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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고 알아서 할게ㅎ

이름 : 이성윤  스크랩
등록일 :
2026-09-30 08:50:58
|
조회 :
11,384

안녕하세요 이성윤입니다 라윤멘토님의 지목을 받아서 2조 릴레이칼럼을 쓰게 되었는데요!


제가 그동안은 굉장히 정제된 글을 써왔지만 오늘은 많이 두서없고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그동안 써오던 글이랑 너무 다르다고 놀라지 말기. 원래 인간은 다양한 면모가 있는 법. 이번에는 그냥 솔직한 생각 파편들을 막 쓰고 싶어졌어요,,, :) 문체를… 살짝 구어체를 섞어가며 써도 되겠죠? 

 

(쓰다보니깐 릴레이 칼럼의 주제는 한참 뒤에 나와서 그냥 칼럼을 두 개로 분리했는데요 2편은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올리도록 할게요)

 

우선 지난번에 쓴 무물보 칼럼은 댓글 마감 전까지 달린 질문들에 한하여서는 답글을 다 달았습니다. 혹시 마감 전에 달았는데 답글이 안 달렸다면 이번 칼럼에 다시 달아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도록 할게요..!


공부와 관련되지 않은 질문들 중에 책 추천해 달라는 질문이 많았는데요,

저는 고전을 정말 좋아합니다. 작은 아씨들, 조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구요

그 외에는 연금술사, 모모, 그리스인 조르바,

현대문학 중에는 냉정과 열정 사이, 빛을 걷으면 빛, 여덟 단어, 미움 받을 용기 요정도..?

가 생각나네요.  

다 꽤 유명한 책들이라서 읽어보신 분들도 많을텐데 공통점이 있어요.

드라마틱한 서사가 있는 게 아니라 잔잔하게 평범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리면서 ‘삶, 사람, 사랑’ 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들이에요. 몽글몽글하게 행복해지죠. 

 

 


책 얘기를 이어가 볼게요.

혹시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아시나요?

줄무늬 애벌레는 어느 날 다른 애벌레들이 엄청나게 높은 ‘애벌레 기둥’을 만드는 걸 보게 되죠. 수많은 애벌레들이 서로 밟고 올라가면서 꼭대기를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저 위에 뭔가 대단한 게 있나보다”

줄무늬 애벌레도 서둘러 동참해요. 올라갈수록 애벌레들은 서로 밀치고 밟고 힘들어하지만, 누구도 왜 올라가는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읽고 제 모습,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습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라는 의문 없이 남들 가는 길을 따라가는 건 우리 사회에서도 흔합니다. 학교에서 극상위권인 이과는 98%가 의대, 문과는 98%가 경영학과를 갑니다. 자유전공학과에 가더라도 90%의 사람들은 입결이 높은 전자전기공학부나 경영학과를 선택해요. '쳇 자기도 속물적이면서 윤선도인 척 하지 마세요,,' 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끝까지 들어봐 ㅋㅋ

메가스터디 환급도 스카이가 아니면 메디컬만 해주고요 서울대 의대 미등록자가 나왔을 때는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죠.

 

 

제게 댓글로 왜 간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도 물어보실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리면 약대 다 떨어져서 왔어요. 동기들도 의치약수부터 순서대로 밀려 간호에 오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아마 지금 수시로 간호학과 지망하는 고2,3학생들은 보통 2학년 1학기까지는 생기부가 의약대로 채워져있는데 현실과 타협하고 3학년 때 해당 생기부로 갈 수 있는 간호학과를 쓰게 되는 경우가 96% 이상일 거예요.

이 현상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 또한 고고익선을 추구했던, 지금도 여전히 추구하는 사람인걸요?

다만 늘 궁금하긴 합니다. 우리는 정말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원한다고 말하기에 가장 안전한 것을 선택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떠밀리듯 간호학과에 오긴 했는데 와서 느낀 건 정말 숭고하고 멋진 학문이라는 겁니다. 진심이에요. 제 인생 가치관이랑도 잘 맞고 응용할 수 있는 분야도 정말 많고요, 

(간호 지망하시는 분들 위해 진로를 잠깐 얘기해주자면 임상병리사, 제약회사 임상실험직, 식약청 공무원, 보건교사, 의료분쟁 전문 변호사, 항공간호사, pa전문 간호사, 간호학과 교수 등등. 흔히 생각하시는 대학병원 간호사도 분야가 엄청 많아요 수술실, 중환자실, 신생아전문, 호스피스 암병동 등 선택하게 되죠)

근데 간호학이

 ‘ “사실은” 굉장히 주체적이고 멋진 학문이다. 의사 심부름꾼이 아니라구!’

