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잘 지내고 있었나요?
9월 모의고사는 잘 봤는지, 감기가 유행인데 아픈 곳은 없는지 궁금한 게 많네요
저는 감기에 걸려서, 약 기운에 하루종일 헤롱대다가
정신없이 과외를 하고 새벽이 되어서야 칼럼을 쓰고 있어요
찬바람이 불면 흔히 수능 냄새가 난다고 하잖아요
얼마 전에 고려대 화정 체육관에서 응원OT를 하고 동기 언니랑 내려오는데
이제 진짜 수능 냄새가 난다고, 괜히 마음이 안좋다고 그랬거든요
저도 요즘은 괜히 고3 과외생이 안쓰럽고, 올해 수능 보는 친구들 후배들이 생각나고
칼럼에 댓글 달아주는 메가 수험생들 이름도 하나하나 생각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요즘 어떤 감정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나요?
해결해야 할 것이 아직 많다는 조급함?
조금만 버티면 다 끝난다는 설렘?
노력한 만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
아니면 전부 다 일수도 있겠네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들 속에서
그저 해야 할 공부를 하면서 하루를 살아내던 수험생 시절에는
대학생이 되면 삶에 안정기가 찾아오겠지, 지금보다는 낫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치만 대학생이 된 저는 여전히 불안하고, 복잡한 생각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널부러져 있고 아직도 삶의 안정기가 찾아오기를 바라요
그래서 저는 요즘 내가 애타게 찾고 있는 것이 도대체 뭘까, 우리는 어떤 방향을 향해 그렇게들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걸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대는 어떤 장면들을 지우고파서
후회 속에 꿈꾸는 걸 잊었나요?
견뎌냈다는 이유 하나로
그때의 당신을 이해해 줘요
저 멀리, 저 멀리 사라져 가는
이 시절이 의미 없게만 느껴져
우린 잃어버린 것도 없이
뭔갈 찾아 헤맸네
그러나 밤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함께 세었던 별들이 그대로였죠
꿈결처럼 사랑했던 모든 날이
만든 길 빛나네
그러다가 평소 자주 듣던 신지훈 <추억은 한 편의 산문집 되어>의 노래 가사를 곱씹어보게 되더라고요.
우리는 지금 잃어버린 것도 하나 없이, 뭔갈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 하고요.
여러분은 꿈꾸던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가치가 있나요?
저는 딱히 없었거든요. 그냥 좋은 대학에 가면 무언가 다음 단계가 저절로 찾아올 줄 알았어요.
그래서 하나고등학교 자기소개서에 관심도 없는 진로를 지어내 썼고
고등학교 내내 관심도 없는 과목들을 공부하다가
방향을 완전히 틀어 지금은 외국어를 전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또 뭔가 하나 정해야 할 것만 같아 학교에서 취업 상담을 다니며 그럴 듯한 진로 하나를 정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잃어버린 게 없는데, 뭔가 자꾸 찾아 헤매는 것이 습관이 돼버린거죠
주변을 봐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모두들 잉여와 공백을 견디지 못하는 습관이 있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비어있는 곳이 생기면 내가 쓸모 없는 사람이 된 것 같고, 남들에 비해 가진 것이 없으면 무언가 잃어버린 것이니
공백을 없애기 적당한 이름이 붙은 것들을 가져와 채우는, 그런 것이 너무 당연해져 버렸나봐요.
그래서 여러분도 한 번쯤은, 수시 카드에 통일해서 채워 넣은 그 학과에 정말 뜻이 있는 것인지, 희망 진로란에 적어 넣은 것을 정말 원하고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다고 수능을 코앞에 둔 지금 진로를 갈아 엎으라거나 머리 싸매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라는 게 아니에요. 저도 현실과 어느정도 타협하고, 일단 선택했으면 책임질 줄도 알아야 한다는 데에 크게 동의하는 사람이니까요!
그치만, 지금껏 적당한 이름을 가진 것들을 가져와 초라해보이는 공백을 채우는 데에 급급했다면, 수능이 끝나고 뭔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여러분의 대학 생활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선택지에 기꺼이 용기를 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미리 해주고 싶었답니다.
아직 너무 어리고 예쁜 나이인 여러분이 잃어버린 것은 단 한 개도 없으니까요.
