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도 가고 3월을 바라보고 있네요 .. 다시 한 해가 시작되고, 다시 입시가 시작된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제 감정 컨트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지금껏 약 10개월간 써온 칼럼들에서 겹치는 문장이 있다면 다음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당한 휴식은 꼭 필요합니다”

말 그대로 당연한 말 아닌가 싶으실 수 있지만, 제가 몸소 겪고 나니 더욱 더 와닿더라고요. 

저는 공부할 때 스스로 몰아세우며 공부하는 타입이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데, 도저히 공부를 즐기기는 쉽지 않아서 즐겁다 즐겁다 스스로 세뇌시키거나 때로는 찬물 샤워, 서서 공부하기 등 물리적으로 버텼던 거 같아요. 전 거의 매달 작은 슬럼프들이 한 달 주기로 찾아왔었어요. (어라 요즘 공부가 왜 잘 되지, 슬럼프도 안 온지 꽤 된 거 같은데? 싶으면 딱 오더라구요 ㅎㅎ..) 그런 작은 슬럼프들이나 주변 상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했던 생각은, “누구나 이정도는 힘들어하지. 이정도도 안 힘들고 공부하는 수험생이 어디있어. 이정도도 못버텨?” 라고 생각하며 더욱 더 몰아세웠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작은 슬럼프들을 이겨냈다고 생각하며 지나왔어요. 사실 슬럼프가 진짜 무엇인가 •• 생각하면 잘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슬럼프는 육체적인 것보단 정신적인 것들이었어요. 우울감이나 피로감, ‘아 공부 정말 정말 하기 싫다’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공부 패턴이 무너지는 것 정도요.  

그런데, 작은 슬럼프들의 영향이 쌓인 줄도 모른 채 쌓여왔던 거 같습니다. 고2 2학기 중간고사쯤 어김없이 또 새로운 슬럼프가 다가왔어요. 지금껏 찾아온 슬럼프들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겪었던 작은 어두운 감정들을 남들도 다 겪는거라고 무시했던 탓인지 조금 달랐던 거 같아요. 공부 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들도 작용해서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잃었던 거 같습니다. 당장 내 마음이 힘들고 드는 생각들은 모조리 부정적인데, 지금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다 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껏 울면서 수학 문제를 풀었던 적은 많았지만, 힘들고 답답해도 울면서 -> 문제를 풀었던 것이지, 문제를 풀면서 -> 내가 지금 울고있다는 걸 깨달은 적은 없었거든요. 눈물이 조절이 안 되고, 심각하게 잠만 자고, 수업에 집중 자체가 어렵다는 걸 순간 내가 정말 쉼이 필요하구나 깨달은 거 같아요. 그렇게 정말 공부를 내려놓고 약 한 달정도 쉬었습니다. 학교를 기숙사에서 다녔는데 기숙사를 나와 통학을 하고, 과외를 잠깐 쉬고, 시험공부(당시 중간고사 대비기간)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정말 처참하고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내신 성적을 받았습니다. 쉬려고 결심할 당시엔 ‘내 고등학생 시절이 공부만 있는 것도 아닌데 당장 살기부터 해야지’라는 생각에 공부를 쉬었는데요. 처음 받아보는 성적을 받으니 지금까지 해온 것도 아쉽고 이대로는 또 못 있겠더라고요 ㅎㅎ 그렇게 기말고사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살면서 제일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조금은 민망한 제 슬럼프들을 공유한 이유는 너무 뻔한 말이지만 정말 쉼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물론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실테지만, 그럼에도 당장 해야할 공부가 너무 많고 내가 쉬는 동안 전국의 학생들은 공부하고 있을 거란 생각에 몸은 쉬어도 머리나 마음이 쉬지는 못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우리 머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일정한 휴식과 여유를 즐겨야 또 다시 집중하고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휴식은 행복한 상태의 적절한 수면, 단기 여행, 건강한 취미(운동, 독서 등) 등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휴식이라는 핑계로 그저 스마트폰이나 미디어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 혹시나 싶어 마지막 말을 덧붙입니다 ㅎㅎ 그리고 정말 힘들고 무너질 거 같을 때엔 적절한 휴식이 너무나, 꼭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자기연민에 빠지는 건 위험한 거 같아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버텨야 할 땐 버텨주고, 쉬어야 할 땐 다른 걱정이나 고민 없이 쉬어주며 몸도 마음도 건강한 수험생활 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