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 장학생 멘토 김주영입니다:)

 이제 9월 모의고사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수능 디데이도 두 자릿수가 되었고요. 이에 따라 최근 많은 선생님과 장학생분들이 9평 대비법이나 파이널 공부법 등을 소개해주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공부하다가 잠깐 머리를 식히실 때 읽기 괜찮을 법한 이야기예요. 부제에도 적어뒀듯이, 6평에 비해 9평에서 수학이 16점이나 떨어졌다가 수능에서 다시 16점을 올렸던 제 경험담을 한번 공유해볼게요.

 구체적으로 점수를 밝히자면, 저는 6월 모의고사에서 수학을 다 맞았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때 수학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100점을 맞았던 것 같은데, 좀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수학 공부를 하긴 했지만 한 번도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어서, 뜬금없이 찾아온 백 점이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그래서 자만하지 않고 계속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한 번의 모의고사 성적이 제 실력을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면서, 수시 때문에 정신없는 와중에도 수학 공부만큼은 최대한 계획에 맞춰 해내려고 애썼습니다.

 그런데 웬걸, 9월 모의고사에서 저는 84점이라는 점수를 맞았습니다. 수학에 대한 기초가 많이 부족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 이후 처음으로 받아본 점수였죠. 답안지를 밀려 쓰거나 마킹을 잘못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점수가 당황스럽긴 했지만, 처음엔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겼습니다. 차라리 내신이었다면 점수에 충격을 받고 힘들어했겠지만, 이건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지도 않는 모의시험일 뿐이니까 별로 상관없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주위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꽤 있었습니다. 서울대를 목표로 한다는 애가 9평에서 수학 84점을 맞았으니, 당연히 걱정하실 만도 했죠. 담임선생님이 점수를 보고 놀라셔서 점심시간에 불러내기도 하셨고, 부모님도 ‘이 점수로 가능할까?’라는 식의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런 말씀을 들으니 그때부터 저도 불안한 마음이 움트기 시작했어요.

 ‘내 상황이 정말 심각한 건가?’ ‘수능에서는 점수가 더 떨어지려나?’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9평은 단순한 모의시험이 아니구나. 어쩌면 수능은 이보다 더 망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담임선생님께서 걱정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신지라 성적 하락의 원인에 대한 짧은 대화를 나눈 이후에는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으셨고, 저희 부모님도 꼭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니라서 점수를 말씀드린 날 이후에는 그 화제를 꺼내지 않으셨습니다. 아마 제 주위에 계신 분들이 성적에 대한 걱정을 지속적으로 표현하셨다면, 저도 불안한 마음이 커져서 그 걱정에 잠식되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감사하게도, 제 선생님과 부모님께서는 한 번의 언급 이후 그저 믿고 지켜봐 주셨기 때문에, 저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상태로 금방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의 모든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9평의 중요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모두 털어냈지만,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왜 성적이 떨어졌느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수능에서 점수를 올릴 것이라 장담할 수 없을 테니까요.

 이에 대한 답은 개인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 ‘자소서를 준비하느라 시험에 대한 감이 떨어졌다’는 것과 ‘문제 접근방식의 다양성이 부족했다’는 것이었습니다. 9평을 볼 때쯤 자소서와 원서 접수에 신경이 많이 썼던 탓에 평가원 시험을 볼 때 발동되는 예민함 혹은 감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까지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된 기출 공부로 인해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고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수시 원서 접수 이후에는 정시 공부에만 매진하는 동시에, 인강을 통해 기출에 대한 색다른 시각이나 접근법을 공부했고 사설 문제들도 풀어보며 조금 더 유연한 사고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수능에서 다시 100점을 맞을 수 있었고요.

 제가 지금까지 장황하게 저의 이야기를 풀어봤는데, 핵심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9평 점수가 떨어져도 걱정할 필요 없다. 9평과 수능은 별개다.

 2. 점수가 떨어지면 주위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들려올 수도 있다. 수용 가능한 만큼만 수용하고, 지나치신 분들이 있다면 듣지 말고 알아서 내 멘탈 챙기자.

 3. 9평을 본 이후에 해야 할 것은 걱정이 아니라 분석이다. 성적이 떨어졌다면 왜 떨어졌는지, 올랐다면 왜 올랐는지 분석해서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자.

 많은 수험생분들이 9평을 앞두고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특히 수도권에 계신 분들은 학원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져서 더 혼란스러우실 거고요. 그렇지만 9평은 수능이 아닙니다. 모의고사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박수받을 일이지만, 그 결과에까지 감정을 할애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저처럼 9평에서 점수가 많이 떨어졌어도 수능에서 다시 회복한 사례도 있으니, 9평에 대해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라고 이번 칼럼 작성했습니다. 9평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든 9평을 끝내고 불안한 마음이든, 이 칼럼을 통해 조금이나마 씻어내실 수 있다면 좋겠네요. 뭐가 됐든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수험생분들 모두 멋지고 대단하십니다. 끝까지 버텨서 목표를 달성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