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 장학생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 인류학과 강민우입니다.

벌써 6평이 다음 주로 다가왔네요. 아무래도 첫 평가원 시험이니만큼 여러분에게 시험이 갖는 무게가 꽤 크게 다가올 텐데요. 뭐 이런 주제는 많은 멘토분들이 다루셨으니 거두절미하고, 전 6평 당일날 영어 모의고사를 어떻게 치뤄야 할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다뤄 보고자 합니다. 영어는 현역 때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기도 했는데, 결국 고 1때부터 수능까지 치뤄진 모든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아냈습니다(외고생들 사이에선 흔하긴 하지만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6평 영어! 어떻게 응시해야 좋을지 차근차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시험 전날

영어는 참 애매한 과목이죠. 연계교재를 암기하는 게 꽤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암기 과목인 것 같으면서도, 31~34번처럼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를 보면 암기 과목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수특 암기가 가장 실질적이고 명확하며 확실한 도움을 준다는 거죠.

때문에 시험 전날 제가 추천드리는 건 단연 수특 복습입니다. 모의고사에서 틀린 것 보는 거보다 수특 한 지문이라도 더 보고 들어가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점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어 수특과 영어독해 수특에서 좀 출제 가능성이 있다 싶은 지문, 혹은 선생님들께서 중요하다고 짚어 주신 부분을 열심히 보세요.

특히나 주의해서 봐야 할 건 예상 빈칸입니다. 다른 문제보다도 빈칸 문제의 지문을 알고 들어가면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된다는 건,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겁니다. 지금부터 영어 공부는 예상 빈칸 공부에 주력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2. 시험 당일

영어는 3교시입니다. 문제는 앞 교시가 국어와 수학, 여러분들의 멘탈을 탈탈 털기 쉬운 과목들이라는 거죠. 하지만 앞 교시의 생각들이 영어 시간의 여러분을 침범하게 둬서는 안 됩니다. 국어와 수학의 오답이나 실수는 과감하게 잊어버리시고, 영어 시간엔 오직 영어에 집중하세요. 특히나 듣기 평가 시간에 자칫 딴생각을 하다간 골로 갈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하세요. 참, 점심은 든든하게 드시구요.

이제 시험에 돌입한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처음으로 나오는 건 영어 듣기평가입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듣기 평가를 하면서 뒤의 문제를 푸는데, 전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듣기평가 2점이나 독해 2점이나 똑같은 2점이기도 하고, 사실 듣기평가를 하면서 푼 문제를 여러분들이 정확하게 풀었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고 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듣기 시간엔 듣기에만 집중하기입니다. 그럼에도 만약 내가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꼭꼭 뒤의 문제를 풀어야겠다...고 하신다면, 26~28번 중에 몇 개를 푸세요. 현실적인 팁인데, 18~20번보다 이게 더 쉽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풀 수 있는 사실확인 문제이기 때문에, 정 불안하시면 이걸 푸시는 걸 추천드려요.

다음으로 듣기평가가 끝난 상황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시간의 압박을 받기 시작합니다. 18번부터 45번까지 수많은 문제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죠. 일단 독해 영역은 크게 18번부터 30번까지의 하나, 31번부터 45번까지의 하나로 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부터 설명드리면, 여기는 대부분 쉬운 문제들이 분포해 있습니다. 그다지 엄청난 사고력을 요하지 않고, 추론력 또한 별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복병을 꼽자면 21번 정도에 등장하는 '함의 찾기 문제'와 30번의 '낱말 쓰임 분류 문제'인데, 제 생각엔 이 두 문제가 이 영역 중에서는 가장 고난이도입니다. 그렇기에 이 두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는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셔야 합니다.

# 18~20번. 가장 쉬운 문제들입니다. 문제당 1분을 넘기지 않고 풀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첫 번째로 생각한 답이 대부분 맞으니 걱정하지 말고 빠르게 패스하세요.

# 21번. 은근 복병입니다. 밑줄 친 관용구의 의미를 맞히라는 건데, 지문 전체의 의미와 해당 문장의 의미까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앞쪽 문제에서 막혀서 당황하실 수 있는데, 긴장하지 않고 문장 하나하나의 의미를 곱씹으며 차근차근 독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혹시 답을 잘 모르겠으면 일단 스킵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 22~24번. 요지와 주제, 제목 찾기 문제인데, 여러분의 직관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너무 시간을 오래 끌지 말되, 지문 전반의 정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세요. 특히 지문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서 어떻게 정서가 바뀌었나를 보고 답을 바로 찍어낼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핵심만 잘 파악해내고 넘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 25번. 도표 문제입니다. 5번 선지부터 시작해 역순으로 선지를 관찰하세요. 대부분 3~5번이 답이고, 특히 최근에는 '두 번째로 높다' 혹은 '두 번째로 낮다'는 기술 / 한 항목이 다른 항목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기술이 오답인 경우가 많으니, 전략적으로 뒷부분의 선지를 도표와 비교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 26~28번. 사실 확인 문제입니다. 역시 5번 선지부터 보세요. 너무 쉬우니 따로 언급 않겠습니다.

