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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준비하세요

이름 : 김동건  스크랩
등록일 :
2026-08-31 20:10:30
|
조회 :
4,890
오늘 서울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이 도달한 그 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비 내리는 날씨를 좋아하시나요?

수험생 시절의 저는 비 내리는 날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리적으로는 일어나서 학교로 갈 때, 학교에서 다른 장소로 갈 때 뒤에 짊어진 책들과 함께 습기를 온 몸으로 다 맞는 것이 쾌적하지 않기도 했고요.

그리고 심리적으로는 음(-)이 표상되는 날씨인 만큼, 여러 가지의 이유로 대응하는 음의 감정이 발현될 때엔 그것이 증폭되는 것 같기 때문에서도 그랬습니다. 

특히나 오늘은 여러분의 입시 일대기에서 중요한 단계가 다가오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더더욱 날씨로부터 스스로를 지키셔야 하는 날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는 날씨로부터 분리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고조선부터 전해져 내려온 기우제 전문 제사장 가문이 아니라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날씨를 제어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날씨의 영향이 0인 장소에서 입시를 치르는 것 또한 불가능하죠.

이렇듯 날씨는 ’불가피함‘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날씨와 마찬가지로, 수험 생활 중에는 불가피한 것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특히나 그러한 ‘불가피한 것’들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순간은 단연코 수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 긴장감으로 인한 생리적 반응, 같은 시험실 친구들의 습관, 내가 유독 약한 유형의 등장, 시험지의 인쇄 상태 등등...

너무나 많은 요소가 너무나 짧은 시간 안에 우리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불가피한 것들이 닥쳤을 때 대응하는 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당장 이틀 뒤로 찾아온 9월 모의고사, 그리고 그 이후에 응시할 수많은 평가원 모의고사들을 통해 단순히 문제 하나를 풀어나가는 것을 넘어 시험 전체를 계획적이되 유연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뤄나가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 변수 받아들이기

 

우선 9모를 통해 시험 응시 중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을 점검해 보고 이후 수능 전까지 이에 담담해질 수 있도록 훈련하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나 일 년에 한 번밖에 경험할 수 없는 수능장 환경에서는 그 변수가 우리의 성적과 직결되는 경향성이 더욱 크게 나타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우선 9모를 응시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체크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체크한 변수들을 수능 전까지의 실전 모의고사 응시에서 하나하나 극대화해 보면서 그 변수가 발현되어도 문제풀이에 큰 영향이 가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기까지의 연습, 즉 당황하지 않는 법을 터득해 보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저는 국수영을 풀 땐  3M사의 보라색 이어플러그를 착용하곤 했었는데요. 9모 이후부터는 이어플러그가 없어도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게끔 점진적으로 그리고 무작위하게 이어플러그를 착용하지 않고 사설 모의고사를 응시했습니다. 

 

그렇게 이어플러그를 착용한 상태와 착용하지 않은 상태의 멘탈이 비슷해질 때 쯤, 저는 수능을 응시하러 가게 됩니다. 그렇게 약간 떨리는 상태로 예열 지문으로 갖고 간 최근 몇 개년 독서론 모음을 열심히 풀고 있던 찰나... 저는 하나의 변수를 직감하게 됩니다.

 

감독관들께서 들어오시고 예비령이 울리는데, 종소리가 제가 항상 듣던 저희 학교의 그것에 비해 현저히 작은 음량으로 송출되고 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이어플러그를 끼고 국어를 풀게 될 경우에 종료령을 듣지 못하고 펜을 놓지 않아 부정행위자로 처리가 되는 모습을 잠깐 상상한 저는, 수능을 이어플러그 없이 풀자는 선택을 내렸습니다. (국어가 끝난 뒤에 감독관께 음량을 조금 올려주실 수 있냐고 요청드렸는데 딱히 달라지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많은 연습을 해 둔 덕에 이런 돌발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고, 이후 큰 심리적 동요 없이 무사히 수능을 끝마쳤습니다. 

 

다른 변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독 다리떨기에 민감하다면 다리떨기 전문가 친구를 찾아서 그 옆에서 모고를 풀어보는 것, 평소 덤벙대는 경향이 있다면 지우개 없이 수학을 풀어 보는 것 등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하는 치밀함이 필요합니다.

 

 

#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그렇지만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도 언제든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전례가 없었던,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벌어지는 경우엔 우리의 문제 풀이 능률을 더욱 저해하죠. 

 

그렇기 때문에 너무 많은 변수들을 대비하는 것은 오히려 신경만 더 쓰이고 정작 실전에선 그게 아니라 다른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멘탈을 강화해야 하죠. 

 

제가 수험생 시절 멘탈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했던 생각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모의고사를 응시하면서 순간순간 간결하게 멘탈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감사하기'라고 생각됩니다.

