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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런 짓도 했다니

이름 : 김지원  스크랩
등록일 :
2026-08-19 06:42:23
|
조회 :
11,198

내가 그런 짓도 했다니

경험론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지원입니다.

 

1일 1칼럼의 첫 번째입니다.

다들 불안하지만, 묵묵히 앉아 차분히 공부하고 계신가요?

 

오늘의 주제는 예고한 대로 경험론입니다.

 

 

경험론

경험-론 經驗論

명사

1.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논의나 견해.

2. 철학 인식의 바탕이 경험에 있다고 보아, 경험의 내용이 곧 인식의 내용이 된다는 이론. 초경험적이며 이성적인 계기에 의한 인식을 인정하지 않는다.

-표준국어대사전

 

 

 

남들의 가이드는 참고만 해라.

몇 번 덧칠하는 한이 있어도 일단 내 느낌대로 해봐야 나중에 후회가 없지 않겠나?

실컷 후회해라. 시간이 지나면 생각보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는다.

-박정한·이상목·이수창, 「왜 아가리로만 할까?」 일부 발췌

 

나는 꽤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경험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했다.

누군가 먼저 걸어간 길을 보고 있으면 괜히 안심됐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을 때는 성적을 올린 사람의 공부법을 찾아봤고,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을 때는 비슷한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후기를 읽었고 남들의 선택에 의존했다.

 

그럴 때마다 생각했다.

‘먼저 해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면 적어도 크게 실패하지는 않겠지.’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 미래가 탄탄하겠지’

‘남들이 다 하는 이유가 있겠지’

 

물론 다른 사람의 경험은 중요하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직접 겪어볼 수 없고, 굳이 같은 실수를 반복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의 경험은 시행착오를 줄여주기도 하고, 내가 보지 못했던 선택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의 경험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결국 내 경험 하나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수험생활만 해도 그렇다.

누군가는 아침에 공부가 잘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밤에 가장 집중이 잘된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기출을 여러 번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고 한다.

누군가는 계획을 아주 세세하게 세우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계획에 얽매이지 말라고 한다.

 

다 맞는 말일 수 있다.

적어도 그 사람들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그 방법이 나에게도 맞는지는 결국 내가 직접 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직접 아침에 일어나 공부해봐야 내가 아침형 인간인지 알 수 있고,

기출을 반복해서 풀어봐야 나에게 그 공부가 어떤 효과를 주는지 알 수 있다.

계획을 빽빽하게 짜서 살아봐야 내가 계획으로 움직이는 사람인지,

계획에 짓눌리는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누군가의 조언은 출발점을 알려줄 수는 있다.

하지만 마지막 답까지 대신 내려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정답을 찾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실 우리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보곤 한다.

어떤 공부법이 가장 효율적인지,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는지,

어떻게 해야 남들보다 덜 돌아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찾아본다.

최대한 좋은 답을 찾아놓고 움직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삶에는 아무리 찾아도 정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가 훨씬 많다.

그리고 그런 문제 앞에서는 결국 하나를 선택하고 직접 살아보는 수밖에 없다.

 

해봤는데 아니면 어떡하냐고 묻는다면,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고치면 된다.

한 번 해보고, 잘못됐으면 지우고,

조금 다르게 다시 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덧칠하면 된다.

 

나는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 다움’은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존이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에게는 이런 공부가 맞다.’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싶다.’

이런 것들은 머릿속에서 오래 고민한다고 갑자기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직접 해보고, 실패해 보고, 생각보다 잘해 내기도 하고, 후회도 해보고, 다시 선택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알게 된다.

 

사람은 정답을 많이 들어서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선택의 결과를 직접 겪으면서 단단해진다.

 

그래서 실패한 경험도 필요하다.

물론 실패하는 순간에는 아프다. 너무 아프다.

 

시간을 낭비한 것 같고, 괜히 그 선택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직접 해보고 얻은 실패에는 이상하게도 남는 것이 있다.

 

‘아, 나는 이 방식으로 하면 안 되는구나.’

‘나는 이런 상황에서는 쉽게 무너지는구나.’

‘다음에는 이렇게 해봐야겠다.’

