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오늘에 와서 많은 학생들이 예비소집일도 다녀오고 수능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 n시간전 최고의 선택, 덜덜 떨고있는 06,05,04 등등 수많은 말들이 있겠지만 그 속에 담긴 무거움의 의미는 사실 각자만이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만큼은 수능을 앞둔 제 친구들에게 쓴다는 생각으로 (그치만 여러분들 모두에게도 해당되게) 적어봤습니다.

가장 먼저 고생했다. 여러 다른 선택지들이 있었음에도 그리고 다시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면서도 또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마음도 용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다시 그 속에서 외로움, 지루함, 자괴감 등을 견디면서 오늘까지 달리느라 고생했다. 누군가는 너가 하고싶어서 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고싶은 것을 했다고 고생하지 않은건 아니잖아? 별 생각 하지 말고 고생했다고 스스로에게도 말해줬으면 좋겠다.   

수능은 이제 너희들이 나보다 훨씬 더 잘 아는 사람이라서 내가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이는 없다. 매던 그런것 처럼 수능날이 참 무난하게 흘러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어울리지 않게 너무 많을 걸 걱정하지는 말자. 어차피 평소와 비슷할 하루일 것이니까.

옆사람의 다리 떨림에 같이 떨리는 공부라면 그 공부는 단단함이 부족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너희들의 공부는 그정도로 부실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믿어주는 것 따위는 아무 의미 없다는것도 알잖아. 스스로를 믿어줬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믿기 위해서는 너네가 지나왔던 그 모든 길들을 긍정하고 믿어줬으면 한다. 그 어떤 사람이 너를 믿는 것보다 너네가 더 스스로를 긍정하고 또 스스로를 믿어줘라.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자. 우리가 몇번의 경험들로 알듯 실력보다 잘하겠다는 욕심은 내 마음이 자유롭게 실력을 뽐내는 것을 막는 것 같다. 너네들이 가지고 있는 그 실력만큼만 나오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잖아. 마음에 욕심을 비우고 들어가자. 지금의 실력이 너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하룻밤의 요행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그리고 일어나도 진짜 간절한 사람을 비켜가는 것도 알잖아. 그래서 그냥 욕심 없이 보자. 누군가가 니 수능 찍기라도 한문제 더 맞추도록 기도하는건 내 역할이지 너네가 할 일이 전혀 아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을 잘 다잡자! 수능 다음에도 준비하는게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걸 안다. 그 모든 것 잘 마무리하고 다시 보자 다들 기다리고 있겠다! 제발 부탁인데 먼저 연락하게 하지 마라ㅋㅋ 궁금하다 이시키들아, 기다린다.

이제 누군의 시간도 아닌 여러분들 만의 시간이 시작되었으면 좋겠고 그 시간을 긴장감과 떨림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친구들 그리고 여기계신 모든 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