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목표달성장학생 20기 경찰대학 1학년 임정언 학생입니다.

해외에 장기간 있으면서 소통이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체력시험 직전, 그것도 9평 전날에 체력시험 칼럼을 쓰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올립니다. 이제 1차시험도 끝나고 어느 정도 학생들이 빠져나가면서, 경찰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역시 극소수이기 때문에 필요한 학생들이 많이 없을 것이라는 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들기에

저 역시 수험번호가 앞쪽이라 체력시험 첫날인 9평 바로 다음날에 시험을 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9평 전날 체력시험과 9평 생각으로 굉장히 싱숭생숭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게 벌써 1년 전이라니, 시간이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한 것 같습니다.

현재 경위공채자(전 경찰간부후보생) 분들이 경도관에서 순환식 체력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9평이 끝난 뒤에는 곧 내년 45기가 될 신입생 분들이 시험을 치르러 오시겠네요. 올해부터는 예행연습도 사라지고, 실제 시험에서 기회 또한 1번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작년에도 예행연습을 하지 않거나 학원에서만 시험 친 학생들 중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았는데, 작년에는 기회가 더 주어졌더라도 이번에는 이 친구들에게 기회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는 작년에 이어 재도전하는 학생들을 위해 어떤 측면에서 더 강화되었는지, 또 실전에서 어떤 점들을 유의해야 하는지를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Q. 체력시험 많이 어렵나요?

작년 기준으로는 어렵지 않았으나, 작년의 변별 실패를 계기로 인재선발계 측에서 체력시험의 난이도를 대폭 강화하여, 올해 입시를 치러보지 않고서는 정확한 난이도를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입학 이후에도 졸업 요건을 대비해 매 학기마다 순환식 체력시험을 학생 대상으로도 실시하는데, 높아진 난이도를 체감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특히 작년에 예행연습을 갔을 때 제가 갔던 날의 여학생들은 저 포함 단 한 명도 통과하지 못했었는데, 여학생이거나 체력이 약한 남학생이라면 단순 운동을 넘어 실제 순환식을 한번 뛰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평상시 운동을 잘 하셨다면 작년에도 순환식 한 번도 뛰어본 적 없는 학생들이 쉽게 통과하는 경우가 많았어서, 괜찮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사바사인 것 같아요 :)

Q. 경찰대학생이라면 운동을 아주 잘해야 하나요?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운동을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운동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는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천국 같은 환경입니다. 체육관에만 2개의 헬스장이 있고, 그 외에도 기숙사 내부 헬스기구, 수영장, 크고 아름다운 대운동장, 테니스 코트, 야구장, 야외헬스장 등 언제 어디서나 운동할 수 있습니다. 체전이나 리그처럼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곳이 많으며, 운동 동아리 종류도 너무 많습니다. 특히 매주 4시간씩 유도, 검도, 태권도, 합기도 중 원하는 무도를 3년간 배울 수 있습니다. 계절학기 때는 물리력 대응 훈련처럼 경찰 실무 관련 실습을 하기도 합니다. 운동을 못하더라도,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배울 기회가 많습니다. 청람교육 때의 체력 단련도 말 그대로 체력 단련이지, 절대 그 강도가 반인륜적인 수준이 아니라서 모두가 따라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다시 말하면, 결국 학교를 다니는 4년간 운동을 할 기회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같이 운동을 할 사람들과 함께 친목팟이 끊임없이 생기곤 하고, 그런 기회들을 모두 거절하더라도 매주 4시간씩 무도를 하다보면 저 역시도 지칠 때가 많습니다. 유도를 제외하면 따라가기 불가능한 수준의 운동을 하지 않지만, 만약 운동을 싫어한다면 학교에서 하는 모든 체육활동 관련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져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잘한다/못한다’의 이분법보다는 ‘좋아한다/싫어한다’를 고민해보고 접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체력시험의 주의사항/팁을 알려주세요!

일단 공식 모집요강의 안내 자료를 보면 아주 무섭게 생겼지만, 실제로 유튜브에 있는 경찰청 공식 계정의 순환식 체력검사 안내 영상(4주 전에 올라온 영상으로, 실제 시험이 치러지는 저희 학교 경도관에서 촬영하였기에 가장 정확합니다)를 보면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습니다.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순환식 체력검사는 크게 8가지 기구들로 구성됩니다. 자세한 과정은 영상을 보거나 경찰대 체력시험을 지금까지 준비해온 학생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테니, 그것보다는 각 코스 별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파트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매트 넘기

전혀 어렵진 않지만, 실수하거나 체력이 떨어져 잘못 넘어서 살짝이라도 밟으면 삐 소리가 납니다. 1.5m라 생각보다 길기도 하고, 가끔 밟는 사람이 나옵니다. 밟으면 바로 뒤로 돌아가 다시 넘어야 하는데, 도움닫기 과정까지 처음부터 해야하므로 시간 문제를 비롯해 귀찮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저는 수험생 땐 크게 무리를 느끼지 않았지만, 입학 이후 졸업요건 기준에 맞춰 4.2kg 조끼를 차고 달리니, 몸이 무거워져 1.5m 매트를 넘는데 훨씬 더 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이 코스는 개인적으로 신입생보다는 조끼를 입고 달리는 임용예정자를 노린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작년과의 변화는 없습니다.

