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달장 22기 강민상입니다!
지난 몇 일간의 장마를 지나 이제 찌는 듯한 폭염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아 그리고 학생 분들은 여름방학 알차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날씨 때문인지 조금 지쳐 있답니다... 서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폭염과 추울 정도로 빵빵한 에어컨 바람을 번갈아 겪다 보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러니 다들 겉옷 챙겨 다니시고 건강 유의하세요!
이번에 다뤄볼 주제는생명과학I입니다.
먼저 과목의 특징과 공부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 후, 악명 높은 작년 수능의 핵심문항들을 리뷰해보겠습니다.
1. 생명과학I의 특징 |
생명과학I 시험지를 구성하는 문제들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기본 문항 13문항과
추론형 문항 7문항(막전위, 근수축, 세포유전X2, 형질교배, 돌연변이, 가계도)입니다.
생명과학I 선택자라면 기본 문항에서 어려움을 겪어선 안됩니다. 기본 문항은 다 맞추는 것은 당연하고 추론형 문항 7문제를 풀 시간을 20분 이상 남길 수 있어야합니다.
또 생명과학I의 최근 출제 양상을 보면, 시간적인 압박이 매우 심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작년도 수능과 같은 시험을 보면 30분 안에 추론형 문항 7문제까지 모두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우리가 생명과학I 시험을 위해 해야할 훈련은
1. 기본 문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도록 자동화
2. 추론형 문항들을 푸는 루틴 설정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좀 더 구체적인 공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 생명과학I 공부방법 |
기본 문항은 반복적인 문제 풀이로 본인이 개념 공부 상태에 흠이 있는지 점검해 나가는 식으로 공부하면 됩니다. 모의고사나 시중 컨텐츠에서 기본 문항을 틀렸을 때 단순히 본인이 고른 오답 선지를 정정하는 방식만으로 공부한다면 다음번에 비슷한 문제를 만났을 때 또 틀리게 될 수 있습니다. 개념 구멍을 확실히 메꾸기 위해서는 틀린 기본 문항에 해당하는 단원의 개념을백지 복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 범위를 단원으로 넓게 잡은 이유는 한 단원 내의 개념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함께 공부하면 학습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기본 문항 훈련을 위한 컨텐츠로는 한종철 선생님의rgb모의고사추천합니다..!)
추론형 문항은 각 문제 유형별로 풀이의시작점을 일관되게 잡을 수 있도록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자료가 나왔을 때 어디에 주목을 해야하는지를 알고있다면, 낯설고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있게 풀이할 수 있게됩니다. 이를 위해선 문제를 세부 유형별로 묶어서 풀어보고, 특정 유형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추론 단서 - 추론 결과' 순서쌍을 머리에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느정도 각 유형별 풀이 노하우가 생겼다면,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고려해실전에서의 문제 풀이 순서를 정해보아야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막전위 문항에 약점이 있었고, 돌연변이 문항에 강점이 있었기에 모의고사를 풀 때 마지막 3문제를 돌연변이 - 막전위 - 가계도 순서로 풀기로 정해놓고 연습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각자 본인이 가장 효율적인 시간 운영을 할 수 있는 문제 풀이 순서가 무엇일지 지난 경험을 통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9모 이후로는 실모를 주구장창 풀게 되실겁니다. 30분동안 실모 하나를 풀고, 틀린문제만 다시 풀어보고 치우는 것은 올바른 실모 활용법이 아닙니다. 실모를 풀었다면, 틀린문제 뿐만 아니라 맞았지만 비효율적인 풀이를 썼던 문제들까지 다시 리뷰해보며 얻어갈 점들을 기록해야합니다. 30분을 투자해 실모를 풀었다면, 그 후에적어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실모를 분석하고 기록하는 시간으로 투자해야만 실모 경험이 누적되고, 수능장에서 그 경험이 점수화 될 수 있습니다.
3. 작년 수능 주요문항 리뷰 |
(저작권 이슈로 각 문항 일부만 그림으로 그려온 점 양해해주심이...)
#13.