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설명하고 증명해야 하는 전공이라는 점이 모든 간호학과 학생의 긁힘버튼입니다. 아니 그래 간호사 의사심부름꾼 아니고 멋진 거 이해했어! 근데 대체 그 말을 몇번이나 들어야 되는 거죠..?ㅋㅋ,, 농담 아니고 전공수업에서 교수님께 매주 듣는 것 같습니다. 거의 세뇌수준,,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연세대 간호학과 학생이 겪는 힘듦:

간호학과라고 하면 반응이 두 가지로 갈립니다. 

  1. 간호사..? 엄청 힘들지 않아? 왜 선택했어? (아니 그야 다 떨어졌으니까)

  2. 간호사 요즘 태움도 줄고 인지도 좋아졌다더라~

이해해요. 하도 매체에서 태움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고강도 업무로 인한 과로사, 전문의와 간호사의 갈등만 얘기하니까요. 

저도 그렇고 많은 동기들도 그렇고 간호학과 진짜 좋다고 생각하고 전공에 자긍심을 느끼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간호과잠 안 입고 연대학잠만 입는 동기도 있어요 사람들이 간호인 거 모르면 좋겠다고. 그친구가 그래서 전공에 불만족하느냐? 그건 또 아니에요.

그동안 목달장이나 큐브 등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은 간호학과 얘기죠? 왜냐하면 모두의 긁힘포인트라 잘 꺼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 내에서는 자학개그도 자주 한다는 사실,,ㅎㅎ 과 내에서도 선배들이 간호사가 ai로 대체 안 되는 이유는 간호사가 더 싸서 그렇다 등등의 얘기를 하시다보니, 동기들도 과방 내에서 별의별 얘기를 다 하고.. 점점 의기소침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여러분 수시 원서도 다 쓰셨을 텐데요 모두의 기대를 듬뿍 받았던 학생일수록, 상위권일수록 +1에 대한 압박이 많이 들어옵니다.

진짜 현실이 그래요. 제 주위에도 수도없이 많이 봤습니다.

선생님들이 모두 좋아하던 모범생인 제 친구는 생명공학과에 갔는데 모든 선생님들이 ‘ㅇㅇ아 거기 대학원이 거의 필수인 과라 취업 안 될 텐데 재수하는 게 어때? 너가 너무 아까워서 그래…’라고 하도 말씀하셔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저 또한 학교선생님들께서도, 조교로 일하는 학원의 선생님께서도, 친구 어머니께서도 저를 보는 모든 어른들이  +1을 권하셔서 심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내가 좋다는데 다들 나한테 왜그래!! 가만히 놔둬주세요 나를..!

대학 잘 갔고 본인이 만족하는데도 다른 사람들에게 더 잘 갔다고 인정받기 위해서 +1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너무 많아요

 

우리 사회는 너무 머리가 아픕니다. 내가 하고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알아도 원한다고 말하기 안전한 것들이 아니면 눈치를 봐야 합니다.

아니 봐야 한다기보단 보게 됩니다. 저도 그 속박과 굴레에서 당연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사회의 눈치를 보고 내 꿈이 있더라도 사회의 인정을 우선적으로 요구합니다.

제가 고1 때 수학선생님께 제 인생계획을 말했다가 들은 소리가 있습니다.


 


느으으무 재수없었어요. 존경하는 선생님이긴 하다만… 아니, 계획이 틀어져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지 말라고 응원해줘도 모자랄 마당에 초반부터 기가 죽어야되는 이유는 뭐냐고요!!

저는 옛날부터 UN에 가고 싶었습니다. 학부는 저한테 그닥 중요하지 않아요. 교육학과에 갔으면 UNICEF에 가고 싶었을 거고, 경제학과에 갔으면 ILO나 WORLDBANK에 가고 싶었겠죠. 간호학과인 이상 지금은 WHO에 가고 싶을 따름이에요.

그냥 강한 인력이 느껴져요. 그냥 막연하게 그곳이 제가 있을 자리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최근에 엄마한테 정치외교학과이나 철학을 복수전공하겠다고 했다가 한소리 들었습니다. (아 물론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한 말은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말이긴 합니다만…) 철학 복수전공 해서 뭐하냐고. 저는 un에 가기 위해 정치외교, 경제, 철학 등을 공부해야겠다고 했으나 나열하기엔 손만 아픈 이런저런 이유를 잔뜩 말하시면서 헛소리로 치부되고 말았죠.


