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목표달성장학생 20기 경찰대학 1학년 임정언 학생입니다.

칼럼을 시험 일주일 전에 모두 다 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은 2교시 영어 영역입니다. 수능은 국-수-영 순서대로 보지만, 특이하게도 경찰대 시험은 국-영-수 순으로 응시하게 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피곤하고 체력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수학 시험을 쳐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만약 경찰대 기출을 제대로 풀어보지 않았으면 실제 시험장에서 이 점에 착오가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전까지 국어와 관련한 칼럼을 올렸지만, 사실 경찰대 국어는 선지에 대한 감을 잡는 것으로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경찰대 시험의 꽃이라고 불리는 영수는 살짝 다른 것 같습니다. 경찰대 영어와 수학은 압도적 1등급이 아니면 많이 고전할 정도로 난이도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칼럼에서 다뤄볼 영어가 특히 그렇습니다. 수학은 워낙 수능에서의 비중도 크고 점수가 고고익선인지라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하지만, 영어는 절대평가가 된 이후로 1등급만 나오면 장땡이라는 마인드로 많은 학생들이 경시하다보니 막상 경찰대 시험이 닥치면 수능 1등급만 나오는 성적으로는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경찰대 영수는 개인적으로 수능 베이스가 탄탄해야만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1차시험이 일주일 남은 이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영어와 수학의 수능 베이스 실력을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어와 수학은 앞선 국어 칼럼처럼 실력과 직결되는 풀이 노하우보다는 약간 방법론적 측면에서 어떻게 운용했는지를 위주로 말해보고 싶습니다.

1. 전체적인 시간관리

많은 분들이 경찰대 영어 영역을 대비하실 때 “최소 몇 분까지 어디까지 끝내야지”라는 마인드로 접근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작년에 그랬는데요. 그런데 그랬다가 본 시험장에서 한번 큰 코 다쳤습니다. 이는 2023학년도 기출과 2024학년도 기출의 문항 배치를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24학년도 기출

01-05 단어

06-07 대화문

08-09 어법

10-12 문맥에 맞는 단어 고르기

13-14 문맥 상 낱말의 쓰임

15-17 내용일치

18-22 빈칸

23-24 제목

25-27 요지

28-29 흐름과 관계 없는 문장

30-34 문장 삽입

35-38 문단 순서

39-40 요약

41-42 1지문 2문항

43-45 1지문 3문항

23학년도 기출

01-05 단어

06-07 대화문

08-09 어법

10-12 문맥에 맞는 단어 고르기

13-14 문맥상 낱말의 쓰임

15-16 내용 일치

17-23 빈칸

24-26 제목

27-28 주제

29-30 요지

31-32 흐름과 관계 없는 문장

33-34 문장 삽입

35 요약

36 어법

37-38 문단 순서

39-42 1지문 2문항

43-45 1지문 3문항

뭔가 다른 점이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작년에 시험장에서 평상시처럼 페이지를 넘겨서 문장 삽입으로 넘어갔는데, 양쪽 면을 문장 삽입 문항이 꽉 채우고 있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원래 문장삽입 문항은 시험지 전체에서 2문항밖에 없었고, 문장삽입이 시작되는 번호도 33번이 아닌 30번부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문 길이 자체도 매우 길어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빠르게 넘겨보니 또 다른 킬러인 순서 문항까지도 5문항으로 늘어나 있었고, 원래 수능에서도, 경찰대 시험에서도 빠르게 풀어낼 수 있었던 1지문 2문항 개수가 반토막 나 있었죠. 평상시와 비슷한 시간이 남아 있었는데, 남은 문항들의 질 자체가 달라져 한 문제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 커졌던 것입니다. 시험지 풀기 전에 한번 전체적으로 훑어보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확인하지 않고 ‘평상시와 비슷한 시간을 남기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가져온 패착이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평소 빈칸보다 순서·삽입에 더 큰 부담감을 느꼈기에, 장장 5페이지의 순서·삽입과 시계에 표시된 얼마 남지 않은 제게 큰 혼란을 가져왔습니다.