이 문제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뭐 어쩌란거지?' 였습니다. 지점도, 시점도, 막전위값도 모두 가려놓았기에 어디서 풀이를 시작할지 막막합니다. 이러한 유형은판을 새로 깔아 표를 직접 구성하면 됩니다. 위 문제에서 임의의 지점에 자극을 주었을 때 '자극 준 지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로 가능한 값들은 0, 1, 2, 3, 4, 6(cm)입니다. 따라서 각 거리에 대해 3ms, 4ms, 5ms일 때의 막전위를 적음으로써 판을 새로 깔아줍니다.(위 사진의 빨간색 부분) 이렇게 깔린 판 중 4개의 세로줄이 선택되어 문제에 제시된 표를 구성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제 우리가 봐야할 것은 각 세로줄을 구성하는 '막전위 값의 종류의 수' 입니다.종류의 수가 2종류인 것이 2줄 있기에 판에서 4cm 세로줄이 표에 포함되어야하고, 종류의 수가 1종류인 것이 없기에 판에서 6cm 세로줄은 표에 포함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극을 준 지점이 d2로 결정됩니다.
#17.

이 문제는 앞선 문제에 비해 시작점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b상대량 정보를 통해 (나)가 X염색체 유전 형질임을, d상대량 정보를 통해 ㄱ이 (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ㄴ과 ㄷ 중 무엇이 (나)이든 상관없이 자녀3과 자녀1이 (나)의 형질이 다르므로 둘은 엄마로부터 서로 다른 X염색체를 받아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다음이 막막합니다. 여기서 우리는귀류를 쓸 수 있습니다. 귀류를 좋지 않은 풀이로 생각해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귀류를 비효율적으로 썼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귀류의 과정은 전체 케이스를 겹치는 사건, 누락되는 사건이 없도록 2가지 케이스로 나눈 후, 둘 중에 판단이 더 쉬운 경로를 선택해 검정하는 것입니다. 검정 중 모순이 나온다면 반대케이스가 정답 케이스임을 얻어서 다음 풀이를 전개합니다. 이 과정을 망설임 없이 할 줄 아는 것이'귀류를 잘 하는 것'입니다.
위 문제에서는 전체케이스를 (다)가 X염색체 유전인 경우와 상염색체 유전인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검정 방식은 엄마로부터 서로 다른 X염색체를 받은 두 아들의 X염색체를 조합해 각 가족구성원의 X염색체 유전자 구성을 찾는 흐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두 케이스 중 검정이 더 쉬운 것은 (다)가 상염색체 유전 형질인 경우입니다. (다)가 X염색체 유전이라고 가정하면 ㄴ과 ㄷ 중 또 무엇이 X염색체 유전일지를 따져보아하지만, (다)가 상염색체 유전이라고 가정하면 ㄴ과 ㄷ이 X염색체 유전 형질임이 확정되기 때문입니다.이처럼 귀류를 쓰더라도 머리를 써가면서 효율적인 길을 찾아야합니다.
#19.

가계도 문제를 보자마자 해야하는 행동은 정해져있습니다. 흔히 기본해석이라고 부르는, 우/열 검사와 X유전부정 검사(각자 알고 있는 명칭이 다를 수 있습니다..!)를 진행하여 유전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시작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합니다. 그 후에는 문제에서 제시한 추가조건을 해석해야합니다. 여기선 dna상대량 정보를 표로 제시해주었습니다.
상대량 관련 추가정보가 나왔을 때 가장 많이, 유용하게 쓰이는 해석논리는'표현형이 서로 다른 직계는 열성유전자를 공유한다(우성 동형일 수 없다)'입니다. 이를 통해 우선 ⓐ의 H상대량이 1, r상대량이 2, R상대량이 0임을 알 수 있고, 이로부터 (나)가 상염색체 우성형질임을 알 수 있습니다.(사진 왼쪽 문구 참고하세요!) 또 같은 논리를 ⓑ의 상대량 해석에도 적용하면 상대량 표의 정보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사진 오른쪽 문구 참고하세요!)
4. 그 외 문제풀이 팁 |
제가 생명과학I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몇가지 팁들도 다뤄보겠습니다.
1. 자료를 좀 대충보자
해석을 대충해도 된다는 뜻은 당연히 아닙니다. 좀 더 적절한 표현을 쓰자면 자료를 볼 때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볼 줄 알아야합니다. 문제에 제시된 자료의 일부분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면 전체적인 자료들의 관계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얻어낼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오늘 리뷰했던 수능 문제들을 예로 들자면, 13번에서는 각 기호가 무슨 막전위 값에 해당하는지를 보기 전에 막전위 값의 종류의 수를 체크하고, 17번에서는 ㄴ과 ㄷ중 무엇이 (나)인지 보기 전에 두 케이스에서 공통적으로 자녀1 과 자녀3의 (나) 표현형이 다름을 확인하고, 19번에서는 ㄱ과 ㄴ이 각각 뭔지 알아내기 전에 ㄱ+ㄴ=3임을 이용할 줄 알아야합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고민해도 더이상 풀이가 진행되지 않을 때, 내가 너무 자료의 특정 지점에 갇혀 있진 않나 점검해보고, 시험지에 파묻었던 고개를 들고, 한 층 얕은 레벨에서 해석을 다시 진행해보세요. 보이지 않던 정보들이 눈에 들어오게 될 수 있습니다!
