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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의 시기

이름 : 이소연  스크랩
등록일 :
2023-11-24 17:36:06
|
조회 :
21,841
안녕하세요, 19기 목표 달성 장학생 이소연입니다.
수능 끝나고 1주일 정도가 지났네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하며 지내고 계신가요?
기쁜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온전히 즐기고 있다면 참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능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예상만큼 그리 행복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하고 싶었던 일을 잔뜩 생각해뒀는데, 지금은 만사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성적도 나오지 않았지만, 불안감에 온종일 입시 커뮤니티만 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3년 간 그랬습니다. 수능은 이미 끝났지만 몇 주, 몇 달 간 미련을 털지 못했습니다. 
자책하고 불안해 하고 우울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큰 일 후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얼마 안 되는 긴 휴식기인데 이렇게 날리면 아깝잖아요.
부정적인 기분을 빨리 없애는 게 스스로에게 이득입니다. 
이 기간을 행복하게 보내면, 나중에 힘들 때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이 되니까요.

연극을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수능 후 이 시기가 연극에서의 '암전' 이라고 생각합니다.
암전은 장과 장 사이, 무대를 재정비하기 위해 잠시 조명을 끄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배우들이 숨을 잠깐 돌리고 다음 장을 준비하는 시간인 것이지요.

지금은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암전입니다. 
열연하신 여러분, 이제는 휴식하는 방법을 배웁시다. 
충분히 쉬어야 다음 장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저번 장에서 실수를 했다고요? 
실수는 이미 지나간 것. 그런 걸로 다음 장에서 발을 계속 잡히면 안 될 일입니다. 이만 놓아주세요. 

연극의 질은 하나의 실수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수능 만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삶은 넘어짐의 연속입니다. 이것보다 더 작거나, 어쩌면 더 큰 실패가 있을 거예요.
그러나, 절망하지 마세요. 그에 상응하게 차고 넘치는 기회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생각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어도, 만회할 기회가 반드시 있습니다. 연애, 꿈, 취직, 사업, 결혼, 육아, 제테크 등 많습니다. 

시험 볼 때 한 문제가 안 풀린 적이 있죠?
그 문제에만 집착하면 어떻던가요? 
대개 망합니다. 다 못 풀어서 낮은 점수를 받죠.
빨리 잊고 넘어가서 다음 문제들을 풀어야 합니다. 그래야 만회할 수 있고, 
그래야 최선의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삶도 이와 같습니다.

과거는 놓아줍시다. 계속 후회해봤자 이미 벌어진 일, 바꿀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통제에서 벗어난 일입니다.
여러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다음 기회를 위해 자신에게 휴식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귀중한 시간,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십시오. 
단, 방에서 휴대폰만 하는 것은 절대 비 추천합니다. 
뇌가 도파민에 절여져 1차원 쾌락에 잠식됩니다. 하나도 도움 되지 않아요.
'아, 이 집 휴식 맛집이네' 생각이 들 만큼 많은 것을 해보세요. 후회 없도록요.

혼자 기차 타고 떠나봐도 되고, 
나를 알기 위해 일기를 써봐도 되고,
온갖 핫플 다 가 보고,
연애도 해보고,
알바도 해보세요.
면허도 따면 좋습니다. 
저는 시기를 놓쳐서 매년 '면허 따야지'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첫 암전, 슬기롭게 보냅시다.
휴식의 방법을 배우고, 놓아주는 법을 배워봐요.
세상에 나오기 위해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진 것을 축하합니다.
수능은 끝났어도, 저는 앞으로 계속 여러분의 여정을 응원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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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성균관대

이소연 멘토

  • ○ 성균관대 경영학과 23학번
  • ○ 인문계열 / 정시전형
  • ○ 제19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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