뭐 이해는 합니다. 저를 아끼는 사람일수록 제가 안전하기를 바라니까 오히려 반대를 많이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나중에 여러분의 꿈을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많이 아끼는구나 하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근데 어쩌라고ㅎ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젊음이 좋지. 하고 싶은 거 해봐. 

라고 하면서도 정작 누군가가 하고싶은 걸 말하면

“그걸로 먹고살 수 있겠어?” 

“현실적으로 생각해” 가 따라옵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동의, 이거 어떻게 생각하냐 좋은 것 같냐 등 끊임없이 타인의 인정을 요구합니다. 나는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도 타인에게 인정을 받음으로써 나는 가치있다는 걸 실감하고 열등감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고질병을 없애는 방법이요? 안타깝게도 아직 저도 깨우치지 못했습니다 

타인의 인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바운더리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것 같아요


근데 내가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만큼 내가 남의 인생을 평가할 때도 많을걸요? 

현역분들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얘기해봅시다. 

솔직히 쟤는 대학 어케 감? 인생 어케 살아가려고 뭘 믿고 공부를 안 하지? 생각되는 친구들 한두명은 있죠? 


자, 그럼 이제 엔수생분들 공감해봅시다.

그들도 대학 다 잘 가고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쩌면 본인보다 잘 간 사람들도 많고, 그러지 못한 사람들도 다들 행복하게 본인의 인생을 잘 꾸려가면서 삽니다.

현역분들, 그럴 리가 없는데… 걔는 안 그럴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50일만 기다려보세요.  


그러니깐 우리가 남의 인생 평가할 필요도 없고 내 인생 평가받을 필요도 없어요.

내가 잘 될 거란 믿음이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남의 주관은 배제하고 내가 하고싶은대로 선택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어차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미래에 뭐가 고점이 될지 누가 알겠어요. 여러분이 마음에 안 드는 학과를 갔어도 일이년만 지나면 가장 각광받는 과가 되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 백번 구해도 나의 내면을 아주 깊숙이 들여다보고 내면의 표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어떨까요? 


ㅋㅋㅋㅋ근데요… 또 한편으로는 어른들 말이 결국에는 틀린 적이 없어서 정말 그런가 싶기도 해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그 일은 아니지, 그 사람은 아니야, 어차피 그런 건 다 별 의미 없는데 그냥 이거 해라.”  등등.

저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제 21살을 앞두고 있고 아 어른들 말이 틀린 게 없네..? 하는 중입니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건 과거와 현재에 기반한 거니까 뭐가됐든 고점일 수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해요.


돈보단 행복이 중요하다고, 나는 돈에 얽매이는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라 당당하게 외치고 다녔는데 막상 대학생이 돼서 모든 걸 제 돈으로 하다보니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있어요.

 

왜 그런지 얘기를 해볼게요.


작은 카페에 가서 제가 좋아하는 에그타르트와 진한 밀크티를 시키고, 하루종일 카페의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책도 읽고 예쁜 노트에 글도 쓰고 친구와 수다도 떠는 게 제 가장 큰 행복인데요 

보통 저런 프렌차이즈가 아닌 개인카페들은 비쌉니다. 에그타르트 4000원에 밀크티 7000원이라고 해봅시다. 그럼 벌써 11000원인데요,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을 읽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해봅시다. 심지어 개정 양장본이 나와서 표지가 너무 예뻐요. 예스24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18000원이네요. 하… 그래요 근데 이건 꼭 사고 싶어서 샀어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밥을 안 먹을 순 없죠? 친구를 만나서 한창 수다를 떨다가 밥을 먹으러 갑니다. 파스타를 먹었다고 해볼게요. 요즘 느좋 식당의 파스타들은 가격이 후덜덜합니다. 그래도 좀 가성비 좋은 곳을 골라서 인당 20000원을 냈다고 해볼게요. 밥을 다 먹고 친구와 보드게임카페에 가거나 영화를 볼까 싶었으나 우리 대학생은 돈이 없다, 우리 그냥 산책이나 하자며 한강공원에 가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갔습니다. 밤이 되었어요. 동아리 회비를 내라고 카톡이 왔네요. 30000원이랍니다. 그래요 한 학기에 한 번 내는 거니까 그럴 수 있어 하고 돈을 지불했어요. 