2. 계단 오르내리기

평이하므로 넘어가겠습니다. 계단 높이가 낮아 무의식 중에 2칸씩 뛰지만 않으면 됩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정 힘들면 계단 옆 난간을 붙잡고 올라가도 상관없습니다. 보통 실격을 의식해서 힘들어도 잘 안잡지만, 난간을 잡고 팔 힘도 함께 쓰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작년과의 변화는 없습니다.

3. 허들 넘기

동기 중에서 허들 넘기의 방법을 몰라 토끼처럼 두발을 붙이고 폴짝 뛰어넘어서 한번에 통과했다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만큼 허들을 넘는 친구들의 방법이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주로 1. 걸어서 넘는 친구와 2. 뛰어서 넘는 친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예 걸어서만 넘는 친구도 있고, 아예 뛰어서만 넘는 친구도 있는데, 저는 잠깐 숨을 고르면서 속도를 안 늦추려고 첫 허들은 걸어서 넘은 후, 두 번째 허들부터는 다시 가속을 붙이면서 뛰어서 넘는 방법을 취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체력을 소진시키기 위한 장치일 뿐, 실격 당할 요소가 존재하거나 변별력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4. 장벽 넘기

대망의 1.5m 장벽 넘기입니다. 특히 여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분야로서, 장벽을 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기에 각자에게 가장 편한 방식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아래의 방식과 팁들은 벽을 혼자 힘으로 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1)처럼 그냥 가볍게 팔 힘으로 넘을 수 있는 분들은 벽에서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시니 넘어가셔도 됩니다.

1) 팔 근력으로 몸을 들어 올려 넘기

가장 가볍게 넘을 수 있는 방법이자 정석이지만, 팔 힘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팔 힘만으로 몸을 넘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본인 몸무게를 양팔로 들어올릴 정도의 힘이 있다면 도움닫기 없이도 벽을 넘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2) 벽을 발로 짚어서 도움닫기를 하여 한 다리를 걸쳐 넘겨서 넘기

이 방법을 쓰는 친구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넘는 것 같고, 실제로 체력시험 안내 영상 여성 분도 이 방법으로 벽을 넘으셨습니다. 도움닫기를 하면서 한쪽 발을 벽으로 짚고, 벽을 타고 올라가면서 그대로 벽을 넘어가는 겁니다.

3) 뛰지 않고 그대로 한쪽 발을 벽 너머로 걸친 상태에서 다리 힘으로 넘어가기

키가 크고 유연한 친구들이 힘이 부족해도 이 방법으로 쭉쭉 잘 넘어갑니다. 제가 예행연습을 갔을 때도 경찰관 분들께서도 벽을 아예 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이 방법을 제일 많이 추천하셨던 것 같습니다.

4) 벽을 무릎으로 부딪히면서 도움닫기를 하여 한 다리를 걸쳐 넘기기

제가 쓰는 방법으로, 발로 도움닫기를 하니 자꾸 저 자신을 뒤로 밀거나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미끄러져서 무릎으로 벽면을 부딪히면서 그 추진력으로 다리를 넘겼습니다. 다만 맨 무릎으로 하면 무조건 상처가 나서, 무릎 보호대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벽면의 나무에 가로선으로 홈이 파여져 있어서, 그 홈 모양으로 그대로 무릎에 상처가 생깁니다.

그 다음은 학원에서 연습하면서 느꼈던 자잘한 팁들입니다.

팔 힘으로 못 넘으면 무조건 상체부터 넘긴다는 생각으로 접근합시다. 상체만 넘기면 80%는 넘어가서 조금만 움직여도 몸 전체를 넘길 수 있습니다.

키가 작은 경우 벽을 두려워하면 도움닫기하면서 스스로 벽 앞에서 멈춰버려 아예 넘을 수가 없습니다. 벽이 두렵다면 달릴 때 벽이 아닌 자신이 넘을, 더 높은 허공을 쳐다보면서 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까이서 뛰는 게 좋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도움닫기를 하는 경우 멀리서부터 도약해서 멀리뛰기 하듯 상체를 벽 위로 던지는 게 오히려 달리는 추진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간혹 어느 타이밍에 점프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계십니다. 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벽의 양 옆으로 벽을 지탱해주는 다리가 길게 나있는데, 저는 그 다리의 끝부분을 뛰어오르는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선술했듯 상체만 넘어가면 몸 전체가 넘어가기에, 상체를 넘기기 전단계로 몸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 다리를 걸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쪽 다리 → 한쪽 팔 → 상체 절반(양쪽에 걸친 상태로) → 나머지 다리 → 나머지 팔로 지탱하면서 반대편 착지 순서로 뛰었습니다.

