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 글 읽는 속도가 느린 학생.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이런 저에게 수능 국어는 하나의 벽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현역 때 국어 공부에 들이는 시간이 제일 많았지만, 공부를 하면서도 내 실력이 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 결과 수능에서 어려운 지문들에 완전히 무너졌고, 3등급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받았습니다. 반수를 할 때는 새로운 마음으로 기출부터 차근차근 공부했습니다. 꾸준히 노력한 결과 수능에서 언매 원점수 97점, 백분위 100이라는 현역 때는 상상할 수 없던 좋은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수능의 첫 시험은 국어입니다. 저는 국어 시험을 얼마나 잘 운영하는 지가 그날 시험 성적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6평을 앞둔 이 시점에, 제가 큰 성적 향상을 해낸 '국어' 공부법을 이 칼럼에서 전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풀이 순서>
일단 저는 언어와 매체 선택자였고, 언매->문학->독서 순으로 풀었습니다. 언매는 문법부터 순서대로 풀었고, 문학의 경우에는 소설을 읽고 바로 비문학을 읽으면 긴 글을 계속 읽게 되어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현대소설->고전소설->고전시가->현대시 순으로 풀었습니다. 그리고 비문학의 경우에는 독서론->(가) (나) 형-> 인문or철학or사회->과학, 기술 순으로 정해놓고 풀었습니다. 비문학은 (가) (나) 형에 나오는 문제 수가 많기 때문에 (가) (나) 형을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이를 제외하고는 내가 좀 더 친숙한 제재나 잘 아는 분야의 지문부터 풀기를 추천합니다. 제가 위의 풀이 순서로 푼 이유는 제가 시험 멘탈이 좋은 편이 아닌데, 아무래도 비문학에 비해 문학이 쉬워서 멘탈이 나가기 전 맞을 수 있는 문제를 정확하게 풀기 위해서 문학부터 풀었습니다. 사실 풀이 순서는 누군가가 정해줄 수 없습니다. 학생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죠. 저도 처음부터 저렇게 풀이 순서를 정한 게 아니라, 여러 풀이 순서를 시도해 본 뒤 가장 실수를 적게 하고 시간 안에 정확하게 풀 수 있었던 위의 순서로 확정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6평이나 9평, 교육청 모의고사를 풀어보면서 자신의 문제 푸는 성향이나 스타일을 파악해 보고, 꼭 자신에게 적합한 풀이 순서를 찾아보기를 바랍니다.

<언어와 매체-개념과 세심한 내용 일치>
문법은 개념 학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개념 암기도 중요하지만, 암기한 개념을 문제에 적용할 수 있어야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개념 학습을 할 때 예시를 함께 외우는 걸 추천합니다. 겹문장을 예로 들면, 서술절 관형절 등에 해당하는 문장(기출에 나온)을 기억하는 거죠. 그러면 보다 개념에 대한 이해도 쉬워지고, 시험장에서 해당 개념이 활용된 문장이 나왔을 때 분석도 빨라졌습니다. 저는 전형태 선생님의 언매올인원, 문법클리어, 문법 특강, 나기출, 문법n제를 전부 풀었는데요, 선생님께서 외워야 할 부분에 대한 선을 명확히 정해주시고 다양한 예시를 들어주셔서 개념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에 나오는 문법 문제는 꼭 풀어보시고, 모르거나 헷갈린 문법 개념은 반드시 따로 정리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매체도 무시할 게 아닙니다. 한 번 안 풀리면 끝까지 안 풀리는 선지도 출제하곤 합니다. 저는 실전 모의고사와 기출을 통해 '세심한 내용일치'에 대비하였습니다. 매체 선지를 볼 때도 지문과의 대응을 단어 단위까지 엄밀히 하는 연습을 하였고, 그 결과 빠르게 매체를 풀 수 있었습니다.

<비문학-스스로 능동적으로 생각하기>
현역 때 국어 공부 시간이 가장 많았지만, 가장 성적이 오르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반수를 시작할 때 제 국어 공부를 돌이켜보았는데, 저의 국어 공부는 9할이 그저 인강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유명한 선생님들의 강의를 많이 들을수록 얻는 게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원준 선생님의 브레인크래커 강의와 강민철 선생님의 모든 강의를 계속 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정말 강의를 '듣기'만 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지를 않고요. 많은 강의를 듣고 싶은 욕심에 문제를 풀고 채점한 뒤 왜 틀렸는지 생각하거나, 그 지문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려는 과정 없이 계속 강의만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그 지문은 강의를 듣는 순간에는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 문장이나 글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없는 저는 새로운 비문학 지문을 읽는 순간 실력이 그대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수를 할 때는 인강 들었던 것을 토대로 삼아 스스로 최근 10개년 치 기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회독- 기출 한 회차 시간 재고 풀고 틀린 것만 다시 풀기(해설지 봐도 이해 안 되면 넘어가기)
2회독- 한 회차 시간 재고 풀고 지문의 모든 문장과, 문제 선지 이해해보기(매우 중요)
3회독 이후- 한 회차 시간 재고 풀고 틀린 문제나 헷갈리는 문제 또는 선지가 있다면 해당 지문, 선지만 재분석하기.

