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19기 목표 달성 장학생 정욱입니다. 항상 칼럼 시작을 이렇게 했었는데, 2024 수능을 보는 여러분 대부분이 아마 마지막으로 보는 칼럼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수능이 일주일도 안 남았네요. 이번 칼럼은 제가 수험생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담아보려고 해요. 수능 직전에 볼 지문이나, 할 공부들은 이미 수험생분들이 정해놨을 것 같아서 좀 더 제가 이 시기에 가졌던 태도에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수능 전뿐만 아니라 수능 후에도 읽어도 좋을 내용을 담았으니 수능 끝나고 심심해서 메가스터디 들어왔을 때 읽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정말 많이 들으셨겠지만, 수능 직전에 갑자기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공부법을 바꾼다던가, 인강 선생님을 바꿔서 듣는다던가, 수면이나 식사 시간을 바꾼다던가 등의 변화를 최소화하시면 좋겠습니다. 원래 하던 대로, 계획했던 대로 생활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바꾼 것은 ‘핸드폰 사용’이었는데요.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다른 소식을 듣지 않고 제 공부에만 집중하고 싶어서 전화와 메신저를 전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방법이 제 공부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번 칼럼에서 말했던 거긴 한데, 되도록 생활 루틴을 수능 시간이랑 똑같이 유지해야 합니다. 8시 40분부터 수능 시간표대로 정확히 맞춰서 공부를 진행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능 날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찾아보고 행동강령 노트를 작성하시면 좋겠습니다. 준비물은 미리 생각해두고, 빠지는 게 없도록 무엇을 챙겨갈지 전부 적어두시길 바랍니다. 행동강령 노트를 작성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과목별로 해당 과목 시험 시작 전에 볼 수 있는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그게 생각보다 의식이 되면서 시험 볼 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는 명령형으로 더 기억에 남게 행동강령을 작성했는데 국어 같은 경우에는 ‘선지를 끊어 읽어라’, ‘이해가 안 되면 손을 움직여라!’ 등 지문이나 선지를 읽을 때의 태도에 관한 것을 적었고, 수학은 지금까지 자주 실수했던 부분을 적었습니다. 탐구는 ‘문제를 읽을 때 차분히 읽고 관련 개념을 바로 떠올리기’ 등의 태도나 마지막까지 헷갈렸던 개념들을 적었습니다. 수능 전날에 최종 정리할 겸 적어도 되니, 행동강령 노트를 한 쪽이라도 적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능 날은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정신이 없습니다. 저는 수능장을 가며 언매 개념을 쭉 훑어보고, 저에게 익숙하고 우기분에 나온 비문학, 문학 지문 각각 2개씩을 예열지문으로 풀었습니다. 국어 시작 전까지 시간이 좀 남는데 이때 종도 많이 울려서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매 개념을 머릿속으로 흐름을 생각해보며 국어 시작을 기다렸고, 이게 집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국어 시험이 끝나면 아마 꽤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같은 고등학교인 분들끼리 모여서 답을 맞춰보거나, 난이도에 대한 얘기를 곳곳에서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정말 궁금하겠지만, 그냥 여러분 답이 맞을 거로 생각하고 다음 과목 행동강령 또는 예열 문제를 풀어보셔야 합니다. 그 시끄러운 분위기에 휩쓸리면, 수능이라는 시험에 집중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하루만큼은 다른 학우들과는 최대한 떨어져 자신의 시험에 집중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능장에서는 명확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십시오. 소지품 같은 경우에도 감독관 분들에 따라 허용하는 범위가 매우 다릅니다. 평가원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물품을 막는다면 명확히 규정상 허용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귀마개나 방석 등 타인에 피해를 주지 않지만 필요한 물품은 시험 시작 전에 허락을 맡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날은 규칙을 어기지 않고 타인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여러분이 가장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소극적일 필요 절대 없으시고 여러분의 시험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다리를 떨거나 소음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감독관에게 요청하셔서 제재를 부탁해도 됩니다. 여러분을 위주로 생각하셔서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십시오.