다행히 끝까지 푸는 데는 성공했지만, 검토할 시간이 남지 않아 마킹 오류만 확인하고 그대로 제출해야 했습니다. 나중에 시험이 끝나고 다시 보니, 빈칸 문항의 개수가 작년도에 비해 크게 줄어있더군요. 이렇듯, 수능과 달리 경찰대 영어는 수록되는 문항의 유형이 매년 변화하고, 순서 또한 바뀔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빈칸이 줄고 순서·삽입이 늘어났지만, 올해는 반대가 될 수도 있고, 아무도 그 변화를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00시까지 몇 문제를 끝내자!”라고 미리 시험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확정 짓는 것은, 자칫 작년의 저처럼 크게 바뀐 시험의 형식에 대응하지 못하고 당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출에 익숙해진 나머지 행동강령을 지난 기출에 맞추어 확정 짓기보다는,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기 전 시험장에서 문제를 훑어보면서 이전 기출과 달라진 점을 파악하고, 평상시보다 어느 파트에서 속도를 빨리하고 어디에서 늦출 것인지를 미리 머릿속으로 그리고 출발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유형별 행동전략(번호는 24학년도 기출 기준, 변경 가능)

1~5 단어문제

경찰대 시험에만 있는 아주 독특한 문항이자, 단어의 정확한 뜻을 물어보는 전통 있는 문항입니다. 시험이 수능과 유사해지면서 수능과 비슷한 유형의 문항들만 거의 남은 상황에서, 수능에 없는 유형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항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난이도가 많이 높은 문항이었습니다. 수능에 주석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단어들이 매우 많이 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8학년도 기출에 나오는 circumlocutory, 2019학년도 기출에 나오는 conundrum 등의 단어는 저도 처음 보는 단어였는데, 이걸 고등학교 3학년 수준 수험생들에게 그 뜻을 물어보는 문항을 출제했습니다.

그런데 문이과 통합 이후 난이도가 하강되면서, 현재는 수능 수준의 어휘들이 많이 나오고, 약간 어려운 단어라도 적당한 문맥 추론으로 풀이가 가능해진 수준이 되었습니다.

다른 문항들은 수능에서도 쉽게 보실 수 있는 유형이다 보니 익숙하시겠지만, 단어 문제는 수능에는 없는 유형이라서 다른 문항보다 좀 더 자세히 저만의 풀이법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만약 단어 문제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면 어떻게 대처할까요? (feat. 2023학년도 5번)

05 밑줄 친 단어의 뜻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When a nurse holds a bias toward her patients, she may provide substandard care.

① sophisticated

② considerate

③ temporary

④ conventional

⑤ insufficient

만약 substandard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몰랐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제가 선택해볼 전략은 다음과 같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1번이며, 상황을 보고 4번도 적절히 선택하는 대담함도 필요합니다.

1) 문맥추론 → Bias(부정어) → 그 뒤 부정어가 또 나오지 않을까?

2) 선지 추론 → 보통 그 단어에 맞는 선지 하나, 그리고 보기 예시 단어에 반대되는 선지 하나를 제시함. → 그럼 반의어 관계인 insufficient와 considerate 중 문맥과 맞지 않는 하나가 답이지 않을까?(추측)

3) 단어 추론 → sub+standard 각각의 단어(혹은 접두사)의 뜻으로 추론.

4) 정말 1도 모르겠다 → 그냥 찍고 패스. 무엇보다도 시간이 생명이기 때문에, 전혀 감이 안 잡히는 단어 문제 하나로 앞에서 시간 뺏기면 안 됨.

8-9 어법

그냥 수능 문법과 출제 패턴 유사하면서 약간 어려운 정도입니다.

저는 시간 단축을 위해 해당 문법 오류가 있는 문장만 발췌독해서 보고, 내용을 이해하지는 않았습니다.

