 DM을 통한 간접적 만남이었지만 여러분 중 대다수와는 다음 달 칼럼을 끝으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하고(모두 다음 달이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여기 계신 분 중에 내년에 학교에서 직접 뵙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지인 중에 올해 수능을 치는 분들이 많아서(재/반수생 친구들, 후배들, 사촌동생 등) 그런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일단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놀라고, 날씨 추운데 여러분들 수능 직전에 감기 걸릴까 걱정도 하다가, 올해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항상 우리 과에 어떤 후배들이 오게 될까 궁금해하며 생각을 마무리하고는 합니다. 아 참 혹시 여기서 저의 과 후배가 되고 싶어서 원서를 넣으셨거나, 학교가 다르더라도 역사 관련 과로 원서 넣으신 분 계시면 따로 연락주세요. 면접이 됐든 뭐가 됐든 도울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유독 서론이 길어지는데요, 칼럼을 쓰고 있는 지금도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아무튼 여러분 정말 아프지 않도록 건강 조심하시구요 남은 한 달 준비 잘해서 수능 날 후회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클로징 멘트 아니에요 넘기지 마세요). 이번 칼럼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간략히’ 조언해드리고 수능이 대부분 처음이실 여러분을 위해 수능 당일 관련 조언을 제 경험에 기반해서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당연한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달리셔야 합니다. 아니,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열심히 달리셔야 해요. 이렇게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당연한 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이 시기가 되면 많이 풀어지더라구요. 아마 수능이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펼쳐지는 장기 레이스라는 점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히 그동안 성적이 만족스러웠던 학생들, 특히 수능최저 맞추시려는 분들이 ‘내가 지금껏 해놓은 게 있는데 어느 정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풀어지기 시작하는거죠.

그 생각이 왜 위험한지 가볍게 짚어보죠. 보통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의 근거가 되는 것이 그동안 쳐 온 시험들의 성적표인데요. 일단 학평은 말할 것도 없고 재수생이 포함된 모의고사 역시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셨겠지만 6평 9평 수능은 ‘독립시행’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모의고사도 재수생/반수생이 포함되지만 사실 ‘준비된 재수생/반수생’이 포함된 시험은 수능밖에 없기 때문이죠.

첫 번째 이유부터 봅시다. 모의고사는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화인데요, 작년 9월 모의고사에서 국어가 굉장히 쉽게 출제가 되었습니다. 원점수 인플레이션이 일어났죠. 그 이후로 국어를 ‘믿는 구석’으로 삼는 친구들이 엄청 늘어났습니다. 국어로 수능최저를 맞출 것이라 자신하며 ‘이 정도면’을 외치는 친구들도 많아졌죠. 하지만 3개월 뒤 수능 국어는 엄청난 난이도로 그 친구들을 울리고 말았습니다. 항상 최악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두 번째 이야기는 고3 친구들이 진짜 많이 간과하는데요, 우스갯소리로 서울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학교는 연고대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 면에서 입시 제도가 변하면서 요새 반수생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 분들의 목표는 ‘수능’ 때까지 완벽히 준비해서 시험을 치는 거지 모의고사를 잘 보는게 아니거든요, 9월까지 개념 공부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친 시험 점수를 가지고 ‘재수/반수생이 껴도 난 성적이 괜찮네?’라고 말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겠죠...?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셨으면 좋겠는지도 말씀을 드려야겠죠? 일단 고3이시라면 쉬는 시간 종이 치든 애들이 움직이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8시 40분부터 10시까지 집중해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수능 날 집중해서 문제를 푸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기 때문에 조용한 독서실보다는 집중하기 어려운 그런 곳에서 나 홀로 집중해서 문제 푸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게 진짜 실전 연습인 것 같기도 하구요.

수학은 오히려 개념으로 돌아가서 개념을 내가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는지를 한 번쯤은 꼭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특히 확통 친구들 통계파트... 여기서 개념은 뉴런 정도의 수준을 이야기하고 이것들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했는지를 확인해보세요. 분명히 빈틈이 있을 겁니다. 그 부분 메꿔가면서 새로운 문제들 고민해보면서 남은 시간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영어는 단어 외우면서 듣기 포함해서 시간관리 연습 꾸준히 합니다.