자 제 실제 있었던 하루인데요, 보드게임카페나 영화관에 가지 않았는데도 벌써 79000원입니다.


대학생이 되면 지출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술약에 나가면 술값을 n빵하는데 제가 술을 아예 못 마셔서 3만원 내고 닭강정 한조각 먹은 날도 있고 늘 오천원 이하의 음식을 먹는데 지불하는 건 25000원~30000원이죠. 대학생들의 뒤풀이는 저정도의 돈을 걷으니 참고하세요 ㅎㅎ 왤케 많이 걷냐,, 술값이 비싸거든요 술 안 마시는 분들은 그러니 돈을 아낄것이냐 인맥을 쌓을 것이냐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일신의 영달과 안위를 누리는 걸 목표한다면 그냥 사회흐름을 따라, 어른들이 입이 닳도록 말씀하는 전문직 그거 그래 그거. 그게 맞나 꿈을 좇기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소시민1 로 살아가면서 돈이나 모으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모르겠어요

 

머리가 아픕니다 그냥. 사회는 너무 빨리 변하고 있고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agi 시대며 뭐며 하다못해 내 전공을 ai가 대체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봐주는 어플도 있더라고요.

이제는 mit 컴공과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연세대 에타(시대갤보다는 깨끗하고 큐브보다는 음지인? 정도의 대학생 커뮤 ㅎ)

에타 취업게시판에도 허구한 날 연세대 우대전형 없냐, 나 연세대 컴공 나왔는데 왜 취업 못 하고 있냐, 나 졸업학년인데 막막해서 휴학할까 싶다 이런 얘기밖에 없어요. 저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

 

다아앙연히 직업적 사명감과 꿈을 가지고 과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죠. 정말, 정말, 정말, 존경합니다… 근데 전 그냥 소시민이어서 그러진 못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직업과 자아실현 수단을 분리해서 생각해야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돈벌이 수단은 딱 그정도까지의 존재로 두고 돈 번 거로 여가 시간에 자아실현을 하는거죠. 근데 전 그러고 싶지가 않아요.

일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직업을 그런 돈벌이 수단으로만 만들고 싶지 않아요…... 난 멋지게 살고 싶은걸...?

근데 뭐 꿈은 안된다그래, 돈은 중요하다그래, 돈부터 벌어야 행복하다그래, 꿈과 직업의 교집합을 찾으려 하면 일단 대학부터 가래, 일단 취업부터 하래. 


저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막 미래를 생각하고 내 진로를 생각하고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고 하다못해 왜사는지까지도 생각했었는데…(태어난 건 부모님께서 예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지 아기의 의견이 반영된 건 아니니깐요..?) 

지금도 그 고민들이 멈춘 건 아니지만. 고3때는 죄책감이 있었어요.

공부나 더 몰입해서 하지 이런 생각은 대학 가서 하면 되는 거 아니니?

그냥 존닥존공 하자 이런 생각 때문에요. 

 

근데 이거 대학생이 된 친구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건데요, 그런 깊생은 딱 수능 전날까지만 하게 돼요 ㅋㅋ 수능 끝나는 순간부터 생각없이 놀고, 대학 가면 깊생하려다가도 머리아프다 됐다 라며 하염없이 릴스만 넘기고 술마시러 나가고 미팅 나가고 그러게 되죠.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들면 감사합니다~ 하고 극단까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그때 드는 생각과 그때 하고싶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여러분들이 가슴깊이 원하고 있는 거니까요. 버킷리스트라고 적어뒀던 것도 대학가서 귀찮다고 안 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이맘때쯤 하고 싶다고 생각되는 게 여러분들 심연의 진심이니까 귀찮더라도 꼭 해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늘 KOICA 산하 청년 해외 봉사를 꼭 가고 싶었는데요, 저도 까먹고 있었어요.

제가 신촌에서 열리는 국제기구 특강을 신청해서 들었는데 첫날 갔을 때 대학원생 대상의 수업을 잘못 신청했더라고요,, 그래서 2주차부터는 못 갔는데 그때도 교수님께서 나중에 꼭 해보라고 말씀하셨던 거라 고이 접어두었던 버킷리스트가 다시 생각났어요.

