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어떤 학생이 댓글로 수학 관련 칼럼을 작성해달라 부탁해서 안그래도 고민하고 있던 차에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너는 수학을 계속 잘 해왔던 거 아니야? 나는 하위권인데 이 칼럼 나랑은 관련 없는 거 아니야?'라고 말씀하실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간략히 제 수학 관련된 일화를 설명해드리자면

중학교 때 제 수학 실력은 끔찍했습니다..ㅋㅋㅋㅋ

문과는 수학을 안해도 된다는 혼자만의 자신감 넘치는 생각으로 수학을 거의 하지 않았고 중학교 수학 선생님께 '용수야, 넌 수학은 아닌 것 같아'라는 말도 들어보았고ㅋㅋㅋ

강원도 횡성에 있는 모 고등학교를 지원했었는데 수학 면접을 심각하게 못봐서 눈물을 머금고 탈락한 기억도 있습니다

그래도 중 3 겨울방학에는 나름 정신차려 공부를 하긴했습니다만 그래도 뛰어난 성취가 나오진 않았고 고1 첫 3월 모의고사에서는 어정쩡한 3등급 중반대 점수를, 고1 내신 수학에서는 1,2학기 모두를 아슬아슬한 2등급으로 마무리 했습니다.(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아주아주 평범한 일반고였기에 이 점수가 결코 높은 점수라 할 수 없습니다.. 부끄러운 점수입니다...)

자 그런데 결론은 어떻게 되었느냐

2020 수능 수학 영역 백분위 100이라는 행복한 결과로 수능을 마무리 할 수 있었고(문제를 잘못 파악해서 10번대 앞번호인 11~15 중에 한 문제를 틀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ㅠㅠ)

대학에 진학해서도 이번 학기 수강한 수학 3과목이 모두 A0~A+이고 지금은 수학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되었습니다.

썰이 길었으니 그 중간 과정을 지금부터 설명해보겠습니다 :) 지금부터 집중해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태도>

1. 수학, 즐겨보자

처음부터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할 수 있으나, 수학 하다보면 정말 재밌습니다..! 제 최애 과목이기도 하구요 전 사실 고3 때 김동욱 쌤과 현우진 쌤의 엄청난 팬이었는데 이런 팬심이 영향을 미친 걸 수도 있겠네요ㅎㅎ

물론 지금부터 갑자기 수학이 즐거워질 수는 없으나, 항상 '수학은 정말 재밌을 수 있는 과목이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수학을 접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긍적적인 실력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2. 선행, 어지간하면 하지마라(특히 중하위권)

전 선행을 정말정말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의견의 차가 있을 수는 있으나 전 선행, 특히 학원에서 우르르 진도를 나가는 선행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선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나가는 선행은 본인 공부에 정말 독이 됩니다.

ex) 지금 수1도 완벽히 되지 않은 고1인데 학원에서 수2를 배워서 둘 다 머리 속에 아무런 체계가 잡히지 않은 채 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겠죠?

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입니다..! 중고 6년 동안 학원을 딱 1달 다녀봤는데 그때 학원에서 선행을 했었습니다만 제 실력이 그 속도와 앞선 과정을 따라갈 정도가 되지 않았었고, 그저 눈만 뜬 채로 칠판을 응시하고, 다른 친구들이 잘하는 걸 보면서 자신감은 떨어지고, 수학이 점점 더 싫어지고의 무한 반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마음이 급하더라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1년치, 2년치 선행을 하는 것은 간곡히 말리고 싶습니다..

<실전>

1. 개념이 약해요

: 개념이 약한 경우에는 인강/ 혹은 학교 수업을 꼭 무조건 들으셔야합니다..! 문제집 혹은 교과서만 보고 스스로 개념을 터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우선 인강 혹은 학교 수업을 이용해 개념을 잡으시는 것이 먼저이나 이것만 한다고 개념 문제가 다 풀리거나 개념이 다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제 공부 순서를 말씀드리자면 

쎈/RPM 등 반복해서 풀기 -> 수분감&뉴런 -> 킬링캠프 및 드릴 순이었는데

가끔 수능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쎈이나 RPM 등등의 책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상위권의 실력에 오르거나 개념이 완전히 잡히면 이 책들은 비추입니다..!

그러나 내가 이 과목을 처음 공부한다 혹은 문제를 풀어도 많이 틀린다할 때는

쎈 RPM 정말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전 내신 기간에 이런 시중 문제집을 한 3~4권 정도 사서 각 2번씩 반복해서 풀었는데

이렇게 하시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실 수가 있습니다.

