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지난 칼럼 쓰고 난 후로 너무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우선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ㅠㅠ 이번 칼럼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꾸준히 칼럼을 올려드릴 것을 반드시 약속드립니다. 고3분들도 지난주부터 개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곧 6모도 다가오면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더 정신이 없으실 것 같네요. N수분들도 물론이고요 ㅠㅠ 아무튼 개학이 되고 본격적으로 수시에 반영될 교과, 비교과 활동이 제대로 진행될 것 같은데, 그래서 이번 주제는 수시의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처음이자 중요한 과정인 ‘컨셉 잡기’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약 2주 전, 저희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통계학과를 다니는 새내기의 한 하소연(?)이 올라왔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응통이 왜 문과에 있을까. 지금 배우는 미분적분학은 문과 출신인 나에게 하나도 이해가 안 간다. 나만 이런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면 다 고등학교 이과 출신이더라. 자퇴할까.’  이 글에 대해 대부분의 반응은 ‘전과를 고민해보세요’ ‘다른 과도 다 이런 고민하지만 다 열심히해요. 계속 노력해보세요.’ 이었습니다. 맞아요. 대학을 들어오고 학과가 잘 맞지 않는다면 전과 등의 대안이 분명 존재합니다. 실제로 제 동기 분 중에서도 수학과에서 오신 분도 있어요. 이런 케이스는 점수에 맞춰 학과 지원을 하게 되는 정시러들에게서 자주 나타나기도 합니다.

 문제는,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입장의 수시러들에게는 이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런 일은 없지만) 면접관에게 “이 과 오고는 싶은데, 나중에 저랑 안 맞으면 뭐...전과하려고요.”라고 대답할 수는 없잖아요! 대학에서는 지원한 과와 어울리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하고, 그 중에서도 학생부와 진로가 그 과와 들어맞는 사람을 당연히 선발하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수시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원할 학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학생부의 준비입니다.  

이제부터는 저의 경험과 연관시켜 이런 준비를 하는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대부분의 학과는 이름만 봐도 무엇을 배우고 활용할지 명확히 드러나는 편입니다. 제 과도 ‘통계’를 다룬다는 것은 이름만 보고도 알 수 있겠죠. 근데 이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입학사정관에게 전혀 어필이 되지 못합니다. 통계학과에 지원한 사람 중에 ‘통계를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라며 포부를 말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즉, 이 학과를 제대로 알아보고 지원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직접 학과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고 알고있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학과를 알아보기 위해, 구글링을 통해 학과의 일반적인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각 대학 학과만의 특성을 파악하고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찾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대학은 입학처 사이트에 각 학과에 대한 소개 자료를 올려둡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의 경우에는 아로리에 ‘학생생활-전공돋보기’란에 학과 설명이 올라와있고,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입학처 홈페이지 ‘학교안내-전공안내’에 pdf자료가 있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학과에 대한 설명부터 이 과에 오기 위해 준비하면 좋은 것이나 읽을 만한 책 등 정말 다양한 자료가 나와 있어, 꼭 이 대학을 가려는 것이 아니더라도 학과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 학과설명 자료들을 1년 내내 읽어봤으며, 면접 직전까지도 선배들의 면접 후기(각 시도교육청 진로진학센터에 있어요!), 학생부와 함께 읽어보며 각 대학만의 특색을 파악했습니다. 연세대의 경우에는 이름에서부터 강조되는 ‘응용’이란 단어를 중심으로 접근했고, ‘수학적 소양’에 집중해 이 부분을 파고들었습니다.

 이 표현이 조금 애매할 수 있는데, 사실 간단한 말이에요. 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 학과에서 공부해 ‘~~’ 분야에 써먹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나만의 컨셉을 잡고나면, 당연히 이 컨셉에 맞는 학생부를 보여야 합니다! (학생부 자체를 작성할 권한은 없지만, 들어갈 활동을 선택해 수행하는 주체는 ‘나’이니까요.) 이 컨셉을 위해 가장 중요한 학생부 파트는 당연히 ‘진로희망 및 희망사유’이죠. 

 저는 주된 교과인 수학의 2-2학기 미적분 성적이 약간 낮았었는데, 성적과 관계없이 이 내용을 완전히 숙지했음을 세특 활동(고급수학I 관련 탐구 활동) 등을 근거로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원학과에서 중요하게 보는 교과의 성적이 낮은 경우에는 100% 면접에서 질문이 들어오니, 이런 식으로 반드시 대비하셔야 합니다! (저는 이 질문을 고대 면접 당시 받았었어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진로희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통계로의 진로 결심은 고1 2학기 때 정해졌고, 주위의 많은 친구들도 고2 후반~고3 초반이 되어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많은 학생 분들이 진로를 바꾸게 되면 안 좋게 평가받지 않을까 걱정하시지만, 사실 진로희망 자체가 바뀌는 것은 입학사정관에게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진로 변경 이유가 부정확할 때 입학사정관은 ‘얘가 학과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성적 맞춘다고 여기 지원한 거 아니야?’라고 색안경을 쓰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마무리

 오늘은 수시의 가장 첫 출발점이자 준비 과정 내내 중요한 ‘학과 이해’, 그리고 ‘나만의 컨셉 잡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써보고, 또 읽어보면 당연한 내용들을 되게 특별한 것처럼 설명했다는 점을 금방 아실거에요.(너무 당연한 내용을 복잡하게 말한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다루지 않으면 수시 준비를 하면서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고, 나의 특색을 잃기 쉬워요! 수시를 준비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학과에 내 활동을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활동에 학과의 특색을 입혀 설명하는 자세입니다! 이 자세가 없으면 나만의 특색이 사라져서 입사관분들에게 인상을 남기기 어려워져요.

 칼럼 내용이 아니더라도 수시와 모의고사, 교과 공부에 대해 궁금한 점, 원하는 칼럼 내용, 저희 응용통계학과에 대한 궁금한 점 등등 다 괜찮으니 댓글로 질문해 주시면 칼럼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들을 아는 만큼 꼼꼼하게 답변드릴게요! 그리고 멘토링 신청도 받고 있는데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닷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