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20기 목표 달성 장학생, 서울대학교 의예과 이규현입니다. 고등학교 내내 문학 창작을 취미로 가졌던 것처럼, 칼럼 작성이 대학교에서의 첫 취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저번 칼럼에서 다룬 제 경험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이번 칼럼에서도 또 하나의 가치 있는 경험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치 있는 경험이 켜켜이 쌓이게 되는데, 제 인생을 돌아보면 가치 있는 경험은 대부분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쌓였습니다. 여러분도 입시의 레이스가 끝나고 나면, 훌륭한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있을 때 행복한 사람,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이자 훌륭한 사람입니다. 화려한 학벌, 아름다운 외모, 두꺼운 지갑 등은 사람의 본질을 절대로 대변하지 못합니다. 여러분께서 대학에 막 입학하시면, 어쩔 수 없이 겉모습에 눈이 가게 될 것입니다. 정량적인 성적이 높은 사람, 누구나 돌아볼 정도로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 값비싼 옷을 두르고 다니며 씀씀이가 큰 사람 등에 자연스럽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한 달만 지나도, ‘껍데기는 가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향기로운 인격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주변에서 인간관계에 상처받는 이들을 돌아보면, 이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했거나, 너무 나중에 깨달은 이가 많습니다.

재미없는 충고가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저의 첫 번째 제자이자, 의과대학 동기인 Y와의 이야기를 슬슬 시작해 보겠습니다. 합격 발표 이후부터 정말 많은 학생에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르쳤지만, 무엇이든 처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 듯합니다.

저와 Y는 그야말로 생판 남이었습니다. 사는 지역, 졸업한 고등학교, 대학 전형 등 겹치는 점이 무엇 하나 없었습니다. 저와 Y를 이어주었던 연결고리는 오직 하나, Y의 어머니와의 인연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근무하셨던 Y의 어머니께서는 저의 일반화학 과정 실험을 지도해 주셨고, 저는 Y의 어머니 밑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괄목할 만한 성취를 거뒀습니다. ‘옥스토비의 일반화학’이라는 무시무시한 교재로 수업하셨던 Y의 어머니는 저에게는 참 엄격하셨습니다. 어느 정도로 엄격하셨는지 궁금하실까 말씀드리면, 목요일 자정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을 때, 제가 1분 늦게 제출하여 기한을 넘기자마자 새벽에 전화를 거셔서 30분 동안 제 마음가짐을 꾸짖던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엄격하신 만큼 Y의 어머니는 열성을 다해 학생을 지도하셨고, 저의 몇 안 되는 은사님으로 남아 계십니다.

대학의 합격 발표가 나고 1월의 겨울방학이 되자, 저는 Y의 어머니를 한 차례 찾아가 뵀습니다. 모교가 아닌 다른 학교의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부산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겨우 인사를 드렸습니다. Y의 어머니께서는 활짝 웃으시면서 저를 맞아 주셨고, 부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고 회를 가득 사 주셨습니다. 돌아갈 때 차비로 쓰라면서, 노란색 지폐를 주머니에 슬쩍 넣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분께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으신지 처음에는 눈치를 채지 못했는데, 따님께서 수능을 무척이나 잘 보셔서 표정이 유독 밝으셨다는 점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별다른 생각 없이 Y의 어머니와 마주 앉아 즐겁게 회를 먹던 와중, 갑작스레 Y의 아버지와 Y가 저에게 인사를 건네며 테이블에 합석했습니다. 아까 Y의 어머니께서 전화하신 것이, 이것 때문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으며, 저는 어색한 웃음으로 두 분을 맞았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4인 가족의 단란한 저녁 식사인 줄 아시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만한 광경이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첫째 딸, 막내아들. 적당히 패딩만 걸치고 온 막내아들에 비해, 나머지 세 명이 너무 격식을 차리고 있는 묘한 위화감만 눈치채지 못했다면 말입니다. 저는 별다른 생각 없이 회를 먹고 있었을 뿐인데, Y의 어머니는 아까와 표정이 사뭇 달라지시면서 저를 빤히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방금 오신 Y의 아버지도 저를 빤히 바라보시면서 무언가를 말씀하시려고 하는데, 이내 주저하기만 하셨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제가 먼저 하실 말씀이 있는지 여쭤보자, Y의 어머니께서 Y의 면접 준비를 도와달라고 어렵사리 말씀하셨습니다. Y의 아버지께서도 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씀하시면서, 부탁한다고 제 손을 잡으셨습니다. 한편, Y는 제 눈을 피한 채 다른 곳을 보고 있었습니다.

