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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욕이 만들어갈 내일

이름 : 김지원  스크랩
등록일 :
2026-07-26 20:57:55
|
조회 :
9,512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지원입니다.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밤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열기와 습한 날씨에

자습실에서 나올 때 살짝 당황하는 시기입니다.

 

여러분은 왜 대학에 가고 싶나요?

저의 재수생 시절, 힘이 되었던 문장을 또 가져왔습니다.

 

'너의 욕망은 전부 모방욕이다.'

 

 

르네 지라르의 모방 욕망 이론

 

우리는 흔히 자신이 원하는 것이 온전히 자신의 ‘자유의지’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대학에 가고 싶고,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고, 더 많은 부와 인맥을 갖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은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고,

어떤 사람은 유명해지기를 바라며,

또 어떤 사람은 남들보다 앞서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말 처음부터 우리가 원했던 것일까?

 

프랑스의 사상가 르네 지라르는 인간의 욕망이 작동하는 방식을 새롭게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욕망이 대부분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면서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그 자체로 원하기보다,

누군가가 그것을 원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의 모습을 보며

그것을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너의 모든 욕망은 모방욕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름조차 몰랐던 대학도 주변 사람들이 목표로 삼으면 어느 순간 선망의 대상이 된다.

관심 없던 직업도 존경하는 사람이 그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누군가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결국 우리는 타인을 바라보며 자신이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모방 욕망은 조금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따라가고,

남들이 부러워하니까 원하며,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살아가는 수동적인 인간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잘못된 모방은 우리를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으로 몰아넣는다.

타인의 성적, 외모, 성취만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게 된다.

 

하지만 모든 모방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보고 배우며 성장한다.

성실한 사람을 보며 꾸준함을 배우고, 용기 있는 사람을 보며 도전하는 법을 배운다.

자신의 분야에 몰입하는 사람을 보며 더 큰 꿈을 품기도 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을 보며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깨닫기도 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욕망을 모방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누구의 욕망을 모방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누구를 바라보게 되는지는 우리가 머무는 환경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매일 성적만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더 높은 점수를 욕망하게 되고,

돈과 성공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더 많은 부와 지위를 욕망하게 된다.

 

반대로 자신의 분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사람,

자신이 가진 능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만난다면 우리의 욕망도 그들을 닮아간다.

 

사람은 자신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삶을 쉽게 욕망할 수 없다.

어떤 학문이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것을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기 어렵다.

세상에 어떤 직업과 길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자신의 가능성 역시 지금 알고 있는 범위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과 경험은 중요하다.

좋은 수업을 듣고, 낯선 분야를 접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삶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발견한 순간, 비로소 새로운 욕망도 생겨난다.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장소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세계를 만나고,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을 발견하며,

이전보다 더 크고 구체적인 욕망을 품게 되는 공간이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단순히 더 어려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경험을 만나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깊이 몰입하는 사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다른 사람과 나누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과 함께 공부하고 대화하며 살아가다 보면,

그대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아마 지금보다 조금 더 멋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다 보면 그대의 욕망도 달라질 것이다.

처음에는 단지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길 수 있다.

안정적인 직업만을 생각하다가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좋은 성적을 받는 것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좋은 환경이란 단순히 좋은 시설과 높은 이름값을 가진 곳이 아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가능성을 보여주고,

더 나은 삶을 욕망하게 만드는 사람과 경험이 많은 곳이다.

 

좋은 사람은 우리에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그 사람의 태도와 선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삶을 욕망하게 만든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단순히 더 어려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사람들과 더 넓은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그대가 더 좋은 환경으로 가길 바란다.

간판이 주는 자랑이나 남들의 부러움을 얻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지금보다 더 크고 건강한 욕망을 배울 기회를 얻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대학에 간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사람만 만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대학의 이름과 상관없이 어디에서든 훌륭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곳에 간다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저번에 말했듯, 좋은 대학일수록 좋은 기회가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좋은 수업을 듣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자신보다 앞서 걸어간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그대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지금 그대가 품고 있는 욕망도 어쩌면 누군가에게서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부모님의 기대일 수도 있고,

선생님의 격려일 수도 있으며,

먼저 대학에 간 선배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것이 완전히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처음에는 타인의 욕망을 빌려 시작했더라도,

그 길을 걷는 동안 자신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애초에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는 사회적 존재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목표가 그대의 욕망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학 합격은 욕망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욕망을 만나는 시작이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성실함을 부러워하고, 그들의 용기를 탐내며, 그들의 넓은 시야를 닮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더 나은 삶을 욕망하게 만드는 사람이 된다.

