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인사 

안녕하십니까, 경찰대학 1학년이자 목표달성장학생 20기 임정언 학생입니다. 정말 오래 전부터 목표달성장학생 칼럼을 지켜봐왔기에, 이렇게 첫 인사를 남길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오늘은 첫 칼럼이니만큼, 해시태그를 통해 보다 가벼운 주제로 여러분에게 다가서고 싶습니다. 모두들 반가워요 :)

# 경찰대학

경찰대학이라고 하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한 학년 정원이 50명뿐인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경찰대학은 경찰간부 육성을 목표로 하는 국립 특수대학으로서, 모든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6급(을) 상당의 경찰공무원인 ‘경위’로 임용됩니다. 그 외의 자세한 내용은 따로 경찰대학을 소개하는 칼럼으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칼럼 작성 계획

저는 성공가도만을 걸어온 사람이 아니고, 먼 길을 돌고 돌아 대학에 정착하게 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평범한 수험생의 입장에 잘 다가갈 수 있는 글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시 같은 경우에는 고3 때 준비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맺지 못했기에, 이 부분은 수시로 대학 진학에 성공한 다른 멘토님들께서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올해 인문계 대학에 진학하신 멘토님들 중 정시 전형이 몇 분 안 계시기에, 그 부분에서 제가 수능을 준비하는 인문계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찰대학은 원서 접수가 5월부터 시작되고, 1차시험, 체력시험, 수능, 면접 등 절차가 1년에 걸쳐 매우 길게 이루어지기에 다른 멘토 분들보다 이야깃거리가 많아질 것 같습니다. 특히 기숙학원에 있는 학생들은 모든 인터넷 사이트가 막힌 상황에서 목표달성장학생 칼럼이 몇 안 되는 낙이라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법 칼럼 외에도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들을 담아오고 싶습니다.

# 산전수전공중전

3수의 과정에서 수시에서 정시로 전향하는 경험을 하였고, 독학재수, 반수, 기숙재수, 재수종합반 등등 모든 N수 방식을 경험해보았습니다. 힘든 3년이었지만, 그만큼 정신력, 성적, 자아 모두 성장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이 칼럼을 읽는 여러분보다도 부족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제 글을 친구의 경험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행여 낮은 성적대에서 좌절을 겪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면, 앞으로 풀어나갈 제 성장기가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불운의 아이콘

입시를 준비하는 3년간 학종 12광탈, 최초 예비 후 예비 1번탈, 수시납치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입시에는 ‘운’이 너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장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도 수능점수로 두각을 나타내는 수많은 친구들이 1차 시험의 미스, 체력시험 불합, 면접 과락 등으로 좌절을 맛보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여기 있는 멘토 분들 모두가, 수많은 가능세계에서 현재 명함에 적힌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에 다니고 있을 수 있고,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과 같은 입장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수능은 1년의 노력이 단 하루로 결정됩니다. 문제가 어떻게 나오느냐, 내가 자신 있는 소재가 어려운 문제로 나오느냐, 시험 당일 불의의 사고가 나지 않느냐, 등으로 너무 많은 것이 휙휙 바뀝니다. 최근에 3월 교육청, 메대프(더프) 등을 치셨죠? 실력보다 잘 본 친구들도, 못 본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모의’고사일 뿐이더군요. 매년 수능 당일의 나는 모의고사 때의 나와 달랐습니다. 그렇기에 빌보드에 그려진 나의 모습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수험생활을 견뎌내고 있는 여러분은 지금도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니까요.

# 자기 혐오

재수기숙 시절, 저는 먼저 대학에 간 친구들에 뒤쳐졌다는 자기혐오, 붙을 줄 알았던 수시에 떨어졌다는 비관주의에 빠져 2월 10일 입소부터 한 달간 매일 밤, 수업 중간, 쉬는 시간 할 것 없이 펑펑 울었습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린 것이 바로 3월 메대프(더프)에서 최악의 성적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울거나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상황을 조금도 나아지게 하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제 자리에서 할 일을 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더군요. 아마 지금 이맘때가 딱 2년 전의 제가 정신을 차린 시기일 것입니다.

혹시 수험생 시절 저와 같이 자기혐오에 빠진 분이 계시다면, 빨리 떨쳐내고 이겨내셔야 합니다. 이미 결과는 나버렸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에 고통스러워하기보다는 이 악물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양해의 말씀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이 있다면, 경찰대학 학생은 예비 공직자라는 특수한 신분을 가진 대학생이기에, 공적인 활동에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학교 규정 상 경찰대학 소속임을 밝힐 경우, 학생 개인의 의견이 경찰대학의 공식적 입장으로 비추어지면 안된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멘토 분들과 달리 질의응답을 할 때 제 표본 하나가 경찰대학을 대표하는 것으로 비추어지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답변을 달지 않거나 양해의 말씀을 드릴 수도 있다는 점 주지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칼럼에서는 5월에 있을 경찰대학 원서접수를 대비한 정보글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1년 동안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