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지난주에 기말고사를 모두 마치고 종강을 해서 오랜만에 편하게 쉬고 있는데요, 고3분들은 아마 이제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계실 것 같네요. 노력하신 만큼 좋은 성적 거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고3과 N수생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메가스터디 홈페이지를 들어와 보니, 수능이 150일이 남지 않았더라고요. 10일, 100일, 150일 같은 날들이 다른 날들과는 약간 다르게 느껴지실 텐데, 신경 쓰지 마시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제 고3 수험생활을 소개(?)해 드렸었죠. 댓글에서 많은 분들이 어떻게 잠을 적게 잤는지, 피곤하지 않았는지와 같은 질문을 많이 남겨주셨더라고요. 사실 글을 쓸 때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고등학교&대학교 친구를 만나 얘기하다가 고3 시절 이야기가 나와서 회상해보니까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힘들 것 같았습니다. 고3 1년은 사실상 대학만을 바라보고 달렸던 해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잊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고3 수능이 끝나고 재수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이러한 열정과 노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혼자서만 공부해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힘들게 보냈던 1년인 만큼 똑같은 1년을 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재종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시작부터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는 않되, 일정시간 이상은 공부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2월 말에 학원이 개강한 후로, 평일은 매일 학원을 가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초반에는 아침에 정말 졸렸는데 자려고 해도 계속 깨우셔서 포기하고 그냥 공부했습니다. 저녁 시간에만 외출할 수 있었는데, 이때 친구들을 만나는 걸 제외하면 공부만 했습니다. 

그러나 9월 말까지 공휴일을 비롯한 주말에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초반부터 힘을 빼고 싶지 않았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부터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도록 힘을 남겨놓으려 했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이야기를 드립니다. 고3 때는 객관적인 공부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잠을 줄여가면서 시간을 확보하고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재수할 때는 공부는 어느 정도 된 상태였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나 감 유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가 만약 고3 때 재수할 때처럼 공부했다면 수능을 아마 더 못 봤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 재수할 때도 고3 때처럼 공부했다면 일찍 힘들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공부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루 3시간을 자고 18시간을 공부하면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실천이 어려울 것 같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부가 필요한 상황인지, 체력관리를 해가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장에 들어설 수 있게 준비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려고만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한계는 10시간을 자던 사람이 '음 내 한계는 10시간이니까 계속 이렇게 자야겠어'가 아닙니다. 건강에 무리가 갈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걸 말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해야지, 과하게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N수생 분들은 정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을 다니고 있는 친구들과의 비교, 확실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걱정과 불안은 접어두고,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공부하는 것 말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힘든 일이지만, 이미 경험해봤던 만큼 더 잘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신다면 분명 목표한 바를 이루실 수 있을 겁니다.

고3 현역 분들은 아직 수능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기말고사도 남았고 학기 중이니까요. 그런데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포기하는 고3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어차피 재수할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재수를 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성적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재수생이 유리하다고 하는 이유는 공부를 더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고3 때 일찍 포기하고 재수를 생각한다면, 재수가 아니라 고3을 다시 한 번 보내는 것이 됩니다. 바꿔서 말하면, 고3이더라도 재수생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수능은 마지막 과목 OMR 작성을 마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잘하는 학생이더라도 실수나 방심으로 기대보다 못한 점수를 받을 수도 있고, 약간 부족함을 느꼈던 학생이더라도 시험장에서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합니다. 무조건 이번 수능이 마지막 수능이라고 생각하고 끝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목표의 힘을 믿는 사람입니다. 목표가 존재한다면 그에 도달하기 위한 힘과 열정을 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 과정이 조금은 덜 힘들어지고, 조금은 더 의미 있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목표에 도달하였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목표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해도 목표가 없었다면 그마저도 이루기 힘들었을지 모릅니다.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후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계획을 세워 꾸준히 노력하시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파이팅:)

+ 아래 사진은 서울대학교 관정도서관입니다! 종강하고 집에 오는 길에 찍었는데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분들은 내년에 여기서 공부하는 자신을 생각하면서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