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달장 김하율입니다 :)
다들 9모는 잘 치고 오셨을랑가요...?
일단 우리 9망수잘 9잘수잘이라는 말 꼭 기억합시다!!!!!!
9모 한 번으로 올해의 결과가 결정되는 건 절대 아니니까요.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수험생 시절, 하루하루가 너무 지루했습니다.
인생에서 단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당시의 저에게는 그 말이 이상하리만큼 와닿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하고, 밥을 먹고, 다시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 잠들고,
그리고 다음 날이면 또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고...
분명 어제와 오늘은 다른 날이라고 하는데,
저에게는 그저 똑같은 하루가 무한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굳이 어제와 오늘의 차이를 찾는다면 괴로움의 미묘한 차이 정도랄까...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지금 입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입시라는 제도 안에서 하루하루 소모되고 있는 건지
구분하기도 어려워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아, 내가 정말 망가져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걸 스스로 느낄 정도였다면
그때의 저는 이미 몸과 마음이 그다지 건강한 상태는 아니었던 거겠죠.
그래서인지 작년의 저를 지금 돌아보면
참 많이 힘들었겠다 싶고, 한편으로는 조금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때는 그저 다들 이렇게 사니까 견뎌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지금도 저와 비슷한 분들이 분명히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대학생이 되어 비교적 자유로운 신분으로 살아보니
오히려 그때의 똑같은 하루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수험생 시절, 그 지루하고 반복되는 하루를 조금이나마
덜 지루하게 만들어주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반복되는 하루를 사랑해보기
일정한 하루 루틴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험생활을 굴러가게 해주는지
그걸 대학생이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언제 또 이런 루틴으로 1년을 살아보겠습니까...
대학만 와도 수험생 때의 내가 대단해보일 겁니다.
어떻게 매일 이 시간에 일어나서 공부했지? 어떻게 이렇게 오래 공부했지? 싶을 거예요.
그때는 너무 당연해서 몰랐는데, 하루하루가 일정하게 반복된다는 것 자체가 사실 굉장한 일입니다.
꼭 거창한 루틴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고, 비슷한 시간에 밥을 먹고, 해야 할 공부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그 정도로 하루가 일정하게 흘러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지금 정말 잘하고 있는 겁니다.
오늘도 무너지지 않고 하루를 잘 굴려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겨주세요.
그 반복에서 오는 안정감이 생각보다 꽤 큽니다.
뻔한 말이지만 그래도 불안하면 그냥 공부합시다... 이건 정말 직빵입니다.
미래를 생각할수록 불안해지고, 결과를 생각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는
그냥 눈앞에 있는 문제 하나를 푸는 겁니다.
생각보다 많은 불안은 공부를 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잠잠해집니다.
2. 수능 끝나고 하고 싶은 일을 적어두기
저는 공부 한정 지독한 회피형인데요
공부하다가 잠시 현실 도피하고 싶을 때 있잖아요... 사실 많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아주 먼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수능이 끝난 직후에 하고 싶은 일들을
버킷리스트처럼 노트에 적었습니다.
대문자 N답게 버킷리스트를 노트에 적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어요.
이것도 해봐야지, 여기도 가봐야지, 이렇게 하나씩 적어놓다 보면
신기하게도 '수능이 끝난 뒤의 나에게도 꽤 많은 일이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때 적어놓은 것들 중 아직까지도 못 이룬 게 많습니다 ㅋㅋㅋㅋ
그래도 조금조금씩 이뤄나갈 걸 생각하면 내일이 기대되는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이 버킷리스트는 수능이 끝난 뒤에도 꽤 유용합니다.
막상 수능이 끝나면 엄청난 후련함과 함께 묘한 허무함이 밀려오거든요.
그동안 해야 할 일이 너무 명확했는데 갑자기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지니까
오히려 뭘 해야할지 손에 안 잡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럴 때 미리 적어둔 버킷리스트를 펼쳐보세요.
'아 맞다. 나 이거 하고 싶었지!!!!' 하면서 그 허무함 속에서 빠져나오기가 훨씬 쉽습니다 ㅎㅎ
여러분도 작고 귀여운 노트 하나 장만하셔서 버킷리스트 북으로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
절대 특정 대학과 관련된 버킷리스트를 적지 마시오.......
우리의 건강한 멘탈을 위해 ' 수능 끝난 직후 ~ 대학 입학 직전 ' 사이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봅시당
어느 대학에 합격하면 무엇을 하겠다는 식으로 적기보다는,
그냥 수능이 끝난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들을 적는 겁니다!
3. 스티커와 스탬프로 나를 무한정 기특해하기
이건 정말 별거 아닌데 체감상 엄청난 성취감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공부하면서 스티커나 스탬프를 정말 많이 사용했는데요.