겨울방학이 시작된 이래, 눈이 가득히 쌓인 산골의 도서관에서 두문불출하며 책만 읽었던 저에게, Y의 면접 준비라는 임무가 부여된 것입니다. 읽고 싶었던 책이 가득 남아 있었기 때문에, 저는 완곡하게 서울에 있는 면접 학원 몇 곳을 추천해 드리며 거절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Y의 부모님은 제가 추천한 면접 학원을 모두 다녀왔으며, Y가 면접 학원과는 잘 맞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저는 속으로 면접 학원과 맞지 않는 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마지못해 부탁을 승낙했습니다. Y의 부모님께서 시급을 얼마나 받고 싶은지 말하라고 하셨는데, Y의 어머니께서 제가 실험할 때 이것저것 재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은혜가 있어 돈은 따로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날 밤은 기차가 끊긴 나머지, Y의 집 근처 호텔에서 묵었습니다. Y의 부모님께서 숙박 요금을 내주셔서 마음 편하게, 호텔에서 푹 쉬었습니다. 수험 생활 도중에는 도저히 올 일이 없던 고층 호텔에서 철썩거리는 밤의 파도를 보니, 마음에 무언가 벅차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 라운지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과 함께, 좋아하는 책을 꺼내서 읽었습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이었는데, 저는 마음이 들떠 오를 때면 베르테르의 생각이 나서 꼭 이 책을 읽고는 했습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절정에 나타난 끓어오르는 정열적 감정은, 오히려 제 마음을 진정시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습니다.

책을 덮은 뒤 바라본 시간은 어느새 새벽 2시였고, 책을 덮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라운지 옆자리에서 가운을 걸친 투숙객이 저에게 말을 거셨습니다. 여기까지 놀러 와서 책을 읽다니 별난 사람이라며 핀잔을 주시다가, 자신도 그렇게 쫓기면서 살던 시절이 있었다고 시답잖은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라운지는 음주가 허용되지 않는 공간이었지만, 투숙객은 와인을 연거푸 마시다가 시험도, 결혼도 잘 안 풀려서 죽고 싶다고 갑작스레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방에 돌아간들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저는 투숙객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남자친구가 결혼을 위해 부산까지 내려왔는데 본인이 시험에 떨어져서 볼 낯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투숙객의 모습을 보며 시험도, 결혼도 잘 풀릴 것이라는 빈말을 해주고 방에 돌아가도록 설득했습니다. 투숙객은 결국 비틀거리며 방으로 무사히 돌아갔고, 저는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하며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창문 틈새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눈을 뜬 뒤, 옷을 적당히 갖춰 입고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조식 뷔페에서 토스트를 접시에 담고 있는데,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시던 투숙객이 맞은편에서 토스트에 잼을 바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어색한 상황이 걱정되어 모르는 척을 하고 지나가려 했지만, 얼떨결에 눈이 마주쳐서 인사를 드리고 말았습니다. 투숙객은 어제의 흐트러진 모습과는 다르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정하게 꾸민 모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할 말이 없어서 어제 잘 주무셨냐고 말을 먼저 걸었고, 투숙객은 술을 마셔서 그런지 잠이 잘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쩌다 보니 접시에 음식을 다 담고 투숙객과 함께 착석하게 되어, 조금은 불편한 분위기에서 조식을 먹었습니다.

투숙객은 시험에 떨어졌지만, 오늘 부모님께 남자친구와 함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고 말씀했습니다. 저는 투숙객의 손에 있는 반지를 보면서, 남자친구가 그렇게 소중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투숙객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어려운 시험에 악착같이 도전했던 것도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시험공부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기보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도전이었다고 설명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저는 어떤 이유로 수능과 내신 시험에 그토록 열심히 도전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조식을 다 먹고 캐리어를 끌며 당당히 걸어 나가는 투숙객의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라면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남자친구가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 조식을 먹고 호텔을 나오면서, Y가 희망하는 대학의 면접은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정시 면접이라고 해도, Y가 희망하는 대학은 P/F 형식으로 면접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총점의 비율 형태로 면접을 반영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습니다. 저의 입시에서 중점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던 과학의 II 과목과 수학의 확률과 통계 과목의 내용까지 지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본가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태블릿으로 II 과목과 확률과 통계의 수능 특강 문제집을 읽으며 개념을 복기했고, 해당 대학의 면접 문제를 살펴보면서 개념이 면접 문제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분석했습니다. 수학 및 과학 제시문 면접 외에도, 의료윤리를 비롯한 인문학적 지식을 물어보는 인적성 면접도 있었기 때문에 의료분쟁 사례집 등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해야 할 양이 너무 많아서 막막했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고등학교 과정 내에서 충실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새롭게 알아가며 재미를 느꼈습니다. II 과목과 확률과 통계 과목에는 흥미로운 개념이 많았고, 인문학적 지식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면접을 위해 공부한 적이 있어서 즐겁게 다룰 수 있었습니다. 기차뿐만 아니라 본가에 도착해서도 면접 지도를 위한 공부를 놓지 않았고, 마침내 Y를 지도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잔뜩 공부하고 준비하느라 밤을 넘긴 다음 날, 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바로 부산으로 향하는 새벽 첫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문자를 보내보니 Y도 벌써 일어나 부산역 근처의 스터디카페에서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누군가를 지도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떨리는 마음을 뒤로 숨기고 스터디카페에 천천히 발을 들였습니다. Y는 피곤했는지 커다란 잔으로 커피를 마시며, 희망 대학의 기출 문제를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네자, Y는 어색하게 화답했습니다. Y는 저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자, 저도 모르게 책임감이 생겼고, 잠도 줄여가면서 열심히 준비해 온 내용을 아낌없이 전달해 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 역량껏 Y를 지도했습니다. Y가 II 과목과 확률과 통계의 수능 특강을 읽어보면서 핵심적인 개념을 숙지할 수 있도록 했고, 저는 해당 과목의 교과서를 읽어보면서 Y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판단되면 발췌하여 정리해 두었습니다. 물리, 화학, 생명과학의 개념이 어떻게 연계되는지, 과목별 개념을 어떻게 통합하여 이해하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제시문을 보고 본인의 생각을 제한 시간 안에 이야기할 수 있도록 수도 없이 연습시켰고, 두괄식으로 말하면서 근거를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말하기 방법도 가르쳤습니다. 면접 전반에서 철저한 근거 중심적 사고와 발화를 채택할 수 있도록 꼼꼼히 지도했고, 현대의 근거 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이 토대를 두고 있는 통계적 추론에 대해서도 다양한 기법을 말해주었습니다. Y는 제 서투른 지도를 최선을 다해 따라와 주었고, 틈틈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는 했습니다.