십대를 끝내는, 그리고 이십대를 시작하는 여러분 삶의 궤적이
잃어버린 것을 찾아 '헤매는' 형태가 아니라
처음부터 만들어갈 나만의 무언가를 찾아 '보는' 형태이기를 바라요
그리고 저도, 공백은 공백으로 냅둘 줄 아는, 꿈꾸는걸 잊지 않는 어른이기를!
우리 같이 크자구요 ㅎㅎ
새벽감성에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 사실 오늘 칼럼은 2조의 릴레이 칼럼 <수능이 끝나는 날까지 내가 놓지 않았던 것들>의 3번째입니다!
경진 멘토의 지목을 받아 쓰게 되었어요. (우리 2조는 정말 사이가 좋답니다. 2조 사랑해 ~ 2조 하트 나 ㅎㅎㅎ)
아무튼, 수능이 끝나는 날까지 내가 놓지 않았던 것
첫번째는 바로 '관계' 입니다.
사실 인간관계에 대해 칼럼을 따로 하나 써볼까 하다가, 그냥 코너 속의 코너 느낌으로 쓰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이번 칼럼에 가져오게 되었어요.
저도 수험 기간에는 인간 관계에 에너지 쓰는거 아니다 / 공부에만 집중해도 모자라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저는 정도 많고 관계에 대한 생각도 많은 사람이라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저와 같이 정많은 수험생들을 위한, 수험 생활 중에도 슬기롭게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팁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사실 팁이랄 건 없구요.. 그냥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교훈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연애
부끄럽지만 저는 프로 수험생활+연애 병행러(?) 였는데요.. 약력(?)으로는
-고등학교 첫학기 중간, 기말고사 + 연애 병행
-고3 + 연애 병행
-반수 + 연애 병행
등이 있습니다.....
사실 이미 다 지난 일이기도 하고, 공부에 지장이 아예 안갔냐? 하면 그것도 아니기 때문에 좋은 본보기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ㅠㅠ)
짧고 굵게 말씀드리자면
이미 연애중이라면 수능날까지 이별 금지, 연애중이 아니라면 수능날까지 연애 시작 금지 이거 하나로 종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애중인데 자꾸 서운한게 생기고 싸우게 된다 > 아니요.. 싸우지말고 서운한거 티내지 말고 그냥 사이좋게 지내십시오!!
그럼 건강한 관계가 아니지 않나요? 하실 수 있는데, 지금은 좋은 관계를 위한 에너지 소모보단 공부가 더 급한 시기입니다. 싸우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수능 끝나고 하시면 되겠습니다.
정 너무 답답하면, 당사자말고 저한테 와서 하소연하세요!
연애중이 아닌데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하고 싶다 > 아니요.. 절대 never 하지 마세요. 본인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고, 지금 제대로된 판단이 안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ㅎㅎ..
수능이 끝났는데도 너무 좋다! 하면 멋진 대학 합격증 들고 찾아가서 고백하시면 되겠습니다.
굳이 연애를 수능 끝나는 날까지 놓지 않았어야했냐 <<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이미 예전에 시작이 되었다면 놓지 않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 는 차원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교훈은 피로쓰여진다...)
#친구
저는 한 번 내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친구좋아 강아지가 되는데요. (내사람으로 인식하기까지가 쉽지 않기는 합니다 ㅠ)
반수 기간 동안 이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응원도 많이 받고, 같이 수험생활 하는 친구들이랑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면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그래서 너무 시간이 뺏기지 않는 선에서 친구들이랑 연락을 이어가곤 했습니다.
주말에 제가 사는 동네까지 와서 같이 밥을 먹어주었던 친구
밤에 독학 재수 학원 근처 역까지 와서 편지와 선물을 주었던 친구들
큰 시험이 끝날 때마다 수능 땐 훨씬 더 잘할거라며 서로를 응원하던 메세지
전부 절대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친구들이 해주는 진심어린 응원을 받고, 저도 저의 행운뿐 아니라 친구들의 행운을 진심으로 빌면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던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올해 수능 보는 사랑하는 내 친구들 후배들 보고 있다면, 내가 정말 많이 응원하고 있어. 너희는 늘 최고야 사랑해!
두 번째는 '건강'입니다.
너무 뻔한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래도 제가 실천했던 방법을 소개드릴게요.
1)마스크
저는 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탈 때는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이동했고, 독학 재수학원 열람실 안에서도 항상 귀에 마스크를 걸고 있어서
누군가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바로 마스크를 썼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감기 /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마스크는 정말 필수예요.
