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9기 목표달성장학생 서가은입니다. 

저번에 학교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고 오겠다고 했는데 오늘은 그보다 먼저 해야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순서를 바꿔 보려고 해요.

 

D-100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수험생에게 이 날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죠. 학교는 물론 많은 선배들, 인강 강사님들, 심지어는 언론도 이 날에 의미를 부여하고 수험생들을 응원합니다. 

하지만 때론 이런 의미부여가 지나친 불안과 각성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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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이 남았으니 앞으로는 절대 폰도 안 보고 공부만 해야겠다'
'100일밖에 안 남았으니 앞으로는 잠을 더 줄여야겠다'
'100일 안에 내가 이걸 다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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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작년에 100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괜히 더 각성하려고 노력하고, 불안한 만큼 무리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그 시간을 돌아보면 약간의 안쓰러움과 후회로도 기억됩니다.
 

'그때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면 어땠을까' 

'그때 나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어야 했을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의 아쉬움이 곧 수능을 맞이할 누군가에게는 진심어린 위로와 도움으로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용기 내어 글을 적어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잠시 해 보겠습니다.

이야기에서 토끼는 능력만 믿고 게으른 모습을 보이다가 거북이에게 지고 맙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보고 토끼가 되기 싫어서, 패자가 되기 싫어서 끊임없이 우리가 '노력'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합니다. 

무리해서 공부를 하고, 잠을 줄이고, 코피를 쏟으며 이렇게 노력하는 나에게 보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토끼에서 벗어나려는 것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정작 거북이가 멈추지 않고, 같은 속도로 꾸준히 나아갔다는 것은 잊어버린 것 같아요. 

자신의 속도를 모르고 달려나가는 경주에는 필연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게을러서' 가 아니라 '힘을 다 써버려서' 결승선이 코앞에 있는데도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 추상적으로 얘기했지만 사실 작년에 제가 겪었던 일입니다. 100일이 남았으니 무조건 더 오래, 더 많이 하는 것이 좋은 줄 알고 달리다가 너무 일찍 지쳐버렸어요.

3년, 혹은 그 이상 이어지는 긴 경주동안 진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이 노력하나' 보다도 '누가 가장 꾸준히, 끝까지 노력하냐' 인 것 같습니다.

100일 남았으니 이전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죽을 듯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인드는 자칫 또 다른 번아웃을 불러올수도 있습니다.

100일이 변화를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말은 마냥 달콤한 말이 아닙니다.

그 변화가 이루어질 만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인내의 시간이라는 의미지요.

그러니 D-100이 와도 너무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세요. 특별한 날이 아닙니다. 

달려온 시간을 보며 잠시 일탈의 시간을 갖는것도, 남은 날을 걱정하며 더 각성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정확히 D-100이 아닌 오늘 이 글을 미리 올린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D-100이 되는 날 우리는 그저 단단한 마음으로 여느 하루를 보내듯 나아가 보아요. 

뒤처진 것 같고 조급한 마음 누구보다 잘 알지만 수능날까지 매일매일 평소대로 나아가길 바라요. 항상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