13-14 문맥 상 낱말의 쓰임

수능과 동일하게 앞뒤 문맥으로 파악하시면 됩니다. 상대적으로 쉬운 앞쪽 문항이기도 하고, 시간이 부족하니 국어와 마찬가지로 답이 보이시면 바로 손가락 걸기(칼럼2에 이 전략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해버리실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출을 한번 풀어볼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2023학년도 기출 13번

Left to their own devices, most children won’t hesitate to, say, lick a doorknob or wipe snot with their sleeve. But is there any truth to the idea that their ① distaste for getting dirty can be beneficial to their health? That theory dates to the 1800s, when European doctors realized that farmers suffered fewer allergies than city slickers. However, it didn’t gain widespread attention until 1989, when British epidemiologist David Strachan discovered that youngsters with older siblings were less susceptible than other kids to hay fever and eczema. Strachan suggested that early childhood infections “transmitted by unhygienic contact” helped ② foster a robust immune system. His theory, called the hygiene hypothesis, provides a ③ convenient explanation for why allergies and asthma, as well as autoimmune disorders like multiple sclerosis and Crohn’s disease, have increased 300 percent or more in the U.S. since the 1950s. Maybe Western societies have become too clean for their own good, and parents too ④ fearful of a little dirt. “Whatever it is that’s happening in the modern world, it’s causing the immune system to be ⑤ active when it doesn’t need to be,” says microbiologist Graham Rook of University College London.

[3점]

-------------- 스포 방지선 ---------------

1번의 앞부분을 보면 아이들이 더러워지는 것을 선호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내용을 뒷 문장에서 ‘their distaste for getting dirty’로 집약시킵니다. 하지만 distaste는 혐오감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선에서는 더러워지는 것을 혐오할 수 있지만, 지문 속 아이들의 행동은 더러운 것을 혐오하는 행동이 아니기에, distaste는 원래의 자리에 반의어가 들어간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만약 답이 100% 확실하다면, 손가락 걸기를 하여 읽기를 멈추고 답을 찍은 후 넘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1번에서 바로 넘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지문 뒤쪽에서 갑자기 흐름이 뒤집어지는 케이스도 있어 위험하지만, 조금 읽다가 지문의 주제의식이 확실해지면 뒤를 안 읽고 바로 넘어가는 형식으로 시간을 1~2분 정도 충분히 단축할 수 있습니다.

15-17 내용일치

수능과 유사한 유형이지만, 수능과 달리 난이도가 어느 정도 있어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선지 순서’인데요. 수능은 지문 내 등장 순서와 보기 순서가 일치하기 때문에 눈으로 지문을 훑으며 선지 1번부터 5번까지 순서대로 키워드만 보면서 문장을 훅훅 넘길 수 있습니다. 또 지문 읽는 순서에 따라 답이 주로 4~5번에서 나와, 이를 역이용해 5번부터 역순으로 보는 방식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경대 기출은 국어 비문학 1번 내용일치마냥 순서가 뒤죽박죽 섞여있어서, 어느 부분의 내용이 몇 번에 나올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어렵지는 않지만,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위험이 있는 유형입니다.

