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수험생 여러분. 목표달성 장학생에 선발된 건국대학교 이지영입니다.

5월이 끝나가는 무렵이라 그런지 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계절이 바뀔 때 슬럼프가 오기 쉽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요즘 어떠신가요? 1월, 2월 혹은 3월. 공부를 처음 시작했던 그 마음 그대로인 분들도 계시겠고, 어쩌면 그때보다 더 열정적으로 공부하시는 분들, 에너지를 소진하여 쉬고 있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본인이 어느 쪽에 속하든지, 오늘, 공부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으신 여러분 모두에게 잘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수험생활에 대한 편견 몇 가지를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여기서의 편견과 그에 대한 제 생각은 여러분의 것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다르다고 무조건 ban하지 마시고, 그럴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편견. ‘내가 학원에 제일 일찍 오고 늦게 가니까, 이번 시험은 성적이 조금 오르겠지?’

언제나 말하지만 공부는 누가 엉덩이를 오래 붙이고 있느냐의 싸움이 아닙니다. ‘공부는 양보다 질이다’라는 말 들어보셨을 거예요. 당연히 그럼그럼~하고 동의하는 말이지만, 막상 공부를 하다 보면 쉽게 잊히기도 합니다. 공부 시간을 늘리고, 책도 여러 권을 반복해서 보았는데 여전히 그대로인 성적표는 이해가 가질 않죠. 원인은 아직 성적 상승이라는 결과가 나올 시기가 안 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다시 말해, 조금만 더 하면 성적이 오르는 때일 수도 있고),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었을 뿐, 읽던 것이 머릿속에 저장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실제로 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매일 아침 기상 후 25분 만에 준비를 마치고 일찍 등원을 했습니다. 학원과 가까운 곳에서 지냈기 때문에, 학원 전체에서 가장 빨리 등원한 적도 있었고, 교실에 들어가 불을 켜던 날들도 많았습니다. 점심과 저녁을 먹을 때에도 최대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밥을 먹었고, 식사 후엔 곧바로 양치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평일보다 식사시간을 길게 주던 주말에도 밥만 먹고 돌아왔어요. 정말 주변 구경도 안 하고 매번 다니는 길만 지나갔죠. 제가 얼마나 학원에 오래 붙어 있었는지 대충 감이 잡히시나요?ㅎㅎ 저는 그래야만 성적이 오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험을 보고 성적표를 받았을 때는 등원 순서처럼 제가 앞 순위가 아니었습니다. 분명 남들보다 오래 앉아있었고, ‘항상 책을 열심히 보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저는 책을 읽던 순간순간에 ‘다른 생각’이 떠올라 고민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매 순간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부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있지 마시라는 거예요.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것이지, 책상에 앉아있는 겉보기 시간을 늘리시면 안됩니다! ‘쉬고 나면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 하시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세요. ‘나는 쉬면 죄책감 때문에 오히려 더 공부가 안돼’하시는 분들은 혹시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서 오래 앉아 있지만 순집중 시간은 적은 건 아닌지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오래 달리기 위해선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휴식은 꼭 필요하니까요.

두 번째 편견. “저 분이 하던 방식대로 하면 이번 시험은 조금 더 잘 보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맞는 부분도, 틀린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하신 분들의 공부법은 이미 결과로 보장된 것이기에 그만큼 신뢰성이 높아요. 그렇지만 언제나 주의해야 할 점은 ‘본인에게 효율적인지’를 따지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방법들이 이미 제시되어 있을 뿐, 세상에 공부법이란 것이 절대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무작정 따르기보다는 본인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골라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해요. 경험자로서 줄 수 있는 것은 조언이지, 정답이 아니랍니다.

저는 오답 노트를 작성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모의고사가 끝난 후 시험지나 A4용지에 틀린 문제와 이유, 해결책을 열심히 적어놓아도 그 순간뿐이지, 이후에 다시 꺼내보는 일이 드물었습니다. 본다면, 다음 달 시험을 보기 전 급하게 살펴보는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저는 노트를 열심히 적기보다는 틀린 문제 자체만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맞았던 것 같아요.

세 번째 편견. ‘모의고사 성적대로 수능 점수가 나오면 어떡하지?’

편견이라기보다는 걱정에 가깝겠네요. 그런 걱정이라면 꼬깃꼬깃 접어두셔도 됩니다. 풀어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수능과 일반 모의고사는 묻는 느낌이 달라요. 수능은 하나의 문제를 풀 때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접할 수 있으며, 무작정 계산만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모의고사를 푸는 이유는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들을 적용시켜 보는 하나의 연습 과정이에요. 그러니 문제 푸는 순서를 연습하고, 당황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 것인지를 계획하는 도구로 이용하시면 됩니다. 

마지막 네 번째 편견. ‘슬럼프에 빠지거나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

슬럼프가 찾아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에너지를 전부 쏟아 휴식이 필요하거나 혹은 남아있는 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알맞은 방법으로 나를 달래고, 어서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거나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선 마음속 나쁜 말에 귀를 기울이면 안됩니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나 혼자 공부에 집중도 못하고 뭐하는 거야..’ ‘이렇게 해서 언제 수능까지 버티지?’ ‘이대로 하다가는 정말 본전도 못 건지고 수능 말아먹는 거 아냐?’ ‘그냥 확 포기해버리고 싶다’라는 속삭임에 잠깐이라도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슬럼프는 살며시 찾아와 마음에 스며듭니다.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끌어 내릴 거예요. 그러니 저런 마음이 들 때면 ‘몰라. 남들 어떻게 하든 난 그냥 내가 하는 대로 할래’ ‘공부도 마이웨이~’ ‘벌써 6월이야? 이것 저것 슬슬 준비하다 보면 금방 가겠다..’라는 마음을 가진다면 슬럼프가 마음의 틈을 공격하지 못할 것입니다.

수험생이기에 우리는 불안합니다. 불안한 것이 당연하고 그래서 더 잘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흔들리는 나 자신을 탓하지 마세요.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마음속의 나쁜 말에 동조하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가 다른 건반을 누를 때 우리가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듯이 수험생이 슬럼프에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아이가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한 실천을 해야할 것입니다.

새살은 상처가 완전히 아물었을 때 돋을 수 있습니다. 제대로 아물지도 않은 채 부랴부랴 상처를 덮어버리면, 그 상처는 아래에서 곪을 거예요. 온전치 못한 피부 위에 보송한 새살이 돋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기분이 별로라면, 대충 넘기고 책상에 앉기보다는 이유를 찾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쁜 속삭임에 동조하며 슬럼프에게 먹이를 주지 말고, 흔들렸던 이유를 찾아 고쳐나가 봅시다.

반복된 일상이 지긋지긋하다면, 매일 다른 종류의 간식을 먹으며 변화를 줄 수 있을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면 수면 시간을 조금 늘리거나 좋아하는 음악으로 알람을 바꾼다든지, 아침으로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다든지 말입니다. 슬럼프는 수험생활 뿐 아니라 앞으로도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신 후 시험 공부를 할 때에도) 올 수 있으니 지금 여러분이 자신의 마음을 달래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나중에도 쉽게 이겨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긴 글 읽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칼럼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는 길지만 한 달은 짧습니다. 질문이 있다면 댓글에 남겨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