누구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달라지고,

우리가 원하는 것에 따라 결국 우리의 삶도 달라진다.

 

그러니 지금은 조금만 더 버텨보자.

조금만 더 힘내서, 한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나아가보자.

 

그대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더 큰 세상을 바라보며,

지금보다 더 크고 건강한 욕망을 만나게 될 내년을 위하여.

 

편지

안녕하십니까

잘들 지내셨습니까.

 

저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됩니다. ㅜㅜ

공부 좀 미리 할 걸 그랬어요. ㅎㅎ

그럼에도약속은지켰습니다흐흐

 

오늘 칼럼은 어떠셨습니까.

쓰는 방식을 또 바꿔봤습니다.

칼럼의 내용과 편지가 구분이 잘 안되는 것 같아

어투를 바꿔봤는데 조금 더 몰입되시나요?

저의 짧은 칼럼이 일주일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일주일뿐만이 아닌, 1년이라는 입시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너의 모든 욕망은 모방욕이다.

 

저도 작년에 이 문장을 한 강사님의 프린트에서 봤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목표를 설정하고 가치관을 확립하는데 주변 사람들을 많이 모방했더라고요.

 

중학교 3학년 때, 따수운 선생님을 만나, 따수운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어졌고,

고등학교 때는 가족과 모교 홍보 선배를 만나 명예로운 장교가 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 멋있는 어른을 보면서 나도 저런 따수운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고

멋있는 선배를 보며 나도 저런 학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문학도 아마 그런 맥락에서 읽겠죠...? ㅎㅎ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고 싶었어요. 더 크고 건강한 욕망의 항아리를 많이 만나고 싶었거든요.

 

여러분은 왜 그 목표를 희망하시나요?

여러분은 대학에 왜 오고 싶나요?

남들이 가라 해서? 가는 게 사회적으로 옳게 보이니까?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누가 어렸을 때부터 큰 꿈을 품습니까.

그냥 남들이 가라 하니까,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 같으니까, 남들이 부러워할 것 같으니까 하는 거죠.

 

저는 고3 때까지도 목표가 없었습니다.

그냥 일단 공부만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가면 더 많은 선택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때는 공부만 하고 나중에 대학 와서 천천히 고민해 보자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많이 경험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제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고요.

 

대학에 가는 이유는 많겠지만,

제가 생각하는(기대했던)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사람과 깊은 세계를 많이 만나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집 근처, 목표가 비슷한 친구들과만 지냈다면

대학은 다양한 생활환경, 지역, 목표, 나이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물론 어느 대학이나 좋은 사람은 많지만

저번에 말했듯,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많이 투자한 집단일수록

욕망하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을 확률은 높은 것 같습니다. 좋은 기회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또 주변에서 다들 열심히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가다 보니까 저 또한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내년에 대학 가서 더 크고 건강한 욕망의 항아리들을 많이 접하고 싶으시죠?

그러니 오늘은 조금만 더 힘내서 공부해 봅시다.

 

더운 여름이라 지칠 테지만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힘내서 묵묵히 해나가봅시다!

 

늘 그렇듯, 다음 주 월요일에 또 뵙겠습니다. (아마 캠퍼스 사진 칼럼?)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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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찾아오는 봄은

인생을 시들게 만든다

꽃샘추위 속에서 피어난

꽃들을 보지 않았니?

눈 속에 피어난 설중매

산골에 진달래, 더러는 복숭아 꽃

 

아이들아 너무 일찍

꽃 피우고 싶어 조바심하지 말아라

젊은 영웅은 정말로 영웅이 아니란다

진정한 영웅은 늙은 영웅

명예도 늙은 명예가 더욱 단단하고

결이 곱고 반짝이는 법이란다

 

인생, 끝까지 가 볼 일이다

그 길 끝에서 네 자신이 꿈꾸는

또 하나의 네가 웃으며

너를 맞아주기를 바란다

-나태주, 「소년에게」

 

오늘도 힘내랑 :)

 

 

  

 

ㄴ약속을 지킨 자... 가히 추천을 받아 마땅하다...

 

 

 

 

 

  •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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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지원 멘토

  • 🏆 제22기 목표달성 장학생
  •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26학번
  • 📖 정시 전형
  • #재수정시 #육사85기 #INTJ #멘탈관리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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