18-22 빈칸

수능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숙련된 유형의 문항입니다. 하지만 수능은 선지를 주로 1. 지문의 내용과 반대되는 선지, 2. 부합하는 선지, 3. 아예 관련 없는 선지로 구성하는 것과 다르게, 경대 빈칸은 주로 빈칸과 내용적 관련성 있는 매력적 오답으로만 구성됩니다. 수능영어의 매력적 오답은 주제가 같고 지문의 키워드가 들어가지만 반대되는 내용으로서, “어 지문에서 이거 봤던 단어인데!”라고 찍으며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경대 영어의 매력적 오답은 주제가 같고 지문의 키워드가 들어가지만 뉘앙스만 약간 다른 것이 주로 들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합하지만 “가장” 적합하지는 않은 것 선지를 적절하게 골라내는 능력을 더욱 배양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팁으로, 수능 영어를 풀 때도 많이 써먹었던 방식입니다. 바로 지문을 다 읽고 선지를 읽기 전에 먼저 머릿속으로 내가 생각하는 빈칸의 답을 주관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먼저 답을 예측하지 않고 선지로 들어가면 비슷한 내용을 보았을 때 “어 그런가?”하고 낚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먼저 답을 생각하고 들어가면 “맞는 것 같지만, 내가 생각한 답이랑 좀 다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넘어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보통 내가 생각하는 답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빈칸을 보고 똑같이 생각하는 답이기 때문입니다. 경찰대 영어는 그럴듯한 답이 아니라 맞는 답을 골라야하기에, 먼저 머릿속으로 답을 생각하고 선지를 보는 연습을 하면 내가 생각한 답에 최대한 부합하는 답만 골라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23-24 제목

빈칸과 마찬가지로 주제를 생각하고 선지로 들어가야 매력적 오답에 안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를 나타내는 문장 전체가 오답이거나 동사, 형용사 등 문장의 핵심 단어가 오답의 근거인 경우가 많은 수능 영어와 달리, 주어의 범주 오류, 관용어구의 뜻 등 자세히 보지 않으면 헷갈릴 만한 함정들이 매력적 오답으로 나오는 빈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30-38 순서·삽입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수능 영어와 달리 특이하게도 삽입 다음에 순서가 나오는 형태입니다. 자세히 보았지만, 문제를 푸는 방식이 수능과 너무나도 동일하고, 난이도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냥 수능 문제를 푼다는 느낌으로 접근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4학년도 기출 32번

If an epidemic is particularly fierce or prolonged (like the Black Death), a great number of people who were weak will die, leaving the resistant survivors to repopulate their communities.

When an epidemic hits a population, there will be individuals in that population who have genetic mutations that make them more naturally resistant to infection. ( ① ) Upon facing exposure to the pathogen, they will be more likely to survive than their normal, nonmutant counterparts. ( ② ) After many generations of such “weeding out,” the new surviving population will have a much higher frequency of individuals with the mutation than did the original, pre-epidemic population. ( ③ ) As a result, they will be more genetically prepared if that epidemic were to ever hit again. ( ④ ) Therefore, an epidemic can act as a selective pressure that triggers a change in the genetic profile of a population over time. ( ⑤ ) In other words, it can promote human evolution.

* epidemic: 전염병 ** pathogen: 병원균

------------------ 스포 방지선 --------------------

“Such weeding out”만 잘 잡으면, 주어진 문장에서 약자는 죽고, 생존자들이 인구를 늘려나간다는 설명과 부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2번이라는 답이 나오고, 여기서도 또 손가락 걸기로 건너 뛸 수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유형들이 존재하지만, 수능에도 유사한 유형이 있거나 난이도가 어렵지 않으므로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4편까지 긴 여정을 거쳐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지난 칼럼

[경찰대 1차시험 특강1 - 0교시 개괄편]

https://www.megastudy.net/campaign/study/snote_view.asp?idx=1108859&mOne=study3&mTwo=&mento_cd=&page=1&skey02=&sword=%B0%E6%C2%FB%B4%EB&ord=1

[경찰대 1차시험 특강2 - 1교시 국어 비문학편]

https://www.megastudy.net/campaign/study/snote_view.asp?idx=1108889&mOne=study3&mTwo=&mento_cd=&page=1&skey02=&sword=&ord=1

[경찰대 1차시험 특강3 – 1교시 국어 문학편]

https://www.megastudy.net/campaign/study/snote_view.asp?idx=1108890&mOne=study3&mTwo=&mento_cd=&page=1&skey02=&sword=&ord=1

P.S.

곧 사관학교 시험이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관학교 관련 질문이 많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제가 사관학교 시험을 쳐본 적이 없고, 전형이나 입시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가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