현역 때였으면 2회독 과정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다면 바로 선생님의 해설 강의를 보았을 것입니다. 스스로 독해력을 키우지 못했겠죠. 그러나 이번에는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있다면 형광펜을 쳐놓고 글을 3번 이상 읽어보며 이해해 보려 노력했습니다. 강민철 선생님께 배운 앞 문단과 연결해서 읽어보거나, 글의 전체적인 구조도를 그려본다든지 등의 방법을 통해서요! 이래도 이해가 안 간다면 그때 강민철 선생님의 강의를 보며 이해했습니다. 스스로 고민해 보고 문장, 글을 분석해 본 사람만이 선생님의 강의와 자신의 독해 과정을 비교해 보며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건 앞 문단과의 연결 상 이렇게 해석해야 하는구나!' '이 문장은 끝까지 이해가 안 갔었는데, 애초에 설명을 안 해주는 문장이었구나.' 등의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보충하면서 글에 대한 이해도, 즉 독해력이 강화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출분석을 하는 목적은 해당 글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결국엔 새로운 글을 시험장에서 보았을 때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독해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해설지나 강의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스스로 충분히 고민해 본 뒤 해설지 또는 선생님의 강의와 나의 생각을 비교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다음으로는 비문학 지문을 읽을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원칙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이미지를 떠올리거나 그려보는 등 반응하며 읽기.
저는 글을 읽을 때는 이해가 됐는데 문제를 풀려고 하면 지문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또 지문을 읽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을 때 어떻게 하면 더 내용이 기억에 잘 남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는데,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꾸어 읽는 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2209 반자유의지 지문이 있는데 거기서 '가령 갑의 딸기 우유 선택이 단지 갑의 뇌에서 무작위로 일어난 신경 사건이라 한다면~' 이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한 사람의 뇌 속에 딸기 우유가 있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또한  과학 기술 지문에서 생소한 개념에 대한 구조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직접 지문 내용을 따라서 그걸 이미지로 옆에 그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2206 PCR 지문에서 '2종의 프라이머가 표적 DNA의 시작과 끝에 각각 결합한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표적 DNA를 길쭉하게 그리고, 그 시작과 끝에 네모 두 개를 그리고 프라이머라고 표현하는 식으로요. 이렇게 텍스트를 이미지로 생각하거나, 이미지로 표현하는 게 문장 이해에도 도움이 되고 기억에도 더 잘 남아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됩니다.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글을 읽는 것은 문학의 소설을 읽을 때도 도움이 되니까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구분할 건 구분하고, 연결할 건 연결하기.
강민철 선생님께서 가장 강조하시는 부분인데요, 글에서 애초에 구분하기를 요구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를 의식해서 구분해야 합니다. 저는 구분해야 할 것들이 있을 때 머리보다 손을 움직이는 스타일이었는데요, 크게 구분해야 할 것들을 두 개, 세 개로 나누어서 적었습니다. 글에서 애초에 구분하기를 요구하는 것을 파악하는 방법은 일단 단어가 겹치면 구분을 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종교적 '인간관' 유물론적 '인간관'이 지문에 나오면 이 둘이 '인간관'이라는 단어에서 뻗어 나온 단어들이기 때문에 서로 구분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손으로 적으면서 구분을 해주면 무엇을 구분해야 할지 확실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풀 수 있어서 효과적이고, 정보량이 많을 때 구분한 각각의 요소 아래에 정보를 비교해서 적을 수도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요즘 지문에서는 구분만 해서는 안 되고, '연결'하는 능력도 크게 요구합니다. 지문에서는 같은 의미인데도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에서는 이를 파악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문학 공부를 할 때 '위에서 이 단어로 표현한 것을 아래에서는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등의 연결하는 연습을 의식적으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3. 서술범주 파악하기- 나 지금 뭐 읽고 있지?
요즘 비문학 지문은 정보량이 많기 때문에, 한 번 집중을 못 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오면 글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것을 읽고 있는지 글을 읽는 중에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문단이 끝날 때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정리해 보고 넘어가면, 정보가 섞이지도 않고 다음 문단을 읽을 때 서술범주가 바뀌었다는 게 인식이 더 잘 됩니다. 그래서 '나 지금 무엇을 읽고 있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글을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또 혼자 연습을 할 때 문단 별로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기출 분석을 하면서 문단 별로 핵심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해 보고 이를 해설지나 선생님의 강의와 비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출 문제집 해설지를 보면 보통 문단별로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게 나와 있기 때문에 (예시- 인간 본성에 대한 두 관점) 이와 비교해 보면서 문단별로 내용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는 걸 추천합니다!