사탐은 제가 쌍사밖에 몰라서 쌍사러들에게밖에 도움이 안 될 거 같은데요, 쌍사는 이 시기쯤 되면 굵직굵직한 거를 모르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빈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파고들 수 있는 과목이 쌍사인데다가, 쌍사는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과 백분위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어서 모르는 내용을 불을 켜고 찾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이다지 선생님 실모 다 풀고 사료 선지 하나하나 해설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기적노트(개념교재 시키면 따라오는 개념교재에 빈칸 잔뜩 뚫려 있는 책)의 빈칸을 모두 읊을 수 있는지 보고 안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표시해두고 개념노트 넘어가서 다시 공부했습니다. 동아시아사는 특히 특정 지역 위치 확인해두고 지역과 관련된 개념 전부 읊을 수 있는지 점검하세요!

수능 당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를 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수능을 칠 학교를 안내받게 되면 가능하면 한 번 사전에 학교까지 가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러 번 가 본 익숙한 곳이면 상관없는데 은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제2외국어를 응시한다는 이유로 집 앞 고등학교가 아닌 낯선 곳에서 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전에 안 가보고 수능 날에 지도를 보고 갔더니 학교 후문이 나오더라구요. 학교 관계자분들은 정문으로 오라고 하시는데 정문은 골목 속에 숨어 있었어서 길을 모르는 저는 30분 넘게 헤매야 했습니다. 넉넉하게 출발했으니 망정이지 제시간 맞춰서 출발했으면 응시 자체를 못할 뻔했던 아찔한 상황이었던 거죠.

그렇게 입장을 하면 국어 시험까지 시간이 좀 있어서 다들 예열 지문을 푸실텐데요, 개인적으로 기출만큼은 안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열이라는 게 머리를 돌려놓는다는 거고 드럽게 머리가 안 돌아가는 수능 당일의 특성상 ‘어 왜 읽어도 하나도 모르겠지...? 머리로 안 들어오잖아 큰일났다 끙끙’ 이 경험을 하고 들어가셔야 예열의 의미가 있는데 기출은 머리가 아니라 손을 예열하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솔직히 1년 동안 기출 얼마나 많이 푸셨어요. 실모 독서 지문이나 차라리 수완을 푸세요. 새롭고 낯선 지문을 풀어야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수학에서는 수능장에서 ‘모르는 문제를 빨리 넘길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연습하세요. 은근히 수능장 가면 ‘진짜 수능’이라는 이유로 ‘이 번호대부터 틀리면 안된다’는 압박감에 붙잡고 있다가 다른 것까지 급하게 풀고 실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여러분은 0점에서 점수를 하나하나 모아가는 입장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다른 문제를 풀다가 갑자기 앞의 문제를 푸는 방법이 떠오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앞번호에서 막힌 경우면 더더욱이요. 저도 작년 수학 13번이 안 풀려서 넘겨놨다가 확통까지 다 풀고 푸는 방법 떠올라서 시험 종료 5분 남겨두고 풀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사실 제가 정시로 대학에 입학한 사람도 아니라서 더 말씀을 드리기가 조심스럽기는 한데요,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고 마치겠습니다. 시험장에서 나 말고는 다 허수라는 마인드를 일부러라도 가지고 수능장에서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하든 신경쓰지 마세요. 실제로 제가 수능을 치던 곳에서도 그 엄청난 국어 시험이 끝났는데 시험문제가 너무 쉽다고 떠들고 다니던 사람이 있었거든요. 물론 그분이 진짜 그 불같은 국어도 가볍게 풀어내는 국어황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생각했으면 아마 저는 이후 시험을 볼 수 없었을 거에요. 수능 당일 멘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연습 꼭 하세요!

사실 수능 이후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대학 입학 후에 대해서도 여러분께 칼럼으로 해 드리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이게 참 고민이에요. 수능 치기 전에 해 드리자니 한창 공부에 올인해야 할 여러분을 흔드는 게 될까봐 우려스럽고, 수능 친 후에 해 드리자니 수능 잘 쳐서 이 이야기를 들으셔야 할 분들은 수능 끝났으니 이 사이트를 안 들어올 것 같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댓글로 의견 남겨주시면 참고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제목에도 말씀드렸듯 여러분의 수험기간을 9이닝으로 환산했을 때 오늘은 아직 9회초입니다. 그리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9회에 역전 많이 일어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야구팀도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9회초에만 6점을 내고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죠. 그러니까 여러분도 수능 전날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원하는 결과 다들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정말 고생 많으셨고 개인적으로 조언이 필요하시다면 비밀댓글이나 @justice_honghong으로 편하게 DM 남겨주세요!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