‘나는 이럴 때 행복하구나.’

그 경험이 다음 선택의 기준이 된다.

 

반대로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은 것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가 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더라도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 그게 싫었던 걸까.’

‘아니면 남들이 안 된다고 하니까 겁이 나서 포기했던 걸까.’

 

스스로 선택해보지 않은 일에는 미련이 남는다.

직접 실패한 일보다 오히려 해보지 않은 일이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한다.

후회가 없는 삶이라는 것이 매번 옳은 선택만 하는 삶은 아니다.

사실 그런 삶은 불가능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틀릴 수 있고,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옳다고 생각한 것이 몇 년 뒤에는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후회를 줄이는 방법은 모든 선택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내가 선택한 것을 내 힘으로 충분히 경험해보는 것이다.

 

수험생활도 똑같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말을 듣게 될 것이다.

“지금은 이것을 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저것을 하면 안 된다.”

“성적을 올리려면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

참고하면 된다.

도움이 되는 말은 받아들이면 된다.

 

다만 모든 말을 정답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결국 자신의 공부는 자신이 직접 해봐야 한다.

누군가 좋다고 한 공부법이라도 나와 맞지 않으면 바꾸면 된다.

반대로 남들이 별로라고 해도 나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해보면 된다.

해보고 틀렸다면 다시 고치면 된다.

 

오늘 한 선택 위에 내일의 경험을 덧칠하고,

내일의 경험 위에 또 새로운 판단을 덧칠하면서 그렇게 자신만의 공부를 만들어가면 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다.

삶도, 공부도 아마 그런 것 같다.

 

한 번에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덧칠하면서 완성해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무엇을 잘하는지 알게 된다.

어떤 순간에 무너지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다시 일어나는지도 알게 된다.

 

그렇게 쌓인 경험은 수능이 끝난 뒤에도 남는다.

점수는 언젠가 하나의 숫자가 된다.

수능이 끝난 이후에도 숫자가 인생에 크게 유효할 것 같나?

 

오히려 오래 남는 것은 그 숫자를 만들기까지의 시간이다.

내가 무엇을 선택했고, 무엇을 포기했고, 어디에서 무너졌고, 어떻게 다시 일어났는지.

그 과정에서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고, 실패하고, 다시 고쳐나간 경험은

수능이 끝난 뒤에도 남는다.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선택 앞에 섰을 때, 그 경험들이 나만의 기준이 되어줄 것이다.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났던 경험은

앞으로 수많은 선택 앞에서 자신을 지탱해 줄 것이다.

 

경험은 다음번에 내 힘으로 답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남의 삶에서 정답을 찾으려고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남의 경험은 빌릴 수 있어도,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볼 수는 없다.

 

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이 직접 살아봐야 한다.

직접 부딪쳐보고, 직접 실패해보고, 직접 고쳐보고, 계속해서 덧칠해봐야 한다.

그렇게 쌓인 자신의 경험들은 언젠가 자신을 꽤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 돌아봤을 때, 적어도 이런 후회는 남지 않았으면 한다.

‘그때 한 번 해볼걸.’

 

틀려도 괜찮다.

다시 덧칠하면 된다.

남들이 하라고만 하는 삶을 살면 재미가 있겠나?


 

-출처: 김지원 태블릿

 

 

편지

안녕하십니까.

잘들 지내셨습니까.

 

저번 정기 월요일 칼럼에서 약속드린 대로.

1일 1칼럼의 첫 번째를 작성하였습니다.

 

이번 주는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칼럼은 어떠셨나요?

다소 진지하고 재미가 없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생 가치관이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인생에는 정말 많은 가치관이 있습니다.

경험론, 행복론, 운명론, 결정론, 자유의지론 등등..

저는 이러한 가치관에 따라 인생을 사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중 옳다고 믿고 싶은 저의 가치관 중 첫 번째, 경험론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제 얘기를 잠깐 하자면

경험론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생을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것을 인식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작년에 재수를 하면서 처음으로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제 칼럼을 쭉 읽어보셨으면 느끼셨겠지만

저는 남들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진 않습니다.