2. 감각적 직관은 필수...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작년 수능에서 세포유전 문제 하나와 저 위에 막전위 문제는 온전히 감각적 직관으로만 풀었었고, 그럼에도 19번은 손도 못대본 채 끝났습니다.... 수험생은 수능장에서 논리적으로 완벽한 풀이를 구사할 수 없고, 그게 목표가 되어서도 안됩니다. 빠른 시간 안에 정답만 맞춰내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합니다. 그렇기에 감각적 직관은 생명과학I 선택자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감각적 직관이 실제로 맞을 확률을 올리기 위해선 실모 경험을 늘리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여러 문제의 여러 조건과 상황을 처리하다보면 자연스레 정답 케이스들의 공통된 패턴을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최근 출제경향을 보면 세포유전 문제에서는 직관에 위배되는 특이한 상황을 정답으로 출제하는 사례들이 있기에 직관을 맹신하는 태도는 지양해야겠죠?
5. 나의 작년 수능날 이야기 |
이번 칼럼은 제 작년 수능날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쳐볼까 합니다.
수능 전날 긴장을 많이 했었습니다. 일찍 침대에 누웠지만 머릿속엔 잡생각만 가득한 채 잠은 도통 오지 않았고, 결국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우게 되었습니다. 날이 밝자 정신없이 짐을 싸고, 수능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수능장은 가까웠습니다. 걸어서도 20분이면 가는 거리였고, 부모님 차를 타고 수능장에 도착해 고사실을 찾아갔습니다.
고사실에 들어간 후 국어 예열지문을 풀기 위해 가방을 뒤적이는데 필통이 손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제 손을 의심했고, 뒤이어 가방 속을 들여다보면서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하필이면 수능날에 필통을 두고 올 줄이야....
일단 옆 고사실 친구에게 볼펜을 빌려 정신없이 예열 지문을 풀다보니 종이 치더군요. 감독관들이 들어오셨고, 수능 샤프와 컴퓨터용싸인펜을 나눠주셨습니다. 지우개는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전 지우개 없이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보았습니다.
국어 시험이 끝나자마자 한 행동은 같은 고사실 친구에게 남는 지우개를 빌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수학을 지우개 없이 푸는 것은 미친 짓이기에...
수정 테이프는 여분으로 몇개 준비되어있었습니다. 시험 전 준비시간에 수정테이프를 빌리러 갔더니, 감독관님께서 시험 시작부터 빌리지 말고 수정할 사항이 생길 때 손들고 빌려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탐구영역 시간에는 도무지 수정할 상황에서 손들고 수정테이프를 주시기까지 기다릴 시간이 안 나올 것 같아 양해를 구하고 시험 시작부터 수정테이프를 빌려왔습니다.
저에게 마지막 순서였던 생명과학I 시험 시간에 1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마킹을 하다 밀려쓰는 실수를 하게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수정테이프를 빌려오지 않았더라면 시간 내에 마킹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제 수능날은 다사다난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뭘 그렇게 긴장했었나 싶습니다. 수능이 뭐라고...
수능이 별게 아니라는 말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공감을 살 순 없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지어 수능날에 저렇게 덜렁댈 정도로 긴장했던 저같은 사람도 수능을 치른지 몇 달만 지나도 '수능 별거 아니었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더 별게 아닌게 되겠지요.
이러면 조금이나마 설득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수능날이 다가오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적어도 대등한 위치에서 맞서 보아야지, 위축된 채로 수능장에 들어가서 좋을게 뭐가 있겠습니까? 쫄지 맙시다. 여러분들이 결과에 대한 집착, 주변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 없이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수능장에 들어서는 그날까지, 전 계속 주장하고 싶습니다.
수능, 별거 아니라고.
아름다웠던 사람아
그리운 나의 계절아
이 노래가 들린다면 한 번 더
내게 말해줄래
조그마한 약속마저
이제는 두려운 내게
뭐든지 두려워할 건 없다고
알고 보면 다 별거 아니라고
<별거 아니라고> - 장기하와 얼굴들
한양대
강민상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