5. 장대허들 넘기

0.9m 장대허들 넘기가 올해부터 강화되어, 이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몸으로 넘지 못하고 무조건 손과 다리만을 사용하여 넘어가도록 바뀌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들 6바퀴를 뛰고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무거운 몸을 벽에 질질 끌면서 타넘어갔는데, 이제는 그것이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강화된 실격 기준이니 아마 사전에 안내하실 것 같습니다.

6. 당기기·밀기

의외로 남학생들이 계속 실격이 나와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곳입니다. ‘27kg를 밀고 당기려면 순전히 근력인데, 여학생이 더 못해야 하는 것 아니야?’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근력이 있는 학생들이 요령 없이 팔 힘으로만 밀다가 실격 당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당기기·밀기의 평가 기준이 강화되어, 정말 조금만 움직여도 삐 소리가 나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여기서 시간을 허비하면 나중에 제한 시간을 확인할 때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 팔힘이 좋아서 밀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껴도 3번 왕복하다가 살짝만이라도 밀리면 바로 실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학생들도 정석 예시처럼 몸을 최대한 기울여, 발로 지탱하면서 몸무게를 실어 기계를 미셨으면 좋겠습니다. 턱걸이 몇 십개씩 거뜬히 하시는 분들도 처음에 당황하면서 헤매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여러모로 힘보다 요령과 침착함이 중요한 코스인 것 같습니다.

7. 구조하기

72kg 더미 밀기가 겉으로 보기엔 작년과 아무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영상을 자세히 보시면 바닥에 마찰력을 높이는 매트가 추가로 깔렸습니다. 작년보다 체감 상으로는 2배 이상 안 밀리는 것 같아, 재도전자 분들께서는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8. 방아쇠 당기기

정말 어이없지만, 모든 걸 다 잘 끝내놓고 여기서 포기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작년에는 수월했지만, 올해부터 방아쇠 당기기가 상당히 강화되어 웬만한 악력으로는 당기기가 힘듭니다. 실탄사격을 해보니 악력이 왜 필요한지를 느끼게 되었지만, 그래도 실제 총보다는 훨씬 강하게 방아쇠의 강도가 높게 잡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방심하고 준비를 안하신 분들이 많을텐데, 짧은 기간이지만 남은 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검지 손가락을 풀거나 악력기를 사용해 양손 검지 손가락 악력을 늘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는 못 봤지만, 올해 신입생 1학기 체력검정부터 적용된 강화된 기준으로 여학생, 남학생 모두 이곳에서 탈락하는 사례를 보았습니다. 두 손가락으로 당기는 건 안되지만 손가락을 바꾸는 것은 되기에, 중지손가락을 사용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 체력시험 당일 적성검사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저희 대학 중앙도서관인 김구도서관 세미나실에 모여 다같이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적성검사의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합격 당락에 영향을 안 미치고 참고 자료니 MBTI 검사처럼 편하게 응시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교수님들의 면접 참고자료로 ‘경찰대학에서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공통질문으로 A4 한 장 분량으로 작성하고, 개개인이 받은 종이별로 다른 개별 질문에 대해 단답형으로 대답해야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나를 표현할 수 있는 3가지 키워드가 나왔는데, 다른 친구들은 과거 경험을 묻는 질문도 있는 등 모두 다르게 다양했습니다.

면접을 위한 자료였지만, 개별질문에서 나온 내용의 이유를 서술하는 등의 문제는 실제 면접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통질문에서 제가 반수한 대학의 학과가 로스쿨이 생기면서 이름만 바뀐 소위 ‘유사 법학과’여서 경찰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한 베이스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었는데, 이 부분을 여쭤보신 걸로 보아 읽어보기는 하시는 것 같습니다.

Q. 집 근처에 학원이나 연습 공간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일단 유튜브에 ‘순환식 체력시험’을 검색하면 나오는 경찰청 공식 소개영상이 저희 학교에서 촬영한 실제 시험 영상이니, 이 영상으로 최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시고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꾸준히 운동한 친구들 중에서 예행연습 없이도 한번에 붙은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Q. 당일 지참 서류는 언제 제출하나요?

저희 땐 경도관(학교 체육관) 로비에 책상을 설치하고 앉으셔서 들어가는 길에 그대로 등록하고 서류를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

Q. 끝나고 바로 집에 갈 수 있나요?

자차면 바로 집에 가실 수 있고, 셔틀버스면 모든 학생의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 다같이 타고 가야 했습니다.

올해 체력시험의 변별력을 순환식 체력시험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 같습니다. 모든 수험생들은 대비 잘하셔서 9모 직후에 있을 체력시험에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내일 있을 9모 역시 좋은 결과 있으실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어차피 본게임은 수능이니 결과에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도 모두의 행운을 위해 기도하며 밤을 보내며, 이상으로 체력시험 칼럼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