안 그래도 제가 일기에 ‘성윤아 너 이거 꼭 하고 싶은 거니까 나중에 ‘아.. 내가 그냥 그때 수능공부 힘들어서 하고싶다고 생각했나보다’ 하고 안 가지 말고 꼭 가야해…!’라고 적어뒀더라고요? 내후년쯤에는 가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것만 생각하면 막 제2의 이종욱 박사님이 되고 싶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위대한 사람이 되어서 세상을 빛내야지 하는 그런 꿈은 고이 접어두고,

그냥 오늘 밤에 내가 먹을 시원한 그릭요거트볼이랑 소중한 사람의 것까지 포장해서 먹는 게 행복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냥 그렇게 살아도 행복하지 뭐 꼭 세상을 빛내는 위인이 되어야 되는 건 아니잖아? 이런 생각도 들고… 뭐 인생 어떻게든 되겠죠.

내가 바라는대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흘러가는대로 바라보라는 책의 구절도 생각이 나네요. 책 제목은 기억이 안 납니다.ㅠㅠ 

  

어떤 사람은 직업에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을 테고, 어떤 사람은 직업 바깥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겁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남기고 싶을 테고, 어떤 사람은 그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별 탈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겠지요.

뭐 어떤 삶의 유형이든 모두 훌륭하고 존경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쯤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책이 하나 있는데요, 연금술사라는 책입니다. 아까 앞에서 좋아하는 책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아 근데 딴소리 잠깐 하자면 그 책이 북부아프리카 배경이라서 이슬람교랑 크리스트교 사상이 기저에 깔려있는데 저는 무교긴 합니다만 변질되기 전의 순수한 코란과 무함마드의 사상이 좀 와닿더라고요. 탈레반의 잔혹함만 허구한 날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뭔가 이슬람교? 씁? 한 감정이 생겼던 것 같은데 그런 종교가 아니었어,, 종교… 사실 왜 믿는지 몰랐거든요? 근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삶에서 길을 잃은 순간에, 내가 나를 사랑해주지 못하는 순간에 그래도 신이라는 존재가 나를 인도해주고 사랑해준다는 믿음으로 버틸 수 있는 건가..? 서로에 대한 힐난과 폄하와 아픔이 가득한 세상에서 사랑을 믿고 용서 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가?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연금술사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한동안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광장과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다시 입을 연 것은 노인이었다.

“자네는 무엇 때문에 양을 치나?”

“세상을 여행하고싶어서요.”

그러자 노인은 광장 한구석, 빨간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팝콘 장수를 가리켰다.

“저 사람도 어릴 때 떠돌아다니기를 소망했지. 하지만 팝콘 손수레를 하나 사서 몇 년 동안은 돈을 버는 게 좋겠다고 결심한 모양이야. 어리석게도 저 사람에게는 꿈꾸는 것을 실현할 능력이 있음을 알지 못한 거야.”

“저 사람은 차라리 양치기가 되는 길을 선택했어야 했어요.” 

“저 사람도 그 생각을 했었다네. 하지만 팝콘 장수가 양치기보다는 남보기에 근사하다고 생각한 거지. 양치기들은 별을 보며 자야 하지만, 팝콘 장수는 자기 집 지붕 아래 잠들 수 있잖아. 또 사람들도 딸을 양치기보다는 팝콘 장수와 결혼시키려 하지.” 노인이 말했다.

“결국 자아의 신화(이 책에서 나오는 중심 주제인데 책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음)보다는 남들이 팝콘장수와 양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문제가 되어버린 거지.”   

네 이성윤은 지금도 팝콘장수와 양치기 소년 사이에서 갈등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잔나비의 노래 ‘꿈과 책과 힘과 벽’에도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어릴 적 본 그들의 눈을 우린 조금씩 닮아야 할거야.’


 

부디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부디 아직 피터팬과 함께 네버랜드에 가고 싶습니다. 부디 아직은 어린왕자와 함께 꿈을 찾아 떠나고 싶어요. 부디 우리가 더 당당하게 하고 싶은 걸 외치고 좋아하는 걸 찾아가기를…

 

(다음 칼럼에서는 릴레이 칼럼의 주제인 내가 수능 때까지 놓지 않은 것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이번 칼럼이 입시사이트에 올라가도 되는건가 하는 약간의 의구심은 들지만... 뭐... 악플은 달지 말아주세요. 그냥 인간 이성윤의 생각이지 누군가를 꼬집으려는 게 절대 아니에요... 지적당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접니다.)


  • 이성윤
  • 인생힘들다
  • 꿈과책과힘과벽
멘토

연세대

이성윤 멘토

  • 🏆 제22기 목표달성 장학생
  • 🙆 연세대학교 간호학과 26학번
  • 📖 수시 전형
  • #학군지 일반고 #학종 #정시를 가장한 수시 #IN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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