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장학생 김주민입니다. 제시문 면접을 시행하는 전형 중에 벌써 1차가 발표 난 것도 있고, 이제 정말 면접 시즌이 돌아왔네요. 또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고요. 올해 입시를 어떤 전형으로든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은 제시문 형식의 면접 준비 방법에 관해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면접을 진행했었기 때문에, 두 학교 위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Ⅰ 기출 분석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기출 분석입니다. 제시문 면접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시험 당일에 갑작스럽게 제시문을 읽고 너무 어려워서 어버버하게 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사실 최소 5개년의 기출을 훑고 나면 각 학교가 제시문 면접에서 가지고 오는 주제나 소재가 한정되어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고려대 기출에서 전체주의 VS 개인의 자유를 논하는 지문을 자주 본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유형이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형마다 약간씩의 차이를 보이긴 해서, 본인이 준비하는 전형의 기출을 주로 뜯어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로, 고려대학교 기출에는 제시문 (가)~(라)를 보여주며 (가)~(다)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그 정도가 달라지는 내용을 구성하고, (라)에서는 (가)~(다)를 읽으면 파악할 수 있는 주제를 적용해야하는 사회문제를 제시하는 유형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체 제시문과 질문을 관통하는 하나의 ‘대립쌍’ 주제가 등장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전체주의 VS 개인의 자유처럼요.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기출 사례로 설명해보겠습니다.

(가) 개개인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을 콕 집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 말은 아주 많은 사람들을 살펴본 뒤에 남겨진 공통적인 특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 다. 왜냐하면 개개인이 가진 특성을 제거해내면 우발적인 요소가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정 시 대에 한 개인이 평균적 인간의 모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 사람은 위대함이나 훌륭함이나 아름다 움 그 자체를 상징하는 셈이다. 반면 평균적 인간의 비율 및 몸 상태와 상이한 모든 측면들, 그리고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모든 것은 기형과 질병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물론 삶의 유형을 연구하다보 면 별로 대수롭지 않은 개개인의 특성에 관심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특성도 평균 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체중의 백분위수 90번째인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과 소 극적 성격의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은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이 둘 모두 평균과의 비교를 통해서 이 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다. 

 

 

 

(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다) 네트워크화된 컴퓨터와 데이터 과학의 진보로 말미암아 오늘날 보험업계는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했 다. 새로운 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사들은 개인별 위험을 계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머지않아 보험 적용의 기준이 대규모 인구 집단에 근거한 일반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 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변화다. 보험사들은 우리를 예전보다 더 소규모 집단으로 분류하고, 우리에게 각기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활 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고객 맞춤 서비스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서비스를 위해 2 사용하는 정보는 개개인이 아니라 가상의 집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험사들이 사용하는 모형은 행동이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특정한 집단으로 분류한다. 달리 말하면 모형의 개발자 들은 ‘당신은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질문 대신 ‘당신 같은 사람들은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 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라) “루이자, 너에게 청혼이 들어왔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저에게 바운더비 씨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사랑이라는 표현 대신에 무슨 말을 사용하라고 충고하시는 건가요, 아버지” “그야 물론, 루이자야.” 이때쯤에 그랫그라인드 씨는 완전히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네가 물어보니 말하겠는데, 다른 문제처럼 이 문제도 오로지 구체적인 사실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하 도록 충고하는 거란다. 무식하고 경솔한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아무 상관도 없는 공상이나, 제대로 파악하면 존재하지도 않는―아무 실체가 없는―다른 기괴한 생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겠지만, 멍청하게 굴지 말라고 하면 그건 너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서 사실은 무엇 일까? 대충 계산하면 너는 스무살이고 바운더비 씨는 쉰 살이니 나이 차이야 있지. 하지만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로 보면 아주 적합한 거야. 그렇다면 나이 차라는 단 하나의 장애물 때문에 결혼하는데 지장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대두하지. 이런 문제를 따질 때는 영국과 웨일즈에서 모은 결혼 통계 자료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단다. 숫자상으로 볼 때 상당수의 결혼이 연령차이가 심한 당사자 사이에 이루어졌으며 양측 중에 연장자는 네 명 중 세 명 이상이 신랑쪽이란다. 이 현상이 보편적이 라는 증거로 영국령 인도의 토착민들이나, 중국의 상당한 지역과 타타르 지방의 사람들 사이에서도, 여행자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계산 자료가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일이지. 따 라서 앞에서 말한 나이 차는, 더 이상 중요한 차이가 되지 않으며 사실상 거의 사라지는 셈이란다.”

 

 

 

 

 

1. (가), (나), (다)에서 대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2. (라)에 나타난 상황을 (가)와 (나)를 활용하여 평가하시오. 

