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 김동은입니다.

언젠가 칼럼으로 ‘예민함’에 대해 꼭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칼럼에 남겨주신 댓글들을 돌아보면, 통제되지 않는 주변 환경 때문에 힘들어하는 수험생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놀라게 했던 댓글도 기억이 납니다.

중요한 시험을 코앞에 두고서는 누구나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날씨가 부쩍 쌀쌀해진 탓에 주변에서 기침 소리도 많이 들려올 텐데, 이러한 조그만 자극에도 신경이 바짝 곤두설지 모릅니다.

주위의 방해 요소를 없앨 수만 있다면 바로 그렇게 하는 게 좋겠지만, 시험장에서는 그러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로 저는 현역 수능 때 같은 고사실에 있던 수험생이 오전 내내 심하게 기침을 하다 결국 격리되었던 상황을 겪었고, 재수 수능 때는 주변에서 코끝을 찌르는 담배 냄새가 나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그저 제 운이 나빴다고 볼 수 있기에 여러분이 이런 변수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다음의 말을 떠올려보세요.

''그럴 수 있지.''

고등학교 2학년 여름, 기말고사를 앞두고 잔뜩 예민해진 분위기의 학생들에게 담임선생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던 말씀입니다. 칠판 한쪽에 크게 적혀 있던 이 말이 누군가에겐 별 볼 일 없어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선 이 말이 어둡고 긴긴 수험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꽤 예민한 수험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 소음이나 누군가의 조그만 움직임에도 집중력을 잃곤 했으니까요. 이랬던 제가 버릇 삼아 속으로 항상 외치던 말은 ‘그럴 수 있지.’였습니다. 이는 제가 외부 요인으로 인해 마음이 요동칠 때마다 마음의 고요를 되찾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공부를 하든 시험을 치르든 간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어 힘이 들 때, 스스로 마인드를 바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변의 사소한 일들에 잔뜩 휘둘려 감정을 소모하기보다, 너그러운 마음을 품고 생각을 달리한다면 평정심을 되찾고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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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며칠은 온 신경을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은 마치 흙탕물과 같습니다. 흙탕물은 가만히 두면 흙이 밑으로 가라앉아 맑고 투명하지만, 조금만 흔들어도 흙이 섞여 물 전체가 탁해집니다. 마음 역시 자극이 없을 땐 잔잔하지만, 조그만 자극에도 흔들리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자극이 만약 수험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최대한 그런 부분들을 스스로 통제해보세요.

저의 경우엔, 스스로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인간관계’를 통제했습니다. 재수를 하는 1년간 잔잔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마음이 맞는 몇몇 친구와 가끔 안부를 전했던 것 빼고는 그저 홀로 고립된 일상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수능 전날 수험표를 받기 위해 모교에 갔을 때도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면 괜히 마음이 붕 뜰까 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핸드폰으로 찍어둔 탐구 개념을 보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나고 나서야 수험장에서 친구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미뤄둔 이야기들을 나눴죠.

여러분도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의 진폭을 줄여가며 수험생활을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서툰 칼럼을 읽어주시고, 댓글과 추천을 남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저 인터넷상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벼운 인연이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의 굴곡을 통과해나가는 과정에서 혹시 만나게 되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목표를 이루고 누구보다 뿌듯한 모습으로 오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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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굳이 오라고 하지 않을 테니 그저 최선을 다해서 꼭 원하는 결과 얻고, 끝내주게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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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