  수능 하루는 정말 빨리 가기 때문에, 수능이 끝나면 ‘진짜 끝난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 허무한 감정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주변에 평소보다 엄청나게 잘 봤다는 사람도 생길 것이고, 그러한 소식을 들으면 부러운 감정이 들면서도 온전한 진심으로 축하를 못 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과 비교하려고 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타인이 적당한 자극제가 되는 것은 괜찮지만, 너무 타인의 결과에 감정이 동요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능 이후에 모든 결정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시 원서를 쓸 때나 입학 대학을 결정할 때 등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타인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도 전 여러분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바탕으로 마음이 더 향하는 것들을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렵지만 제가 이런 가치관을 갖는데 큰 감명을 받은(인생곡 하나만 뽑으라면 바로 뽑는...) 곡이 있는데요, 프라이머리의 ‘독’(이센스 노래)입니다. 가사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용기 내는 것만큼 두려운 게 남들 눈이라서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 썼던 저를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내 믿음이 이끄는 곳

그곳이 바로 내 집이며

내가 완성되는 곳

급히 따라가다 보면 어떤 게 나인지 잊어가 점점

 

단순히 타인에만 의존해서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 되고 제가 원하고, 제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선택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기회란 것도 온다면

옆으로 치워놓은 꿈 때문에

텅 빈 껍데기뿐인 너보단 나에게

마음껏 비웃어도 돼

날 걱정하는 듯 말하며

니 실패를 숨겨도 돼

 

저는 이런 가치관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도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올 것으로 생각하고, 제 선택을 조롱하거나 응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타인의 조언도 들으면 좋을 때가 있지만, 오직 그것에만 의존해서 텅 빈 껍데기 같은 삶을 살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후회가 남지 않으려면 결국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게 맞더라고요. 선택의 순간에 여러분이 이런 생각을 하며 여러분의 마음에 솔직해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능은 결국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가 아쉬울 수 있습니다. 실패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패에 매몰되지 않고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그 실패가 어쩌면 기회가 될 수 있고, 더욱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현역 때 평생을 원했던 서울대를 떨어지고 실패자라는 생각을 계속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를 떨어진 뒤 의대의 꿈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이어져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고 의대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기존에 가졌던 서울대의 꿈보다 현재 의대 생활이 더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제가 서울대에 합격했다면 의대 생각을 했을까요? 전 하기 어려웠을 거로 생각합니다. 실패가 더 좋은 기회를 얻게 하고, 더욱 행복한 삶을 사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어렵지만 실패를 발판으로 더욱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지니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능은 결과가 중요하지만, 그 수능을 열심히 준비한 여러분 모두가 대단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수능을 준비했다는 것으로도 자부심을 지니셔도 되고, 이 기억을 바탕으로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올해 메가스터디 멘토가 되고 이번 칼럼까지 12개의 칼럼을 올렸습니다. 아직 멘토 활동이 끝나진 않았지만, 2024 수능을 보는 여러분이 보게 되는 마지막 칼럼일 것이기 때문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 활동을 수험생활 내내 하고 싶었는데, 막상 멘토가 되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했는지 모르겠네요... 더 도움이 되는 말들을 많이 적고 싶었는데 많이는 못 쓴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추천이나 댓글로 항상 감사 인사를 해주셔서 계속 힘을 내며 칼럼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름 다양한 주제로 글도 쓰고, 만화도 그리며, 모든 댓글에 답글을 달아주려는 노력도 했는데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뿌듯할 것 같습니다. 댓글에서 후배로 들어오면 밥약해줄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당연합니다!!! 편하게 먼저 저에게 와서 수험생활 기간 메가스터디 칼럼 잘 읽었다고 말해주시면 진짜 감동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고생하셨고, 칼럼 내용 외에도 수능 직전 또는 후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전부 댓글로 달아주시면 성실히 답변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독’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을 남기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상 멘토 정욱이었습니다. 파이팅하세요!!!

‘비겁함이 약이 되는 세상이지만 난 너 대신

흉터를 가진 모두에게 존경을 이겨낸 이에게 축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