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19기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이우주입니다.

말로만, 말로만 듣던 24학년도 수능이 정말 끝났습니다.

예체능 및 몇몇 전형을 제외한 수시 면접도 끝났고,

그마저도 다음주 정도면 대부분 끝날 것 같네요.

일 년 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도 2주나 지난 지금, 여러분의 삶은 어떠신가요?

이 악물고 수능을 준비하던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끊임없이, 숨 쉬듯이 되뇌었던 '수능만 끝나면~', '입시만 끝나면'

이라는 표현들이 무색할 정도로 특별한 게 없지 않나요?

정작 일 년 내내 간절히 그렸던  수능 직후의 낭만과 행복의 세상은 보이지도 않고

놀라울 정도로 아무 것도 변해 있지 않은  나와 내 주변 모든 것들을 보며 허탈하지는 않나요?

아마 결과에 상관없이 대다수의 분들은 이렇게 느끼고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수능 이전, 시험을 준비하며 느꼈던 스트레스와 불안감, 압박감보다

지금 나에게 아무런 책임도, 의무도, 목표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아무것도 '할 것이 없이' 16시간을 매일매일 보내야 하는 데에서 오는

무기력함과 우울함이 더 고통스럽다고 느끼기 시작한 분들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활의 끝에서 얻게 되는 교훈은,

“사람을 역시 적절한 정도의 ‘해야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두 해에 걸쳐 입시를 치렀는데요,

현역으로 마주했던 2022학년도 수능이 끝난 직후에는

두 달 가까이 지긋지긋하도록 무력한 생활 속에서 살았습니다.

매일 휴대폰을 들고 침대에 누워 이 의미 없고 반복적인 하루하루가 계속되는 것에

환멸이 나면서도 몸을 일으키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어찌저찌하여 새해가 온 후에는 나름 보람차다고 할 수 있는 일들로

제 삶을 채워나가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그 두 달의 무기력으로 인해 몸도 마음도 굉장히 약해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억으로 인해 반수 당시의 2023학년도 수능 이후의 제 삶은

전년도와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의미 있고 활기찼던 것 같아요.

특별한 비결이 있던 것이 아니라, 결국 인위적으로라도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것’을 찾고 설정하여 나 자신에게

적당한 의무를 부여하는 게 삶을 완전히 바꾸어주었던 것 같아요.

‘해야 하는 것’을 찾고 정하는 방법 중 가장 이상적인 경로는 당연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그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 하고 싶은 것의 종류는 상관 없습니다.

아마 입시를 준비하면서 수도 없이 갈망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가장 강하게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을 거에요.

대표적인 것으로는

‘~~으로 여행 가기’, ‘헬스 하기’, ‘외국어 배우기’ 등등이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걸 떠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시험이 끝난 후 지금까지의 생활로 미루어 보면,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나의 삶에 주는 영향은 엄연히 다르거든요.

그래서 저는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것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하고 싶은 것’의 목록으로 예시를 들어 보면,

도쿄로 여행을 가고 싶다면, 부모님께 돈을 빌려 

도쿄까지의 항공권과 숙소를 과감하게 예약하고,

도쿄에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찾아보고 코스를 짜보세요.

그럼 자연스레 알바로 돈을 벌어야 하는 의무가 생깁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어도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죠.

운동을 해보고 싶다면, 무작정 헬스장을 가서 인바디 측정을 해 보세요.

일 년 내내 공부만 하느라 심각해진 나의 몸 상태를 확인한 후,

짧은 기간(세 달 정도) 내에 이루어야만 하는 신체 변화를

수치로(ex. 골격근량 +1.5kg, 체지방률 –2%p 등) 적어 놓으세요.

운동을 나가지 않고 빈둥대다가 현타가 와서 옷을 입게 됩니다..

비효율적인 모든 것이 용납되지 않고 끊임없이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야 했던

가시밭길 같던 수험생활에 너무 익숙해진 이유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금은 수능을 준비할 때처럼 굳이 여러 사항들을 깊게 고려해보면서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계획을 짤 필요가 없는, 여유 있는 시기입니다.

다시 말해 ‘무작정’이라는 표현이 허용되고 환영받는 때입니다.

큰 고민 없이 가볍게 만들어 본 ‘해야 하는 것’들이 삶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젠 수험생이 아니니까, 너무 고심하지 말고 정말 아무거나 하고 싶은 대로 툭툭 해보길 바랍니다 :)

+) 극도로 외향적이신 분들은 꼭 성인 되셔서 술집 서빙 알바 한 번씩 해 보는 걸 추천드려요!

개인적으로 수능 이후의 공백기에서 가장 재미있고 값진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ㅋ ㅋ ㅋ

+) 운전 면허는 꼭 꼭 꼭 지금 따는 걸 추천합니다! 저도 현역 수능 직후에 면허를 땄는데,

지금까지 따지 않은 친구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운전을 할 줄 알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더라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