특히 강기분이랑 새기분 풀 때 스탬프를 애용했습니다.
한 지문을 다 맞히면 꼭 애착 스탬프 하나 찍어주고,
'잘했다!!!!!' 하면서 혼자 아주 난리를 쳤답니다...ㅋㅋㅋㅋ
뭔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문제 하나 풀고 스탬프 하나 찍는 그 순간이 은근히 기분 좋아요
자신을 무한정 기특해해주는 겁니다 셀프 복복복
문제 하나 풀었으면 잘했다고 해주고,
오늘 할 일을 다 했으면 또 잘했다고 해주고.
수험생활 동안 나를 가장 많이 다독여줄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최근에 장만한 새 스탬프 옆에 같이 놔둬봤는데 어떤가요
4. 스터디플래너와 너무 진지해지지 않기
한번도 안 써본 사람은 없다는 수험생활 국룰, 스터디플래너에 대해서도 말을 얹어보자면...
저는 흔히 볼 수 있는 스터디플래너 형식에 맞춰서 적진 않았습니다.
그냥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작은 노트 하나 사서
거기다가 그날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하고, 하나씩 체크하구 그랬어요
기존의 스터디플래너 형식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졌기 때문인데요.
시간별로 뭘 했는지 적다 보면 쉬는 것조차 괜히 눈치 보이고,
어느 순간 공부를 잘하기 위해 플래너를 쓰는 건지, 플래너를 잘 쓰기 위해 공부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구여
그래서 그냥 제 마음대로 적었습니다.
확실히 스터디플래너 자체에 신경을 덜 쓰게 되고, 무엇보다 주객전도가 되지 않아서 좋았어요
무엇보다 스트레스 안 받고 노트에 편하게 적는 게 넘 재밌었답니다!
이런 게 바로 수험생의 소확행...
5. 반복되는 하루에 노래 한 스푼
다른 과목은 몰라도 저는 노래를 듣기 위해 수학 문제를 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ㅋㅋ
오직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수학 문제를 푸는 시간이 기다려졌다는...
솔직히 말해서 노래 아니었으면 대학 못 왔다 수준입니다.
어쨌든 공부하면서 온갖 노래 다 들었던 사람으로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노래가 정말 감초 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매일 똑같은 책상에 앉아 똑같은 문제집을 펼쳐도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이 있으면
하루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컴백을 기다리는 맛.
당시에도 올데이프로젝트, 코르티스 등 하나둘 데뷔를 하고 컴백을 했는데
그때마다 기다려서 앨범 듣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만 하다 보면 하루가 온통 오늘 해야 할 것들로만 채워지기 쉬운데,
그 와중에 며칠 뒤에 기다리고 있는 신곡 하나가 있다는 게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더라고요.
그래도 이번 주에는 이거 기다려야지, 하는 작은 기대 하나가
반복되는 하루에 꽤나 큰 활력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험생활 중에도 이런 작은 기대들을 일부러 놓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노래를 잘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노래가 생기면 그 노래만 오오오오오억번 돌려듣는 사람이라...
작년의 제가 많이 들었던 노래들과 올해의 제가 많이 듣고 있는 노래들을 하나하나 골라봤습니다.
추리고 또 추려서 가볍게 20곡 정도만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오랜만에 작년에 많이 들었던 노래들을 다시 들어보니까 그 노래를 듣던 당시의 제가 생각나더라고요.
노래에는 그때의 계절과 날씨, 내가 앉아 있던 자리, 그날의 기분 같은 것들이
이상하게 같이 저장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수험생활을 함께할 노래 몇 곡쯤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나중에 수능이 끝나고 다시 들어보세요.
그때의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그 노래들이 생각보다 선명하게 기억하게 해줄지도 모르니까요.
요즘은 에피 노래를 많이 듣는 것 같네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거창한 공부법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사이에 작은 것들을 하나씩 심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정한 루틴에서 안정감을 얻고,
수능 이후의 나를 떠올리며 버킷리스트를 적어두고,
문제 하나를 풀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주고,
작은 노트에 오늘 할 일을 체크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공부하고.
돌이켜보면 저는 이런 사소한 것들 덕분에 그렇게 지루했던 1년을 어떻게든 지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너무 거창한 무언가를 찾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험생활을 견디게 해주는 건 때로는 아주 작고 귀여운 것들이니까요.
그리고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하루를 보냈다면, 어제처럼 오늘도 자기 자리를 지켜낸 하루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곧 있을 수시 원서 지원 무사히 하시길 바라며
오늘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댓글로 여러분들의 버킷리스트를 적어주세요!!!!!!!
칼럼 주제 추천은 언제나 환영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