# 29번. 문법 문제입니다. 많이들 어려워하시는데, 사실 문법 문제는 선지 앞뒤로 조금만 관찰하셔도 금방 답이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당연한 거지만 이 지문은 굳이 의미를 파악하려 들지 마시고, 그냥 그 문장 전체의 짜임새만 파악하는 데 주력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생각 외로 쉽습니다.

# 30번. 꽤 어렵습니다. 21번과 마찬가지로 지문을 꼼꼼히 읽으면서 차분히 의미를 곱씹어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반대 어휘를 넣었을 때 더 자연스럽다 싶은 걸 고르시면 되겠죠.

다음으로 31번부터 시작되는 고난이도 문제입니다. 여기부터는 남은 시간이 자동으로 계산되면서 조금씩 시간의 압박감이 더해지죠. 하지만 침착함을 잃지 마시고, 너무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 싶으면 빠른 스킵도 필요하겠습니다.

# 31~34번. 빈칸 문제죠. 가장 고난이도 문제이기 때문에 일단은 패스하고 35번으로 넘어가는 방법도 있구요. 이 문제를 푼다면 정말 꼼꼼히 읽어주는 게 중요하겠죠.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지만, 연계빨이 잘 먹혀드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연계교재에서 본 지문이라면 기억력과 사투해서라도 정답을 끄집어내시고, 비연계 문제거나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지문과 해당 문장, 그리고 빈칸의 관계 및 개연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셔야 합니다.

# 35번. 흐름과 관계없는 문장 문제입니다. 90% 확률로 2~4번이 답이기 때문에 이것들만 보셔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빠르게 넘어가야 합니다.

# 36~37번. 순서 문제. 다들 아시다시피 ACB인 1번은 절대 답이 아니기 때문에 B와 C 중 가장 첫 부분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만 알아도 정답률이 50%로 폭증합니다. 또 접속사만 보더라도 답이 쉽게 나오기 때문에, 너무 우직하고 정직하게 풀려고 들지는 마세요. 생각보다 요행이 매우 잘 먹히는 문제 유형이니까요 :)

# 38~39번. 주어진 문장 문제. 주어진 문장의 접속사나 지시대명사가 잘 어울리는 문장을 꼼꼼히 찾아보시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Rather, However 같은 역 접속사, that 같은 지시대명사의 쓰임을 꼼꼼하게 보세요.

# 40번. 요약 문제죠. 지문은 핵심만 빠르게 파악하고 지나가세요. 특히 지문이 대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통념과 반대인 경우가 많다는 점만 아셔도 잘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요약문부터 읽고 지문을 읽는 방법을 추천드려요.

# 41~42번. 장문 독해 문제. 생각 외로 어렵습니다. 지문이 일단 굉장히 길기도 하고, 특히 42번이 꽤 어려운데요. 31~34번과 함께 이 구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니 앞의 문제에서 아껴둔 시간을 조금 써도 괜찮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꼼꼼히 읽으셔야 하는데, 대조되고 있는 두 개념을 빨리 파악하시면 독해 난이도도 쉬워지니 지문 전체에서 대립하거나 비교되는 게 무엇인지를 보세요.

# 43~45번. 이야기 문제. 마지막 문제씩이나 되면서 사실 가장 쉽습니다. 재밌는 이야기 하나 읽는다 생각하시고 빠르게 풀어주세요.

아마 여기까지 다 풀지 못하는 분도 있을 거고, 다 풀고 시간이 좀 남은 분도 있으실 겁니다. 시간이 남았다면 당연히 31~34번 문제나 스킵했던 문제들로 가셔서 꼼꼼히 검토하시고, 만약 다 풀지 않았는데 시간이 다 되어 간다면 일단 43~45번부터 풀어서 빠르게 6점을 가져가세요.

3. 시험 후

영어 시험은 체력이 많이 소진되는 시험입니다. 그렇다고 뒤의 탐구와 한국사에서 방심하지 마시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모의고사를 마무리하세요.

다 끝나고 나면 이제 채점 타임입니다. 아마 내가 왜 그랬지 싶은 실수를 했을 수도 있을 거고, 마지막까지 고민한 두 개 중에 하나가 답일 수도 있을 거고 그럴 겁니다. 하지만 당연히 오답 분석은 해야겠죠. 영어는 우선 '무엇이 연계되었나'부터 확인하세요. 연계교재에서 어떤 포인트가 출제되었는지, 그건 내가 예상한 것이었는지부터 체크하셔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연계 공부의 방향성이 맞나부터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뭐 뻔한 말입니다. 왜 틀렸는지 파악, 정답선지와 오답선지 비교, 지문 해석 등등을 하셔야겠죠. 단 이때 생각 없는 오답이 아니라, 앞으로의 공부 패턴을 재계획하는, 나의 한계를 돌아보는 그런 의미 있는 오답을 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칼럼이 꽤 길었는데요, 저도 고3 때로 추억여행을 떠나 보며 열심히 적은 것 같습니다. 질문은 3일 이내로 달린 것만 받겠고, 6평까지 남은 기간 동안 파이팅하셔서 공부한 만큼의 성적 얻으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