 

3. (나)를 참조하여 (다)의 보험 서비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들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시오. 

 

4. 지원 계열 혹은 전공 분야에서 (가)의 사고방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예를 들어 설명하시오. 

 일명 ‘루이자와 보험’이라는 식으로 많이 불리는 것 같은 2021학년도 고려대학교 일반 전형 오전 문항입니다. 이 지문의 주제로 드러나는 ‘대립쌍’은 개개인의 특징과 공통성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징은 (가)와 (나)가 서로 정확하게 대립쌍의 반대 입장에 있고, (다)가 그 양쪽의 입장을 절충하는 듯 중간의 느낌으로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경우에 면접에서 ‘스펙트럼’을 구성해 “(가), (다), (나) 순서로 공통성 안에서도 개별성을 강조하는 정도가 더 강해진다.”라는 식으로 답변했습니다. 

 고려대학교 면접 기출을 몇 개 풀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마 제가 지금 제시한 형식의 기출들을 가장 많이 보셨을 거예요. 이러한 식으로 기출들을 풀어보며 대부분 어떤 형식으로 나오는지를 파악하고, 그래서 실전에서도 지문을 보고 어떤 순서로 읽어나가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또 제시문 면접에 활용해야 할 배경지식의 스펙트럼이 많이 넓진 않아서, 기출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배경지식이 쌓여가기도 해요. 꼭 시험 당일에 이런 형식의 문제가 출제되지 않더라도 모든 기출들을 시험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시간 내에 풀고 답변하는 연습을 반복하면 처음 보는 지문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익힐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면접 시뮬레이션은 어떻게 돌리느냐?

Ⅱ 면접 시뮬레이션

 면접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과 아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년과 재작년을 기준으로 고려대는 어떤 교실에서 학생들이 일제히 제시문을 읽고 답변 내용을 간단히 메모지에 적어 답변용 교실로 이동해 화상으로 면접관과 마주해 답변하는 형식이었고, 연세대학교는 제시문을 읽고 답변을 메모한 바로 그 자리에서 노트북에 답변 영상을 녹화해야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면접을 준비할 때에도 작년에는 고사장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었는지, 올해는 어떤 식으로 진행하겠다고 예고되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학원에서 특강을 듣기 전에 혼자서 간간히 면접 준비를 할 때, 제시문을 푸는 곳으로부터 답변을 하는 곳까지 아주 약간이라도 이동 거리를 만들어 실제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주위 친구들에게 부탁을 해서 남들과 눈을 맞추고 답변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고요. 면접 당일에는 제시문의 난이도보다도 짧은 시간과 긴장감에서 오는 압박감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시에도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차분하게 답변을 구성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어떻다 저떻다 말이 많은데 보통의 경우에는 답변을 하는 장소의 책상에 문제지가 붙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고려대 면접 때 저희 고사장의 조교 분께서 면접 장소에는 문제지가 없다고 잘못 안내해주셔서 메모지에 지문 내용 일부를 옮기는 데에 시간을 조금 사용했었는데, 결론적으로 면접 장소에도 문제지가 있어 틈틈이 보며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Ⅲ 학원 VS 독학

 학원의 장점은 엄청나게 철저한 면접 시뮬레이션 환경을 조성해준다는 것과, 혼자서는 여러 기출을 풀어봐야지 터득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처음부터 알려주고 시작한다는 것 정도인 것 같습니다. 물론 1차 발표 이후 면접고사 일정까지 여러 논구술 학원에서 진행하는 면접 특강을 들을 수 있다면야 좋지만, 만약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고 해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꼭 학원까지 가서 배우지 않더라도 시중에 제시문 면접에서 답변을 구성하는 방법론에 관해 논하는 시중의 서적들이 있고, 시뮬레이션 환경이야 스스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유명한 학원들에서 열리는 면접 직전 특강들은 1차 발표 거의 직후에 자리가 다 차는 경우가 많으니 유의하시고, 학원에 가지 못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경우에는 혼자 준비하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있어 학원에 등록했었지만, 실제로 동기들 중에서도 학원 수업을 따로 수강하지 않고 독학만으로 면접을 준비했다는 분들을 많이 뵈었습니다.

 제시문 면접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하신 분들이 많겠습니다. 댓글에 질문 주시면 제시문 면접이 끝나는 시즌까지 틈틈이 확인하며 성심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또 곧 11월 초반에 제시문 면접 준비 칼럼 2탄을 업로드할 예정이니, 또 자세히 다루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혹시 필요하다면 고/연대 제시문 기출 각 하나 씩에 관한 해설과 답변 구상 방법을 적어보겠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소중한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모든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