<문학-기출, ebs, 선지!>
저는 일단 소설과 시 모두 문제의 <보기>를 먼저 읽고 작품을 읽었습니다. <보기>를 먼저 읽으면 작품의 내용을 대략 알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일단 보기부터 보았습니다. 문학을 읽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기출분석을 할 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선지'입니다. '결국엔 선지 싸움이다.' 이게 제 문학 행동강령에 크게 적혀있던 문구입니다. 최근 문학의 경우 작품의 난이도가 어렵다기보다는 선지의 난이도를 높이는 추세이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선지분석이 정말 중요합니다. 평가원 기출에서 나오는 선지를 계속 분석해 보면서 평가원이 좋아하는 오답 선지 구성 방법(갈등 관계 왜곡, 반응 태도 out 등) 을 알게 되었고, 자동으로 실전에서 문제를 풀 때도 '얘는 정서, 태도 아웃이네!'를 외치며 빠르게 선지를 해결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지 자체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연습도 의식적으로 하였습니다. 오답률이 높은 선지의 특징은 작품에는 있는 표현이지만 관련 없는 것끼리 연결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그럴듯한 표현으로 무장한 선지'라고 부르는데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선지를 끊어서 읽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끊어주거나 관형어에 괄호를 쳐가면서 선지를 읽었고, 그 결과 실전에서 '연결 안 됨!'을 속으로 외치며 빠르게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문학에서는 애매한 선지가 있더라도 틀린 건 명확히 틀려 있을 거라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나의 주관을 반영하지 않고 지문의 구절 또는 보기와 선지를 대응하는 연습을 통해 확실한 선지를 고를 수 있습니다. 평가원 기출분석을 통해 평가원이 어떻게 답만큼은 명확하게 주는지 익혀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문학은 높은 ebs 연계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시험시간 관리를 위해서 ebs학습은 필수입니다. 저는 강민철 선생님의 ebs강의를 들으며 공책에 작품별 핵심 내용(소설의 경우 대표적 등장인물, 시의 경우 화자의 정서와 주제)을 정리했습니다. ebs 작품 정리를 하고, 하반기에 다양한 실모를 풀어보면서 ebs 작품에 대한 변형문제를 연습해 보시길 바랍니다. 

<국어 시간 관리>
저는 국어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시간 관리였습니다. 저는 언매 15분, 문학 25분, 비문학+마킹 40분을 목표를 잡았는데요, 읽는 속도가 느렸기에 항상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시간 관리를 위해서 제가 했던 노력은 실전 모의고사입니다. 저는 항상 꼼꼼함을 추구하다가 발생하는 시간 부족이 문제였기에, 많은 실전 모의고사를 시간을 재고 풀어보면서 어디에서 시간을 오래 쓰는지 반복해서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체계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실전 모의고사 노트'를 만들어 공통/선택과목, 또는 지문별로 몇 분 걸렸는지를 적었습니다. '언매 0분, (가)(나)형 0분, 과학/기술 0분, 문학0분' 이런 식으로요! 모의고사를 풀 때마다 이를 적었고, 쌓여가는 데이터를 보면서 저에게 가장 적절한 시간 배분과 어느 파트에서 시간을 아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실모를 풀며 도움이 됐던 방법은 '풀이 영상 촬영'입니다. 풀 때는 분명히 빠른 속도로 푼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마지막엔 시간이 부족해서 못 푸는 문제가 생기는 경우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랬는데요, 그래서 저의 문제 풀이 과정을 더욱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고자 실전 모의고사를 푸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자투리 시간에 이 영상을 보며 어느 문제에서 오래 걸렸는지, 푼 문제를 넘어가지 못하는 순간이 많은지, 선지를 읽는 시간이 쓸데없이 긴지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제 시험 중의 태도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었고, 계속 고쳐나가며 시험시간 무의식중에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시도해 보시고, 도움이 된다면 다른 과목에도 적용해 보며 시간 관리에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국어 공부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렸는데요, 많은 내용을 칼럼 하나에 담아내느라 빠진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으실 거고요. 그런 게 있다면 댓글을 통해 꼭 질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어 공부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거나 상담하실 게 있으시면 댓글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구체적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6평을 앞두고 싱숭생숭한 시기일 것 같은데요, 지금 공부하는 순간순간이 다 학생분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는 멘토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상 계명대 의예과 멘토 정욱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 댓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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