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6월모의고사는 잘 치셨나요? 국어의 경우 난도가 매우 쉬웠다는 평이 많은 듯한데 당연한 말이지만 수학과의 표준점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선 수능에서 국어는 이것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니 잘 치셨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리트 수준에 기준을 두고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어쨌거나 여러분은 6모를 통해 그 동안의 노력이 적확한 방향으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보편적으로 국어 과목이 노력에 비해 성적이 오르지 않다고 여겨지듯 실제로 6모에서 만족할만한 성적 상승이나 풀이 과정을 발휘하지 못해 스스로의 국어 공부법에 대한 자성이 일어난 분도 많이 계실 겁니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국어 공부법과 관련된 여러 이슈와 함께, 국어 학습법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칼럼은 만년 국어 3등급이던 제가 고정 1등급으로 가기 위해 재수 생활 내내 스스로 정말 많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입니다. 매우 길테지만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테니 칼럼을 고심하며 읽는 것 자체를 국어공부의 일환으로 여기시길 바랍니다.

흔히 국어는 타과목에 비해 다소 재능의 영역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노력에 비해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향에 대한 해석입니다. 그러나 어떤 능력을 배양할지, 목표의식을 가진 채 학습을 한다면 국어는 분명히 잘해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배양해야할 능력은 '인지능력'입니다. 더 자세하게는 우리의 '표상체계'를 수능 국어에 가장 적합하도록 다듬어야합니다.

다음은 제가 목표달성장학생 성공기에서 다룬 국어공부법에 대한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 다룰 내용뿐만 아니라 이후 다룰 내용(비문학 및 문학)이 서로 매우 유기적으로 얽혀있어, 개괄적으로 저의 관점을 서술하였기에 이번 칼럼에서 다룰 내용에 대해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국어- 독서, 문학, 선택과목(화작/언매) 모두 국어라는 과목에 속하는 이유는 결국 글을 읽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럼 글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문자로 표현된 언어를 시각정보로 습득하고, 정리하여, 머릿속으로 표상을 떠올리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결국 문제를 풀 수 있게 하는 것은 정제된 표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표상에 집중하여야 합니다. 모두가 같은 텍스트를 보지만 같은 표상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독해력에서 차이가 납니다. 독해력은 누가 더 좋은 ‘표상체계’, 즉 ‘스키마’를 가지고 있는가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너무나도 깔끔하게 결론이 납니다. 결국 우리는 표상체계를 다듬기 위해서 공부하여야 합니다.

<독서>는 많은 정보를, 헷갈리지 않게, 모두 누적하여, 이해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를 위하여 이항대립적으로 정보를 분류해서, 표상을 확장시켜, 지문전체에 대한 표상을 하나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학습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문을 읽고 내 표상을 시각화한다(저는 주로 구조도나 논리기호 등을 사용했습니다)

2. 상위인지능력자의 독해과정을 보고 이를 시각화한다 (강의에선 웬만해선 시각화해주겠죠)

3. 나와 상위인지능력자의 차이를 보고 내 표상체계를 개선할 점을 알아낸다.

<문학>은 독서와 달리 문제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텍스트가 아닙니다.(산문문학의 경우 편집점에 출제자의 의도가 미량 개입되겠지만요) 따라서 어떤 일관적인 출제원리에 입각하여 문제를 낼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수능 문학적 패러다임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문학학습 목표는 이 패러다임을 명시적으로 알아내어 체화시키는 데 있겠습니다. 문학지문을 읽는 것도 이 패러다임에 입각하여 읽으면 될 듯 합니다. 학습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문제를 풀고 각 선지에서 물어보는 바를 파악하고 키워드를 노트에 기록한다. (ex. #주체왜곡, #선후성 등등)

2. 10~15회분 가량이 모이면 이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수능 문학적 패러다임을 명시화한다.

3. 추가로 다른 사람이 이미 알아낸 점도 포함하여 체화시킨다.'

지금까지 국어 공부법에 대한 다수의 논의들은 너무 추상적이었습니다. 이제 막 수능 국어에 입문하거나 4,5등급분들에게 개론으로서의 유용성은 충분히 있겠으나 이미 국어 공부를 많이하여 다독에 의한 실력상승의 폭이 유의미하게 있지 않거나 1,2등급 받는 분들이 고정1로 가기위한 공부법으로서 실질적으로 유용한지는 않은 듯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는 '실전'과 '훈련'을 구분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실전에서는 연습을 통해 상승된 자신의 인지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자세로 임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훈련'에서는 더 상위의 인지능력을 배양하는데 집중하여야 합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주로 '실전에서 구조독해는 적용할 수 없다'를 이유로 구조독해에 반대하는 의견 또한 애시당초에 훈련에서 사용되어야 할 구조독해를 실전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전제에서 벋어난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번 칼럼에서는 실전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보다는 주로 '훈련'에 대해서 다룹니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를 통달하기 전까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과정이 추상적/비형식적이라면 실력을 올리기 매우 어렵다고 느낄 것입니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알게모르게 여태까지 정말 많은 분야에서 연속적인 문제해결 과정을 단계화하여 형식을 갖추어 오거나 그렇도록 학습받아 왔습니다. 흔히들 수학 공부를 할 때 풀이과정을 단계로 나누어 연습하는 것 또한 형식화의 일종일 것입니다. 국어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읽고 문제를 풀때의 인지과정을 형식화하여 훈련해야합니다.(요즘 핫한 메타인지가 인지과정의 형식화라고 여길 수도 있겠네요!) 이 점은 거의 모든 수험생이 하고 있습니다. 다시 수학 공부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수학 문제의 풀이과정(여기선 사고의 흐름의 과정이 더 적합함)을 형식화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안그래도 시간 모자른데 실전에서 단계 나눠가며 문제 푸는 스킬을 획득하기 위해서 형식화하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형식화를 하는 이유는 단계를 나누어 가며 사고하여, 궁극적으로는 수학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데 있습니다. 둘다 인간의 인지에 의한 것인데 국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글을 읽고 문제를 풀때의 인지과정을 형식화하는 이유는 결국 인지능력을 배양하는데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표상체계를 다듬는데 있습니다.(좋은 표상체계를 가지는 것이 인지능력이 좋은 것이라고 해석하셔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분들이 수단과 목적을 전도하여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 정말 안타까우니 여러분만큼은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하고 국어 공부를 위한 훈련을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어떤 분야를 통달한 장인은 무의식적으로(자동적으로) 문제 해결 과정이 이루어지기에 문제를 해결할 때 굳이 형식화하지는 않습니다. 훈련이 아니라 실전에서는 장인이 되는 것이 당연한 듯 합니다. (저는 이 점을 목표달성장학생 성공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리프팅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서 경기에서 리프팅을 하지는 않는다고 표현하였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