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2기 목표달성장학생 한양대학교 의예과 곽민지입니다.
오늘은 2조 릴레이 칼럼의 일환으로 준비한 칼럼입니다.
‘수험생활에서 놓치지 않았던 것’을 주제로 앞서 여러 멘토분들이 친구, 가족, 노래, 건강 등 다양한 요소들을 말해주셨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너무너무 부끄럽지만 (^_^) 제가 작년에 썼던 일기 중 하루의 내용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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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오늘 A쌤이 3점짜리 틀리고 책상 던진 제자 얘기 해주셨다. 수업 시간엔 그냥 웃고 넘겼는데 모고 망치고 생각해보니까 그 애의 자신에 대한 분노가 멋있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걔는 작년에 공부할 때 과호흡이 올 정도로 강박이 있었다고 한다. 저녁에 남아서 공부하는데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을 받고 하루 종일 글자만 보니까 너무 힘들다고, 눈에 초점이 나갈 때도 있고 모의고사 틀릴 때마다 그냥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그걸 들으면서 아 내 노력은 노력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시험 못 칠 때마다 화가 나나? 못 치면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정상인데 수능이 아니니까 못 쳐도된다는 생각만 커져가는 것이 스스로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한 문제 한 문제 틀릴 때마다 고통스럽고 화가 나야한다.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다. 지나친 자해와 같은 그러한 분노를 말하는 게 아니다. 영혼을 활기차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그런 분노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 같다.
나는 나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음을 안다. 그래서 더 힘들고 스스로가 미워지게 되는 것 같다. 살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때가 있나? 별로 없는 거 같은데
올해는 그런 경험을 쌓을 수 있기를 정말 진심으로 바랬는데 지금 달라진게 있나
앞으로 살면서 수험생활보다 더 큰 시험 더 큰 일들이 나에게 얼마나 많이 찾아올까 지금 제대로 안 하면 그 때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아마 아니겠지 뭐든 해 본 사람이 그 다음에도 해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인정, 좋은 성적을 받는 것 그 외의 모든 것은 사실 아무 상관 없다.
노력보다 더 나은 가치가 없다는 걸 느끼고 싶어
그러려면 최선이라는 걸 다해봐야겠지
진짜 똑바로
제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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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이후를 기점으로 저는 ‘최선’을 다하는 하루를 살아보자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최선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추상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누군가는 세 시간을 공부해도 최선 같고 누군가는 열두시간을 공부해도 모자른 것 같겠죠. 어디서부터 최선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꽤 가졌지만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칼로 무 자르듯 공부시간 8시간부터는 최선, 7시간 59분은 아님 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무리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더라도 빙 돌아가는 풀이를 했거나 시간을 낭비했다면 분명히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작년의 저는 너무 피곤해서 점심시간에 쪽잠을 자고, 그래서 오후 공부를 더 알차게 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막상 나 오늘 최선을 다했나?라고 생각하면 그 때 잠을 안 잤더라면… 하고 과거엔 분명 최선이었던 선택을 의심하게 되기도 했었는데 참 건강하지 못한 생각 같더라구요. 누구에게나 최선은 다른 것이니, 앞으로 기술할 최선이라는 단어는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 정도로 바꾸어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 혹은 다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가장 가치있다고 느꼈던 것은 노력하는 나 자신에게서 오는 자기 효능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효능감 (self efficacy) 이론은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가 제시한 이론인데요, 자기효능감은 단순히 자신을 좋아하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마음이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서 필요한 행동을 해내고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반두라는 자신의 이론에서 자기효능감이 행동을 시작할지, 얼마나 노력할지, 어려움 속에서도 얼마나 지속할지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자신이 직접 무언가를 해낸 경험은 자기효능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수험생활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은 단순히 열심히 공부하는 습관보다는, 저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가는 일이었습니다. 남들보다 얼마나 오래 공부했는지, 얼마나 높은 성적을 받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제가 어제의 저보다 조금이라도 더 성실하게 제 몫을 해냈는지가 중요한 지표였습니다.
물론 노력했다고 해서 언제나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도 정말 많았습니다. 노력한 시간들에 점수가 비례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작년에 수능 공부를 하며 절반 이상의 시간을 수학에 쏟았습니다. 항상 두 문제 정도는 손 대보지도 못하고 시험을 마무리하던 제가 시간을 넉넉하게 남기고 100점을 맞아보기도 하고, 조교 선생님께서 해설지보다 좋은 풀이를 했다고 칭찬해주셨던 기억도 있습니다.


조금 웃기긴 하지만 저는 킬러 문제 맞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서 나중에 자신감을 얻고 싶을 때 보려고 사진을 엄청 찍어뒀었습니다 ㅋㅋㅋ 아직도 못 지우고 가지고 있네요
하지만 수많은 사설 시험 100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능 때는 한 문제를 틀렸죠. 투자한 시간만큼, 풀었던 문제만큼 보상받았는가- 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조금은 아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수험 생활이 끝나도 저도 여러분도 수많은 시험과 선택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언제나 들인 노력만큼 언제나 보상 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인풋과 아웃풋이 완벽히 비례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수능과 같은 정량성을 갖춘 시험은 그나마 어느 정도의 비례 관계는 있는 것 같긴 합니다. 모범 답안마저 없는 시험들을 마주하면 가끔 정말 어떡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과정에서 배운 것, 내가 노력한 시간들까지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결과를 온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가 거쳐온 모든 과정을 부정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노력은 성취를 얻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제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 적어도 한 번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 본 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과거의 노력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믿음의 근거가 되어 줄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런 믿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해 본 경험’이 있어야합니다. 막연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어려운 일을 해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다릅니다. 한 번도 끝까지 해 본 적이 없다면 다음에 어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도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어떤 일에 충분히 몰입해 보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찾아 다시 시도해 본 경험이 있다면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려움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수능까지 남은 이 한달이 여러분들에게 ‘해 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마지막 노력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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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칼럼의 다음 주자로는 2조의 황금막내즈 (ㅎㅎ) 중 한 명인 서울대학교 경영학부의 서경이를 지목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서경 멘토의 칼럼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제 다음 칼럼은 수능 전 마지막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대학 생활 칼럼으로 준비해볼까 합니다. 어떤 내용을 준비하면 좋을지 감이 잘 안 와서, 궁금한 점 댓글로 남겨주시면 q&a 형식으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한양대학교 의예과에서의 전반적인 대학생활과 그 이외의 삶에 대해 다룰 예정이니 다양한 질문 부탁드립니다 (ㅎ_ㅎ) 수능 전까지 보고 싶은 칼럼 주제가 있다면 해당 내용도 댓글 주세요. 과외생 중 한 명인 B군이 수능이 지나면 칼럼을 잘 보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어.. 수능 전까진 최대한! 많이 써보려고 합니다. 말해두면 지키겠죠?!! =,,= 아무튼 수능 날씨가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건강 잘 챙기면서 공부하세요!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
저번 칼럼에 남겨주신 댓글들 중 아직 답변 못 드린 건 오늘~내일 중으로 모두 답변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추천곡
Add Up My Love -Clairo
FUCKING YOUNG / PERFECT (Instrumental) -Tyler, The Creator
mmm (feat.oceanfromtheblue) -Unofficialboyy& RYUHAIF
넌 쉽게 말했지만 -윤상
You're Gonna Live Forever in Me -John Mayer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노래 Top 10 안에 드는 노래입니다. 사랑 받는 기분이 들어요.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꼭 들어보시길 바라며..)
한양대
곽민지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