전 3년 간 매일 새로운 과목(저희 때는 수2, 미적분 1, 확통)을 시작할 때마다 한숨만 푹푹 쉬어지고 공부하면서 자괴감도 많이 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포기 하지 않고 시중 문제집 4권을 각 2번씩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문제집을 문제지에 직접 풀지 마시고 공책에 푸세요!!!!!!!!!!!! 맞고 틀린 표시만 해두시고 공책에 푸시면 여러 번 푸실 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타작도 못할 때도 많았구요, 답지도 많이 보면서 풀었습니다.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많이했고, 혼자 공부하면서 욕도 많이했습니다...ㅋㅋㅋㅋ

그러나 저 과정을 거치고 나시면 개념, 무조건 잡힙니다. 안 잡힐 수가 없습니다.

2. 문제 풀 때 답지를 봐도 되나요?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저는 세모 정도로 답을 주고 싶습니다.

전 아까 말씀드렸듯, 초반에 쎈 등을 풀면서 너무 헤맬 때는 답지를 상당히 자주 봤습니다.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할 지를 몰랐는데, 수능은 일종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아 이 유형은 이렇게 접근해야해!'를 머리 속에서 바로바로 떠올리기 위해 답지를 자주 참고했습니다.

다만. 답지를 참고한다는 것이 그걸 그냥 보기만 하라는 것이 아니라 거기 쓰여있는 풀이를 본인의 힘으로 완벽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이고, 다시 이 문제를 풀 때는 이미 머리속에 답지 속의 풀이법이 내장되어 있어 다시는 답지를 보지 않고 풀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셔야합니다.

절대 보고 넘기시는 게 아니라 보고 내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그러나, 내 실력이 어느 정도 오른 뒤 (문과 기준 1~2등급이라 생각합니다)에는 답지 보시는 거 정말정말 비추입니다

이때부터는 유형에 익숙해져서 때려푸는 것이 아니라 21,29,30과 같이 깊은 사고력과 고민이 필요한 문제들을 푸셔야하므로 답지를 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문제 한 문제 깊이 고민하세요.

답지는 유형을 익혀서 문제 때려 풀 때만 보시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뒤에는 최대한 보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3. 문제집은 뭘 풀었나요?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 초반 개념 잡기&내신 대비를 위해서는 RPM, 쎈, 일품, 수학의 바이블 등을 풀었구요

수능 대비로는 수분감, 뉴런, 드릴, 킬링캠프만 풀었습니다.

문제 양이 너무 적은거 아니야?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전 항상 모든 문제집을 최소 2번 이상 풀었고, 수분감과 뉴런의 경우에는 3번 정도 아주 꼼꼼히 풀었기에 실력을 탄탄히 하기에 적은 양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4. 수분감, 뉴런 어떻게 공부했나요?

i) 수분감 : 모든 강의를 다 듣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강의를 다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제가 틀린 문제/맞혔지만 헷갈렸던 문제들의 강의를 들었고

문제집은 총 3번을 풀었습니다.

처음과 두번째로 풀 때는 모든 문항을 다 풀었고,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문제들의 경우 강의를 들었습니다.

세 번째 풀 때는 수능을 앞두고, 지금까지 틀렸던 문제 전체 + 2014년 이후의 기출만 풀어보았습니다.

기준이 2014년인 것은 제가 2019년에 고3이어서 그냥 근 5년은 풀어봐야지~한 것이라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만ㅋㅋㅋ 그래도 최근의 기출 경향을 한번 더 보자!라는 느낌으로 받아드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뉴런도 3번 풀었습니다.

첫 번째 풀 때는 전 문항을 다 풀었고, 전 강의를 다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풀 때는 마찬가지로 전 문항을 다 풀었으나, 강의의 경우에는 시간 관계 상 전 강의를 다 들을 수는 없었고 다시 풀면서 틀린 문항들/개념이 헷갈리는 부분/뉴런 내용에서 잘 모르겠는 부분들의 강의를 다시 한번 들어보았고

세 번째로 풀 때는 수능을 앞두고 지금 껏 1~2회차에서 틀린 문제들을 모두 다 풀어보았습니다.

사실 제 수학 점수를 올리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기출 공부법 및 오답노트 작성인데 이거까지 쓰면 글이 너무 길어져서 가독성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ㅠㅠ

다음 주에 위의 두 주제를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글에 대한 질문뿐 아니라 어떤 질문이라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지금도 힘든,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 더 고생해야할 고1~3 후배들과 N수생 여러분들이 제가 그랬듯, 공부한다는 것의 즐거움과 행복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준비했고, 나름의 다이나믹한 수험생활을 보냈습니다. 수험생활, 수시, 정시, 연세대학교, 공부법, 인강 어떤 질문도 모두 환영하며 모든 수험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정말 개인적인 고민이 아니라면 비밀댓글은 가급적 지양해주세요!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시기이니만큼 좋은 내용들은 서로 공유하고 고민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 

(비밀댓을 막아놓은 것은 아니니 개인적인 사정이 담긴 글은 비밀댓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