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2기 목표달성장학생 한양대학교 의예과 곽민지입니다.
더운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이번 여름을 동아리 공연 준비, 의과학자 프로그램 참여, 조교활동 등으로 가득찬 바쁜 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칼럼이 너무 늦어져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8월에는 여러 개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ㅠㅠ
오늘은 우리가 가장 많이 만나는 텍스트 중 하나인 모의고사 속 문학 작품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아침에 신문을 찾아 읽는다거나, 등하교길에 책이나 웹소설을 읽지 않는 이상 수험생활 중 접하는 대부분의 글다운 글(?)은 국어 공부를 하며 접하는 고전/현대 시와 소설일 것입니다. 수험생에게 국어 지문은 풀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선지를 비교하며, 정답을 찾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문학 작품을 읽을 때도 자연스럽게 작품보다는 문제를 먼저 보게 됩니다. 저는 지문을 읽기 전 문제에서 무엇을 묻고 있는지를 확인한 후, 지문에서 해당 내용에 보다 주목하여 읽는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문제를 먼저 읽는 이유는 단순히 정답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평가원이 이 작품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문제를 통해 출제 포인트를 파악하면, 지문을 읽을 때 어디에 힘을 주어 읽고 어디는 조금 가볍게 읽어도 되는지 자연스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2026학년도 9월 모의고사 지문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저작권 상 일부 부분 가리고 올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31번 문제는 [A] 부분의 서술상 특징을 묻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부분을 읽을 때는 사건의 내용보다 1인칭인지 3인칭인지, 대화가 중심인지 묘사가 중심인지와 같은 서술 방식에 조금 더 집중해야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혹시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A] 부분만 다시 확인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앞뒤 내용을 모두 다시 읽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32번 문제를 보면 a~d로 제시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사건의 흐름과 관계를 묻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먼저 확인했다면 지문을 읽을 때부터 a는 누구이고 b와 어떤 관계인지, 사건이 누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지를 의식하며 읽게 됩니다. 결국 지문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인물 관계도를 머릿속에 그리게 되고,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지문을 처음부터 훑어볼 필요도 줄어듭니다.
33번 문제는 밑줄 친 ㄱ~ㅁ의 의미를 묻는 유형입니다. 이런 문제는 해당 문장을 만나는 순간 바로 선지와 연결해 판단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지문을 끝까지 모두 읽은 뒤 다시 밑줄 부분을 찾아가는 것보다, 읽는 흐름 속에서 바로 정오를 판단하면 같은 내용을 두 번 읽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4번 문제는 <보기>를 활용하는 유형입니다. 이런 문제는 <보기>를 먼저 읽는 편이었습니다. <보기>를 통해 작품의 핵심 주제나 감상 관점을 미리 파악하면, 지문을 읽으면서 '평가원은 이 작품을 전통과 근대의 경계, 신분 질서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읽고 있구나.'라는 방향성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권력 관계나 신분 의식이 드러나는 장면이 등장할 때도 이 부분이 출제 포인트가 되겠다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예측하고 독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문제를 먼저 살펴보고 지문을 읽으면 독해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모든 문장을 같은 비중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평가원이 실제로 묻는 부분에는 조금 더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출제 가능성이 낮은 부분은 흐름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읽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세트를 예로 들면 출제의 중심은 인물 관계와 작품의 주제 의식입니다. 그렇다면 평가원이 자주 활용하는 여러 출제 코드 가운데에서도 인물들의 관계 변화나 갈등 구조에는 조금 더 힘을 주고, 감정의 세세한 변화처럼 이번 세트에서 직접적으로 묻지 않는 요소는 흐름을 이해하는 정도로 읽어도 충분하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저의 방법 외에도 자신만의 효율적인 독해 방법을 선택하여 지문을 읽어나가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는 수험생이라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작년의 저는 그에 대해 일종의 회의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독서가 취미라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하던 저로서는 이것이 꽤 불합리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이 글을 문제에서 묻는 것만 빠르게, 의미도 짚어보지 않고 읽고 넘겨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물론 수험생활에서는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작품을 오래 음미하기보다 핵심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문학 역시 음악이나 그림처럼 하나의 예술인데, 정답을 찾기 위해 읽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니 작품이 담고 있는 감정과 작가의 삶,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삶의 의미를 천천히 마주할 기회를 잠시 미뤄 두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나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을, 빠르게만 읽고 치워버려야 했던 것이 싫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공부를 내려놓고 작품을 천천히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는 없겠죠… 수험생에게는 문학을 음미하는 것보다 한 문제라도 더 맞히는 것이 우선이니까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문제를 풀다가 유난히 마음에 남는 작품이 있으면 지문을 사진으로 찍어 두거나 작품 제목을 따로 기록해 두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에는 오래 붙잡고 있을 수 없었지만, 미래의 제가 다시 읽어 볼 수 있도록 흔적을 남겨 둔 것입니다.
제가 남겨두었던 사진 중 일부를 보여드릴까 합니다.

이 지문은 모의고사에서 만나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던 지문인데요, 아무리 어려운 때라도 자기를 세우고 가꾸려는 노력은 중요한 거야. 라는 문장을 읽고는 공부하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 힘들고 지치고 그만두고 싶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시간은 정말 가치 있는 것이니 멈춰있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것 같네요. 저는 지금도 mbti 검사를 하면 f 가 90% 나오는 사람인데 수험생 때는 정말 말도 안되게 감성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mbti N 도 90%를 거뜬히 넘는 사람으로서 이 지문을 보고는 아마도 꿈과 미래, 내가 이루며 살고 싶은 것에 대해 한동안 망상?했을 것 같기도 하네요 ^,,^ 그런데 이런 잠깐의 망상은 수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대학 축제를 즐기고 있는 나, 공부하고 싶은 과목 수업을 열심히 듣는 나,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을 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나… 지금 내가 하는 망상을 현실로 바꿔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면 또 다시 열심히 공부하게 되더라구요!!
대학생이 된 지금, 저는 이렇게 찍어둔 국어 작품들을 방학을 기회로 하나씩 읽어보고 있습니다. 수능 국어에서 스쳐 지나갔던 작품들을 원작으로 다시 읽으며, 문제를 풀기 위해 읽었던 문장을 더 깊이 이해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시험이 끝난 뒤 다시 만나는 문학은 정답을 찾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내가 경험하지 못해본 것들을 간접적으로 느껴보고,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는 창이 됨을 느낍니다. 문학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나의 상황이 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하고요.
여러분들에게도 수능이 끝나면 읽어보고 싶은 작품들이 많이 찾아오길 바라며,
사진을 정리하며 발견한 여러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담긴 사진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I believe you must invent your future and you can do it.
저는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미래를 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발명할 수 있다는 것을!
덧. 질문, 궁금한 내용, 칼럼 주제로 보고 싶은 것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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