또 지금까지 독감주사를 쭉 맞아왔고, 별 문제 없었다~ 하시면 독감 주사도 맞는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반나절 몸살나는 정도여서 매번 독감 주사는 맞았는데, 주사맞고 너무 아파서 공부에 지장이 가는 체질이라면 안맞는게 나을수도 있구요 ㅠㅠ
2)홍삼, 영양제
저는 엄마돈엄마산으로 정관장에서 '홍삼진고'를 사먹었는데요. 아침에 등원해서 한스푼, 저녁먹고 한스푼 이렇게 먹었습니다. 이거 먹고 나서부턴 확실히 감기에 덜걸려서
수능 전까지 계속 챙겨먹었어요. 또 요즘은 오메가3를 챙겨먹고 있는데, 이것도 몸에 염증 없애는 데에 도움이 많이돼서 추천드립니다.
3)약간의 유산소
저는 운동싫어 인간이지만, 점심/저녁 먹고 10-20분 꼭 걷기 + 하원하고 집에와서 10-20분 유산소 운동하기는 꼭 지켰어요. (유튜브에 수험생 유산소 운동 치면 나와용)
이정도의 운동이 체력을 막 키워주는 건 아니지만, 밥먹고 나서 오는 졸음을 방지하고 몸이 약한 수험생들이 수능날까지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자기확신' 입니다.
저는 수험생활 내내 불안함, 비관과 '난 결국 잘될거야'라는 자기확신을 동시에 느끼는 모순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요.
사실 그 모순이 결국엔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내가 합격에 대한 명확성을 연료로 한다면 불확실성의 연속인 대입에서 난 달릴 수 있는 힘이 없고, 그들이 나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고작 글쓰는 것 말하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는 뜻입니다. 정확히 알 수 없다. 함부로 예측해선 안된다. 근래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입니다. 우리는 평가원의 생각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해선 안되며 우린 함부로 좌절하거나 기대해서도 안됩니다. 그게 수험생의 숙명이자 책임이니까요. 멈춘다면 해내지 못하는 것은 명확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해낼거라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낭만과 안될지도 모르니 이쯤 하자는 비관 사이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 것입니다.
올해는 지나치게 많이 울었고 숱한 내 이면을 초단위로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내년은 다를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억울하고 분해 감당할 수 없을 일 투성이일 시간을 나는 각오합니다.
그치만 그 모든 비극이 끝나는 날, 절규는 함성이 되고 내 함성은 신화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해내야만 하는 이유가, 너무 많이 생겨버렸습니다.
따뜻한 낭만으로 가득한 연말 결산은 내년에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저 또 대치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고, 부디 앞자리 번호표를 뽑을 수 있길 바라며, 모두가 짠 것마냥 들고 있는 수능 샤프를 나도 들고, 무엇인가 받아 적겠습니다.
고3이 되기 직전 12월에 적은 글입니다.
'우리의 함성은 신화가 되리라'
고3내내, 반수내내 수없이 되새겨온 문장입니다. 저 글을 적은 뒤로도 저는 수도 없이 좌절했고 수시 6광탈과 반수를 겪었지만, 안 끝날 것 같던 비극이 끝났고, 절규가 함성이 되었고, 그 함성이 신화가 되는 일이 결국 일어났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도 말씀 드렸듯, 사람의 간절함은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 간절했던 기억으로 남은 삶을 살아갑니다.
수능을 코앞에 두고, 여러분의 간절함이 확신으로 바뀌기를 그 확신이 모든 불안을 이기기를 바랍니다.


# 마무리하며 오늘은 이렇게 2조 릴레이 칼럼의 3번째 타자로서 이것저것 적어보았는데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너무 중구난방으로 적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여러분을 생각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ㅎㅎ 벌써 새벽 5시가 넘었는데, 오늘 오전 과외가 있거든요..!!! 이것이 대학생의 삶 아니겠습니까....... ㅠㅡㅠ
수능 전에 꼭 보고 싶은 칼럼이 있다면 이 글이나 무공해 사연 신청 칼럼 댓글에 적어주세요! 영준 멘토랑 고대&연대 소개 칼럼에 이어 고연전 칼럼도 써볼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구요 ㅎㅎ
아무튼간에!! 제가 다음으로 지목할 멘토는 바로.. 고대의 영원한 벗, 통일 연세 성윤 멘토입니다 ㅎㅎ 2조의 릴레이 칼럼 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수능 전에 우리 더 많이 볼 수 있게 자주자주 올게요.
사랑해요 여러분! 오늘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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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