 

이건 김동욱 선생님의 장클래스를 수강하시고 계시는 혹은 수강하실 분들이라면, 파이널 기간에 다시 한 번 들으시게 될 겁니다.ㅋㅋ  스포일러일 수도 있겠네요.


 

이번엔 거기에 제 생각을 약간 섞어서 설명드려 볼 건데요. 간단합니다. 

 

뭔가 계획이 꼬였을 때나 심적인 동요가 생길 때, 현 상황에 부정적인 감정을 앞세우기 전에 지금까지 온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잠깐 가져 보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주변 환경, 친구들, 부모님, 자신 등등에 대해 말이죠.

 

이 방법의 효과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설명드리지는 않겠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시고, 그 효과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싶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 운용 기록하기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린 모든 행동의 기반은 나의 모의고사 운용을 디테일하게 기록하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모의고사를 복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시험 마치고 채점 끝나고 바로 노트에 가볍게 기록하면 됩니다.

 

당장 수능과 관련된 것에서 잠깐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일단 다 정리하고 쉬셔야 기억이 휘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에 간결하게나마 당일에 기록해두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아래는 제 예시들입니다. 조금은 조촐하긴 하지만(저것보다는 조금 데 세세하게 복기하는 걸 추천드려요....ㅎㅎ) 위쪽은 9모를 복기한 메모이고요, 아래쪽은 11월 초에 응시했던 사설 모의고사를 복기한 것입니다.

 

 


(작년에도  아침에 한 번만에 못 일어났네요....저거 어떻게 기록한거지
)

 

제 메모를 전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수능에 가까워져 갈수록 문제 풀이에 관한 복기보다는 컨디션과 전체적인 운용에 관한 기록들이 주가 되는 경향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의고사 복기 메모를 당일에 작성하면, 컨디션이나 세세한 부분까지도 체크하면서 수능을 위한 최상의 상태를 제어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수능 하루를 위한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죠..

 

이렇게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과 능률을 위한 타임 테이블을 만드는 것 또한 '평소와 비슷한' 수능날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 시험 전, 전날 취침 시간이나 기상 시간 같은 정보들은 학교 도착하기 전에 빠르게 메모해 놓는 편이었습니다.

 

 

 

# 마치며

 

이 칼럼을 마무리하는데도 창밖의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비가 그칠 때는 아마 끈적끈적하고 지치던 여름도 함께 떠나보낼 시점이겠지요. 

 

 

(작년 9월 4일의 하늘 사진입니다. 먹구름이 몰려가고 날이 개었을 때 찍은 건데...빨리 맑은 구름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가을이 다가온다는 것은 곧 수험 생활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당장 수능 전 마지막 평가원 출제 모의고사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9모도 이틀 앞으로 다가왔고요. 

 

그렇기에 9모 직전, 여러분의 페이스를 저해할 수도 있는 무거운 정보 위주보다는 가볍게 읽어볼 만한 내용들로 채워진 칼럼을 가져와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9모가 목전으로 다가온 오늘은, 9모부터 시작해서 수능 사이까지의 많은 모의고사들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들로 태도를 구체화시키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지금 이 칼럼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께서는 각자만의 감정 상태를 갖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9모 직전 긴장감을 풀기 위해, 또 누군가는 채점이 끝나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말이죠. 

 

지금 이 칼럼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서 어떤 상태이든 간에, 9모와 그 이후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8월 초에 올린 학종 칼럼이 수시 원서 접수 기간과 맞물려 일종의 Q&A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댓글에 대한 답글 작성은 완료한 상태이나 추가적으로 댓글 달아주신 분들 중 고3 이상 작성자 분들의 댓글에 대한 답글은 9월 1일까지 작성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남은 댓글은 그 후 순차적으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놓친 댓글이 있다면 여기 이야기해 주세요.

 

++ 그리고 본격적인 Q&A를 해 보고 싶어서 국어 Q&A칼럼을 기획 중에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8월 중순 게시였는데요, 직전 학종 칼럼 답글 작성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아 게시 일정을 조금 미루게 되었습니다. 9모 이후에 게시해 볼 테니 9모를 통해서 국어 관련 질문거리들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진짜 마지막으로, 특히 현역들은 9모부터 정말 실전처럼 준비하셔야 합니다. 급식 대신 도시락 싸오고(먹는 것에 관해서도 9월 중 한 번 다뤄봐야겠네요), 수능 날 가채점표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고, 쉬는 시간에 답 맞추지 말고, 문제지에 수험번호랑 이름도 안 써왔다면 이제부턴 빼먹지 않아야 합니다!! 잘 보란 말보단 편하게 보고 오란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편하고 치밀하게. 화이팅입니다. 곧 다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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