인적성 면접의 지도에서는, 윤리적인 딜레마 상황에서 Y가 편협한 관점에 매몰되지 않고 다면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Y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이기적이고 차가운 의사가 아니라, 고통에 눈물짓는 이타적이고 인간적인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진지하게 대화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수많은 이를 구한 신경외과 의사가 직접 환자가 되어 느낀 소회를 기록한 ‘숨결이 바람 될 때’,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끝없이 고뇌하는 인턴의 삶을 담은 ‘인턴 X’ 등 다양한 책을 읽은 경험을 바탕으로 Y의 인격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비록 하루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 아침과 비교해 생각이 훨씬 깊어진 밤의 Y를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스터디카페의 좁은 방 안에서 점심과 저녁도 대충 샌드위치로 때웠지만, 저는 진심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제가 준비한 내용을 금세 배우고,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에, 바로 답변에 적용하는 Y의 뛰어난 모습을 보면서 Y를 제대로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Y의 부모님께서 괜히 저에게 부탁을 드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을 때쯤, Y는 제가 준비한 내용들을 완벽하게 받아들여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정신없이 면접 지도를 진행하다가, 제가 준비한 내용이 슬슬 마무리될 즈음 시계를 보니 곧 자정이었습니다. 서로 기진맥진한 상태로 저와 Y는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가 심야의 거리를 함께 걸었습니다. 밤공기는 상쾌했고, 달빛은 아름답게 거리를 비췄습니다. 저는 걸으면서 Y에게 준비한 내용은 다 전달했다는 말을 건넸고, Y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저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Y가 화요일의 면접 직전에 저를 만나서 참 다행이라고 말했는데, 이 말 한마디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날 저는 Y를 집에 데려다주고, 근처 호텔에서 묵은 뒤에 첫차를 타고 본가로 돌아갔습니다.

Y를 지도하면서, 저 역시 많이 배웠습니다. 선생님으로서 Y를 지도하기 위해 현역 때 적당히만 하고 넘어갔던 II 과목과 확률과 통계를 꼼꼼하게 공부했고, 대화가 통하는 상대와 함께 의사로서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논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이런 상대를 몇 명 만나보지 못했는데, 그것은 Y의 대학교도 마찬가지라서, 선생님만큼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잘 없다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첫 제자로 Y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Y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던 일이었기에 마음에 더 오래 남는 것도 같습니다. Y 이후로도 정시로 의과대학을 지망하는 학생의 수능 지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지망하는 학생의 면접 지도, KAIST/POSTECH를 지망하는 학생의 자율 탐구 활동 지도, 사관학교/경찰대를 지망하는 학생의 필기시험 지도 등 다양하게 가르쳤지만,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했던 일이라 피곤하고 힘에 부쳤던 기억이 먼저 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입시가 끝난 뒤에 꼭 누군가를 지도해 보셨으면 합니다. 설령 처음에는 그리 많은 돈을 받을 수 없더라도, 인생에 있어 값진 경험임을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배려하며 수업하는 경험, 학생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경험, 학생과 함께 스스로가 변화하는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듭니다. 저는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Y와 연락을 꾸준히 하는데, 더 이상 선생님과 학생이 아닌 친구 사이로 여러 번 만났습니다. Y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순간의 제자였지만 이 사람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고, 이제는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동료로서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서로 의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Appendix. 간혹 댓글이나 메일로 공개하기 어려운 정보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질문은 입시가 끝난 뒤에 찾아오시면 Off the record로 얼마든지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제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하며 후배로 들어오실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