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만 해도 반팔만 입고 다녔던 것 같은데, 벌써 외투를 걸치고 다녀야 할 정도로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그런 만큼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건강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마음가짐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수능이 한 달 하고 조금 더 남은 상황이라 많이 긴장되고 떨리실 텐데, 저는 어땠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창 실전모의고사나 N제를 많이 풀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잘 풀리면 기분이 좋지만, 틀리거나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불안해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이 문제가 시험에 나오면 어떡하지?', '공부가 부족했나?'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막연한 걱정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꾸준한 공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저는 공부가 잘 되거나 실모의 점수가 잘 나올 때, '좋아 이렇게만 하자! 시험도 잘 볼 거야'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시험은 어려우면 어쩌지?', '도중에 막히면 어쩌지?' 같은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똑같은 문제가 수능에 나오겠어?', '이게 나오면 어차피 다 같이 틀릴 거야'처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기는 합니다. 어느정도 비슷할 수는 있어도, 똑같은 유형의 비슷한 난이도의 문제가 수능에 출제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낙관적으로만 생각하고 소위 말하는 '행복회로'를 돌리라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과 속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으라는 의미이며, 과한 걱정은 하지 말라는 뜻에서 드리는 말입니다. 시험이 어렵게 나오거나, 도중에 막힐 때 어떻게 할지 대처 방안을 생각해놓아야 합니다. 걱정에 몰두하여 흐름을 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모르는 문제가 나올 때 '에이 이건 안 나와~'하고 넘어가라는 뜻이 아닙니다. 공부는 해야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고 너무 몰아붙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드리는 말입니다.

  카운트다운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입니다. 우주선이나 로켓이 발사될 때도 그런데, 수험생에게 있어 수능의 압박감을 능가하는 건 없죠. 그러나 이 카운트다운을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로켓이 발사될 때의 카운트다운은 긴장되는 한편,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수많은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노력이 들어간 이 발사가 성공할지, 어떻게 될지는 발사 전까지 확실하게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수능도 그렇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수능을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하셨지만, 수능을 보지 않고서는 그 결과를 알 수 없습니다. 수능은 시험이기는 하지만, 여러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힘든 농사 끝에 수확을 하는 농부처럼, 드디어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고, 보상을 받는 시간이 온 것입니다. 게다가 1년간의 힘든 수험생활이 거의 끝나가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다릴 만한 일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작년에 수능이 다가올수록 수능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이러한 기대감을 놓지 않았습니다.

  

  네덜란드의 축구 선수 요한 크루이프는 '결과 없는 내용은 무의미하다. 내용 없는 결과는 지루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해 온 노력은, 여러분이 얻을 결과에 대한 내용입니다. 내용을 의미 있게 채워서, 바라던 결과를 얻으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물론 재수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본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한 시간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이 현재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되면 안 됩니다. 최대한 노력했는데도 성공하지 못하였을 때 택하는 길이 재수입니다. 한두 문제로 대학이 바뀌는 수능에서, 30일이 넘는 시간은, 충분히 더 많은 문제를 맞출 수 있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집중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재수를 하더라도, 노력하다가 재수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정말 큽니다. 고3 때 저는 무조건 올해 가자는 마인드로 공부를 계속 했습니다. 그 결과, 나쁘지 않은 결과를 받았으며, 재수할 때도 비교적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가자'는 마인드는 정말 중요합니다.

  마음가짐에 관하여 몇 가지 드리고 싶은 말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과한 걱정은 하지 말고 수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가질 필요가 없으며, 올해 대학을 간다는 마인드로 노력하자는 겁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가끔 작년이나 재작년 생각이 나는데요, 수험생 여러분 모두 이번 입시를 잘 마무리하셔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 이 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친구들과 후배님들 모두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