제 인생이고 제 선택이 중요하니까요.

 

수험생활을 보내면서 자신의 자존을 지키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스스로를 비하하고

낮추고

남과 비교하고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존재로 격하시키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경험론을 생각했습니다.

내가 경험해 봐야

내가 실패해 봐야

내가 계획하고 선택해 봐야

그래서 내가 다시 일어서봐야 나중에 더 멋진, 따수운 어른으로 성장할 거라 믿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경험해야 얻는 것이 가장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과학고를 준비했지만 떨어졌을 때,

육사를 다니다 자퇴했을 때,

재수했을 때가

저를 더 멋진 어른으로 성장시켰던 것 같습니다.

 

과학고를 준비한 경험으로 고등학교 때 남들보다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었고

자소서를 작성한 경험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육사를 다녀봄으로써 내가 어떤 미래를 살고 싶고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으며

원하는 고등학교, 대학교에 불합격함으로써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끝까지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재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목표달성장학생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고,

지금 여러분께 칼럼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며,

그동안 칼럼에서 보여드렸던 수많은 경험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음 경험으로 향하는 문이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까지 아주 평탄한 길을 걸어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무너져본 적이 있고,

실패해본 적이 있고,

다시 시작해본 적이 있다는 사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작은 행운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데 너무 큰 두려움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실패했던 과거를 무조건 좋지 않은 기억으로만 바라보지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후회하고 있는 선택도,

이번에 망쳐버렸다고 생각하는 시험도,

한동안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느껴지는 시간도,

언젠가는 전혀 다른 의미로 남을 수 있습니다.

경험의 가치는 그 순간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 내가 그래서 그런 일을 겪었구나.’

‘그때 실패해봐서 지금은 이렇게 할 수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러니 지금의 자신을 너무 빨리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여러분의 경험은 끝난 것이 아니고,

여러분의 인생도 아직 한참 덧칠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자꾸만 정답을 찾게 됩니다.

어떤 공부법이 맞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하는지.

하지만 가끔은 정답을 찾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일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해보고 아니라면 고치면 됩니다.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 배우면 됩니다.

그리고 다시 선택하면 됩니다.

그런 경험이 하나둘 쌓일수록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기준도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그런 기준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ㅎㅎ

그래서 여러분께 제 경험을 이야기하지만,

제 말을 정답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제 글도 여러분의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읽어보고,

생각해보고,

마음에 드는 것은 가져가고,

아닌 것은 과감하게 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결국 여러분이 직접 살아가야 하니까요.

그러니 한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틀려도 괜찮습니다.

조금 돌아가도 괜찮습니다.

직접 선택하고, 직접 부딪치고, 직접 다시 일어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 인생을 돌아봤을 때

‘그때 해보기라도 할걸.’

이라는 말보다는

‘세상에, 내가 그런 짓도 했다니’

하고 웃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수많은 경험들이 언젠가 여러분을 지금보다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다정하고, 조금 더 따수운 어른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경험을 하나씩 쌓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또 찾아오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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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시나요

오늘 하루 실패한 것 같아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시나요

그럴 수도 있지요

때로는 자기 자신이 밉고

싫어질 때도 있지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는

그러지 마시길 바라요

자기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끝까지는 미워하지 마시길 바라요

생각해보면 모두가 다

당신 탓만은 아니에요

세상이란 인간의 일이란

그 무엇 하나도 저절로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당신도 잘 아시잖아요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예요

실패한 날 화가 나더라도

내일까지는 아니에요

밤으로 쳐서 열두 시까지만

그렇게 하시길 바래요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

내일은 당신도 새로운 사람이고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에요

부디 그걸 잊지 마시길 바래요

내일 우리 웃는 얼굴로 만나요.

-나태주,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내일 우리 웃는 얼굴로 만나요. :) 행복론칼럼은 재밌을 것이다 히히!

 

ㄴ약속을 지킨 자... 가히 추천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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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서울대

김지원 멘토

  • 🏆 제22기 목표달성 장학생
  •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26학번
  • 📖 정시 전형
  • #재수정시 #육사85기 #INTJ #멘탈관리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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